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31화. 실력 정진
크으으으!
하늘에서 쏟아져 내리는 웅장한 호수는 거대한 용처럼 기세등등했고, 주위의 공간마저 부서질 것 같았으며 내뿜는 영력 파동은 놀라울 정도로 무서웠다.
한편, 대일불멸신의 머리 위에 나타난 목진은 조용히 앉아 황금색 태양을 움직였다.
쿠쿵!
거대한 용처럼 내려앉는 호숫물은 사정없이 목진에게 향했다.
순간, 목진은 머리에 무궁무진한 영력이 스며드는 것이 느껴졌고 육신 또한 한껏 팽창한 것 같았다.
이는 꼭 거대한 용이 체내에 들어가 몸속을 발칵 뒤집어놓은 것 같았다.
누군가 이 엄청난 영력을 조종했다면 목진의 육신은 바로 폭발했을 것이다.
다행히 이는 주인이 없는 물건이었고 목진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순수하고 그윽했다.
웅장한 영력이 체내에서 스며들자 칼에 베이는 것 같은 고통이 따랐지만, 경맥과 육신에 맑고 투명한 선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목진은 그 속에 얼마나 무서운 힘이 깃들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이에 목진의 경맥, 뼈, 피와 살마저 점차 강대해졌다.
이와 동시에, 육신과 체내에서 검은 피가 흘러나왔다.
이건 목진 체내에 깃든 이물과 싸움을 하면서 생겼던 상처인데 빠르게 치료되고 있었다.
체내의 놀라운 변화에 목진은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육신을 목진 정도로 수련하면 더 강해지기란 어려웠다.
또 천재지보를 사용한다고 해도 효과는 미약할 것이고 정말 진귀한 보물은 지지존마저 탐낼 물건이라 아무리 대라천역을 뒷배로 둬도 목진은 함부로 이를 구해 사용할 수가 없었다.
그렇기에 목진은 완벽한 천지의 세례가 육신에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을 발견하고 너무 기뻤다.
하여 그는 바로 용봉체를 소환했는데 몸에서 만 장의 금광이 폭발했고 두 팔에 새겨졌던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령도 잠에서 깨어난 듯 육신에서 벗어나 목진과 함께 천지의 세례를 받았다.
이렇게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령의 육신도 점차 튼튼해졌고 몸 표면에 맑고 투명한 광점이 생기기 시작했다.
또한, 목진이 수련한 대일불멸신도 더 크고 강해졌는데 방대한 몸에서 발하는 만 장 정도의 금광은 만 리 밖에서도 보일 정도였다.
목진의 대일불멸신이 발하는 무서운 힘에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마저 흠칫 놀랐다.
가루라도 멀리서 천지의 세례를 받고 있었는데 목진의 완벽한 세례와 비교하면 너무 보잘것없어 안색이 썩 좋지 않았다. 그는 살기 가득한 눈으로 목진의 금빛찬란한 대일불멸신을 쳐다봤다.
그는 목진의 대일불멸신의 힘이 점점 자신의 것과 비슷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완벽한 세례를 통한 목진의 실력 향상에 가루라마저 적잖게 놀랐다. 이럴 줄 알았으면 미리 목진을 죽일 죽일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이제 그는 목진한테서 위협감을 느꼈다.
그러나 아무리 후회가 되어도 별다른 수가 없었다. 가루라는 목진이 세례를 받으면서 자신을 몰래 지켜보고 있는 것을 느꼈다. 하여 그가 바로 나서면 목진은 천지의 세례의 힘으로 그를 상대할 것이다.
“참으로 골칫거리군.”
가루라는 깊게 숨을 들이켜며 고개를 푹 숙이더니 바로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는 목진이 완벽한 천지의 세례로 자신을 따라잡지는 못할 거라 확신했고 앞으로 기회만 닿으면 녀석을 사정없이 죽이리라 결심했다.
그리고 지금은 고급 세례를 받는 것에만 집중해야 했다.
가루라가 살기 어린 눈빛을 거두자 목진은 꼭 감았던 눈을 파르르 떨렸다. 그는 처음부터 가루라를 경계하고 있었고 슬쩍 건드리기까지 했다. 일단 가루라가 나서면 목진은 천지의 세례의 힘으로 녀석한테 파멸의 공격을 개시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가루라는 너무 신중한 나머지 살기를 억누르면서까지 목진의 실력 향상을 눈감아주고 있었다.
“참으로 범상치 않은 상대군.”
목진은 이내 감탄하며 중얼거렸다. 가루라는 지략과 실력 모두 보통이 아니었다.
이렇게 된 이상, 목진도 집중해서 완벽한 세례를 받기로 했다. 그는 가루라와 목숨을 건 대결을 펼쳐야 하기에 최대한 빨리 실력을 끌어올려야만 했다.
목진은 눈을 비스듬히 뜬 채 가루라의 검은색 대일불멸신을 힐끗 쳐다봤다.
가루라의 대일불멸신의 힘과 영력이 더 강했다. 하여 양자가 싸우면 목진은 승산이 없었다.
가루라는 목진보다 대일불멸신을 수련한 시간이 더 오래됐고, 성마궁에서도 전력을 다해 그를 키웠기 때문이었다. 성마황은 가루라를 소중히 여기는 것 같았다.
또한, 가루라는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른지 오래됐고 지지존경에 이를 기회가 닿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반면, 목진은 9급 지존경에 이른지도 얼마 되지 않아 차이가 상당했다. 인정할 건 인정해야 했다.
“머지않아 가루라와의 대결이 있을 텐데 대일불멸신의 제련에만 신경을 써도 가루라의 지존법신을 뛰어넘기란 어려울 거야. 그리고 양자의 실력이 비슷해진다고 해도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하기는 힘들어.”
목진은 수단과 방법이 많았고 풍신선도 있었지만 가루라한테도 분명 진정한 성물이 있을 거라 확신했다. 하여 가루라를 쓰러뜨리려면 철저히 준비해야 했다.
목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고개를 숙여 대일불멸신을 바라보고는 서서히 눈을 감았다.
잇따라 대일불멸신의 체내에서 발하던 금광은 갑자기 성장을 멈췄고 빠르게 강해지던 영력도 서서히 움직임을 멈췄다.
목진은 완벽한 세례의 웅장한 힘을 몰래 다른 곳에 주입했다.
볼 일을 마친 목진이 다시 눈을 뜨자 몸에서 금광을 방출했고 두 팔에 누워있던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령이 울부짖으며 천지의 세례의 힘을 흡수해 점점 더 강해졌다.
대일불멸신에 주입되던 힘이 목진한테 넘어가자 실력 향상 속도가 훨씬 빨라졌다. 그는 두 팔을 벌려 거대한 용처럼 휘몰아치는 세례의 물을 받아들였다.
* * *
계속해서 휘몰아치는 웅장한 영력에 아래쪽 천지에도 만 장 정도의 파도가 일었다.
현재 다들 천지의 세례를 받기 시작해 하늘에서 하천이 쏟아져 내렸는데 목진의 것과 비교하면 너무 보잘것없었다.
그러나 대부분은 그 효과가 마음에 들었다. 이번 세례를 통해 그들은 실력이 부쩍 늘었고 앞으로의 실력 향상에도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시간이 흘러 세례를 마친 사람이 많아지자 천지는 다시 조용해졌고 고급 세례와 완벽한 세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끼익!
구유도 어느새 세례를 마쳤는데 크기를 가늠하기 어려운 거대한 구유명작이 날개를 퍼덕이자 영력 홍류가 휘몰아쳐 공간마저 일그러졌고 육신에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맑고 투명한 선이 나타났다. 이는 눈에 띄지 않았지만 그 덕분에 구유의 육신은 훨씬 강해졌다.
이렇게 세례를 마친 구유명작은 어두운 빛을 발하며 신속하게 작아져 늘씬한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잇따라 구유가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뜨자 실체 같은 영롱한 화염을 분출했고 강대한 영력 위압감을 형성했다.
구유가 형성한 영력 위압감에 일부 강자들은 깜짝 놀랐다. 이건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의 위압감이었다.
진경칩 뿐만 아니라 구유도 고급 세례를 통해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른 모양이었다.
소소, 임정, 주염, 소경음, 가루라 등도 세례를 속속 마쳤는데 이들은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다. 9급 지존경 원만급에서 지지존에 이르기란 훨씬 어렵기 때문이었다.
다만, 소소 등은 세례를 받기 전보다 실력이 훨씬 늘어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가 되었다.
그들은 자연스레 목진한테 눈길을 돌렸다.
하늘에 뜬 천지도 점차 흐릿해졌고 마지막 한 갈래의 홍류가 쏟아져 내려 목진의 머리에 스며들자 그는 드디어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위잉!
목진이 눈을 뜬 순간, 눈부신 빛을 발하자 사람들은 바로 눈을 감았다.
그 빛은 목진의 눈에서 비롯된 것이었는데 천지가 솟구치듯 오묘하기 그지없었다.
쿵!
이와 동시에, 지극히 강력한 영력 파동이 돌풍처럼 휘몰아쳤다.
“9급 지존경 정상에 이르렀군!”
사람들은 목진이 완벽한 세례를 통해 9급 지존경 정상에 이른 것을 발견했지만 그리 놀라지 않았다.
목진은 이미 9급 지존경에 이르러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9급 지존경 정상에 이르는 것은 크게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하여 다들 목진의 수확이 이것밖에 안 된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았다.
“흠, 아니군. 목진의 영력이 더 강해지고 있네!”
그때 목진의 체내에서 휘몰아치는 영력은 계속해서 미친 듯이 폭등했다.
쿠쿵!
웅장한 영력이 홍수처럼 쏟아져 내려 9급 지존경 정상의 한계치에 이른 뒤, 9급 지존경 원만급에 도전했는데 결코 쉽지 않았다.
다행히 목진의 체내에서 폭발한 영력은 몇 차례의 실패 끝에 거침없이 휘몰아쳐 드디어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렀다.
완벽한 천지의 세례 덕분에 목진은 9급 지존경에서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렀다.
“완벽한 세례는 역시 남다르군.”
사람들은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완벽한 세례는 그들이 몇 년 동안 수련한 것보다 효과가 훨씬 더 좋았다.
목진이 한꺼번에 두 단계를 뛰어넘었지만, 사람들은 그리 놀라지 않았다. 목진은 완벽한 세례를 받았기 때문이었다.
반면, 소소, 구유와 임정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다들 목진이 한꺼번에 두 단계를 뛰어넘은 것에 만족할 거라 여겼지만 그들은 그리 생각하지 않았다. 목진은 여러 번의 시도 끝에 겨우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렀는데 이건 돌파 시에 영력이 부족했다는 뜻이었다.
고급 세례를 받은 진경칩과 구유도 이러지 않았는데 완벽한 세례를 받은 목진한테는 왜 이런 일이 일어났단 말인가! 천지의 세례는 상고의 천궁의 핵심이고 완벽한 세례는 그중 제일가는 보상이었다.
원고 시기, 상고의 천궁 제자 중 완벽한 세례를 받은 사람은 하나 같이 거장으로 거듭났다고 들었으니, 그것만 봐도 완벽한 세례가 얼마나 강대한지 알 수 있었다.
소소 등은 목진이 9급 원만급에 이르는 것이 식은 죽 먹기일 거라 여겼는데 그렇지 않아 어리둥절했다.
그러나 목진의 대일불멸신은 만 장 금광을 발했고 멀리서 보면 황금 불상같이 신비로운 기운을 방출했다. 천지의 세례를 통해 목진의 지존법신도 엄청난 실력 향상을 이룬 것 같았다.
다만, 실력 향상의 정도가 예상보다 못했다.
이러한 생각에 소소 등은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 완벽한 세례는 목진의 영력 실력을 온전히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게 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지존법신도 예상했던 것만큼의 실력 향상을 이루지 못했다. 그럼 그 많은 영력은 도대체 어디 갔단 말인가?
설마 오랜 세월이 지나 천지의 완벽한 세례가 힘을 잃은 걸까?
정말 그런 거라면 목진은 얼마나 억울할까?
소소 등은 안타까워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이들은 목진이 완벽한 세례를 통해 주염, 가루라 등과 실력이 비슷해질 거라 여겼는데 이건 그저 아름다운 망상일 뿐이었다.
목진이 비록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렀지만 같은 경지에도 실력 차이가 존재하는 법이었다. 진경칩도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렀지만 가루라와 싸우면 금세 패배할 것처럼 말이다.
목진은 비록 9급 지존경의 실력으로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른 하우를 죽였지만, 9급 지존경 원만급 정예 강자와 싸우면 압도적인 우세로 승리할 수는 없을 것이다.
한편, 목진이 체내에서 방출한 강력한 영력을 신속하게 거두자 대일불멸신도 바로 사라졌는데 그리 실망한 것 같지는 않아 보였다.
목진은 직접 완벽한 세례를 겪은 사람이었으니 자신과 대일불멸신의 실력의 변화를 제일 잘 알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