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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53화 (752/1,000)

753화. 천제의 선물

“네가 불후금신의 수련에 성공한 것을 보면 나와 인연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절세 신통인 일기화삼청이 이 세상에서 사라지지 않도록 하기위해 오늘 너한테 전수해주겠다.”

천제의 말에 목진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감사 인사를 올렸다.

“허허, 계승자를 얻으신 걸 축하드려요.”

염제는 천제가 일기화삼청을 목진한테 전수해주려는 걸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그 또한 목진이 제법 마음에 들었다.

“마제가 죽었으니 우리는 이만 돌아가겠습니다.”

염제와 무조가 이구동성으로 말했다. 이제 천제가 목진한테 절세 신통을 전수해주는 일만 남았으니 그들이 더는 있을 필요가 없었다.

“역외족이 아직 호시탐탐 대천세계를 노리고 있으니 부디 조심하게.”

천제의 당부에 염제와 무조는 숙연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역외족은 지금도 대천세계의 강적이었다. 변방을 지키는 두 사람이 주의를 기울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잇따라 염제는 미소를 지으며 목진한테 수수해 보이는 등잔을 건넸다.

“목진아, 일전에 내 딸을 구해줘서 고맙구나. 언젠가 위험한 상황이 생겨 무한의 화역의 도움이 필요하면 이 등잔에 불을 피우거라. 그럼 내 당장 달려올 것이다.”

염제의 말에 목진은 깜짝 놀랐다. 이건 보통 선물이 아니었다. 이 물건만 있으면 목진은 언제든지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의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 이보다 귀중한 선물은 또 없을 것이다.

대천세계의 세력들이 전 재산을 퍼부어도 함부로 염제 같은 사람을 청할 수 있는 보물을 얻을 수는 없을 것이다.

그때 옆에 서 있던 무조도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소형이 이러니 나도 뭐라도 줘야겠군. 안 그러면 저 아이가 귀가 닳도록 날 귀찮게 할 것이니 말이야.”

무조는 석부를 목진한테 건네며 말을 이어갔다.

“이건 등잔과 같은 작용을 하고 물건을 으깨면 내가 나타날 것이다.”

목진은 두 물건을 건네받고는 염제와 무조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 은혜는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목진은 염제와 무조가 자신을 보호하려고 한다는 걸 잘 알았다. 진정한 강자가 되려면 간난신고를 겪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수많은 천재가 사망했다. 염제와 무조는 목진이 다른 이의 손에 죽는 일이 없도록 도와주려 한 것이다.

이에 염제와 무조는 흠칫 놀라더니 서로 마주 보며 가볍게 웃었다. 그들은 목진이 자신들의 깊은 뜻을 알아챌 줄 몰랐다. 두 사람은 어린 녀석이 참 생각이 깊다고 생각했다. 그는 앞으로 분명 대성할 것이다.

두 사람은 어리다고 해서 그를 절대 무시하지 않았다. 그들은 비록 대천세계에서 엄청난 성과를 이뤘지만 목진은 엄청난 잠재력을 지녔고 이에 좋은 인연을 맺고 싶었다.

“목진아, 기회가 되면 꼭 무경에 놀러 와.”

임정이 아쉬운 듯 말했다. 그녀는 아버지께서 직접 데리러 왔으니 함께 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난 이번에 돌아가면 지지존경에 이르기 위해 노력할 거야. 그러니까 너도 열심히 수련해. 그래야만 나한테 뒤처지지 않지.”

소소도 미소를 지으며 말했는데 정교한 얼굴이 더 예뻐 보였다.

이에 목진은 가볍게 웃으며 두 사람과 작별 인사를 나눴다. 염제와 무조는 각자의 딸과 함께 눈 깜짝할 사이에 천제릉원에서 사라졌다.

목진은 염제와 무조의 뛰어난 기품이 마음에 들었다. 그들이야말로 절세의 강자로 하늘이 무너져도 그들은 끝까지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애쓸 것이다.

“대천세계에 저런 강자들이 있다니. 역외족이 다시 온다고 해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천제는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일기화삼청은 진령 관정의 방식으로 전수한단다. 그리하면 너는 수련법을 이어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나의 수련 경험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래야 가장 빨리 일기화삼청을 수련해낼 수 있단다.”

진령 관정의 방식은 목진한테는 좋지만 관정을 시행하는 사람한테는 엄청난 타격이 되었다. 그러나 천제는 사망해 큰 문제가 없었다.

목진은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천제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일기화삼청의 수련에 일단 성공하면 분신은 본체와 실력이 같을 뿐만 아니라 수련할수록 진화할 가능성도 커진단다. 하여 난 네가 지지존경에 이른 뒤에 일기화삼청을 수련하는 것을 추천한다. 그래야 잘라낸 분신이 지지존의 힘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목진은 이내 감탄했다. 일기화삼청은 어찌 보면 분신술 같았는데 잘라낸 분신은 자신의 모든 실력을 지녔을 뿐만 아니라 계속 수련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과거 천제께서 홀로 아홉 명의 마제로 이뤄진 탄천마제를 상대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다만, 목진은 아직 9급 지존경 원만급이었고 지지존과 한보 차이이긴 하지만 이를 평생 넘지 못한 사람도 수두룩했다.

아무리 목진이 자신의 실력을 의심치 않아도 수련해 경지를 돌파하려면 제법 시간이 걸려야 할 것이다.

그때 천제는 목진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 미소를 지으며 수중의 천제검을 지그시 쳐다봤다.

“너는 나의 계승자이니 최대한 많이 도와줄 거란다.”

“너는 천부적 재능이 뛰어날 뿐 아니라 영력 기반이 단단하니 천제검으로 관정하면서 그 힘으로 실력 돌파를 도와줄 수 있단다.”

“그런데 그리하면 천제검은 빛을 잃을 것이다…….”

천제가 아쉬워하며 건넨 말에 목진은 마음이 복잡미묘해졌다. 천제검은 고급 성물보다 훨씬 진귀하고 강대해 천지존마저 탐내는 물건이었다. 그런제 지금 그 힘으로 목진의 경지 돌파를 돕는다고 하다니 이건 엄청난 은혜였다.

“내 호의를 거절하지 말거라. 네가 언젠가 천지존경에 이르면 천제검이 다시 빛을 발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 언젠가 대천세계가 다시 위태로워지면 나를 대신해 악마들을 물리치거라.”

천제는 목진의 복잡한 표정을 보고는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네, 명 받들겠습니다.”

목진은 천제의 말에 공손하게 제자의 예를 갖췄다.

목진이 제자의 예를 갖추자 천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상고의 천궁이 멸망하지만 않았어도 수많은 제자가 이를 바랐을 텐데 결국 기회가 닿지 못했다. 이리 보면 목진은 운이 상당히 좋은 사람이었다.

“나를 따라오거라.”

천제가 옷깃을 휘날리자 주위의 공간이 일그러졌고 목진이 정신을 차리고 보니 이미 웅장한 바다 위에 서 있었다. 아래쪽 바다에서 물이 요동치는 소리가 들리며 영무가 피어올라 용, 봉황, 호랑이, 표범의 모양을 이뤘다.

이곳은 목진 등이 일전에 왔던 천지였고, 떠났을 때는 닫혀 있었는데, 천제가 쉽게 천지를 열었다.

이곳의 영력은 지극히 그윽해 수련 성지나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 수련하면 효과가 배는 될 것이다.

“이곳에서 수련하거라.”

천제는 구유한테 말을 건넸다. 구유도 9급 지존경 원만급에 이르러 지지존과 한보 차이지만 진령관정은 한 사람한테만 해줄 수 있어 구유의 경지 돌파까지 도와줄 수는 없었다. 대신 천지에서 수련하면 영력 누적 속도가 빨라져 경지 돌파도 더욱 빨라질 것이다.

“고마습니다, 선배님.”

구유는 생긋 웃으며 말했다. 천지 같은 수련 성지에서 수련하는 것은 그녀한테 더없이 좋은 일이었다.

“만다라, 너는 이미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렀으니 이곳은 너한테 큰 효과가 없을 것이다. 그러니 답답하면 장경루에 가봐도 좋다.”

그런데 만다라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지금 말하고 있는 천제는 령영일 뿐이라 일단 사라지면 더는 나타나지 않아 만다라는 최대한 그 곁에 있고 싶었다.

“아이고, 너도 참.”

천제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그는 만다라를 딸처럼 키워 두 사람 사이는 유난히 돈독했다. 안 그러면 만다라를 살리기 위해 강제로 그녀를 봉인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천제는 만다라를 달랜 뒤, 다시 목진한테 고개를 돌렸다.

“시작하자꾸나.”

천제의 령영은 언제 사라질지 몰라 서둘러야 했다.

목진은 정중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잇따라 천제가 손가락을 튕기자 천지 물이 요동치며 수면 위에 수련을 이뤘고 목진이 그 위에 앉았다.

이에 천제가 목진 앞에 다가가 두 손가락을 굽혀 쿡 찔렀는데 두 손가락은 무한한 영광을 발하며 영성이 있는 것처럼 엄청난 생기를 방출했다.

치익!

이는 공간의 거리를 무시한 채 가볍게 목진의 미간에 닿았다.

위잉.

영광은 목진의 미간에서 순식간에 퍼져나가 온몸으로 퍼졌고 영롱한 빛은 이마를 통과해 머리에 닿았다. 그는 온몸을 파르르 떨기 시작했다.

목진은 대량의 정보가 미친 듯이 몰려와 머리가 폭발할 것 같았지만 간신히 참아냈다. 훤칠한 얼굴에 핏줄이 볼록 튀어나온 것이 정말 괴로워 보였다.

그때 머릿속 깊숙한 곳에 갑자기 영광이 모이더니 오래된 글이 나타났다.

“일기화삼청!”

영광으로 이뤄진 글은 모였다 흩어지기를 반복하더니 천제의 수련 경험과 느낌을 포함한 심결이 되어 나타났다.

목진은 바로 오묘한 심결과 그 느낌 속에 빠져들었다.

이토록 오묘한 신통은 처음 보았다.

일기화삼청 같은 절세 신통은 천부적 재능에 대한 요구가 상당히 까다로운데 다행히 목진은 재능이 무척 뛰어났다. 더구나 천제께서 진령관정을 해주어 평생 보고 듣고 느낀 것까지 전수해주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목진은 수련법을 획득했어도 수련에 성공하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목진은 천제의 경험 덕분에 깨달을 수 없는 오묘한 문제들을 바로 깨닫게 되어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천제께서 진령관정을 하지 않으셨다면 그가 일기화삼청의 수련법을 획득했다고 해도 수련에 성공하기까지 적어도 몇 해는 걸렸을 것이다.

이렇게 목진은 일기화삼청의 오묘함에 푹 빠져 시간 가는 줄도 몰랐다.

“지금 실력으로는 일기화삼청의 오묘함을 느끼는 것이 전부이고 수련에 성공할 수 없을 것이니 너무 심혈을 기울이지 말거라. 일단 경지를 돌파하면 다시 보자꾸나.”

그때 뇌리에 갑자기 맑은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목진은 두 눈을 번쩍 뜨고 머리에 흘러들어온 대량의 정보를 느끼며 감탄했다. 절세 신통은 역시 엄청났다. 감응하는 것만으로도 본심을 잃을 뻔했기 때문이다. 천제께서 일깨워주지 않으셨다면 목진은 시간을 또 얼마나 낭비했을지 알 수 없었다.

“준비하거라.”

천제는 말을 마치더니 수정 같은 천제검을 천천히 들어 올리며 아쉬운 듯 검을 쳐다봤다. 천제검은 그가 무명 시절부터 대천세계의 유명한 천제가 될 때까지 곁을 지켜준 벗이나 다름없었다.

“마지막은 자네가 날 도와주게.”

천제의 말에 천제검은 ‘위잉’ 하며 울리더니 검에 무한의 검광이 요동쳤는데 전처럼 날카롭지 않고 상당히 온화한 검광을 내뿜었다.

잇따라 천제가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자 천제검은 하늘 높이 날아오른 뒤, 지극히 무서운 힘이 깃든 거대한 빛기둥을 이뤘다.

그러다 천제가 손을 휘익 젓자 빛기둥에서 무한한 빛이 물이 쏟아지듯 목진의 몸을 적셨다.

퍽! 퍽!

무한의 빛에는 지극히 웅장한 힘이 깃들어있어 목진의 몸에 닿자마자 미친 듯이 스며들었다. 난폭한 힘에 의해 피부 표면에 혈무가 일었고 육신은 순식간에 만신창이가 되었다.

다행히 목진의 육신은 치유력이 상당히 강했고 금광을 발하자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령이 부단히 날아다니며 상처를 치유했다.

이에 천제는 흠칫 놀랐다. 그는 자신이 나서 목진의 육신을 치유해줘야 할 거라 여겼는데 그가 스스로 해낼 줄은 몰랐다. 비록 목진은 엄청난 고통을 견뎌내야 했고 상처가 치유되는 속도보다 생기는 속도가 더 빠르긴 했다.

그러나 천제는 목진을 돕지 않았다. 이건 목진한테는 수련의 일부였다. 타인의 도움이 있어도 경지 돌파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 세상에 쉽게 얻을 수 있는 건 아무것도 없었다.

천제는 이미 목진에게 엄청난 걸 선물했고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는 전부 목진한테 달렸다. 천제는 하나부터 열까지 다 가르쳐줘야 하는 계승자는 싫었다. 그런 사람은 일기화삼청의 수련에 성공한다고 해도 결국 대성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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