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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41화 (740/1,000)

741화. 가루라와의 대결

목진은 수색 과정에서 강대한 신통 비결을 보았지만 거들떠보지도 않았다. 장경루는 선택권을 한 번만 줬는데 목진이 마음에 드는 수련법을 대충 집었다가 불후금신의 수련법을 포기해야 하는 일이 생길 수도 있었다.

목진은 오직 최종 목표만 바라보고 달리기로 했다.

장경루 내부는 시간적 개념이 명확하지 않아 목진은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불후금신의 수련법을 찾는 데만 집중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신통 비결을 발견했고 손만 뻗으면 얻을 수 있었지만 고민조차 하지 않고 포기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흘러 목진은 거대한 빨간색 별에 다가갔는데 녀석이 발하는 빛이 화염처럼 뜨거워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졌다.

그 속에 오래된 빨간색 족자가 들어있었는데 표면에 염룡이 누워있었다.

멸세룡염결(滅世龍炎訣), 대신통.

목진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목진은 현재 수련 중인 최고 등급 신통은 파손된 사신마권이었다.

만약 사신마권의 수련법이 파손되지 않았다면 대신통 못지않을 텐데 지금은 기껏해야 소신통이었다.

대신통이면 상위 지지존마저 탐낼 정도의 수련법이었다.

목진은 빨간색 별을 뚫어져라 쳐다보다 이를 수중에 넣을 확률이 제법 높을 거란 생각이 들었지만 잠시 고민하다가 결국 뒤돌아섰다. 대신통은 진귀하긴 하지만 불후금신이 훨씬 중요했다.

또 시간이 흘러 유성들은 사라졌고 목진은 하늘에 걸린 별들을 살피며 고단하고 심심한 탐색을 펼쳤는데 여전히 아무런 수확도 없었다.

이에 목진은 갑자기 멈춰서더니 하늘에서 반짝이는 별을 지그시 쳐다봤다. 대일불멸신의 진화법은 반드시 이 중에 있을 테지만 찾으러 다니면 절대 찾을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불후금신은 대일불멸신의 진화법이고 그다음은 원시 법신 중 하나인 만고불후신이었다.

이 정도 법신의 수련법이라면 분명 가장 중요한 위치에 보관할 터, 보통 사람들은 찾으려 해도 절대 불가능할 것이다.

녀석이 먼저 나타나면 모를까…….

이러한 생각에 목진은 자리에 앉아 웅장한 영광을 내뿜고는 뒤쪽에 거대한 황금색 허상을 이뤘다.

머리에 황금색 태양을 얹은 황금색 허상은 목진이 수련한 대일불멸신이었다.

대일불멸신도 덩달아 목진처럼 자리에 앉아 머리에 얹은 태양을 돌리며 무궁무진한 금광을 발했다. 목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대일불멸신이 눈부신 빛을 발하게 내버려 뒀다.

이에 대일불멸신은 어두운 공간에서 눈부신 금광을 발하며 자리에 앉아있었다.

고요한 공간에서 불후금신의 수련법이 나타나기를 기다리는 목진은 시간이 너무 느리게 흘러가 미칠 지경이었다. 계속해서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려 대일불멸신을 유지하느라 영력도 어느새 다 닳아 있었다.

장경루의 내부에 있는 것만으로도 영력 소모가 엄청난데 영력을 흡수할 수 없는 이곳에서 대일불멸신을 유지하기 위해 부단히 영력을 소모해야 하니 영력이 더 빨리 없어졌다.

그러나 목진은 여전히 포기하지 않고 체내의 영력을 모조리 대일불멸신에 주입했다.

또 오랜 시간이 흘러 목진 주위의 영광은 훨씬 어두워졌고 뒤에 앉아있는 대일불멸신도 흐릿해진 것이 곧 사라질 것 같았는데 목진이 원하는 것은 여전히 나타나지 않았다.

“역시 안 되는 건가?”

목진은 미간을 찌푸리며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무리 목진처럼 강인한 사람이라도 이 방법이 통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실망감이 들었다. 그는 잠시 고민하더니 지존해에 남은 마지막 한 갈래의 영력을 대일불멸신에 주입했다.

이에 대일불멸신이 발하는 빛은 다시 밝아졌는데 이것도 잠시, 녀석은 놀라운 속도로 어두워지며 흐릿해졌다.

목진이 주입한 영력이 완전히 사라지자 대일불멸신은 수많은 광점이 되어 사라졌고 목진도 영력을 전부 사용해 눈앞이 점차 어두워졌다.

그런데 목진이 쓰러지기 직전, 마음속에서 갑자기 신비로운 파동이 울려 퍼져 목진이 눈을 번쩍 뜨고 앞쪽을 바라보고는 이내 미소를 지었다.

목진 앞에 갑자기 커다란 별이 나타났는데 황금으로 빚은 것 같은 별은 창망하고 오래된 기운을 내뿜었고 무궁무진한 금광을 발하더니 금룡을 이뤄 주위를 날아다녔다.

목진은 커다란 황금별 속에서 황금색 종이 한 장을 발견했다. 종이의 표면에는 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무늬가 새겨져 있었고 이는 풍우를 소환할 수 있을 듯 신비로운 힘이 깃든 것처럼 보였다.

목진은 황금색 종이를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금광 너머로 오래된 글자가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불후금신.

신비로운 황금색 종이를 한참 쳐다보던 목진은 드디어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숙였는데 저도 모르게 손이 파르르 떨렸다.

그는 너무 기쁜 나머지 소름이 쫙 끼쳤다.

목진은 오늘을 손꼽아 기다렸고 여태껏 그 누구보다 노력해왔다. 황금색 종이를 보니 자신이 지금까지 참 많이 성장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러한 생각에 목진은 한 손으로 뒷짐을 지고는 미소를 지으며 나아가 황금색 별에 들어갔다.

불후금신.

드디어 널 찾았구나.

목진이 황금색 별에 발을 들이자 주위의 환경이 흐릿해지며 공간이 일그러지는 것을 발견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앞쪽에 황금색 광장이 나타났다.

황금으로 만든 것 같은 지면은 눈부시게 빛났고 광장에 황금색 기둥이 우뚝 솟아올랐으며 말로는 표현이 안 되는 웅장하고 창망한 기운으로 가득 찼다.

목진은 황금색 광장에 서서 중심 쪽을 바라봤는데 그곳에 황금색으로 된 뭔가가 놓여있었다.

제단의 꼭대기는 금광을 발했고 그 속에 황금색 종이 한 장이 조용히 떠 있었다.

황금색 종이를 바라보던 목진은 태양혈이 지끈거리며 머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이는 목진이 흥분했을 때 나타나는 증상이었다.

오랜 세월을 찾아 헤맸던 물건을 드디어 발견해 그는 기쁨을 감출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선 건 아니었다. 불후금신처럼 엄청난 물건을 쉽게 취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멍청한 생각이었다.

예상대로라면 목진은 시험을 통과해야 하는데 그게 무엇이든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었다.

이에 목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두 눈을 감은 채 황금색 광장에 조용히 서서 곧 닥칠 시험을 기다렸다.

잠시 후, 목진은 황금색 광장의 다른 곳에서 이상한 파동이 느껴져 눈을 번쩍 떴는데 공간이 일그러지며 금광이 모이더니 누군가 모습을 드러냈다.

목진은 낯익은 상대방의 등장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녀석은 목진처럼 대일불멸신을 수련한 가루라였다.

가루라는 성마궁에서 전력을 다해 키운 천재이면서 대일불멸신을 끝까지 수련한 사람이라 역시나 여기까지 찾아올 줄 알았다.

이와 동시에, 가루라도 눈을 번쩍 뜨고 목진이 서 있는 쪽으로 고개를 돌리더니 흠칫 놀랐다.

“자네가 죽지 않았다니!”

가루라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말했다.

일전에 목진을 상대한 사람은 무려 성마궁의 장로였다. 상고의 천궁을 들어오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렀다고 해도 지지존이라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를 죽이기엔 충분했다.

하여 가루라는 목진이 분명 죽을 거라 여기고 먼저 떠났던 것이다. 그는 목진이 아무리 수단과 방법이 많아도 절대 하위 지지존의 상대는 아닐 거라 확신했다.

그런데 목진은 불가능한 상황을 이뤄내고 가루라의 앞에 나타나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그를 쳐다봤다. 이건 엄연한 도발이었다.

“아직 불후금신의 수련법을 얻지 못했는데 죽을 수야 없지.”

목진이 가볍게 웃으며 한 말에 가루라는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지만 금세 마음을 추슬렀다.

“자네가 무슨 수로 좌 장로의 손에서 빠져나왔는지는 모르겠지만 괜찮네. 내가 직접 자네 목숨을 취할 테니 말이야.”

이에 목진은 피식 웃으며 물었다.

“좌 장로가 살아남기 위해 허겁지겁 도망갔다고는 생각하지 않나 보지?”

좌 장로가 잽싸게 도망가지만 않았어도 목진은 도령위의 전의로 이룬 전진으로 그를 죽였을 것이다.

“자네가 그런 힘이 있었다면 날 여태껏 살려뒀을까?”

가루라가 팔짱을 낀 채 히쭉 웃으며 묻자 목진은 병부를 꺼내 영력을 주입했다가 멈칫했다.

그는 도령위를 소환하려다 실패했다.

신비로운 장경루가 그와 도령위의 연결을 끊어버린 모양이었다.

“공평한 대결을 원한다 이건가…….”

목진은 아쉬울 뿐, 전혀 화가 나지 않았다. 그가 도령위의 힘을 빌리면 가루라를 죽이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텐데 이는 불후금신의 계승자를 정하는 방식에 적합하지 않았다.

“이럴 줄 알았으면 그때, 녀석을 죽였어야 했는데…….”

목진은 아쉬운 듯 중얼거리더니 다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목진은 도령위의 힘을 처음 사용했지만, 좌 장로를 쓰러뜨리는 것은 자신 있었다. 하지만 가루라까지 함께 없앴을 수 있는지는 장담할 수 없었다. 그러니 가루라가 없는 편이 훨씬 나았다.

그러다 가루라와 좌 장로가 협동 공격을 하면 어떤 변수가 생길지는 모르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하나씩 없애는 것이 더 나았다. 더구나 목진은 도령위의 힘을 사용하지 못해도 가루라가 전혀 두렵지 않았다.

반면, 가루라는 목진이 살아남은 것도 다행이라 여기며 피식 웃더니 황금색 광장 중심에 놓인 제단을 가리키며 물었다.

“저게 뭔지 아는가?”

“음?”

“저건 헌제 신단인데 무엇으로 제사를 올려야 하는지는 아는가?”

가루라는 입맛을 다시며 목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제물은 바로 대일불멸신이네!”

목진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대일불멸신을 제물로 올려야 신화를 달궈 황금색 종이를 태울 수 있고 그 힘을 빌려 법신을 제련하고 진화를 완성할 수 있다네.”

가루라는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난 자네가 여기까지 온걸 다행이라고 생각하네. 안 그럼 나의 법신을 제물로 바치느라 제법 고생했을 것이네.”

“그런 거였군.”

목진은 그제야 제단에 제물로 대일불멸신을 올려야 한다는 것을 알았다.

이건 아마 성마황이 가루라에게 알려준 정보일 것이다. 성마황은 한때, 천제의 탈것이어서 상고의 천궁의 비밀을 아는 것이 분명했다.

“자네 말을 들으니 괜히 마음이 편해지는군.”

목진은 밖에서 가루라를 죽이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 여겼다.

“겁도 없는 녀석!”

겁주려고 한 말에 목진이 끄떡도 없자 가루라는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발을 힘껏 굴렀다.

쿵!

가루라의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치자 주위의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천지의 세례를 받은 그의 실력은 9급 지존경 원만급 정상이었다.

그의 천부적 재능을 보면 상고의 천궁에서 살아남을 수만 있다면 분명 지지존경에 이를 수 있을 것이다.

한편, 목진은 가루라 체내에서 폭발한 웅장한 영력에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다. 도령위의 힘을 빌리지 않으면 가루라는 목진한테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대였다.

후우.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이내 정색했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해야만 대일불멸신의 진화법을 획득할 수 있었기에 피 튀기는 치열한 결투가 예상되었다.

쿵!

목진의 체내에서 9급 지존경 원만급의 영력이 폭발하자 용음과 봉황의 울음소리와 함께 몸 표면에서 금광을 발했다.

목진의 피부 표면에 새겨졌던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령은 날아다니며 강대한 방어력과 힘을 자랑했다.

그는 조용히 서 있기만 했는데도 상고의 흉수처럼 무서운 압박감을 이뤘다.

“허허, 자네 육신이 이리 강할 줄은 몰랐네!”

가루라는 목진의 뒤쪽에 은은하게 나타난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모습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그를 처음 만났을 때, 목진을 죽이지 않은 것이 조금 후회가 되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가루라는 목진한테서 전혀 위협을 느끼지 못했다. 막 9급 지존경이 이른 목진은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른 가루라와 실력 차이가 엄청 났었다.

그런데 이렇게 짧은 시간에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고 좌 장로의 손에서 빠져나올 줄 몰랐다.

이럴 줄 알았다면 가루라는 목진이 하우와 싸웠을 때, 강제로 끼어들어 바로 죽였을 것이다.

하지만 가루라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자네의 육신만 그렇게 강하다고 생각하는 건가?”

가루라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주먹을 꽉 쥐자 검은색 영력이 폭발하며 육신이 한껏 팽창했다. 그의 몸은 흑철로 빚은 듯 튼튼해 보였고 피부 표면에 오래된 검은색 무늬가 새겨졌는데 그 속에 무서운 힘이 깃든 것 같았다.

잇따라 가루라가 나지막하게 고함을 지르자 황금색 광장에 짙은 살기가 퍼졌다.

성마지체(聖魔之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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