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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56화 (755/1,000)

756화. 돌파! 지존경!

목진도 고개를 들고 용의 형태를 이룬 영겁을 보더니 안색이 어두워져 씁쓸하게 웃었다.

“어떡하지?”

목진은 아직 내려앉지도 않은 용형 영겁에서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로 무서운 파동을 느꼈다.

“이 정도의 영겁은 풍신선과 부해인으로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은데…….”

목진은 수중의 파초선과 앞쪽에 떠 있는 검은색 석인을 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렸다. 이 정도 영겁을 상대하려면 반드시 다른 수단이 있어야 했다.

잠시 고민하던 목진은 갑자기 고개를 숙여 불후금신을 보더니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대일불멸신도 구양신통이 있었으니 그 진화체인 불후금신이 아무런 신통도 없을 리가 없었다. 목진은 아직 불후금신의 진정한 힘을 끌어올리지 못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건 목진 탓이 아니었다. 그는 불후금신을 수련한 뒤로 이를 연구할 시간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 찾아내야만 했다.

그는 바로 눈을 감고 불후금신에 영력을 주입해 철저히 하나가 되었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천제는 그제야 입가를 씰룩거리며 말했다.

“드디어 불후금신이 떠올랐군…….”

크으으으!

하늘에 걸린 영운이 이룬 용형 영겁은 힘을 한껏 끌어올린 채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꼬리를 휘익 저으며 파멸의 힘을 싣고 목진에게 향했다.

용형 영겁이 내려앉자 천지는 바로 부서졌고 무서운 힘에 수십만 장 정도로 깊숙하게 파여 꼭 반으로 갈라진 것처럼 보였다.

쿵!

그때 목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풍신선이 미친 듯이 회전해 만 장 정도의 소용돌이 여러 갈래를 이뤘고, 부해인도 천만 채의 산맥을 부술 정도의 힘이 깃든 검은색 바다를 뱉어 용형 영겁을 공격했다.

퍽! 퍽!

목진은 두 성물의 힘을 최대치로 끌어올렸지만 용형 영겁과 부딪치자 순식간에 부서졌다.

용형 영겁은 파죽지세로 두 성물의 공격을 뚫었다.

멀리서 상황을 살피던 구유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일전에 목진은 두 성물로 대부분의 영겁을 막아냈는데 아홉 번째 용형 영겁 앞에서는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쿵!

풍신선과 부해인이 튕겨나가자 아래쪽에 서 있던 목진은 용형 영겁에 그대로 드러났다.

쿠쿵!

귀청을 찢는 듯한 폭발음과 용음이 전해졌지만 목진은 여전히 끄떡없이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이미 불후금신과 완벽한 하나가 되었다.

불후금신과 완전히 융합해야 신통을 개발해낼 수 있을 것이다.

난폭한 충격이 휘몰아쳐 목진의 피부는 순식간에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런데도 그는 반항을 포기한 듯 가만히 서 있었다.

구유는 이를 꽉 깨물고 주먹을 꽉 쥔 채 상황을 살폈다.

100장…… 50장…… 10장…….

그러다 용형 영겁이 목진과 10장 정도 거리를 뒀을 때, 그는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떴다. 순간 그의 눈동자가 검은색에서 자금색으로 변했다.

잇따라 목진이 한 손으로 결인하자 불후금신도 같은 인법을 그렸다.

슉!

불후금신에서 눈부신 자금색 빛이 폭발하더니 미친 듯이 모여 두 갈래의 거대한 자금 광문을 이뤘는데 오래된 기운을 발하는 광문은 유난히 난해하고 오묘한 것이 꼭 신령의 손 같았다.

그러다 신비로운 자금 광문이 한데 모이자 목진도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한 용형 영겁을 바라보며 나지막하게 외쳤다.

“천지가 부서져도 난 죽지 않으리.”

“불후신문(不朽神紋)!”

목진이 손을 번쩍 들고 주먹을 꽉 쥐자 두 갈래 자금 광문은 거대한 자금색 용처럼 날아오르며 한데 얽히더니 자금색 빛을 발하는 얇은 자금색 방패로 변했다.

쿵!

자금 방패가 형성된 찰나, 용형 영겁은 파멸의 기세로 얇은 방패를 때렸다.

순간 눈부신 태양이 떠 올랐고 엄청난 충격파가 미친 듯이 휘몰아쳤다. 주위 공간은 와장창 깨져 수많은 공간 파편이 휘날렸다. 게다가 아래쪽 천지에는 수십만 장이나 되는 깊숙한 구멍이 생겼는데 바닷물이 아무리 흘러들어도 쉽게 메꿔지지 않았다.

한편, 만다라는 영력 방패를 형성해 목진이 형성한 난폭한 충격파로부터 자신과 구유를 보호했고 천제는 여전히 뒷짐을 진 채 서 있었다. 충격파가 그한테 다가가자 자연스레 사라졌다.

파멸의 충격은 1각 정도가 지나서야 서서히 사라졌고 구유는 손에 땀을 쥔 채 목진이 서 있던 곳을 바라봤다.

구유는 목진이 무서운 영겁을 건너는 데 성공했는지 너무 궁금했다.

천지에 휘몰아치는 파멸의 충격은 한참 지나서야 완전히 사라졌고 구유 등은 바로 충격의 원천을 바라봤다. 일그러졌던 공간은 서서히 회복되며 만 장 정도의 자금색 빛기둥이 솟구쳤다.

그 속에 수백 장 정도의 자금색 거인이 불후의 기운을 내뿜으며 조용히 서 있었다.

자금색 거인은 전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였지만 천지에 녹아든 것 같은 특이한 느낌이 들었고, 숨을 쉴 때마다 풍뢰가 형성되는 것 같았다.

불후금신은 천지의 영력과 자유롭게 소통할 수 있었고 자신의 의지를 녹여 이 구역을 지배할 수도 있었다.

목진보다 실력이 뒤처진 사람이 이 구역에 발을 들이면 목진의 구역에 들어온 거나 마찬가지라 생사권은 목진에게 있었다.

흐릿했던 지존법신의 얼굴은 이제 목진과 똑같이 변해 수천 배 확대한 얼굴처럼 보였다.

이건 목진과 불후금신 사이의 연결이 끈끈해졌기 때문인데 목진은 이제 불후금신과 융합해 더 무서운 힘을 방출할 수 있게 되었다.

이건 좌 장로가 지존법신을 삼키고 실력이 폭등한 거나 마찬가지였다. 그 위력에 목진은 도령위의 전의를 장악했어도 잔뜩 놀랐으니 말이다.

한편,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앉아 있는 목진은 얼굴에서 눈부신 자금색 빛을 발했고 일전의 영겁으로 인한 다채로운 빛은 전부 사라졌다.

그는 눈부신 자금색 빛을 발하며 가만히 앉아 있었는데 그 빛은 지극히 무서운 영력 파동이 깃든 거대한 자금색 파문을 일으켰다.

구유는 목진한테서 상당히 강력한 압박감을 느꼈는데, 이는 지지존경에 이른 강자들한테서만 느낄 수 있는 압박감이었다.

위잉.

그때 목진이 꼭 감았던 눈을 번쩍 뜨자 눈에서 눈부신 자금색 빛을 뿜어내며 앞쪽 공간에 순간 구멍이 났다.

자금색 빛이 사라지자 목진은 고개를 들고 주위를 살폈는데 그가 원하면 천지의 방대한 영력을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손을 들자 방대한 영력이 모여 앞쪽에 백 장 정도의 산맥을 이뤘다.

영롱하고 다채로운 수정같이 생긴 산맥은 지극히 순수한 천지의 영력으로 이뤄져 아주 견고했다.

“천지지상이라…….”

지지존경에 이르러야 천지의 영력을 진정한 실체로 만들 수 있었다. 일전의 목진은 절대 이를 해내지 못했다.

잇따라 목진은 고개를 숙여 육신을 살폈는데 생명력 넘치는 육신은 호흡할 때마다 방대한 영력을 흡수하고 제련했다.

목진은 너무 빨리 이뤄지는 영력의 흡수와 제련에 깜짝 놀랐다. 그의 육신은 만족을 모르는 것처럼 끝도 없이 영력을 흡입했다.

일전의 목진은 체내에 하나의 지존해만 있었지만 지금은 육신 전체가 지존해라 탐욕스럽게 천지의 영력을 흡수하는 것이다.

목진은 어느새 흘러넘치는 힘에 흠뻑 취했다. 그는 대천세계에서 지지존경에 이르러야 비로소 엄청난 강자가 될 수 있고 한 지역의 패주로 거듭날 수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았다.

지지존과 9급 지존경은 역시 천지 차이였다.

목진이 서서히 주먹을 쥐자 영력으로 이뤄진 산맥이 부서져 수많은 광점이 되었다.

“드디어 지지존경에 이르렀군.”

목진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중얼거렸다.

이제 그는 영겁을 완전히 건너 진정한 하위 지지존이 되었다.

그때 그의 미간에 갑자기 빛이 모이더니 뇌리에 방대한 정보가 휘몰아쳤다.

이는 천제께서 진령관정으로 주입하신 절세 신통인 일기화삼청이었다.

목진은 지지존경에 이르기 전, 실력 미달로 일기화삼청을 이해할 수 없었지만 지금은 온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이제야 천제께서 남겨주신 경험들이 와닿았다.

“그런 거였군.”

목진은 그제야 일기화삼청의 미묘한 점들을 깨달았고 난해한 절세 신통을 어떻게 수련해야 할지 알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은 천제께서 전수한 경험 덕분이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목진이 아무리 지지존경에 이르렀다고 해도 몇 년은 걸려야 일기화삼청에 대해 깨달았을 것이다.

다행히 목진은 천제의 도움으로 몇 년의 시간을 절약했다.

목진은 눈에서 영광을 발하며 반나절 동안 멍하니 앉아 있다가 갑자기 두 눈을 번쩍 뜨고 서서히 손을 들어 오래된 인법을 그렸다.

위잉!

순간, 미묘한 음파가 울려 퍼졌다.

“일기화삼청, 참아견진(斩我见真)!”

“참아지도斬我之刀)!”

목진의 나지막한 말과 함께 머리에서 한 갈래 영광을 내뿜더니 앞쪽에서 요동치며 흐릿한 장도를 이뤘다.

이는 분명 존재하는데 흐릿한 것이 꼭 허상 같았다.

“뭘 하는 거지?”

구유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묻자 만다라는 이내 정색하며 답했다.

“아마 일기화삼청을 수련하고 있는 것 같아!”

만다라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일기화삼청은 유명한 절세 신통이고 그해, 천제께서는 이것으로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가 되셨으니 말이다.

그런데 목진이 이런 절세 신통을 수련해냈단 말인가?

만다라마저 목진의 천운이 부러워지기 시작했다.

“잘라!”

그때 목진이 자리에서 일어나 흐릿한 장도를 바라보며 한 손으로 결인하자 장도는 파르르 떨며 목진을 겨누더니 사정없이 그의 머리를 내리찍었다.

그러나 목진은 가만히 서 있었다.

슉!

흐릿한 칼은 목진의 머리에 들어갔다가 한 갈래 혈광을 싣고 몸에서 나왔는데 이는 특이한 파동을 내뿜으며 부단히 꿈틀거렸다.

목진은 몸에서 뭔가 분리해 나간 것 같은 느낌이 들었지만, 육신의 일부인지 영혼인지 구별이 안 되었다.

그런데 본체에 전혀 손상이 없었고 체내에서 체외로 이동한 것뿐이었다.

“다시 한번!”

목진이 다시 외쳤다.

슉!

흐릿한 칼이 다시 목진의 몸을 베자 또 한 갈래의 혈광이 체내에서 분리되었다.

흐릿한 칼은 영광 파편이 되어 부서졌고 목진은 옆에 나타난 두 갈래 혈광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이는 꿈틀거리며 늘씬한 소년의 모습을 이뤘다.

한 사람은 검은색 도포를, 다른 사람은 하얀색 도포를 입었는데 두 사람 모두 훤칠한 얼굴에 눈동자가 검은색이었다. 게다가 목진과 똑같은 기운과 강대한 영력을 내뿜었다.

두 사람 모두 진정한 지지존이었다.

목진은 자신과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을 보더니 생긋 웃으며 인사를 나눴다.

“난 목진이라고 해.”

이에 검은색 도포를 입은 소년과 하얀색 도포를 입은 소년도 미소를 지었다.

“난 목진이라고 해.”

“난 목진이라고 해.”

똑같이 생긴 세 사람이 인사를 나누는 장면은 무척 괴이했고 그 모습을 보던 구유, 만다라는 깜짝 놀랐다.

두 여인은 세 사람이 내뿜는 기운과 실력이 똑같아 옷을 다르게 입지만 않았어도 목진의 본체를 알아보지 못했을 것이다.

“이건 하위 지지존이 세 명 있는 거나 다름없는데…….”

구유는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이제 누구든 목진을 상대하려면 세 명의 하위 지지존을 상대해야 할 것이다.

또한, 세 명의 목진이 협력하면 다른 하위 지지존 세 사람이 협력한 것보다 훨씬 강할 것이다. 혼연일체인 세 명의 목진의 합동 공격은 완벽하기 때문이었다.

“절세 신통은 역시 엄청나군.”

구유는 그저 목진이 부러울 뿐이었다.

목진도 이내 감탄하며 자신의 두 분신을 바라봤다. 두 사람은 영력으로 이뤄진 령영이 아니라 살아 숨 쉬는 사람이나 다름없었고 목진의 실력과 무한의 잠재력까지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세 사람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건 목진의 본체였다. 두 분신은 비록 독립적인 개체지만 본체를 돕고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분신은 사라지면 그만이지만 목진의 본체가 죽으면 두 분신도 따라서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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