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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46화 (745/1,000)

746화. 정예 강자들이 강림

소소는 흥미진진한 얼굴로 미소를 지은 채 목진을 바라보더니 손가락으로 앞쪽을 가리키며 화두를 돌렸다.

“이쪽으로 쭉 가면 천제릉원일 거야.”

목진은 순간 멈칫했다.

천제릉원은 상고의 천궁에서의 최종 목적지로 천제와 마제의 전장이기도 했다.

그곳에 가면 각 정예 세력들의 우두머리들도 몰려 있을 것이고 상황은 훨씬 복잡해질 것이다.

“자네가 정말 가루라를 죽였다면 성마궁의 성마황을 조심하게. 그 사람은 절대 자네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네.”

주염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목진은 하우까지 죽여 대하 황조의 하황도 목진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 났을 것이다.

주염의 말에 목진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목진은 이미 알고 있었지만, 주염의 충고에 고마움을 전했다.

“이만 갈까?”

소소는 주염을 무시한 채 목진과 임정, 구유한테 말하고는 먼저 나섰다. 목진 등은 바로 뒤를 따랐고 주염도 멈칫하다가 그 뒤를 따랐다. 그는 일전의 대결 결과를 받아들이기 힘들어 소소와 다시 한번 싸우고 싶었다.

목진 등은 하늘을 가르며 반 시진 정도 날아가다 아래쪽 대지가 풍화되어 사막이 된 것을 발견하고 점차 속도를 줄이고 앞쪽을 바라봤다.

그들과 멀리 떨어진 곳에 크기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큰 릉원이 나타났는데 주위 공간은 전부 부서진 상태였다. 게다가 그곳은 두 갈래의 무서운 위압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

엄청난 위압감 때문에 하늘과 땅마저 파르르 떨렸다.

목진은 부서진 공간으로 둘러싸인 릉원을 보더니 깊게 숨을 들이켜며 경계 태세를 취했다. 그는 천제릉원이야말로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곳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곳이 바로 천제릉원이란 말인가?

크기가 가늠되지 않을 정도로 큰 릉원은 허무한 공간에 떠 있었고 외곽의 공간은 부서져 수많은 공간 파편이 난류를 형성해 주위에서 휘몰아쳤다.

그런데 가장 무서운 것은 릉원에서 가끔 방출하는 두 갈래의 무서운 힘의 압박이었다.

“이만 갑시다.”

그러나 목진은 천제릉원의 무서운 기운에 전혀 겁먹지 않았다. 그는 잠시 고민하다가 소소 등한테 말을 건넸다. 어렵게 여기까지 왔는데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었다.

소소 등은 목진과 함께 조심스럽게 날아가 공간 난류를 지난 뒤, 어두운 릉원으로 들어갔다.

목진 등은 순간 엄청난 위압감에 체내의 영력마저 흐름이 느려진 것을 발견했다.

다행히 목진 등은 바로 영력을 끌어올려 압박감을 떨쳐낸 뒤, 고개를 들고 릉원을 쓰윽 훑었는데 수많은 웅장한 산맥이 하늘에 떠 있고 지면에 깊이를 알 수 없는 균열이 가득 인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이곳은 이미 부서졌고 규칙마저 무질서해졌어.”

소소가 이내 정색하며 말했다. 그런데 도대체 얼마나 치열한 전쟁이었기에 만 년도 넘게 지났는데 아직도 상태가 이렇단 말인가?

목진도 이내 정색하며 입을 열려 했는데 다른 쪽에서 사람들이 몰려온 것이 느껴졌다.

저들은 각 세력 사람들로 하나둘씩 천제릉원에 도착했다.

그중에는 낯익은 사람도 있었다. 그는 다름 아닌 대하 황조의 하홍으로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허허, 목진, 일전에 그렇게 우쭐댔다지?”

하홍은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하더니 씨익 웃었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숨어지냈던 하홍은 천제릉원에 발을 들인 뒤로는 더 이상 두려울 것이 없었다.

천제릉원에만 오면 아바마마를 소환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목진은 하홍의 눈빛을 무시했다. 그는 하황을 상대할 준비도 충분히 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목진의 태도에 하홍은 표정이 한껏 일그러진 채 옥 부적을 꺼냈다.

“목진, 난 반드시 자네를 내 앞에서 무릎 꿇게 할 것이네!”

하홍은 나지막하게 외치며 수중의 부적을 부쉈다.

쿵!

옥 부적이 부서지자 강대한 영력이 폭발했고 이는 한데 모여 주위의 공간을 찢어 한 장 정도의 공간 통로를 이뤘다.

잇따라 그 속에서 누군가 천천히 걸어 나왔다.

순간, 웅장한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쳐 그 주위에 떠다니던 산맥 한 채가 산산이 조각났다.

“여기가 바로 천제릉원이란 말인가? 하홍, 잘했구나.”

하황은 주위를 쓰윽 훑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하홍을 칭찬했다.

“하우는 어디 있는 것이냐?”

하황은 하우의 영력 파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바로 아들의 행방을 물었다.

“아바마마, 형님은 죽었어요. 바로 저 녀석이 형님을 죽였어요!”

하홍은 순간 표독스럽게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허공에 떠 있던 하황은 멈칫하더니 무덤덤하게 목진을 바라봤다.

위잉!

목진은 순간 무서운 압력이 휘몰아쳐 무릎을 꿇을 뻔해 안색이 어두워졌지만 바로 체내에서 자금색 빛을 발하며 상위 지지존의 압박을 견뎌냈다. 대신 지면이 쩍하고 갈라졌다.

“뭐지?”

하황도 흠칫 놀랐다. 일반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는 상위 지지존이 형성한 위압감에 바로 육신이 부서질 텐데 목진은 끄떡없을 뿐만 아니라 위압감을 견뎌냈다!

한편, 목진은 이를 악물고 무서운 영력 압박을 견디며 고개를 들고 대하 황조의 하황을 쳐다봤다.

황금색 용포를 입은 하황은 뒷짐을 쥔 채 서 있었고 얼굴에는 은은한 황금빛이 발했으며 무한한 위엄을 내뿜었다.

이에 목진은 하황을 힐끗 보고는 바로 만다라한테서 받은 옥석을 부쉈다. 난폭한 영력이 뒤쪽에서 공간 통로를 이뤘고 가녀린 여인이 서서히 걸어 나왔다.

순간, 목진한테 가해진 하황의 영력 위압감이 바로 사라졌다.

“어찌 대하 황조의 하황께서 후배한테 그런단 말인가?”

만다라의 앳된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하황은 금세 살기를 품었다.

“저 녀석이 대하 황조의 태자를 죽였네. 대라천역에서 저 녀석의 편을 들어준다면 대하 황조의 적이 되는 거나 다름없네.”

그런데 그때, 하황의 뒤편에서 또 두 사람이 걸어 나왔다. 그들은 하위 지지존으로 대하 황조의 정예 강자들이었다.

하위 지지존 두 명에 상위 지지존 한 명이라니, 이 정도면 실력이 상당히 강력하다고 말할 수 있다.

일반 정예 세력이었다면 바로 목진을 건네줬을 테지만 만다라는 피식 웃기만 했다.

잇따라 만다라의 뒤쪽 공간 통로에서도 사람들이 걸어 나와 영력을 끌어올렸는데 하위 지지존이 무려 다섯 명이나 되었다.

그들은 북계 정예 세력들의 주인으로 지금은 북계 연맹 소속이었다.

“북계 연맹은 하나로 대하 황조에서 우리와 싸우고 싶으면 얼마든지 받아주겠네.”

만다라가 피식 웃으며 한 말에 하위 지지존들은 무안한 듯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들은 대하 황조 같은 정예 세력과 싸우고 싶지 않았지만 만다라의 말을 감히 거역할 수 없었다.

북계 연맹의 실력은 대하 황조보다 강해 정말 싸움이 벌어진다면 크게 한턱 건질 수 있을 것이다.

반면, 하황은 만다라가 대하 황조와 전쟁을 치르면서까지 목진을 보호하려는 태도에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는 화가 난 듯 주위의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쳤다.

하황의 진노에 공간마저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만다라는 여전히 무서운 영력 파동을 내뿜으며 태연하게 서 있었다.

순식간에 쌍방에 불꽃이 튀기 시작했다.

위잉!

그런데 그때, 주위에서 갑자기 공간 파동이 일더니 각 세력의 강자들이 공간 인장을 꺼내 각자의 정예 강자를 소환했다.

이에 천제릉원에 계속해서 강대한 영력 파동이 솟구쳤고 웅장한 영력이 휘몰아치며 지지존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잇따라 다들 만다라와 하황의 대치 상태를 발견했지만 아무도 끼어들려 하지 않았다. 대라천역과 대하 황조에는 모두 상위 지지존이 있었고 부하들의 실력도 상당히 강력해 강제로 끼어들었다가는 무슨 꼴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또한, 양자가 정말 싸운다면 이들한테는 좋은 일이었다. 무승부로 끝나더라도 나머지 세력들은 경쟁자가 둘이나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전부 좌시하는 것은 아니었다.

“허허, 만타라, 지금까지 북계에 숨어있었던 건가? 내가 얼마나 애타게 찾은 줄 아는가?”

갑자기 명쾌한 웃음소리가 울려 퍼지자 다들 바로 고개를 돌렸는데 목진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상대방이 만다라가 아닌 만타라라 부르는 것으로 보면 진짜 신분을 아는 것이 분명했다.

천라대륙에서 만다라의 신분을 아는 사람은 목진을 제외하면 그녀의 천적인 성마궁의 성마황, 육원 밖에 없었다.

하여 목진은 고개를 들고 멀리 내다봤는데 그곳 공간이 요동치더니 누군가 공간 파문 사이로 걸어 나왔다.

“너한테서 부해인의 파동을 읽었는데…… 가루라도 결국 네 손에 죽은 것이냐?”

성마황은 만다라를 힐끗 보더니 미소를 지으며 목진을 바라봤다.

목진은 온화한 성마황의 목소리에 소름이 쫙 끼쳤다.

그는 순간 치명적인 위협감을 느끼고 고개를 들어 상고 천궁의 천제의 탈것이었던 만다라의 천적을 쳐다봤다.

그는 아주 의젓해 보이는 사내로 훤칠하게 생긴 데다가 오관은 조각상처럼 매끈했고 눈동자는 밤하늘처럼 그윽한 것이 독특한 매력을 발산했다.

그는 바로 성마궁의 성마황, 육원이었다.

그때 가녀린 여인이 목진의 앞에 막아 나서더니 상대방의 위험한 기운을 전부 막아냈다.

이에 육원은 가볍게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걱정하지 말게. 가루라가 실력이 안 되어 실패한 것이니 그 일로 뭐라 하지 않을 것이네.”

육원은 다시 만다라한테 눈길을 돌렸다.

“나와 오랜만에 만나는 건데 어찌 그리 살벌한 기운을 풍기는 건가?”

“천제의 탈것이었던 자네가 그날의 전쟁에 참여하지 않고 도망간 것이 정녕 부끄럽지 않단 말인가?”

만다라가 이내 정색하며 한 말에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육원을 쳐다봤다. 다들 육원의 진짜 신분에 적잖게 놀란 듯했다.

더구나 역외족이 상고의 천궁을 공격했을 때, 육원이 주인인 천제를 버리고 도망갔다니, 이건 말도 안 되는 일이었다.

한편, 만다라의 한마디에 치명적인 타격을 받은 육원은 순간 표정이 굳었지만 이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만다라, 자네 정녕 죽지 못해 안달 난 건가? 예전에는 운 좋게 살아남았지만, 이번에는 절대 그런 행운이 따르지 않을 것이네.”

쿵!

순간, 육원의 체내에서 무서운 영력이 만 장 정도의 파도가 일 듯 휘몰아쳐 주위의 공간이 바로 부서져 공간 파편을 형성했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흠칫 놀랐다. 육원도 진정한 상위 지지존이었다.

“하황, 우리 잠시 협력하는 것이 어떤가?”

육원이 미소를 지으며 하황한테 말을 건넸다.

일단 성마궁과 대하 황조가 손을 잡으면 아무리 북계 연맹이라도 상대가 안 될 것이다.

하황은 여전히 무덤덤하게 서 있기만 했다. 육원과 사이가 그리 좋지는 않았지만 그의 제안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다.

성마궁과 대하 황조가 정말 손을 잡으면 바로 북계 연맹보다 강해질 것이다. 상대편에 상위 지지존이 두 사람이나 있어 그중 한 사람이 만다라를 잡아두면 나머지 한 사람이 파멸의 공격을 개시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 북계 연맹 사람들은 하나 같이 만다라를 쳐다봤다. 다들 만다라가 목진을 상대편에 건네주길 바랐다.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 때문에 전쟁을 일으키는 것은 절대 좋은 선택이 아니었다.

그러나 만다라는 여전히 태연하게 서서 하황을 힐끗 쳐다보며 말했다.

“난 절대 내 사람을 내주지 않을 것이네. 대신 싸우고 싶으면 얼마든지 상대해 주겠네.”

북계 연맹의 하위 지지존 다섯 명은 순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은 만다라가 왜 굳이 목진을 지키려 하는지 이해가 안 되었다. 목진은 겨우 9급 지존경 원만급이라 지켜낸다고 해도 북계 연맹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을 텐데 말이다.

“하하, 좋네! 좋아!”

하황은 너무 화가 난 나머지 헛웃음이 나왔다. 그는 만다라가 정예 세력의 싸움을 일으키면서까지 목진을 지켜내려 할 줄은 몰랐다.

그렇다고 이번 일을 덮어두면 대하 황조는 천라대륙에서 명성이 확 떨어질 것이다. 태자가 죽었는데도 복수하지 않으면 앞으로 누가 대하 황조를 믿고 따를 것인가?

“정 그렇다면 북계 연맹이 얼마나 대단한지 봅시다.”

하황은 음산한 눈빛으로 만다라를 바라보며 말했고 주위에 휘몰아치는 영력이 점차 강력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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