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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57화 (756/1,000)

757화. 천제의 가르침

그때 천제께서 다가와 목진이 이룬 두 분신을 힐끗 보더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분신을 이루긴 했지만 아직 많이 흐릿하구나. 열심히 수련해야겠다.”

이에 목진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일기화삼청 수련에 성공한 것은 모두 천제의 진령관정을 받았기 때문인데 이로 인해 수련 시간이 단축되긴 했지만 이룬 분신이 불안정하다는 폐단이 있었다.

“네 두 분신을 천지에 넣어 두거라. 그럼 천지에서 수련하면서 기반을 단단히 할 수 있을 거란다.”

천제께서 아래쪽 천지를 가리키며 한 말에 목진은 흠칫 놀랐다. 상고의 천궁이 위치한 공간은 불안정해 일단 떠나면 다시 들어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런데 천제께서는 목진의 마음을 꿰뚫어 본 듯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네가 천제검을 장악하면 언제든지 상고의 천궁에 드나들 수 있고, 이 공간을 장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말에 목진은 깜짝 놀랐다. 현재 상고의 천궁은 사람 하나 없는 공간이었지만, 그 속에 들어 있는 보물은 엄청났다.

천지만 봐도 알 수 있지 않은가? 더구나 상고의 천궁에는 진정한 보물인 장경루가 있었다.

어떤 세력이든 상고의 천궁을 수중에 넣으면 멸망하지 않는 이상, 분명 대성할 것이다.

목진은 상고의 천궁의 가치를 잘 알고 있어 천제의 말에 순간 말문이 막혔다. 설마 천제께서 상고의 천궁을 되살리라고 하시는 건가? 정말 그런 거라면 목진은 얼마든지 그럴 마음이 있었다. 천제께서 무려 상고의 천궁을 주신다는데 이 엄청난 은혜를 갚지 않을 수 없었다.

“상고 천궁의 시대는 지나갔으니 되살릴 필요는 없단다. 난 이곳이 소리소문없이 사라지는 것보다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것이 좋을 것 같아 그런 거란다. 하지만 네가 상고의 천궁을 장악하더라도 장경루에 들어가려면 여전히 그의 허락을 받아야 한다. 녀석은 고집이 아주 세기 때문이지.”

천제께서 미소를 지으며 말씀하셨다.

그때 만다라도 구유와 함께 다가오더니 천제의 말에 흠칫 놀랐다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얼른 받거라. 나한테 고마우면 언젠가 역외족이 다시 찾아왔을 때, 최선을 다해 싸우거라.”

천제의 말에 목진은 공손하게 천제검을 받고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다.

“그날이 오면 목숨을 걸고 대천세계를 지키겠습니다.”

역외족은 대천세계의 천적이라 천제가 아니었어도 목진은 앞장서서 나설 것이다. 대천세계가 녀석들한테 넘어가면 이곳 사람들은 죽을 수밖에 없으니 말이다.

이에 천제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갔다.

“천제검은 나를 따른 지 오래되었는데 일전에 관정하느라 대부분의 힘을 소모했다. 남은 힘으로 두 번 정도 더 사용할 수 있을 거란다. 그러니 함부로 사용하지 말거라. 언젠가 네가 천지존경에 이르면 녀석한테 다시 힘을 부여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구나.”

목진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천제검의 위력을 보니 고급 성물을 넘은 엄청난 성물인 것 같았다. 비록 대부분의 힘을 소모했지만 나머지 힘만으로도 상위 지지존한테 엄청난 위협이 될 것이다.

“그리고 일기화삼청을 수련하는 데 성공하긴 했지만 이건 아직 시작일 뿐이란다. 해당 신통은 각각 삼분경(三分境), 삼합경(三合境), 삼신경(三神境)의 세 가지 경지로 나뉘는데 넌 삼분경의 문턱을 막 넘었을 뿐이란다. 언젠가 두 분신을 다시 본체에 융합하면 삼합경에 이를 것이고 그때가 되면 엄청난 실력일 지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삼합경은 나도 알아내지 못한 거라 스스로 노력해야 한단다.”

천제의 말에 목진은 몰래 혀를 내둘렀다. 일기화삼청은 역시 절세 신통 답게 가르고 합치는 술법이 오묘하기 그지없었다. 그는 문득 삼신경은 얼마나 강대할지 궁금해졌다.

“허허, 일기화삼청이 오묘하긴 하지만 이것에만 집중하면 안 된다. 네가 수련한 불후금신의 위력도 상당하지만 아직 깨달은 바가 적어 진정한 위력을 끌어올리지 못하기 때문이지. 너는 불후금신을 수련한 지 얼마 안 되어 불후신문을 두 갈래밖에 만들어내지 못했지만 난 이전에 999갈래를 만들어냈고 그 위력은 고급 성물과 비슷했단다.”

목진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그는 불후신문 두 갈래도 겨우 만들어냈는데 천제께서는 무려 999갈래나 만들어내셨다니.

“두 번째 신통은 불후지련(不朽之蓮)이고 세 번째 신통은 불후생사변(不朽生死變)이란다. 그런데 이 두 가지 신통은 스스로 느끼고 발굴해내야 하는지라 아무리 나라도 도움을 줄 수 없구나.”

“불후지련…… 불후생사변…….”

목진은 그 말에 중얼거리더니 이내 미소를 지었다.

모든 걸 천제의 도움으로 해내려 한다면 그건 계승자가 너무 무능하단 소리가 아닌가? 목진은 스스로 불후지련과 불후생사변을 깨달을 날이 올 거라 확신했다. 그때가 되면 그는 불후금신의 힘을 완전히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다.

목진은 순간 무언가 떠올라 머뭇거리다가 질문을 던졌다.

“그런데…… 어떻게 해야 불후금신의 진화를 마칠 수 있나요?”

불후금신의 최종 진화체는 대천세계에 얼마 남지 않은 원시법신 중 하나인 만고불후신이었다.

이에 천제도 멈칫하더니 이내 정색하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언젠가 네가 불후금신의 수련을 마치고 최종 진화체에 관심이 있으면 마하고족(摩訶古族)을 찾아가거라. 마하고족은 만고불후신의 수호자란다. 마하고족은 대천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족 중 하나로 부도신족 등 종족처럼 실력이 가늠이 안 될 정도로 뛰어나단다. 그러니 만고불후신의 수련법을 얻고 싶으면 적어도 천지존에는 이르러야 할 것이다.”

“마하고족이라…….”

목진은 천제께서 언급하신 다른 종족의 이름에 흠칫 놀랐다.

“부도…… 신족?”

그는 가슴팍을 어루만지며 어머니께서 남기신 공법을 떠올렸다. 그것은 바로 대부도결이었다.

“부도…… 신족?”

목진은 순간 표정이 복잡미묘해졌다. 그는 문득 자신이 수련한 대부도결이 해당 종족과 연관이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만약 그의 예상이 맞는다면 어머니를 가둔 범인도 부도신족일 것이다.

목진은 그제야 영진 대종사로 실력이 천지존에 이르신 어머니께서 갓 태어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떠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는 비록 부도신족에 대해 잘 모르지만 대천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종족 중 하나로 불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그 실력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었다.

그 정도 세력이라면 일반 천지존이라도 감히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어머니께서 괜히 대부도결을 함부로 선보이지 말라고 하신 것이 아니군. 이건 다 부도신족이 눈치챌까 봐 그런 게 분명해. 저들이 일단 눈치를 채면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를 일이야.”

목진은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목진은 여태껏 대부도결을 깊게 수련하지 않았고 누군가 알아볼까 봐 선보이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는 아직 어머니를 구해낼 만큼 강해지지 못했고 자신 때문에 어머니께 불필요한 번거로움은 더해 드리고 싶지 않았다.

이에 천제께서는 목진이 마하고족에 가야 만고불후신을 획득할 수 있다는 말에 걱정되어 안색이 어두워진 줄 알고 미소를 지으며 말을 건넸다.

“그렇게까지 걱정할 필요는 없단다. 마하고족이 만고불후신의 수호자이긴 하지만 그 주인은 아니란다. 원시 법신은 스스로 주인을 택하기 때문이지. 언젠가 자신이 생기면 가서 시도해 보거라.”

“대신 실력을 충분히 쌓아야 할 거란다. 안 그럼 마하고족에는 가지 않는 걸 추천한다.”

천제가 이내 정색하며 건넨 말에 목진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역시 마하고족에서 만고불후신 같은 진귀한 법신을 얼마나 귀하게 여길지 짐작하고도 남았다.

해당 법신을 탐내는 사람은 항상 있기 마련이었고, 그 상대가 마하고족 사람이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외부 사람이면 취하기 훨씬 어려울 것이다.

이건 실력을 제대로 갖춰야 상대할 수 있는 일이었다.

“선배님은 만고불후신을 수련하지 않으셨나요?”

목진이 흥미진진한 얼굴로 물었다. 천제께서 불후금신을 수련하셨으니 만고불후신을 수련할 자격은 충분했다.

마하고족의 실력이 강대하긴 하지만 천제와 상고의 천궁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천제께서 찾아가시면 만고불후신을 획득할 가능성이 있었을 것이다.

이에 천제께서는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절레절레 젓더니 아쉬운 듯 답했다.

“나도 그러고 싶었는데 그때, 만고불후신은 주인이 있었단다.”

“네?”

목진은 흠칫 놀랐다. 천제 같은 사람마저 만고불후신을 획득하지 못했다니, 만고불후신의 주인은 도대체 누구였단 말인가? 도대체 누구였기에 무려 천제께서 원시법신의 쟁탈 자격을 스스로 포기했단 말인가?

“허허, 그 사람은 참으로 대단했단다. 그해, 그도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 중 한 사람으로 나보다 실력이 더 강했단다. 나도 만고불후신을 수련하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지. 만고불후신의 수련에 성공했다면 구시천마제 따위는 절대 나를 죽이지 못했을 거란다.”

목진은 천제의 눈빛에서 처음으로 경외의 뜻을 읽었다.

천제마저 인정한 사람이라면 분명 대단한 존재일 터, 목진은 그 사람이 더 궁금해졌다.

“그 사람은 누군가요?”

“다들 그 사람을 불후대제(不朽大帝)라고 불렀단다. 그 역시 역외족을 상대한 대천세계의 수령 중 한 사람인데 혼자서 역외족 10위권에 든 천마제를 여러 명 죽였단다.”

“불후대제라…….”

목진은 오래된 기운으로 가득 찬 이름을 되풀이했다. 보아하니 만고불후신에서 비롯된 이름인 것 같았다. 불후대제는 만고불후신 덕분에 최정예급 강자로 대천세계에서 유명해진 모양이었다.

천제의 말에 목진은 만고불후신에 대한 기대가 더 커졌다.

“만고불후신은 아직 너한테 먼 미래의 일이니까 지금은 불후금신의 수련에 집중하려무나.”

천제의 당부에 목진은 공손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목진은 바로 만고불후신을 수련하고 싶었지만 그건 아직 불가능한 일이었다. 지금 그의 실력으로는 만고불후신 앞에 세워놔도 수련에 성공하지 못할 것이다.

한편, 흐릿했던 천제께서 전보다 훨씬 투명해지자 목진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천제께서 이 세상에 남긴 마지막 령영이 곧 사라질 것 같았다.

옆에 서 있던 만다라도 더 시무룩해졌다.

정작 천제께서는 호탕하게 웃으며 만다라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목진은 미래가 기대되는 아이이니 네 도움이 필요하다고 하면 최선을 다해 도와주거라.”

이에 만다라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만다라는 내가 직접 키워 친딸처럼 생각하는 아이이고, 너는 나의 계승자이니 선배님이라고 불러야겠구나.”

천제의 말에 목진은 머쓱하게 웃으며 머리를 긁적였다. 그는 여자아이의 모습을 한 만다라를 선배님이라 부르자니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하지만 천제께서 딸 같은 만다라를 잘 보살펴주십사 부탁하시는 거라 여기고 생긋 웃으며 만다라를 바라봤다.

“선배님, 앞으로 잘 부탁해요.”

시무룩해졌던 만다라는 목진의 말에 입꼬리를 씰룩거리더니 그를 괜히 한번 쏘아봤는데 우중충해졌던 기분이 한결 나아졌다.

천제께서는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만다라는 성격 때문에 친구가 거의 없었는데 목진과는 각별한 사이인 듯했다. 목진은 비록 지금은 실력이 미흡하지만 언젠가 대천세계의 거장이 되면 만다라를 충분히 보호할 수 있을 것이다.

“대천세계가 지금은 평화롭지만 역외족은 여전히 이곳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단다. 지난번에 녀석들이 싸웠던 것으로 보아 여력이 충분해 보인다. 다음번에 다시 찾아오면 파멸의 공격을 할 것이니 잘 대처해야 한단다. 대천세계는 이제 너희한테 맡기마.”

천제께서 가볍게 한숨을 쉬며 한 말에 목진과 만다라, 구유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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