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98화. 진정한 위력을 선보인 절세의 신통
백옥 광장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고 다들 갑작스러운 변고에 화들짝 놀랐다. 사람들은 이대로 대결이 끝날 줄 알았는데 마지막 순간에 또 다른 변고가 생겼다.
유성진도 깜짝 놀라 광막을 바라봤다. 그는 목진과 똑같게 생긴 두 사람이 그의 쌍둥이 형제라기보다 영력 화신이라고 믿고 싶었다. 하지만 영력 화신의 실력이 왜 이렇게까지 강한지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목진의 영력 화신은 왜 본체와 구별하기 어려울 정도로 진짜 같은 걸까?
한편, 태연하게 왕좌에 앉아있던 서천전황도 깜짝 놀라 자리에서 일어나더니 멍하니 목진과 똑같게 생긴 두 소년을 바라봤다.
다른 사람은 몰라도 천지존인 그는 목진과 똑같게 생긴 두 소년이 영력 화신이 아니라 진짜 사람이란 걸 잘 알았다.
세 명의 목진은 내뿜는 기운이 똑같을 뿐만 아니라 영력 파동도 같고 활력이 차고 넘치는 것이 영력 화신의 탁한 기운이 전혀 없었다.
만약 목진이 소환한 것이 영력 화신이라면 이처럼 생기 돋는 영력 화신을 이루려면 적어도 천지존경에는 이르러야 가능했다. 그런데 목진은 기껏해야 하위 지지존일 뿐이었다.
더구나 천지존이 만들어낸 영력 화신이라고 해도 실력은 본체보다 훨씬 뒤처지는 게 당연했다. 그런데 목진의 영력 화신은 본체와 실력이 똑같았다.
이건 아무리 천지존이라도 해낼 수 없는 일이었다.
이와 동시에, 염제도 고개를 들고 광막 속 목진을 바라보더니 이내 감탄했다.
“녀석, 정말 성공했구나.”
“만 년 만에 일기화삼청이 다시 나타났다.”
그는 목진이 천제의 계승을 받았고 일기화삼청도 전수받은 걸 알고 있었지만 아무나 수련에 성공할 수 있는 신통이 아니란 것도 잘 알았다. 그러나 목진은 결국 수련에 성공했다.
염제는 광막에 비친 세 사람을 보더니 서천전황을 보며 미소를 지었다.
“결국 기적이 나타났나 보군. 허허, 목진을 대신하여 미리 전황에게 감사의 뜻을 전하겠네.”
퍽!
영전자는 움푹 파인 바닥에서 기어 나오자마자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을 바라봤다.
목진이 중요한 순간에 갑자기 어디서 웅장한 영력을 만들어냈는지 도무지 알지 못했다. 그러다 그는 불후금신의 어깨 쪽을 보고는 두 눈이 다시 휘둥그레졌다.
불후금신의 어깨에 똑같이 생긴 사람이 세 명이나 있었다.
목진이 무려 세 명이었다.
“영력 화신이란 말인가?”
영전자는 화들짝 놀라 중얼거리다가 금세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검은색 도포와 흰색 도포를 입은 목진에게서 자신이 상대하던 목진 못지않은 강력한 영력 파동을 느꼈다.
녀석들이 영력 화신이라면 절대 그 정도의 실력자일 리 없었다.
그렇다면 영력 화신이 아니라면 뭐란 말인가? 영전자는 순간 넋이 나갔다.
그때 불후금신의 어깨 위에 서 있던 하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고개를 숙여 영전자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전인을 얻고 싶은 것 같은데…….”
“우리 의견은 물었나?”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말을 이어갔다.
“당신들은 누군가? 여긴 타인의 도움을 받지 못하게 되어 있네!”
영전자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외쳤다.
그는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과 하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의 정체를 알아내지 못해 쌍둥이 형제가 아니면 몰래 도와주러 온 사람들이라고 생각했다.
이에 두 명의 목진은 본체의 어깨에 손을 대고 체내의 영력을 부단히 주입했다. 그러자 본체의 암담해졌던 눈동자는 다시 밝아졌으며 강력한 영력 파동을 방출했다.
목진은 체내의 웅장한 영력 파동을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나 잔뜩 놀란 듯한 표정을 짓고 있는 영전자를 바라보며 말했다.
“보아하니 최후의 승자는 자네가 아닌 것 같군.”
“이런!”
영전자는 영력을 회복한 목진을 보고는 화들짝 놀랐다. 사람들이 수련한 영력에는 자신의 의지가 깃들어 타인의 영력을 흡수해 이용할 수 있을 가능성이 거의 없었다. 그런데 목진은 두 사람이 주입한 영력을 무사히 건네받고 영력을 회복한 것으로 보면 세 사람은 처음부터 하나가 분명했다.
그들은 목진이 몰래 불러온 도우미가 아니라 그가 스스로 만들어낸 분신이었다.
“이게 어떻게 가능하단 말인가…….”
영전자는 아직도 눈앞의 광경이 믿기지 않았다. 이는 목진이 자신과 실력이 똑같은 존재를 두 명이나 더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인데 누구든 그를 상대하려면 수단과 방법이 똑같은 목진을 세 명이나 상대해야 한다는 소리였다.
이러한 생각에 영전자는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목진 한 명을 상대하는 것만으로도 버거워 죽을 지경인데 두 명이나 더 상대하려면 얼마나 더 괴로울까?
“자네한테 이런 수단이 있을 줄은 몰랐네. 무서워 보이긴 하지만 실제로 유용한 지는 모르겠군!”
영전자는 깊게 숨을 들이켜며 간신히 마음을 가라앉혔다.
목진의 수단은 제법 무섭긴 했지만 영전자는 녀석이 일부러 겁주려고 이러는 거라 여겼다.
이에 세 명의 목진이 서로 마주 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말했다.
“그럼 직접 느껴 보게.”
쿵!
말이 끝나는 순간, 세 명의 목진이 동시에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영전자에게 향했다.
영전자도 바로 손을 내밀었는데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치며 손바닥에 모여 용의 형태를 이루더니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세 명의 목진에게 향했다.
쿠쿵!
흑백 목진이 먼저 나서 수정 같은 영력으로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퍽!
대전 쌍방의 공격이 부딪치자 사방에 수정 같은 영력의 빛을 발했고 영전자의 용의 형태를 이룬 영력은 산산이 부서졌다.
“뭐지!”
영전자는 자신의 공격이 바로 무산된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목진이 아무리 수단이 많아도 그는 그저 하위 지지존일 뿐이었다. 그래서 영력 싸움에서 뒤처지곤 했는데 순식간에 오히려 자신이 열세에 처했다.
“젠장, 이럴 수가! 흑백 목진이 하위 지지존이라고 해도 이렇게 쉽게 내 영력 공격을 막아낼 수는 없어!”
영전자는 상위 지지존 정상에 이른 강자였다. 하위 지지존 두 명은 물론이고 몇 명 더 온다고 해도 상대할 수 있을 텐데 두 명의 목진에게는 꼼짝도 못 했다.
“이럴 때일수록 방심하면 안 되지 않나?”
목진이 어느새 뒤쪽에 나타나 가볍게 웃으며 주먹을 휘둘렀다.
“사신마권!”
순간, 영력이 폭발하고 살신성인의 기세가 휘몰아쳤다. 이에 영전자는 머리가 지끈거렸는데 크게 당황하지 않고 뒤로 장풍을 쐈다. 일전에 그가 한 공격은 흑백 목진이 막아냈지만 목진의 본체는 지금 혼자였다.
퍽!
권풍과 장풍이 닿자 난폭한 충격파가 휘몰아쳤는데 영전자는 목진이 처음 싸울 때보다 훨씬 강해진 것을 발견하고 깜짝 놀랐다.
영력 충격파가 휘몰아쳐 목진은 뒤로 몇 보 정도 물러났고 영전자는 바닥에 깊숙한 흔적을 남기며 뒤로 수십 보 물러났다.
“자네 영력이 어찌 갑자기 이렇게 강해졌단 말인가?”
목진의 영력은 처음 싸울 때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이에 목진은 조용히 미소를 짓고 서 있었다. 목진의 영력은 완벽한 호환이 가능해 누가 나서든 세 사람의 힘이 깃든 공격을 개시할 수 있었다. 또한, 본체와 분신들 사이의 호흡은 완벽해 목진이 홀로 영전자와 영력 싸움을 벌여도 전혀 뒤처지지 않은 것이다.
쿵!
그때 세 명의 목진이 함께 나서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려 난폭한 공격을 개시했다.
하여 영전자는 전력을 다하여 맞섰지만 목진의 손에서 벗어나기 어려웠고 결국 완전히 열세에 처하고 말았다.
퍽!
또 한 번의 영력 충격에 영전자는 맥없이 튕겨 나가더니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외쳤다.
“영검자, 영룡자, 얼른 와서 날 도와줘!”
그는 더 이상 체면을 고려할 시간이 없었다. 영검자와 영룡자가 한시라도 빨리 와야 세 사람이 함께 목진을 제압할 수 있었다.
멀리서 싸우고 있던 영검자와 영룡자는 영전자의 말을 듣고 흠칫 놀라 바로 도와주러 가려 했다. 영전자가 패배하면 그들은 목진을 막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소모와 초문이 갑자기 앞을 막아 나섰다.
“허허, 도와주러 가고 싶으면 우리 의견을 물어봐야지 않겠나?”
소모와 초문은 속이 정말 후련했다. 그들은 지금까지 영검자와 영룡자의 비웃음에 적잖게 당해왔는데 영전자의 초라한 모습을 보니 화가 다 풀리는 것 같았다.
영검자와 영룡자는 아무 말 없이 난폭한 공격을 개시했다. 그들은 더 이상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고 소모와 초문은 완전히 제압되었지만 두 녀석이 영전자를 도와주러 가지 못하게 최선을 다해 잡아두었다.
하여 영전자의 상황은 점차 위태로워졌다.
쿵!
영력 돌풍이 휘몰아치자 영전자는 산발이 된 채 입가에 피를 머금고 혈안이 되어 자신에게 향하는 세 명의 목진을 노려봤다.
“목진, 오늘 자네와의 대결에서 패배한다고 해도 난 절대 자네를 가만두지 않을 것이네!”
영전자는 나지막하게 고함을 지르더니 혀를 깨물어 정혈을 뱉은 뒤, 이를 태워 빨간색 화염을 이뤄 몸에 떨궜다.
활활!
빨간색 화염은 영전자 체내의 피에 불을 질러 온몸이 불타올랐고 체내에서 난폭하기 그지없는 영력이 미친 듯이 솟구쳤다.
“정혈을 불태우다니…….”
영전자는 참 독한 놈이었다. 녀석은 상대방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한테도 상당히 독했다. 상황이 나빠지자 자신의 정혈까지 태울 생각을 하다니 말이다. 이리되면 그는 오랜 시간 휴식해야 비로소 원기를 회복할 것이다. 그러다 후유증이라도 생기면 앞으로의 성장에 큰 문제가 생길 것이다.
“목진, 최후의 1인은 어차피 서천전전 사람일 것이니 나와 함께 나갑시다.”
영전자는 정신이 나간 듯 웃으며 말했다. 그는 목진을 데리고 전장에서 나갈 생각이었다. 영검자와 영룡자의 실력으로 소모와 초문을 쓰러뜨리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쿵!
영전자는 주위에서 휘몰아치는 웅장한 영력을 지닌 채 악마의 신처럼 목진을 쏘아보더니 두 손으로 결인하고 주먹을 휘둘렀다.
“대신통, 전황령권(戰皇靈拳)!”
순간, 하늘이 어두워지자 백옥 광장 주위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영전자의 공격은 지존법신을 사용하지 않은 상황에서 날릴 수 있는 최강수였다.
그러나 영전자도 목진을 이기려면 어쩔 수 없었다.
그런데 영전자의 앞쪽에 서 있던 목진은 호탕하게 웃더니 앞으로 한 보 나섰고 흑백 목진은 뒤로 한 보 물러서서 오묘하기 그지없는 진법을 이뤘다.
“그럼 자네가 삼령전진의 첫 번째 제물이 되게나!”
목진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도천의 광풍이 휘몰아치는 사이에서 조용히 울려 퍼졌다.
쿵!
영전자가 주먹을 휘두르자 웅장한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치며 만 장 정도의 거대한 권인을 이뤄 엄청난 위엄을 방출해 천지마저 파르르 떨렸다.
그는 순식간에 얼굴이 창백해졌지만 눈빛에는 자신이 날린 공격에 대한 자신감으로 가득했다.
그가 전력을 다한 공격은 상위 지지존 정상에 이른 강자도 막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강했다.
“이번 공격을 끝으로 난 더 이상 싸울 힘이 없겠지만 반드시 목진을 끌어내릴 수 있을 거야. 그럼 상위 지지존 전장의 최후의 승자는 서천전전 사람이 될 거고 전주께서는 내가 받은 피해를 다른 방식으로 보상해 주시겠지.”
영전자는 현재 목진과 싸워서 이길 수 없다는 걸 잘 알았다. 그러니 목숨을 걸고서라도 녀석을 전장에서 끌어내야만 서천전전 사람이 대륙의 후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이 방법이 먹히면 그는 큰 공을 세운 거나 마찬가지라 서천전황께서는 그를 탓하는 대신 큰 상을 내릴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영전자는 예리한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는데 녀석은 전혀 피할 생각이 없어 보였고 오히려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멍청한 녀석, 자신이 정말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정작 목진은 영전자의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가볍게 무시했다. 삼령전진이 이뤄지자 뒤에 서 있던 흑백 목진이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체내에서 도천의 전의가 솟구쳐 웅장한 전의의 바다를 이룬 것을 느꼈다.
이는 도령위와 부마위의 전의를 더한 것보다 훨씬 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