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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797화 (796/1,000)

797화. 갑작스러운 변고

“요물이네…….”

사람들은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과연 누가 이번 대결에서 이길까?”

“영전자가 아니겠나? 전제법신은 정말 무섭군. 더구나 그는 백만 군사들의 전의까지 있지 않나? 반면, 목진의 법신은 신비롭긴 하지만 결국 하위 지지존일 뿐이라 대결에서 이기기 어려울 것이네.”

“그거야 모르지…… 목진이 영전자보다 훨씬 무서운 존재인 것 같네. 만약 녀석이 상위 지지존이었다면 아무리 영전자라도 절대 녀석의 상대가 아니었을 것이네.”

그 말에 다들 동의하는 눈치였다. 목진이 선보인 전투력은 정말 놀라웠다. 아직 하위 지지존일 뿐인데 영전자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였으니, 그가 상위 지지존경에 이르면 얼마나 무서울까?

그때가 되면 아마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다들 흠칫하더니 이내 고개를 저었다. 지지존 대원만은 비록 상위 지지존보다 한 단계 높을 뿐이지만 그 차이는 어마어마했다.

지지존 대원만은 천지존과 가장 가까운 존재로 누구 하나 호락호락한 존재가 없었다.

그건 이번 대륙의 후손의 세 전장에 들어간 사람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하위 지지존 전장에 들어간 사람은 수백 명, 상위 지지존 전장에는 이백 명 전후지만 지지존 대원만 전장에는 열 명도 안 되는 사람이 들어갔다.

이것만 봐도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알 수 있었다. 그 정도 실력을 지녔다면 천지존이 건드리지만 않으면 대천세계에서 무적의 존재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여 사람들은 목진이 상위 지지존의 실력으로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는 상대하는 것은 무리라 여겼다.

그 밖에 왕좌에 앉아있는 서천전황과 염제도 파멸의 충격으로 가득 찬 광막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목진은 확실히 예사롭지 않은 소년이군. 그가 수련한 지존법신은 적어도 99등급 지존법신 순위권 중 15위권에는 들 것이네. 역시 녀석이 영전자를 이 정도까지 몰아붙인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서천전황도 불후금신의 대단함을 알아채고 목진의 실력을 인정하기 시작했다.

“지존법신으로만 보면 상고 전제법신은 확실히 뒤처지지.”

염제는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전황은 누가 대결에서 이길 것 같나?”

이에 서천전황은 잠시 고민하다가 답했다.

“이번 대결은 아무도 우세를 차지하지 못하고 무승부로 끝날 것 같네…….”

비록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서천전황은 속 좁은 사람이 아니었다. 염제는 그보다 더 상황 파악을 잘하는 듯했다.

“그런데 목진의 지존법신이 아무리 강해도 실력이 뒤처져 이번 대결로 영력이 다 닳았으니 힘들 것이네. 반면, 영전자한테는 아직 수단이 남아있으니 미안하지만 영전자가 최후의 1인이 될 것 같네.”

서천전황은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말을 이어갔다. 일전의 공격에 놀란 사람들과 달리, 그는 오늘의 결과를 확신하는 듯했다.

“자네 말에도 일리가 있다만…… 목진을 이기기란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네.”

염제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이자 서천전황의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설마 목진한테 또 다른 수단이 있단 말인가!

그럴 리가!

* * *

숨 막히는 긴장함 속에서 미친 듯이 휘몰아치던 영력 돌풍은 드디어 사그라들었고 눈앞이 점차 또렷해졌다.

주위 천 리 범위는 평지가 되었고 대지에 깊숙한 균열이 인 것이 상당히 거슬렸는데 왼쪽에 만 장 정도의 전제법신이 오른쪽에는 불후금신이 서로 마주 보며 서 있었다.

쿠쿵!

순간, 양자는 동시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주저앉았고 밝게 빛나던 법상은 빠르게 어두워졌다. 이는 영력이 대량으로 소모되면 나타나는 현상이었다.

백옥 광장 주위에 모인 사람들은 그 광경에 깜짝 놀랐다. 방금 전 벌어진 파멸의 대결 결과는 무승부였다.

한편 영검자, 소모, 영룡자, 초문도 화들짝 놀라 두 사람을 지켜봤다. 그들도 예상 밖의 결과에 잠시 넋이 나갔다.

아무도 목진이 영전자와 이렇게까지 치열하게 싸울 줄 몰랐다.

“변태 같은 녀석!”

영검자와 영룡자는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중얼거렸다. 목진은 아직 하위 지지존일 뿐인데 그가 만약 상위 지지존이었다면 영전자라도 절대 녀석의 상대가 안 됐을 것이다.

전제법신의 어깨 위에 서 있던 영전자도 안색이 한껏 어두워져 목진을 노려봤다.

놀란 건 구경꾼들뿐만이 아니었다.

“녀석이 수련한 지존법신은 도대체 무엇이기에 이토록 대단하단 말인가!”

영전자는 주먹을 꽉 쥐고 중얼거렸다. 목진이 하위 지지존의 실력으로 그와 이 정도로 싸울 수 있었던 건 신비로운 지존법신 덕분이었다.

그는 금세 마음을 추스르고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봤다.

“나 영전자에게 이런 날이 오다니. 목진, 자넨 확실히 대단하네.”

이에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앉아있던 목진은 조금 창백해진 얼굴로 가볍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고맙네.”

“그런데 지존법신을 움직일 영력은 남았나? 지존법신의 힘도 없이 나를 상대할 수 있겠나?”

“자네 영력도 다 닳지 않았는가?”

목진도 피식 웃으며 묻자 영전자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전제법신의 세 개의 광구 공간을 바라보며 외쳤다.

“전제(戰祭)!”

영전자가 발을 힘껏 구르며 손가락을 깨물어 앞쪽에 괴이한 혈인을 그리자 세 개의 광구에 깃든 백만 군사들이 가슴팍을 때려 피를 토했다.

잠시 후, 그들의 피가 하늘 높이 솟아오르더니 활활 타오르며 웅장한 영력이 되어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 모조리 영전자의 체내에 주입되었다.

쿵!

정혈 영력의 주입에 영전자의 사그라들었던 영력은 폭등해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순간 사색이 되었다. 영전자의 극단적인 방식에 모두 놀란 것이다. 이리하면 그는 상태가 처음으로 돌아가겠지만 백만 군사한테는 엄청난 피해를 주게 될 것이다. 앞으로 그들을 처음부터 다시 배양해야 할 수도 있었다.

보아하니 영전자는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물불을 가리지 않기로 한 것 같았다.

그때 영전자는 혈안이 되어 목진을 노려보며 물었다.

“목진, 인제 무엇으로 나와 싸울 건가?”

“자넨 나와 대륙의 후손 쟁탈전을 겨룰 자격이 없네!”

“그러니 당장 전장에서 물러나게!”

쿠쿵!

영전자의 나지막한 고함이 뇌명처럼 울려 퍼지자 웅장한 영력이 홍류처럼 휘몰아쳐 공간마저 파르르 떨렸다.

영전자는 두 눈에서 눈부신 빛을 발했고 의기양양한 것이 더는 전처럼 허약해 보이지 않았다. 그는 전제라는 기술로 한순간에 몸 상태가 정상으로 돌아와 일전에 소모한 영력도 전부 되찾았다.

그는 전제법신의 어깨 위에 서서 목진을 노려보며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목진은 영력이 다 닳아 더는 위협이 되지 않았다.

백옥 광장 주위에 모여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도 안타까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아무도 영전자가 이럴 줄 몰랐다. 이리되면 무승부로 끝날 상황은 완전히 뒤바뀔 것이다.

“영전자는 참 독하지 않은가? 최후의 1인이 되기 위해 그런 대가를 치르다니 말이야.”

누군가 감탄하며 말했다.

“대륙의 후손이 되면 서천대륙의 힘의 세례를 받을 수 있고 앞으로 천지존이 될 가능성도 커질 텐데, 그걸 위해서라면 백만 군사를 포기하는 건 충분히 가능한 일이 아닌가?”

“이건 이겨도 떳떳하지가 않네. 목진이 하위 지지존의 실력으로 상위 지지존 전장에 들어간 것 자체가 불공평한데 영전자가 이렇게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다니 말이야.”

누군가 목진의 편을 들어줬다. 목진이 일전에 선보인 놀라운 실력에 일부 사람들의 인정을 받아낸 모양이었다.

“이 세상에 절대적인 공평이 어디 있단 말인가? 목진이 여기까지 온 것만 해도 정말 대단하네. 그의 천부적 재능과 실력이라면 앞으로 분명 기회가 있을 것이야.”

* * *

사람들이 수군대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목진을 안타까워했다. 목진이 조금만 더 힘을 냈으면 서천대륙의 상위 지지존 패주인 영전자를 끌어내릴 수 있었을 텐데 말이다.

“인제 더는 기회가 없겠군.”

영검자는 체력을 회복한 영전자를 보더니 히쭉 웃으며 말했다.

이에 소모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는 목진의 전투력에 더없이 놀랐는데 영전자가 이처럼 독한 수단을 사용할 줄 몰랐다.

“우린 괜찮네. 적어도 당신들한테 큰 타격이 되었으니 말이야. 4대 성자 중 대성자란 존재가 하위 지지존과의 대결에서 저 꼴이 되다니, 앞으로 얼굴을 들고 다닐 수나 있겠나?”

소모가 콧방귀를 뀌며 묻자 영검자는 버럭 화를 냈다. 소모의 말대로 영전자가 목진과의 대결에서 이겨도 크게 좋아질 건 없었다. 오히려 목진만 유명해질 것이다.

하위 지지존의 실력으로 이렇게까지 싸운 것만으로도 상당히 놀라운 일이었다.

“사람들이 아무리 뭐라 해도 결과는 바뀌지 않을 것이네.”

영검자가 한기 어린 눈빛으로 소모를 노려보며 말했다.

이와 동시에, 목진도 놀라운 영력을 방출하며 서 있는 영검자를 쳐다보며 몰래 혀를 내둘렀다. 녀석은 확실히 상대하기 버거운 존재였다.

목진은 녀석을 상대하기 위해 필살기를 거의 다 사용했는데도 전혀 우세를 차지하지 못했다. 영전자가 4대 성자 중 1위를 차지한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천지존이 배양한 인물은 역시나 대단하군.”

목진이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별말씀을. 그렇다면 이제 전장에서 나가게.”

영전자가 단호하게 말했다. 그는 더 이상 목진을 무시하지 않았고 빈틈없이 경계 태세를 취했다.

쿵!

영전자는 더 이상 목진한테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아 발을 힘껏 굴러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리며 신속하게 날아올랐다.

이제 대결을 끝낼 시간이었다.

빛이 번쩍이며 웅장한 영력이 휘몰아치더니 영전자는 눈 깜짝할 사이에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앉아있는 목진 앞에 나타났다.

목진의 영력이 다 닳아 불후금신도 한껏 어두워져 더는 움직이지 않았기에 영전자한테 아무런 공격도 하지 못했다.

“전인을 내놓게!”

영전자가 버럭 소리를 지르며 장풍을 쏘자 뇌명과 함께 공간을 가르며 목진의 가슴팍으로 향했다.

겉으로는 반항할 힘이 없어 보였지만 영전자는 만일에 대비해 일단 목진을 제대로 밟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

후우우.

사람들은 목진이 완전히 패배했단 생각에 몰래 한숨을 쉬었다.

그런데 목진은 상대방의 날카로운 장풍에 놀라기는커녕, 오히려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이에 영전자는 왠지 불안해졌지만 바로 체내의 영력을 끌어올려 장풍에 힘을 더 실었다. 목진이 괜히 센 척하는 것인지는 몰라도 이 정도 거리의 영력 위압이면 별다른 수가 없을 것이다.

쿵!

영전자의 장풍은 눈 깜짝할 사이에 목진의 앞쪽에 나타났는데 갑자기 길쭉한 손이 나타나 그의 손을 내쳤다.

쿵!

웅장한 영력 충격에 영전자는 온몸을 파르르 떨었고 그의 장풍은 완전히 무산되었으며 웅장한 영력이 실린 발은 예리한 잔영과 함께 신속하게 그의 가슴팍을 때렸다.

퍽!

공기가 폭발하는 소리와 함께 영전자는 멀리 튕겨 나가더니 지면에 추락해 커다란 구멍을 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사람들은 눈이 휘둥그레졌다가 영전자가 튕겨 나갈 때야 비로소 정신을 차리고 입을 떡 벌렸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이지?”

“목진한테 아직도 이토록 강력한 영력이 남아있었다니!”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 쪽을 쳐다보고는 조용해졌다.

다들 귀신이라도 본 듯 얼굴이 잔뜩 일그러졌다.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앉아있던 목진의 곁에 두 사람이 나타났는데 각각 검은색 도포와 하얀색 도포를 입은 소년으로 웅장하고 강대한 영력 파동을 내뿜었다.

더 놀라운 것은 두 사람이 내뿜는 영력 파동이 아니라 이들이 목진과 똑같게 생겼다는 것이었다.

“이……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저 두 사람은 어찌 목진과 똑같게 생겼단 말인가? 설마 쌍둥이 형제란 말인가?”

“그럴 리 없네, 분명 영력 화신이네!”

“그럴 수가? 목진은 하위 지지존 밖에 안 되는데 어찌 자신과 실력이 같은 영력 화신을 만들어낼 수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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