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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30화 (729/1,000)

730화. 완벽한 세례

목진도 주염의 지존법신을 보고는 이내 감탄했다. 염신법신은 대일불멸신과 비교해도 크게 뒤처지지 않을 것이다.

대일불멸신이 강하긴 해도 기초 법신이라 기껏해야 99등급 지존법신 중 30위로 염신법신과 크게 차이 나지 않았다.

하여 목진은 대결에서 강대한 대일불멸신으로 압도적인 우세를 차지하곤 했는데 상대가 강할수록 수련한 지존법신도 강해 언젠가 대일불멸신보다 더 강한 지존법신을 상대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때가 되면 지존법신이 제압당하는 불쾌한 기분을 알게 될 것이다.

목진은 그날이 오지 않도록 반드시 상고의 천궁에서 대일불멸신의 진화법을 얻어야만 했다. 그래야 지금처럼 절대적인 우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임정의 뒤쪽에도 부드러운 빛이 모였는데 이는 세상 만물을 융합할 것 같은 기운을 풍겼다.

잠시 후, 거대한 요조숙녀가 나타났는데 옥광을 발하는 여인은 만물을 융합할 것처럼 보였고 놀라운 파동이 전해졌다.

임정의 법신이 나타나자 사람들은 깜짝 놀라 사색에 빠졌는데 한참 지나서야 누군가 이를 알아채고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입을 열었다.

“임정이 수련한 법신이 99등급 지존법신 중 28위인 옥신법신(玉神法身)이라니!”

목진도 제법 놀란 모양이었다.

옥신법신은 대천세계에서 그리 유명하지는 않았다. 옥신법신은 수련 조건이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정예 세력을 탈탈 털어야 할 정도로 수많은 수련 자원이 필요했고 수련에 성공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또한, 옥신법신은 세상 만물을 아우르는 특이한 능력 때문에 순위가 무려 28위였다. 하여 옥신법신의 수련에 성공하면 순위가 더 높은 지존법신을 수련하기가 훨씬 수월해질 뿐만 아니라 두 법신의 모든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특이한 기능이 있었다.

그렇기에 옥신법신은 99등급 지존법신 중 28위일 뿐이지만 발전 가능성만 보면 10위권에 들고도 남았다.

“좋은 아버지가 있다는 것이 이렇게 중요할 줄이야.”

목진은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무경 같은 세력과 무조 같은 존재라야 옥신법신의 수련 조건을 만족시킬 수 있을 것이다.

주염도 옥신법신의 등장에 흠칫 놀라 임정을 쳐다봤다. 보아하니 임정의 뒷배도 소소 못지않을 것 같았다.

그러나 가루라는 무덤덤하게 서 있기만 해서 아무도 그 속내를 알 수 없었다.

“소소의 지존법신은 뭘까?”

목진은 자연스레 소소한테 눈길이 갔다. 그녀의 아버지는 대천세계에서 명성이 자자한 염제라 지존법신도 분명 범상치 않을 것이다.

무조와 염제는 비록 제대로 만나 힘을 겨뤄본 적은 없지만 그 딸들이 이곳에서 마주쳤으니, 이건 아버지들의 재력과 실력을 겨루는 거나 마찬가지였다.

곧 소소가 눈을 감자 뒤쪽에 다채로운 빛을 발하는 거대한 허상이 나타났는데 이 또한 여인의 모습을 한 법신이었다. 하지만 허리에 다채로운 뱀 꼬리가 달렸고 비늘에서 발하는 괴이한 빛에 눈이 찌릿했다.

“저건 뭐지?”

목진은 순간 흠칫 놀랐다. 소소의 지존법신은 99등급 지존법신 순위권에 없었다.

그러나 그녀가 수련한 신비로운 지존법신에 목진마저 위험한 파동을 읽어낸 것으로 보아 그 위력은 대일불멸신 못지않을 것이다.

“염제께서 만든 지존법신인가? 이게 사실이라면 염제는 너무 무서운 존재가 아닌가?”

목진은 혀를 끌끌 차며 중얼거렸다.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도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소소의 신비로운 지존법신을 쳐다봤는데 결국 알아내지 못하고 고개를 푹 숙였다.

이에 목진은 가루라한테 시선을 돌렸는데 녀석이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두 손을 모아 결인했다.

순간, 웅장한 영력이 뒤쪽에 모이며 놀라운 파동이 휘몰아쳐 주위의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잇따라 웅장한 빛이 모이더니 커다란 태양과 함께 거대한 법신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목진은 가루라의 뒤쪽에 나타난 대일불멸신을 보고는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가루라가 수련한 대일불멸신은 목진의 것과 비슷해 보였지만 황금색이 아니라 어두운 빛을 발했고 머리에 얹은 태양도 황금색이 아닌 검은색이었다. 서서히 회전하는 것이 꼭 천지를 집어삼킬 것 같았다.

목진이 수련한 대일불멸신이 눈부신 태양 같다면 가루라가 수련한 대일불멸신은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어두웠고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이 쫙 끼쳤다.

똑같은 지존법신이지만 완전히 다른 형태로 나타났다.

그런데 가루라의 대일불멸신이 나타나자 목진의 주위를 맴돌던 영력이 갑자기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뒤쪽에 빛이 모여 법신을 이루려 했다. 목진이 수련한 대일불멸신이 갑자기 제어가 안 되는 느낌이 들었다.

다행히 목진은 영력을 잠재우고 가루라를 지그시 쳐다봤다. 그는 왠지 두 사람 중 누군가의 대일불멸신은 완전히 사라질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생존자는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그때 목진을 지그시 바라보던 가루라가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내가 세례를 마치면 대일불멸신의 실력은 정상에 이를 것이고 그럼 자네가 수련한 대일불멸신을 없앨 수 있을 것이네.”

이에 목진이 고개를 살짝 들며 말했다.

“난 자네 대일불멸신이 없어질 거라 생각하는데…….”

“세례도 하지 못한 사람이 할 말은 아닌 것 같네.”

가루라가 피식거리며 한 말에 목진도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내가 정녕 세례의 기회를 잃었다고 생각하나?”

말을 마친 목진이 서서히 두 팔을 벌리자 가루라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진의 아래쪽 천지에서 갑자기 만 장의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잇따라 커다란 태양이 신속하게 떠올랐다.

위잉!

목진의 아래쪽에서 눈부신 빛을 발하자 다들 눈가를 파르르 떨며 목진을 쳐다봤다.

눈치가 빠른 사람들은 천지의 깊숙한 곳에서 지극히 무서운 파동이 빠르게 떠오르고 있는 것을 바로 발견했다.

“저건 뭐지?”

누군가 화들짝 놀라 어리둥절해 목진을 바라봤다.

가루라도 왠지 모르게 불안해져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처음으로 목진이 예상을 벗어나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다른 쪽에 서 있던 주염과 소경음도 흠칫 놀란 채 목진을 바라봤고 소소, 임정과 구유는 이내 화색이 되었다. 그들은 목진이 세례를 받지 못할까 봐 걱정했는데 보아하니 그건 아니었다.

“저건 뭐지?”

누군가 어리둥절하여 물었다.

그때 목진의 아래쪽 천지가 비등하더니 무한의 빛을 내뿜었다.

목진의 아래쪽에 거대하기 그지없는 빛덩이가 나타났다.

빛덩이는 너무 큰 나머지 목진이 오히려 한없이 왜소해 보였는데 천지를 벗어나자마자 빠르게 작아져 백 장 정도의 광구가 되어 목진 앞쪽에 멈춰 섰다.

이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눈부신 광구를 바라보던 사람들은 그 속에서 천지의 령의 파동을 읽어내고 깜짝 놀랐다.

목진 앞에 있는 천지의 령에 깃든 파동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강력했는데 주염 등이 획득한 99알을 합친 것보다 훨씬 강력한 것 같았다.

“저건 도대체 뭐란 말인가?”

사람들이 수군거리기 시작했다.

그때 목진이 가볍게 손가락을 튕기자 백 장 정도 되는 광구에 갑자기 광점들이 나타났는데 그 속에 깃든 파동이 엄청났다.

광점은 딱 99개였다.

사람들은 광구 속 광점이 99개인 것을 발견하고 입이 떡 벌어졌다.

99개의 광점이 전부 천지의 령이라면 이들을 둘러싼 거대한 천지의 령까지 더하면 백 알이 아니던가!

천지의 령 백 알이면 완벽한 세례를 받을 수 있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주염, 소경음 등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도 천지의 령을 99개 획득했기 때문에 백 번째 천지의 령을 얻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았다. 더구나 그들은 백 번째 천지의 령을 무슨 수로 얻는지조차 몰랐다.

그런데 보아하니 목진은 백 번째 천지의 령을 획득한 모양이었다.

가루라도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주먹을 꽉 쥐고 목진을 쏘아봤다. 그는 목진이 천지의 세례를 받지 못한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라 모든 사람을 뛰어넘고 천지의 령을 백 알이나 획득했다.

이는 주염 등보다 한 알 더 획득한 것이지만 양자의 차이는 엄청났다.

“목진아, 이것이 백 번째 천지의 령이야?”

멀리 떨어진 소소, 임정, 구유도 화들짝 놀란 채 상황을 살피더니 더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

“백 번째 천지의 령은 내가 획득한 99알의 천지의 령을 융합해 만들어낸 거야. 그런데 이건 나의 추측일 뿐이라 성공할 줄은 몰랐어.”

목진은 미소를 지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소소 등은 그제야 깨달았다.

백 번째 천지의 령이 이렇게 얻는 거였다니. 목진이 말을 쉽게 했지만 소소 등은 목진이 이 방법을 생각해내기까지 얼마나 애를 썼을지 예상이 갔다.

그건 극도로 집중해야 할 뿐만 아니라 관찰력도 뛰어나야 하고 엄청난 용기까지 필요한 일이었다. 자칫 잘못하면 이미 수집한 99알의 천지의 령을 전부 잃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목진은 고급 세례를 포기하고 세례의 자격을 잃을 각오까지 하면서 도전했으니 이는 도박이나 다름없었다.

다들 목진의 결단에 감탄했다. 사람들은 백 번째 천지의 령을 획득하는 방법을 알았다고 해도 그럴 용기를 내지 못했을 것이다.

“목진은 역시 대단하군.”

일부 강자들은 목진한테 경외의 마음을 품기 시작했다. 목진이 9급 지존경에 이른 실력으로 하우를 죽일 수 있었던 데는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다.

심지어 주염도 목진이 달리 보였고 더는 무시할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는 목진이 두렵지 않았지만, 다음번에 만나면 자신을 뛰어넘을 수 있을 거란 예감이 들었다.

그러나 목진은 사람들의 시선을 무시한 채 음산한 눈빛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가루라만 힐끗 보더니 손가락을 튕겼다. 그러자 앞쪽에 있는 거대한 광구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위잉!

높이 날아오른 광구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무궁무진한 빛을 발했다.

이는 천지의 위쪽 하늘 전체를 감싼 듯 눈부셨는데, 다들 그 엄청난 기세에 입이 떡 벌어졌다.

1각 정도가 지나자 맑은 물소리가 들렸고 서서히 형성되었던 영무가 사라지고 하늘은 다시 또렷해졌다.

스읍!

사람들은 눈앞의 광경에 화들짝 놀라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저…… 저건!”

사람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주염, 소소, 임정 등도 고개를 들고 상황을 살피더니 눈가가 파르르 떨렸고 가루라는 주먹을 꽉 쥐었다.

하늘에 호호탕탕 호수가 흘렀는데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라 멀리서 보면 하늘에도 천지가 떠 있는 것 같았다.

목진이 이룬 하천과 비교하면 주염 등의 거대한 호수는 새 발의 피였으니, 산맥과 경천의 기둥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차이였다.

또한, 하늘에 걸린 천지에 결정이 수두룩했는데 유난히 반짝이는 결정은 지지존경에 이르러야 비로소 만들어낼 수 있는 물건이었다.

그리고 그 표면에 영무가 형성되더니 용, 봉황, 호랑이 등 각양각색의 영수의 형태를 이뤘고 포효도 함께 들렸다.

“이게 설마 말로만 듣던 완벽한 세례란 말인가?”

그제야 정신을 차린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목진이 이룬 현상은 보통 호수나 하천이 아니라 천지였다.

이것과 비교하면 다른 세례는 너무 보잘것없어 보였다.

“목진이 이번에 한 건 했네.”

임정마저 이내 감탄했다. 그녀는 질투는커녕 목진이 얻은 성과에 진심으로 기뻐했다.

한편, 목진도 고개를 들고 하늘에 걸린 천지를 보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인제 완벽한 세례가 얼마나 강대한지 확인할 시간이었다.

이에 목진이 두 팔을 벌리자 뒤쪽에 금광이 폭발해 거대한 허상이 나타났는데 머리에 황금색 태양을 얹은 것이 위험천만해 보였다.

사람들은 목진의 대일불멸신을 보더니 눈을 부릅뜬 채 가루라의 지존법신과 번갈아 보며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그들은 비록 대일불멸신의 출처를 몰랐지만 목진과 가루라의 지존법신이 비슷해 똑같은 법신이란 의심이 들었다.

그때 하늘에 걸린 천지에서 만 장 정도의 하천이 거대한 용처럼 쏟아져 내렸다.

드디어 완벽한 세례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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