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7화. 지존경 대원만급 강자가 된 만다라
“괜찮겠어?”
목진 뒤에 서서 상황을 살피던 임정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질문을 던졌다. 상황을 보면 대라천역 쪽이 열세에 처한 것이 분명했다.
“걱정 마.”
목진은 미소를 지으며 말하더니 만다라를 바라봤는데 그녀도 마침 고개를 돌려 눈이 마주쳤다.
이에 그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옷깃을 휘날렸는데 어두운 빛이 휘몰아치며 앞쪽에 요염한 상고의 꽃으로 변했다.
무한한 어두운 빛에 주위는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갑자기 나타난 상고의 꽃에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정예 강자들은 그 속에 깃든 무서운 파동에 입이 떡 벌어졌다.
“이런!”
육원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본체를 찾았다니!”
육원은 만다라가 본체를 찾는 것을 막기 위해 엄청난 대가를 치르면서 상고의 천궁에 하위 지지존을 들여보냈는데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
“저건…… 저건 상고의 만다라 꽃이 아닌가!”
누군가 어두운 빛을 발하는 꽃의 정체를 알아채고 소리쳤다.
“북계 연맹의 맹주의 본체가 상고의 만다라 꽃이라니!”
정작 만다라는 사람들의 반응을 무시한 채 앞쪽에 떠 있는 요염한 꽃을 바라보더니 이내 화색이 되었다.
만다라가 조심스럽게 꽃을 어루만지자 녀석은 전혀 반항하지 않고 되살아나듯 어두운 빛이 점차 밝아졌다.
“고마워.”
만다라는 목진한테 정중하게 고마움의 뜻을 전했다.
만다라는 그녀의 본체를 얻기 위해 목진이 얼마나 고생했을지 상상이 갔다. 이건 아무나 해줄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경지를 돌파하지 않으면 날 절대 지켜내지 못할 거야.”
목진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는 대하 황조와 원한을 맺어 뭐라도 하지 않으면 대라천역을 궁지에 몰고 갈 것이다.
그럴 바에는 반드시 보상이 될만 한 일을 해내야만 했다.
이에 만다라가 가볍게 웃더니 요염한 꽃으로 다가갔다. 녀석은 활짝 피어나 만다라가 꽃에 걸어 들어가도록 내버려 두었다.
“당장 막게!”
육원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하황과 함께 나섰는데 두 갈래 영력 홍류가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 만다라 꽃을 공격했다.
그러나 활짝 피어난 만다라 꽃이 발한 어두운 빛은 주위의 모든 빛을 집어삼켰고 두 갈래 영력 홍류도 닿자마자 조용히 사라졌다.
그 광경에 육원과 하황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상고의 만다라 꽃이 발한 어두운 빛은 모든 공격을 녹일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하다고 들었네.”
누군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 상고의 만다라 꽃은 워낙 희귀한 데다가 이 정도로 수련한 건 더 진귀했다.
“상위 지지존 두 명의 공격을 이렇게 쉽게 막아내다니, 대라천역의 역주는 참 대단하군. 천라대륙에 엄청난 인물이 나타나겠어.”
북계 연맹의 하위 지지존 다섯 명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만다라를 바라봤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같은 하위 지지존이었던 만다라가 이렇게까지 강해질 줄은 몰랐다.
만다라 꽃은 부단히 어두운 빛을 발했고 만다라는 점차 흐릿해지다가 꽃에 완전히 녹아들었다.
위잉!
양자가 완전히 융합하자 수십만 장 크기의 어두운 빛이 솟구치며 무서운 영력이 휘몰아쳐 말로는 표현할 수 없을 정도의 압박감을 형성했다.
이와 동시에, 범음과 함께 요염한 꽃이 활짝 피어나 하늘거렸는데 가벼운 움직임에 천지가 파르르 떨렸다.
주위에 모인 모든 정예 강자들은 어두운 빛에서 비롯된 위압감에 화들짝 놀라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이는 상위 지지존을 훨씬 뛰어넘는 지지존 대원만급이 형성한 영력 위압감이었다.
어두운 빛은 이 구역 전체를 감쌌는데 그 속에서 내뿜는 강대한 파동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그 파동은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렀기 때문이었다.
지지존 대원만급은 천지존과 가장 가까운 단계로 대천세계에서 정예급 역량이었다.
그런데 천라대륙에는 천지존이 없어 최강자는 몇 안 되는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였다.
이들은 천라대륙의 최강 세력을 대표했고 다른 정예 세력들도 감히 무시하지 못했다. 그런데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또 나타났다니…….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생긴 대라천역과 북계 연맹이 천라대륙에서의 지위는 달라질 것이 분명했다.
감탄하던 사람들은 히쭉거리며 안색이 확 어두워진 하황과 육원을 쳐다봤다.
그들은 만다라가 본체와 융합해 실력이 이렇게까지 향상될 줄 몰랐을 것이다. 만다라는 심지어 한계를 뛰어넘고 바로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렀다.
조금 전까지만 해도 북계 연맹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거라 여겼던 사람들은 바로 생각이 바뀌었다.
상위 지지존 두 사람이 합동 공격을 한다고 해도 절대 대원만급 지지존의 상대가 안 될 것이다.
양자의 실력 차이는 엄청났다.
한편, 북계 연맹의 하위 지지존들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상황을 살피더니 표정이 복잡미묘해졌다. 그중, 천현전의 전주인 유천도가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말했다.
“자네가 이런 수단을 남겨뒀을 줄은 몰랐네. 우리가 생각이 짧았네.”
“유 전주께서는 저를 저쪽에 건네주고 싶었죠?”
목진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비록 목진과 유천도는 북계 연맹 소속이지만 사이가 좋은 편이 아니었다. 지금 상황에서는 개인적인 원한을 내려놔야 했지만 말이다.
일반 9급 지존경 원만급 강자가 이리 말했다면 버럭 화를 냈겠지만 유천도는 감히 목진한테 그러지 못했다. 그는 만다라와 사이가 각별했고 그녀가 상위 지지존이기만 했어도 괜찮았을 텐데, 지금은 지존경 대원만급이라 감히 나설 수가 없었다.
더구나 북계 연맹에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나타나면 이들이 천라대륙에서 어떤 위치에 오를지 잘 알고 있었다.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를 확보한 북계 연맹 사람들은 앞으로 천라대륙에서 마음껏 활보할 수 있을 것이다.
어쩔 수 없이 북계 연맹에 가입했던 유천도 등은 지금은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유천도는 목진의 도발에도 가볍게 웃기만 했다. 그는 앞으로 절대 목진을 건드리지 않기로 마음먹었다.
이에 목진은 거대한 빛기둥에 눈길을 돌렸는데 그 속에서 요염한 만다라 꽃이 신속하게 팽창해 만 장 정도로 커져 있었다.
활짝 피어난 요염한 꽃은 거대한 이무기처럼 도천의 흉기를 내뿜었다.
만다라 꽃은 현재 원고의 흉수보다 더 무서워 보였다.
또한, 어두운 꽃은 하늘거리며 억만 갈래의 어두운 빛을 발했는데 뇌명과 함께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어두운 빛을 띤 벼락이 내려앉아 거대하고 요염한 꽃을 때렸다.
천지의 이상 현상은 계속되었다.
그러다 갑자기 무서운 영력 물결이 휘몰아쳤는데 이는 영력 홍수처럼 몰려와 거대한 만다라 꽃에 전부 빨려 들어갔다.
마지막 한 방울의 영력 홍수까지 흡수한 만다라 꽃은 빠르게 작아져 정상으로 되돌아왔고 꽃잎이 떨어지더니 가녀린 여인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만다라는 예전 모습대로였는데 고개를 들자 황금색이었던 눈동자가 어두운 빛으로 변했다. 계속 보고 있으면 영혼마저 빨려 들어갈 것 같았다.
그 외, 온몸에서 발하던 흑광이 검은색 치마로 변했고 만다라가 걸어 나오자 만다라 꽃이 작아지더니 검은 꽃이 되어 그녀의 수중에 나타났다.
잇따라 만다라는 입을 쩍 벌려 검은색 꽃을 집어삼키고 나서야 느긋하게 기지개를 켜고 하황과 육원을 쳐다봤다. 두 사람은 자신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만다라의 동공 색깔이 변했을 뿐인데 이들은 만다라가 내뿜는 기운이 훨씬 위험해진 것을 바로 알아챘다.
“하황, 아직도 나와 싸우고 싶은가?”
만다라는 하황을 힐끗 쳐다보며 대수롭지 않게 물었다.
융합을 완벽히 마친 만다라는 더는 하황과 육원이 무섭지 않았다.
이에 하황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만다라가 상위 지지존이었으면 그는 이번 일을 쉽게 넘기지 않았을 텐데 지금은 그가 감히 넘볼 수 없는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러 별다른 수가 없었다.
지지존 대원만급 실력자를 적으로 두면 대하 황조는 멸망할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오히려 태자 한 명을 잃는 편이 훨씬 나았다. 하황은 아들이 제법 많았고 차기 태자를 키울 시간도 충분했다.
하여 잠시 고민하던 하황은 다시 뒤로 한 보 물러났다.
“자네의 실력이 이 정도에 이르렀다니 대하 황조에서는 물러나겠네.”
하황의 말에 다들 몰래 혀를 내둘렀다. 하황은 아들의 죽음마저 묻다니, 대하 황조가 괜히 천라대륙의 정예 세력이 된 것은 아니었다. 이건 다 독한 우두머리를 뒀기 때문이었다.
하황은 만다라 때문에 참은 것일 뿐이었으나 그녀가 죽지 않는 이상, 대하 황조는 끝까지 목진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언젠가 하황도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면 상황은 달라지겠지만 그날이 오기까지는 아직 멀었다.
지존경 대원만급에 이르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다.
잇따라 만다라가 한기 어린 눈빛으로 육원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육원, 이번 기회에 우리 사이의 일을 정리해야겠네.”
만다라의 말에 짙은 살기가 깃들었다. 그는 육원을 이대로 풀어주기 싫었다.
그 말에 육원의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는 일이 이렇게 흘러갈 줄 몰랐지만 하황처럼 물러나지는 않았다.
그와 만다라의 원한은 누구 하나 죽지 않고서는 끝나지 않을 것이다. 그가 물러난다고 해도 만다라가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하여 육원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앞으로 한 보 나섰다.
쿵!
웅장한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치자 육원은 앞쪽을 향해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순간, 무서운 영력이 모여 별을 이루더니 이는 공간을 가르며 만다라한테 빠르게 날아갔다.
그런데 하위 지지존을 크게 다치게 할 육원의 공격에도 만다라는 고개를 들더니 손을 가볍게 튕기기만 했다.
퍽!
거대한 별은 바로 튕겨 나가 저 멀리 하늘에 떠 있는 산맥에 부딪히더니 바로 잿더미가 되었다.
“이것밖에 안 되면 오늘…….”
만다라는 말을 채 하지 못했는데 갑자기 고개를 휙 돌려 화들짝 놀라 저 멀리 어딘가를 쳐다봤다.
이와 동시에, 다른 정예 강자들도 무언가를 느끼고 고개를 돌렸고 목진 등도 마찬가지였다.
저 멀리 하늘에 떠 있던 산맥은 만다라와 육원의 대결로 잿더미가 되었는데 산맥 내부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 속에는 드넓은 광장이 있었고 누군가 그 위에 조용히 서 있었는데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웅장한 기세를 내뿜었다.
막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른 만다라도 그 엄청난 기세에 제압되었다.
“저건…… 천제가 아닌가?”
만다라는 상대방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화들짝 놀라 입을 열었다.
산맥에 숨어있던 거대한 광장은 산맥이 무너지자 온전히 사람들 눈앞에 드러났다.
순간, 다들 광장의 중심에 서 있는 사람한테 눈길을 돌렸다.
그는 청색 도포를 입은 사내로 훤칠하게 생겼는데 서 있는 것만으로도 무서운 기세를 뽐냈다. 그가 서 있는 곳은 특수한 공간처럼 임의로 변하고 일그러졌다.
하위 지지존은 물론이고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른 만다라를 포함한 모두가 체내의 영력이 파르르 떨렸다. 지지존에 이르지 않은 강자들은 체내의 영력이 폭동을 일으켜 피를 토하더니 바로 눈길을 거뒀다.
보는 것만으로도 다치다니,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힘이란 말인가?
이건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른 만다라도 해낼 수 없는 일이니…… 천지를 능가하는 청색 도포를 입은 사내의 정체는 바로 상고의 천궁을 세운 사람으로 원고 시기, 대천세계의 최정예 강자 중 하나인 천제였다.
천제릉원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다들 멍하니 청색 도포를 입은 사내를 쳐다봤다.
사람들은 적잖게 놀란 모양이었다.
“저…… 저 사람은 천제가 아닌가!”
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차린 누군가가 떨리는 목소리로 외치더니 경외와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봤다.
천라대륙의 정예 강자들이 천제릉원에 온 주요 목적이 바로 천제의 계승이었다.
다시 말하면 천제의 절세 신통인 일기화삼청이었다.
만약 천제의 절세 신통을 획득한다면 분명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고 천지존경에 이를 확률도 훨씬 높아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