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주재-796화 (795/1,000)

796화. 불후금신 vs 전제법신

탕! 탕!

장창들은 자금색 빛에 닿자 속도가 빠르게 느려지더니 불후금신에 닿기 직전에 완전히 멈춰 섰다.

멀리서 보면 불후금신은 온몸에 장창이 꽂힌 것이 꼭 고슴도치 같았다.

“썩 꺼져!”

목진이 발을 힘껏 구르자 불후금신이 포효했고 실체 같은 음파가 휘몰아쳤다.

퍽! 퍽!

장창들은 다시 영전자한테 날아갔다.

“흥!”

영전자가 한 손으로 결인하자 장창들은 금세 녹아 수많은 전의의 광점으로 변해 주위를 맴돌았다.

쿵!

잇따라 상고 전제법상이 발을 힘껏 구르며 나서더니 불후금신을 향해 홍류 같은 영력을 실은 커다란 주먹을 휘둘렀다.

퍽!

불후금신의 아래쪽 대지는 움푹 파였지만 목진은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었고 오히려 불후금신과 함께 나섰다.

쿵! 쿵! 쿵!

두 거물은 도천의 힘을 실은 채 공간을 부수며 공격을 개시했는데 두 사람의 대결에 대지가 와르르 무너져 수만 장 정도의 거대한 균열이 일었다.

광장 주위에 모여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진의 자그마한 불후금신이 전제법상의 파멸의 공격을 전부 막아내는 것을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전제법신에 깃든 웅장한 힘은 상위 지지존도 받아내지 못할 정도인데 목진의 신비로운 법상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다들 영전자가 전제법상을 소환하면 대결이 바로 끝날 줄 알았는데…… 사람들은 이제야 목진의 신비로운 법상이 전제법상 못지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쿠쿵!

경천의 대결과 함께 두 사람이 지난 곳은 산과 나무를 막론하고 전부 무너졌고 대지마저 움푹 파였다.

쿵!

불후금신과 전제법상은 다시 힘껏 부딪쳤다. 그러자 만 장 정도의 힘의 파문이 일어 주위의 공간이 부서져 수많은 공간 파편이 휘몰아쳤고, 각자 뒤로 튕겨 나가 방대한 몸이 지나간 곳은 전부 부서졌다.

한편, 전제법상의 어깨 위에 서 있는 영전자는 안색이 완전히 어두워졌다. 그는 목진과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싸우게 될 줄 몰랐다.

그의 신비로운 지존법상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상대하기가 어려웠다.

“녀석은 도대체 무슨 지존법신을 수련했기에 내 전제법신과 맞먹는단 말인가?”

영전자는 괜히 화가 났다. 그는 전제법상으로 여태껏 같은 등급의 상대를 이기지 못한 적 없었는데 목진한테 전혀 먹히지 않았다.

“참 괴이한 녀석이군. 최대한 빨리 대결을 끝내야겠어!”

영전자는 눈가를 파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그는 더 이상 목진은 처음처럼 무시하지 않았고, 승패를 가르려면 남김없이 실력을 끌어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이러한 생각에 영전자는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발을 힘껏 구르며 인법을 바꿨다.

그러자 전제법상의 머리에 얹었던 세 개의 거대한 광구에서 눈부신 빛을 발했는데 목진은 그 속에서 전의로 가득 찬 그림자들이 보이는 것 같아 흠칫 놀랐다.

광구에 놀라운 전의를 자랑하는 정예 군대가 숨어있었다.

위잉!

“저건 뭐지?”

목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광구를 살피고는 소름이 쫙 끼쳤다.

스읍.

그는 세 개의 광구에 깃든 사람들이 갑옷을 입고 웅장한 전의를 내뿜은 채 앉아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들은 규모가 상당한 군대였다.

“광구 내부는 자그마한 공간이었군. 이런 엄청난 규모의 군대를 배양하고 있었다니!”

목진은 군대가 꼭두각시가 아닌 것에 다시 한번 놀랐다.

“이것이 바로 전제법신의 비밀이었군!”

“군대를 광구 공간에 숨겨 놓으면 싸울 때, 계속해서 전의를 모아 자신의 영력와 융합해 전영력을 만들어낼 수 있었어!”

목진은 그제야 영전자가 군대를 조종하지도 않았는데 강력한 전의를 유지하는 이유를 깨달았다. 그는 군대를 광구 공간에 몰래 숨겨뒀던 것이었다.

“상고전제법신은 역시 남다르군.”

목진은 이내 감탄했다. 이토록 신기한 지존법신은 처음이었다.

한편, 전제법신의 머리 위에 서 있던 영전자는 목진이 광구 공간을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을 보고 비밀을 알아챘다는 것을 발견했다.

“눈치는 참 빠르군.”

그는 더 이상 숨기지 않고 발을 힘껏 굴렀다. 그러자 세 개의 광구 공간에서 발하던 빛이 사라지고 내부에 숨었던 군사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전의의 공간에는 백만 군사가 숨어있었는데 이들이 나한테 무궁무진한 전의를 제공해준다네.”

영전자가 무덤덤하게 말했다.

그의 백만 군사들은 목진의 도령위, 부마위보다는 못 하지만 수량이 방대할 뿐만 아니라 자신이 따로 만든 공간에서 수련할 수 있어 그들이 이룬 전의는 영전자와 잘 맞아 상위 지지존마저 두려울 정도였다.

“여태껏 전제법신의 비밀을 드러내게 할 정도의 상대를 마주친 적이 거의 없었는데…….”

영전자는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비밀을 알게 된 사람들의 머리는 전부 내 전리품이 되곤 하였네, 자네도 마찬가지일 것이네!”

영전자의 말과 함께 광구 공간에 기든 백만 군사들은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포효하며 강력한 전의를 내뿜었는데 이는 광구 공간을 넘어 모조리 전제 법신에 주입되었다.

잇따라 전제법신의 방대한 몸 표면에도 빼곡한 전문이 나타났고 엄청난 위압감이 형성되었으며 위력이 신속하게 향상되었다.

영전자는 군대의 존재를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인제 더는 그런 걸 고려할 시간이 없어 전력을 다해 백만 군사들의 전의를 쥐어짰다.

전의가 무서운 압박감을 형성하자 아래쪽 대지가 와르르 무너졌고 무성하게 자라난 나무들은 부서져 가루가 되었다.

멀리서 싸우고 있던 나머지 네 사람도 엄청난 압박감에 흠칫 놀라 눈길을 돌렸다.

영검자와 영룡자는 영전자가 하위 지지존일 뿐인 목진을 상대하기 위해 전제법신의 비밀까지 드러낸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서천전황의 제자인 이들은 전제법신이 얼마나 대단한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수련에 실패했고 수련에 성공한 사람은 영전자뿐이었다.

지금껏 영전자가 법신의 비밀을 드러낼 정도의 상대는 하나 같이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를 정도의 정예 강자였는데 이번에는 겨우 하위 지지존일 뿐이라니.

반면, 소모와 초문도 목진이 선보인 실력에 놀라긴 했지만 오히려 안심했다. 그들은 사실 목진과 영전자의 대결이 너무 빨리 끝나 영전자가 이들의 싸움에 개입할까 봐 걱정했는데 보아하니 영전자는 목진한테 제대로 발목이 잡힌 듯했다.

“최대한 빨리 대결을 끝내야 해.”

소모와 초문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었다. 목진이 이들을 위해 애를 쓰고 있으니 최대한 빨리 대결을 끝내고 목진을 도우러 가야 했다.

그들은 아직 목진이 영전자를 홀로 상대할 능력이 없다고 여겼다.

생각을 마친 두 사람은 혼신의 힘을 다해 공격을 개시했다.

“하하, 최대한 빨리 우리를 쓰러뜨리고 저 녀석을 도우러 가고 싶은 건가?”

영검자와 영룡자가 피식거리며 물었다.

“여태껏 맛보기 공격했을 뿐인데 설마 우리의 실력이 이것밖에 안 된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니겠지? 이제 우리의 진정한 실력을 제대로 보여주겠네!”

영검자와 영룡자는 호탕하게 웃더니 더 매서운 반격을 개시했고 네 사람 사이에는 난폭한 영력이 난무했다.

* * *

목진은 멀리서 느껴지는 파동을 무시한 채 영전자와 전제법신에만 집중했다. 영전자가 백만 군사들의 전의를 영력과 융합하자 전제법신은 상당히 무서워졌고, 목진은 전제법신에서 무시무시한 기운을 느꼈다.

영전자는 역시나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였다.

후우.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고는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앉아 두 손으로 결인했다. 포악한 영전자를 상대하려면 그는 반드시 전력을 다해야만 했다.

그와 멀리 떨어져 서 있던 영전자는 목진을 막연하게 쳐다보더니 전제법신의 위력이 한계치에 이르자 바로 나섰다.

녀석이 옷깃을 휘날리자 전제법신의 두 눈에서 만 장의 빛을 발했고 입을 쩍 벌리자 무궁무진한 전영력이 수만 장 정도의 빛기둥을 이뤄 솟구쳤다.

이와 동시에, 전제법신의 몸 표면에 새겨진 전문도 날아올라 거대하기 그지없는 전문에 스며들어 파멸의 파동을 내뿜기 시작했다.

유성진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광막을 바라봤다. 그가 영전자를 상대했을 때, 녀석은 이 수단을 사용하지 않았다. 영전자는 유성진한테 이 방법을 사용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 것이다.

목진은 그가 싸웠을 때보다 훨씬 더 위험한 상황에 부딪혔다. 유성진은 목진이 이 무서운 영진자의 공격에 더는 살아남지 못할 거라 여겼다.

정작 영전자는 대수롭지 않게 서서 목진을 바라보며 서서히 결인했다.

위잉!

잇따라 하늘 높이 솟구쳤던 만 장 정도의 빛기둥이 요동치더니 오래된 기운을 방출하는 거대한 손가락으로 변했다.

무한의 전문이 새겨진 손가락은 실체처럼 나타나 도천의 전의를 내뿜었는데 하늘마저 무서운 듯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영전자는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외쳤다.

“전제신통, 전제유리쇄천지(戰帝琉璃碎天指)!”

“목진, 이번만큼은 반드시 살아남지 못할 것이네!”

쿵!

녀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커다란 손가락이 구름을 뚫고 내려앉았다. 이에 하늘이 무너지고 공간이 부서져 공간 파편이 되어 떨어져 이곳 천지가 파멸에 이를 것만 같았다.

목진이 서 있던 대지도 와르르 무너졌다. 그는 고개를 들어 자신을 향한 커다란 손가락을 보더니 이내 정색하며 숨을 깊게 들이켰다.

위잉!

목진이 인법을 바꾸자 불후금신에 자금색 빛이 미친 듯이 모여 15개의 거대한 자금색 광문이 나타났다.

그러나 목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자금색 광문 15개로는 영전자의 살수를 막아낼 수 없었다.

이에 목진은 체내의 수정 부도탑을 이용해 자신의 영력을 미친 듯이 전환해 더 웅장한 영력으로 만들었는데 체내의 근육이 찌릿해지기 시작했다.

다행히 불후금신에서 다시 자금색 빛을 발하더니 계속 불후 신문을 만들어냈다.

16개…… 18개…… 20개…… 23개!

불후 신문이 23개가 되자 수정의 빛을 발하던 목진의 눈동자도 드디어 어두워졌다. 이는 그가 만들어낼 수 있는 신문의 최대치였다.

“이 정도면 충분할 거야.”

그는 고개를 들어 파멸의 기운을 싣고 추락하는 거대한 손가락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23개의 불후 신문은 불후금신의 가장 강력한 반격이 될 것이다.

“어디 전제법신의 신통이 더 강한지 불후금신의 신통이 더 강한지 봅시다.”

목진이 이리 중얼거리며 마음을 움직이자 23개의 불후 신문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자금색 빛을 발하며 거대한 자금색 손가락으로 변했다.

“불후 신문, 변화무쌍, 불후지(不朽指)!”

목진의 고함과 함께 거대한 자금색 손가락은 신비로운 불후의 기운을 싣고 추락하는 상대방의 거대한 손가락과 힘껏 부딪쳤다.

순간, 시간마저 정지한 것 같았다.

쿵!

신령같이 커다란 두 손가락이 부딪친 순간, 공간은 움직임을 멈춘 것 같았고 천지의 영력은 파멸의 충격에 허무가 될까 봐 사방으로 도망갔다.

쿠쿵!

그때 눈부신 빛이 발하더니 구석구석으로 퍼져나갔다. 이에 백옥 광장 주위에 모인 강자들도 눈이 저린 듯 미간을 찌푸렸다.

쿠쿵!

잇따라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영력 돌풍이 미친 듯이 휘몰아쳐 대지가 쩍 갈라졌고 드넓은 숲은 깔끔하게 파손되었으며 주위의 모든 생기를 앗아갔다.

백옥 광장 주위에 모인 강자들은 그 무서운 파괴력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이 정도의 충격이라면 상위 지지존이라도 바로 죽었을 것이다.

“두 사람 다 괴물이나 다름없네. 상위 지지존과 하위 지지존의 대결이 이렇게까지 무서울 수가!”

상위 지지존 하나가 쓸쓸하게 웃으며 말했다. 목진과 영전자의 대결은 사람들의 예상을 뛰어넘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