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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62화 (761/1,000)

762화. 목부 설립!

북계는 상고의 천궁의 여파가 가시자마자 목부의 설립으로 다시 떠들썩해졌다.

북계를 휘어잡았던 북계 연맹이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목부가 되었을 줄은 아무도 몰랐다.

더구나 목부의 주인이 실력 최강자인 만다라가 아니라 목진이었으니 말이다.

북계 강자들은 목진을 모르지 않았다. 그는 몇 년 사이, 북계 젊은이 중 최강자가 되었고 상고의 천궁에서 나온 뒤로 천라대륙 젊은이 중 최강자가 될 기미도 보였다.

이에 다들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노참들은 목진이 한 세력의 주인이 될 자격까지는 없다고 여겼다.

하여 다들 목부를 좋게 보지 않았다.

그러나 북계의 정예 세력이었던 천현전, 만성산, 유명궁 등이 바로 목부에 가입하고 목진을 주인으로 모신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다들 다시 한번 경악했다.

이 소식에 북계뿐만 아니라 천라대륙의 정예 세력들마저 화들짝 놀랐다. 새로운 세력 목부는 하위 지지존 여섯 명에 지지존 원만급 강자 한 명을 지닌 엄청난 세력이었다.

이 정도면 북계에서는 물론이고 천라대륙에서 놓고 봐도 최정예급 세력이었다.

천라대륙의 패주 세력들은 논쟁이 많은 북계에 묵직한 세력이 없어 늘 무시하곤 했다. 북계가 외부인을 배척하지만 않았더라면 기타 정예 세력들은 몰래 사람을 파견해 북계를 집어삼키려 했을 것이다.

그런데 말이 많던 북계에 드디어 묵직한 세력이 생겼고 여러 정예 세력들이 가입해 목부는 이미 북계의 패주가 된 거나 다름없었다.

목부는 이를 기반으로 천라대륙에서 경쟁할 자격이 생겼으니, 몇 년만 지나면 분명 목부는 더 큰 세력으로 성장할 것이다. 그러다 천지존급 실력자까지 확보하면 천라대륙의 패주가 되어 대천세계의 엄청난 세력으로 거듭나 억만의 생명을 장악하고 무궁무진한 자원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을 것이다.

* * *

목부의 본부는 당연히 대라천에 세웠고 북계의 모든 세력의 우두머리들은 물론이고 북계 주변 지역 세력들까지 구경하러 왔다.

목부를 세우면 북계는 자기만의 뒤뜰이 생기는 거나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그들이 지금까지 여러 정예 세력들과 싸우며 살아남았다면 이젠 목부한테만 잘 보이면 되었다.

한편, 목진은 대라천 대전 앞에 뒷짐을 쥐고 서서 앞쪽에 놓인 거대한 광장을 바라봤다. 지극히 넓고 큰 광장에는 질서정연하게 선 사람들로 가득 찼다.

그들은 대라천역, 유명궁, 만성산 등 세력들로 이제는 목부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하나같이 경외의 눈빛으로 목진을 쳐다봤다. 다들 지금부터는 자신이 눈앞에 서 있는 청년을 모셔야 한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때 바람이 거세게 불었고 광장이 조용해지자 구경하러 온 세력의 우두머리들은 그 엄청난 기세에 흠칫 놀랐다.

그들은 목부가 북계의 패주가 될 거란 걸 바로 알아챘다.

계단 위에 서 있던 목진은 사람들의 경외의 눈빛에 이내 감탄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그는 구유궁의 통령일 뿐이었는데 지금은 북계의 패주가 되었다.

목진은 세력을 장악하는 것에 관심이 없었지만 자신의 엄청난 변화에 가슴이 벅차올랐다. 그 변화로 성장 과정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

어린 새는 드디어 날개를 펼치고 하늘을 훨훨 날 수 있게 되었다.

목진이 비스듬히 고개를 돌려 보니 구유가 늘씬한 몸매가 드러난 검은색 옷을 입고 옆에 서 있었다. 그녀는 눈을 마주치더니 생긋 웃었다.

구유는 막 지존경에 이른 앳된 목진을 북계에 데려와 열심히 보살폈는데 몇 년 사이 빠르게 성장해 구유보다 먼저 지지존경에 이르러 목부의 주인이 되었다.

구유는 그때부터 목진이 보통 인물이 아니란 걸 알았지만 성장 속도가 이렇게까지 빠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

자신을 졸졸 따라다니던 소년이 이제는 엄청난 강자의 기백을 갖추기 시작했다.

구유는 머지않은 미래에 목진이 대천세계의 정상에 올라 염제, 무조 등 최정예급 강자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거라 확신했다.

쿵!

그때 갑자기 오래된 종음이 울려 퍼졌고 목진이 앞으로 나서서 손을 휘두르자 위쪽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그 속에서 산맥과 하천이 모습을 드러냈다.

쿵!

이와 동시에, 놀라울 정도로 웅장한 영력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대라천은 워낙 영력이 그윽해 수련 성지로 유명한데 목진이 낸 공간 균열 때문에 영력이 훨씬 짙어졌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정신을 차리고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공간 균열을 쳐다봤다.

“저것이 상고의 천궁이란 말인가?”

“목부가 정말 상고의 천궁을 수중에 넣었다니…… 인제 목부가 강해지는 건 시간 문제군!”

“유천도, 유명궁 궁주 등이 모든 걸 포기하고 목부에 가입할만했네.”

* * *

상고의 천궁의 등장에 천현전, 유명궁, 만성산의 정예 강자들은 이내 화색이 되었다. 그들은 이제 상고의 천궁에 들어가 수련할 자격을 획득한 거나 다름없었다.

이건 그들한테 정말 좋은 일이었다. 천라대륙 전체를 훑어봐도 상고의 천궁 같은 수련 성지는 또 없을 것이다.

“앞으로 목부 제자들은 전부 천궁에 들어가 수련할 수 있다. 실력이 뛰어나 장경루의 인정을 받으면 지존법신, 신통, 심지어 대신통도 마음껏 고를 수 있을 것이다.”

그때 목진의 맑은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고맙습니다, 부주님!”

목진의 말에 대라천역, 천현전, 유명궁 등 사람들은 활짝 웃으며 한쪽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리며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심지어 구경하러 온 다른 세력 사람들도 상고의 천궁이 탐났다. 무려 대신통까지 내세우다니, 이 정도면 지지존도 탐낼 만했다.

만약 다른 사람이 이런 말을 했으면 다들 분명 믿지 않았을 텐데 그 상대가 상고의 천궁을 수중에 넣은 목진이었으니 믿지 않을 수 없었다.

한편, 사람들의 반응에 목진은 몰래 혀를 내둘렀다. 대신통은 자신마저 탐나는 물건이었고 그는 아직 그 정도 등급의 신통은 한 가지도 얻지 못했다. 그런데 상고의 천궁의 신통들은 전부 장경루에 있어 아무리 그라도 강제로 획득할 수는 없었다.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뒤, 목진이 다시 옷깃을 휘날리자 상고의 천궁에서 한 갈래 빛이 솟구쳐 아래쪽 산맥에 내려앉더니 거대한 석문으로 변했다.

“저건 등용문으로 앞으로 목부에 가입하고 싶다면 반드시 저 문을 통과해야 한다. 저 문을 통과해야 목부 제자로 인정할 것이다.”

앞으로 목부에 들어오고자 하는 사람이 점점 늘어날 것이다. 그렇다고 목진은 그들을 전부 받고 싶지는 않았다. 그건 목부에 좋을 게 없었다.

등용문이 있으면 실력 미달자들은 바로 탈락할 수 있고, 통과한 사람 중에서 성품이 안 좋은 사람들만 골라내면 될 것이다.

이렇게만 하면 목부는 반드시 천라대륙의 신흥 강자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현명하십니다, 부주님!”

목부에 가입한 세력 중 일부는 썩 내키지 않았는데 대부분은 목진의 현란한 수단에 진심으로 탄복했다. 더구나 앞으로 목부에 가입하려면 시험을 봐야 한다는 생각에 우월감이 생겼을 뿐 아니라 자신들은 번거롭게 시험을 치지 않아서 미리 가입하길 다행이라 생각했다.

목진은 무릎을 꿇고 자신한테 인사를 올리는 사람들을 보고는 깊게 숨을 내뱉으며 고개를 들어 저 멀리 하늘을 바라봤다.

이제 목부를 설립했으니…….

목진은 드디어 그곳에 갈 수 있었다.

거침없는 목부의 설립 의식은 북계와 천라대륙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는 서서히 서막을 내렸다. 그런데 다들 목부가 지역을 대거 확장하지 않고 북계를 지키려는 듯 조용해지자 적잖게 놀란 한편, 왠지 시름이 놓였다.

사실 목부의 최정예 전력인 목진, 만다라는 목부를 떠나 소서천계로 향하고 있었다.

* * *

천라대륙의 중심 지역, 천양성(天陽城).

도성의 중심에 거대하기 그지없는 전송 영진이 우뚝 솟아올랐다. 이는 천라대륙에서 가장 멀리 전송할 수 있는 전송 영진으로 멀리 가려면 반드시 사용해야만 했다.

또한, 영진 밖에 수많은 빛이 얽히고설킨 것이 유난히 눈부시고 현란한 것이 하늘을 아름답게 물들였다.

그때 여섯 사람이 영진 밖에 나타났는데 그 우두머리는 유난히 젊은 소년으로 흥미진진하게 거대한 영진을 바라보며 혀를 내둘렀다.

“이곳의 전송 영진은 제법이군. 종사급 영진 못지않아.”

그는 다름 아닌 목진으로 며칠 전, 북계를 떠나 천라대륙에서 가장 멀리 전송할 수 있는 전송 영진 앞에 도착했다.

“이 영진은 고급 영진 종사가 만들었다고 들었는데 가치로 따지면 적어도 지존영액 수억 방울은 된대.”

목진 옆에 서 있던 만다라도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전송 거리가 멀수록 전송 영진에 필요한 재료가 진귀해 만들어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고급 영진 종사를 모시는 것도 일정한 대가를 치러야만 했다.

“허허, 부주의 천부적 재능으로 머지않아 북계에도 이러한 전송 영진을 칠 수 있을 것이네.”

목진 뒤에 서 있던 유천도가 생긋 웃으며 말했다.

그들은 목진의 새로운 신분을 받아들여 이제 그를 부주라 부르는 것에도 전혀 어색함이 없었다.

이에 목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당신이 지존영액 2억 방울을 준다면 난 북계를 위해 얼마든지 전송 영진을 칠 수 있답니다.”

유천도는 바로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씁쓸하게 웃었다. 지존영액 2억 방울은 그를 팔지 않고서야 천현전을 탈탈 털어도 턱없이 부족할 양이었다. 그 정도 양이라면 중급 성물마저 살 수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사람들은 유천도가 시무룩해지자 피식 웃었다.

목진은 소서천계에 사람을 많이 데려가지 않았다. 만다라를 제외하면 유천도, 유명궁 궁주, 요제, 천사로귀 등 하위 지지존 네 명밖에 없었다.

그리고 듬직하면서 세심한 만성산의 만성노조는 목부에 남겼다. 목부는 새로 세운 지 얼마 안 된 세력이라 적어도 지지존 한 명은 남겨둬야 했다.

이번에 구유는 따라나서지 않았다. 실력이 지지존에 이르지 않으면 낙신족에 가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이에 그녀는 목부에 남아 천지의 힘으로 최대한 빨리 지지존경에 이르기 위해 수련하기로 마음먹었다.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 한 명과 하위 지지존 다섯 명 정도면 천라대륙에서 마음껏 다닐 수 있을 것이다.

“여기서 출발하면 수십 개의 대륙을 건네야 하는데 전력을 다해 전진해도 서천대륙(西天大陸)의 소서천계까지 가는 데는 보름 넘게 걸려.”

만다라가 작은 목소리로 목진한테 말을 건넸다.

“시간이 없군.”

목진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얼른 떠납시다.”

이에 다들 고개를 끄덕이더니 함께 거대한 전송 영진에 뛰어들었다. 이에 목진이 지존영액 수만 방울을 꺼내 전송 영진 중심에 주입했고 만다라는 전송 좌표를 공간 나침반에 적었다.

순간, 전송영진에서 눈부신 영광을 발하더니 공간이 일그러지며 공간 소용돌이를 형성해 목진 등을 꿀꺽 삼켰다.

영광이 사라지자 목진 등은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 * *

서천대륙은 드넓은 대천세계의 서쪽에 있는 오래된 대륙으로 천라대륙과는 비교가 안 되겠지만 배양한 정예급 강자의 양으로 따지면 서천대륙이 더 많을 것이다.

대천세계의 서천대륙에서는 과거와 현재, 두 명의 위대한 인물을 배출했다.

그중 하나는 상고 시기, 대천세계에 제일가는 미인인 낙신으로 역외족조차 알 정도로 명성이 자자했다. 게다가 수많은 사내가 그녀를 좋아했다.

낙신은 미모뿐만 아니라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이기도 했다. 그녀의 강대함과 아름다움은 만 년도 넘게 지난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다.

그리고 지금의 서천대륙에 엄청난 세력이 존재하는데 대천세계에 널리 알려진 이름이 있으니 바로 서천전전(西天戰殿)이었고, 그 주인은 바로 전황이었다.

그는 진정한 천지존이었다.

서천전전의 전쟁의 황의 위엄을 따라갈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는 대천세계에 전해진 서천전황에 관한 말인데 과장된 바가 있긴 하겠지만 충분히 그 실력과 위엄 넘치는 모습을 엿볼 수 있었다.

서천전황 덕분에 서천전전도 대천세계의 엄청난 세력으로 거듭났고 서천대륙뿐만 아니라 주변의 일부 대륙까지 그를 주인으로 모셨다.

서천전황은 대천세계 서쪽 지역의 패주나 다름없었다. 수많은 세력, 종족과 생명이 그 휘하로 들어왔다.

그러나 서천전황은 세력들 사이의 싸움에 끼어들지 않았는데, 꼭 거인이 개미들의 다툼을 개의치 않는 것 같았다.

하여 서천대륙에는 엄청난 세력이 있긴 했지만 이 구역 사람들은 늘 싸움을 벌였다. 어찌 보면 서천대륙은 천라대륙보다 훨씬 혼잡하고 시끄러웠다.

천지존이야말로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라 서천전황이 있는 한 서천대륙의 규칙은 바뀌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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