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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95화 (794/1,000)

795화. 정예 대결

영전자는 돌풍처럼 휘몰아치는 영력을 주위에 휘감은 채 드넓은 바다 위에 서 있었고 두 팔에 새겨진 전문에서 눈부신 빛을 발하는 것이 꼭 불패의 전쟁의 신 같았다.

그는 단번에 날려버린 현무 전령과 빠르게 무너져가는 영진을 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이것밖에 안 된다면 정말 실망이군.”

그런데 목진은 여전히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눈빛이 조금 어두워졌을 뿐이었다. 영전자는 확실히 그가 만난 상위 지지존 중 가장 강한 사람이었다.

영전자는 아마 현재 상위 지지존 정상에 이르렀을 것이고 머지않아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를 것이다.

“역시 서천전황의 친전 제자는 남다르군.”

목진은 이리 중얼거리더니 고개를 들고 히쭉 웃으며 영전자를 바라봤다.

“나한테 다른 수단이 있는지 알고 싶으면 직접 확인해봐야 할 것이네. 대신 당신을 실망시키지 않을 자신이 있네.”

영전자도 대단하지만 목진도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었다. 오늘의 대결이 누구의 승리로 끝날지는 아무도 모르는 일이었다.

“과연 그럴까? 하긴, 그래야 싸우는 재미가 있지.”

쿵!

영전자는 말을 마치자마자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바로 목진 앞에 나타나 주먹을 휘둘렀는데 팔에 새겨진 수많은 전인에서 눈부신 빛을 발하며 주위의 공간이 산산이 부서졌다.

그러나 목진은 상대방의 강력한 공격을 피할 생각이 없었다. 상위 지지존 정상의 영력이 얼마나 강한지 느껴보고 싶었다.

이에 그는 체내의 웅장한 영력을 전부 수정 부도탑을 통해 수정 영력으로 전환한 뒤, 주먹을 힘껏 휘둘렀는데 주먹에서 수정의 빛을 발하더니 수정 장갑을 이뤘다.

쿵!

그러다 두 사람의 주먹이 힘껏 부딪치자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파동이 휘몰아쳐 주위 만 장 범위의 나무가 무너졌다. 목진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뒤로 수천 장 정도 물러나서야 간신히 멈춰 섰는데 찌릿한 손을 주무르며 영전자를 노려봤다.

“참 강력한 영력이군. 이것이 바로 상위 지지존 정상의 영력이란 말인가?”

영전자도 뒤로 수십 보 물러났는데 목진과 비교하면 훨씬 태연해 보였지만 눈빛은 훨씬 많이 흔들렸다.

목진은 그의 공격에 수천 장 정도 튕겨 나갔지만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다 고개를 숙여 주먹을 보니 주먹에 수정의 빛이 번쩍이고 있었다. 이건 목진의 영력으로 일전에 주먹이 맞닿을 때 자연스레 팔에 스며든 모양인데 수정 영력이 닿은 곳은 전영력마저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다행히 영전자가 신속하게 영력을 끌어올려 수정 영력을 제압하고 물리쳐 큰 타격이 되지는 않았지만, 그의 공격의 위력도 확 줄어들었다.

그는 일전의 공격으로 목진을 쓰러뜨리려 했는데 원하던 바를 이루지 못했다.

“녀석의 영력이 이토록 괴상하다니. 내 전영력마저 영향을 받고 말이야.”

영전자는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중얼거렸다. 그의 전영력은 워낙 특이해 일반 영력보다 훨씬 뛰어났다. 그런데 목진의 영력 때문에 잠시 흐름을 멈췄다는 것은 목진이 수련한 수정 영력이 훨씬 강하단 말이 아닐까?

“흥, 제법이군. 그런데 이것만으로는 대결에서 이길 수 없을 것이네!”

영전자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외쳤다. 비록 목진의 수정 영력은 괴이하기 그지없지만 결국 그는 하위 지지존일 뿐이었다.

“흥미롭군. 자네 영력이 과연 자네를 몇 번이나 구할 수 있을까?”

말을 마친 영전자가 깊게 숨을 들이켜자 팔에 전문이 더 많아지며 체내에서 위험한 기운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에 목진은 흠칫 놀랐다. 영전자가 드디어 진지하게 대결해 임하기 시작했다.

우우!

영전자의 팔에 새겨진 전문의 양이 어느 정도 많아지자 주위에 광풍이 휘몰아치기 시작했고 눈에서 눈부신 빛을 발했다.

그러다 그가 손을 서서히 들자 두 손은 빠르게 팽창해 하늘을 가릴 정도로 커다랗게 변했다.

수많은 전문이 새겨진 거수에 도천의 전의가 모인 것이 꼭 전쟁의 신의 손이 강림한 것 같았다.

천지의 영력이 순간 비등했다.

“대신통, 백만남천수(百萬攬天手)!”

영전자가 차가운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며 거수를 힘껏 쓸어내리자 백옥 광장 주위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다.

“대신통이라니!”

“참 독한 사람일세. 이건 목진을 죽이려고 작정한 것이 아닌가?”

“목진의 처지가 위험해졌네.”

사람들은 영전자의 공격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한편, 백옥 광장 주위의 한 누각의 지붕 위에 앉아서 상황을 살피던 유성진도 거수를 보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는 일전에 영전자와의 대결에서 해당 공격에 큰 타격을 입었었다.

영전자의 거수에 백만 전문이 깃든 데다가 자신의 영력까지 주입해 그야말로 난폭하기 그지없었다. 제아무리 상위 지지존이라도 자칫 잘못하면 그의 공격을 받아내지 못하고 죽을 수 있었다.

“목진아, 녀석의 공격을 받아낼 수 있겠느냐?”

유성진은 거수 아래의 왜소한 소년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목진도 이내 정색하며 하늘을 가릴 만큼 커다란 손을 바라봤다. 그는 영전자가 대신통을 선보일 줄 몰랐다.

“역시 전황의 제자라 그런지 남다르군.”

목진은 이내 감탄했다.

그때 영전자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며 커다란 손을 힘껏 내리찍었다.

쿵!

그의 공격에 아래쪽 대지가 움푹 파였다.

목진은 고개를 들어 상대방의 커다란 손을 바라보며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두 손으로 결인했다.

위잉!

체내에서 강력한 영력이 폭발하더니 뒤쪽에 거대한 그림자를 형성했다.

자금색 빛을 발하는 거대한 금색 그림자는 신비로운 기운을 방출했다.

목진은 영전자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내기 위해 바로 불후금신을 소환했다.

쏴아아!

불후금신은 나타나자마자 커다란 손을 들더니 눈부신 자금색 빛을 발하며 앞쪽에 12갈래의 신비로운 광문을 이뤘다.

잇따라 목진이 인법을 바꾸자 12갈래의 광문은 거대한 용처럼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가 한데 모여 거대하기 그지없는 자금색 우산을 이뤘다.

“불후 신문, 변화무쌍!”

“자금산(紫金傘)!”

목진이 옷깃을 휘날리자 커다란 자금산이 날아가 거수와 부딪쳤다.

쿠쿵!

양자가 부딪치자 뇌명과 함께 커다란 자금산이 움푹 파이더니 곧 부서질 것처럼 위태로웠다.

그런데 우산에서 갑자기 자금색 광문이 나타나더니 신비로운 자금색 빛을 발하며 하늘을 물들였다.

퍽!

움푹 파인 거대한 자금산은 용수철처럼 무서운 힘을 방출해 거수를 튕겨냈다.

쿠쿵!

거수에서 뇌명이 들리더니 표면에 새겨진 전문들이 부서지기 시작했다.

퍽! 퍽! 퍽!

1각도 안 되는 사이, 거수는 빠르게 작아지며 튕겨 나가더니 결국 영전자의 손으로 돌아갔다.

영전자는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손을 파르르 떨며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일전의 공격으로 손에 일부 타격을 입은 듯했다.

“흥미롭군, 아주 흥미로워.”

영전자는 예리한 눈빛으로 목진의 불후금신을 노려보며 중얼거렸다. 이는 목진이 수련한 지존법신으로 한 번도 본 적 없어 신비로운 데다가 범상치 않았다.

“자네 지존법신을 소환하게. 안 그럼 자넨 나를 쓰러뜨리지 못할 것이네.”

목진이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서서 한 말에 영전자는 더는 웃지 못했다. 일전의 대결로 그는 지존법신의 힘까지 더한 목진을 더는 건드릴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녀석의 지존법신을 상대하려면 그도 지존법신의 힘을 사용해야만 했다.

“내게 지존법신을 사용하도록 만들다니, 자넨 오늘 대결에서 패배해도 충분히 대단하네!”

영전자는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잇따라 뒤쪽에서 무한의 빛이 폭발하며 살육의 소리가 울려 퍼졌다.

거대한 그림자가 형태를 이뤘고 무서운 압박감이 형성되었다.

“나타나라, 상고전제법신(上古戰帝法身)!”

영전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주위에 울려 퍼졌다.

쿠쿵!

영전자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도천의 영력이 뒤쪽에 모이더니 살육의 포효와 더불어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형태를 이뤘다.

눈 깜짝할 사이, 거대한 그림자는 점점 더 또렷해졌다. 만 장 크기에 머리에 얹은 세 개의 광구가 부단히 회전했고 녀석의 체내에서 무서운 압박감을 내뿜어 주위의 공간마저 한껏 일그러졌다.

녀석의 지존법상이 모습을 드러내자 서천전성 사람들은 순간 입이 떡 벌어져 경외의 눈빛으로 이를 바라봤다.

다들 영전자가 수련한 지존법상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었다.

상고전제법신은 99등급 지존법신 순위권 중 무려 24위였다.

상고 시기, 전제라 불리는 정예 강자가 전의와 영력을 융합해 전영력을 이룬 뒤로 전투력이 놀라울 정도로 상승했고 이것으로 강자로 가득 찬 상고 시기에서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로 거듭났다고 들었다.

그런데 상고의 전제가 사망한 후, 계승이 중단되었다가 서천전황이 우연히 그 계승을 얻어 빠르게 성장해 천지존의 경지에 이르렀다.

상고전제법신도 상고의 전제가 남긴 지존법신으로 수련 조건이 상당히 까다로워 서천전전의 4대 성자 중, 영전자만 수련에 성공했다. 법신의 위력은 무섭다고 표현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강했다.

무려 24위인 지존법신은 아무나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목진의 지존법신은 무엇이기에 한 번도 본 적 없단 말인가?”

“양자의 지존법신은 거인과 난쟁이의 차이가 아닌가? 싸움이 벌어지면 목진의 지존법신은 바로 무너질 것 같은데…….”

* * *

구경꾼들이 수군대고 있을 때, 왕좌에 앉아있는 서천전황은 미간을 찌푸린 채 광막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그는 영전자의 전제 법신이 아닌 목진의 수백 장 정도밖에 안 되는 자금 법신을 쳐다봤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천지존인 서천전황은 수백 장밖에 안 되는 지존법신에 얼마나 무서운 힘이 깃들었는지 잘 알았다.

“목진의 지존법신이 범상치 않은 것 같군.”

서천전황이 느긋하게 말했다. 그는 해박했지만 목진의 불후금신이 낯익기만 할 뿐, 무엇인지는 도통 기억나지 않았다.

그러나 서천전황은 목진의 신비로운 지존법신이 상고전제법신 못지않다는 것을 확신했다.

“목진은 참 운 좋은 녀석이군. 하긴, 저런 법신을 수련해냈으니 염제가 저리 아끼는 것이지.”

서천전황은 염제를 바라보며 말을 이어갔다.

“지존법신을 보니 영전자와 싸울 힘이 있긴 하겠지만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네.”

목진은 수단이 제법이었지만 실력의 차이가 있었다. 그는 하위 지지존일 뿐이라 상위 지지존 정상에 이른 영전자를 쓰러뜨리는 것이 절대 쉬운 일이 아니었다.

만약 목진도 상위 지지존이었다면 서천전황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을 텐데 그건 어디까지나 만일의 경우일 뿐이었다.

정작 염제는 아무런 말도 없이 미소만 지었다. 그 모습에 서천전황은 괜히 불안해졌다. 염제가 이런 태도를 취할 때마다 목진은 놀라운 필살기를 선보이곤 했기 때문이다.

“녀석한테 더 놀라운 필살기가 있단 말인가?”

서천전황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광막 속 목진을 바라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 * *

“상고전제법신이라…….”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서 있던 목진은 상대방의 지존법상을 보더니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도 영전자가 이렇게 강력한 지존법상을 수련했을 줄 몰랐다.

하긴, 이 정도 지존법상을 수련했으면 일반 상위 지지존은 녀석의 상대가 전혀 안 됐을 것이다.

“상위 지지존 전장에서 지존법신을 소환하게 한 사람은 유성진이 처음이었는데 엄청난 대가를 치렀네. 자넨 또 얼마나 큰 대가를 치르게 될까?”

영전자는 전제법신의 머리 위에 서서 목진을 노려보며 씨익 웃었다.

위잉!

잇따라 전제법신에서 억만 갈래의 빛이 발하더니 하늘에서 모여 전문이 가득 새겨진 실체 같은 장창들을 이뤄 도천의 전의를 방출했다.

장창 하나만으로도 하위 지지존을 죽일 수 있을 정도로 치명적이었는데 억만 개의 양이면 상위 지지존이라도 살길이 없을 것이다.

그 모습이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지존신통, 전모령우(戰矛靈雨)!”

슉! 슉!

영전자가 손가락을 튕기자 억만 개의 장창이 먹구름처럼 하늘을 가르며 날아와 목진과 불후금신의 위쪽에서 폭우처럼 쏟아져 내렸다.

이에 목진이 신속하게 두 손으로 결인하자 불후금신도 신비로운 자금색 빛을 발했다.

“불후의 빛!”

자금색 빛은 얇은 막을 이뤄 불후금신과 목진을 감쌌다.

불후금신은 대일불멸신의 진화체라 방어력이 훨씬 뛰어났고 불후의 빛까지 있어 방어 능력이 더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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