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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826화 (825/1,000)

826화. 온청선의 필살기

“난 영접단선의 계승을 받고 싶어.”

온청선이 진지하게 한 말에 목진은 조심스럽게 물었다.

“너도 단약 제련술을 수련한 거야?”

“허허, 청선은 우리 온가에서 단약 제련의 실력이 가장 뛰어난 사람이야. 그녀가 영접단선의 계승을 받을 수만 있다면 무한의 화역의 염제 못지않은 성과를 따낼 수 있을지도 몰라.”

옆에 서 있던 온자우가 으쓱하여 한 말에 목진은 흠칫 놀랐다. 하지만 목진도 전진사란 신분이 새로 생겼기에 온청선이 실력 있는 단약 제련사라는 사실이 그리 놀랍지 않았다.

“네가 필요하다면 계승은 네가 전부 가져.”

목진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낙리 등도 단약 제련술을 수련한 적 없어 계승을 받는다고 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온청선은 목진이 진귀한 계승을 흔쾌히 양보하자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온자우와 온가네 기타 강자들도 감격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 문제로 싸웠을지도 모른다.

“고마워.”

온청선은 작은 목소리로 감사의 뜻을 전하고는 말을 이어갔다.

“절대 빚지고는 살 수 없지. 그럼 마지막에 얻은 단약 중 8할은 너희가 가져. 우리는 2할만 가지면 돼.”

여태껏 단약의 절반을 나눠 가졌던 온청선은 목진 등이 계승을 양보한 대신 보상을 더 주기로 했다.

이에 목진도 흔쾌히 승낙했다. 온청선의 성격을 잘 아는 목진은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분명 그녀의 속이 편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를 앞에 두고 전리품을 나눌 생각부터 하다니, 너무 성급한 건 아닌가?”

그때, 무통이 히쭉 웃으며 온청선을 바라봤다.

“고급 영진 종사 한 명과 반보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 두 명으로 살아서 이곳을 떠나는 것도 어려울텐데 보물까지 가져가려 하다니!”

동산도 씨익 웃으며 말했다.

“그건 싸워봐야 알겠지!”

말을 마친 온청선이 신속하게 두 손으로 결인하고 인법을 바꾸자 몸에서 암홍색 영광이 폭발했다.

“혈맥신통(血脈神通), 혈맥증폭술(血脈增幅術)!”

잇따라 온청선이 혀끝을 깨물어 정혈을 뱉자 영광에 스며들더니 선홍색 광선 여러 갈래가 날아가 온자우와 온가네 강자들 목에 스며들었다.

쿵!

이에 온자우의 눈에서 눈부신 영광이 폭발하더니 체내의 영력 파동이 폭등하여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렀고, 온가네 강자들도 실력이 대폭 늘어났다. 그들은 비록 온자우처럼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지 못했지만, 훨씬 강해진 것은 사실이었다.

온청선은 단번에 온가네 강자들의 실력을 전부 한 단계 끌어올렸다!

그 광경에 무통과 동산뿐만 아니라 목진, 영계와 낙리마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온청선을 바라봤다. 다들 그녀한테 이런 수단이 있는 줄 몰랐다.

“혈맥 신통이란 말인가?”

낙리는 이내 감탄했다. 혈맥 사이에서 탄생한 특이한 신통은 전투력은 전혀 없지만 보조 작용이 뛰어났다.

다만, 혈맥 신통이 나타날 확률은 너무 낮을 뿐만 아니라 체내에 같은 혈맥이 깃든 사람들 사이에서만 효과가 나타나 대천세계에서도 찾아보기 힘들었다.

“하위 지지존일 뿐인 온청선이 온가에서 지위가 높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네. 온자우마저 그녀의 말이라면 꼼짝 못 하니 말이야.”

목진은 그제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온청선이 왜 무통 등을 두려워하지 않았는지도 깨달았다. 그녀는 혈맥 신통으로 온가네 강자들의 실력을 바로 한 단계 끌어올릴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리되면 온자우는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를 정면 상대할 수 있었다.

한편, 혈맥 신통을 선보인 온청선은 얼굴이 금세 창백해졌다. 혈맥신통을 펼친것이 그녀의 몸에 일정한 손상을 입혔기 때문이었다.

“장로들이 온가는 온청선만 있으면 대천세계의 거물로 거듭날 수 있다고 한 이유를 알겠군. 그건 다 혈맥 신통 때문이었어.”

무통은 안색이 확 어두워져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온청선을 노려봤다. 온청선의 혈맥 신통은 자기 자신한테는 큰 작용을 하지는 못하지만 체내에 같은 혈맥이 깃든 사람들의 실력을 전부 끌어올릴 수 있었다.

이는 대규모 전쟁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취할 수 있는 엄청난 필살기였다.

“이거 안타까워 어쩐담…… 오늘, 온가네 봉황은 여기서 영원히 잠들게 되겠군!”

무통의 말에 옆에 서 있던 회색 도포를 입은 사내 두 명이 나섰는데 윗옷이 찢어지고 오래된 부적이 잔뜩 새겨진 몸통이 드러났는데 부적은 쇠사슬처럼 두 사람의 뼛속 깊숙이 박혀있었다.

그들은 시뻘건 눈으로 온청선을 노려보며 야수처럼 으르렁거렸고 몸에 새겨진 부적에서는 선홍빛이 발했다.

두 사람의 몸은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할 정도로 빠르게 팽창하더니 난폭한 영력 파동이 폭발했다.

영력 파동으로 보아 그들도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였다!

“나 역시 영접단선의 계승을 위해 무가의 얼마 안 되는 정예급 무시마저 데려왔네. 오늘이 지나면 저들은 버려지겠지만 이곳 유적지만 차지할 수 있다면 그 정도는 감당할 수 있네.”

무통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온청선을 노려보더니 씨익 웃었다.

“어차피 온가의 봉황도 이들과 함께 죽을 테니 말이야.”

온청선과 온자우는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 무통은 역시 준비를 제대로 하고 온 모양이었다. 지금만 해도 상대편에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네 명으로 늘었다.

저들은 이곳을 차지하기 위해 제법 애를 썼다.

“안 될 것 같으면 먼저 철수해.”

온청선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말했다. 계승도 중요하지만 살아남는 것이 제일 중요했다.

이에 목진은 피식 웃더니 난폭한 파동을 내뿜는 두 무시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

“두 명의 무시는 나한테 맡기고 너는 계승 받을 준비나 해.”

목진의 말에 온청선, 온자우 등은 화들짝 놀랐다.

“너한테 맡기라고?”

목진의 말에 온청선, 온자우 등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를 쳐다봤다. 그들은 거의 나선 적 없던 목진이 갑자기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 두 명을 상대하려고 하는 것이 전혀 이해가 안 되었다.

목진은 겨우 상위 지지존일 뿐인데 말이다!

“할 수 있겠어?”

온청선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물었다. 그녀는 목진이 실력을 감추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를 상대할 정도의 실력자일 뿐, 혼자서 두 명을 상대할 정도까지는 아니라고 여겼다.

“남자한테는 그런 질문은 하는 게 아니라고 했을 텐데…….”

목진이 히쭉 웃으며 던진 말에 온청선은 멈칫하더니 부끄러워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

“죽고 싶어?”

목진은 가볍게 웃으며 온청선을 달래고 영계한테 눈길을 돌렸다.

“영계 누이, 무통은 잠시 누이가 맡아줘. 그냥 녀석을 잡아 두기만 하면 돼.”

무통은 일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보다 훨씬 강해 영계가 나서도 제압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대신, 영진으로 무통의 발목을 잡아 두는 것쯤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래.”

영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손에서 부단히 영광을 번쩍이며 영인을 만들어냈다.

“그럼 동산은 나한테 맡겨!”

온자우가 덩달아 입을 열었다. 반보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였던 그는 동산의 상대가 아니었지만 온청선 덕분에 경지를 돌파해 이제는 녀석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었다.

“낙리야, 넌 온가네 다른 강자들과 함께 나머지 사람들을 막아줘.”

낙리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무통과 동산 두 명의 무시를 제외한 나머지 강자들은 상위 지지존일 뿐이라 낙리 등이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공격하라!”

말을 마친 목진이 바로 정색하더니 한 갈래 빛이 되어 하늘 높이 날아올라 장풍을 쐈다. 웅장한 영력이 깃든 장풍은 혈안이 되어 서 있는 무시를 향해 날아갔다.

“멍청한 녀석, 감히 무가네 무시 두 명을 홀로 상대하려 하다니!”

무통은 흠칫하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중얼거렸다.

두 명의 무시는 감정이 전혀 없는 살인 무기로 싸움을 시작하면 상대방을 완전히 죽이기 전까지 절대 멈추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라도 이런 상대와 싸우려면 골치 아플 텐데 상위 지지존일 뿐인 목진이 감히 혼자서 두 명이나 상대하려 하다니. 무통은 목진이 죽고 싶어 환장했다고 생각했다.

옆에 서 있던 동산도 가여운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목진을 잡아 죽기보다 못한 괴로움을 맛보게 하려 했는데 지금 보니 육신이 온전한 채로 죽는 것도 불가능할 것 같았다.

크으으으!

두 명의 무시도 이내 포효하더니 난폭한 영력 파동을 미친 듯이 방출했다.

쿵!

그들은 두 마리 흉수처럼 기세등등하게 목진에게 향했는데 이번 공격에 적중하면 아무리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라도 피를 토하며 튕겨 나갈 것이다.

그런데 두 명의 무시에게 향하던 목진은 갑자기 멈춰서더니 잽싸게 물러났다. 그는 녀석들의 공격을 피할 작정이었다.

크으으으!

두 명의 무시는 바로 목진의 뒤를 따라가며 주먹을 휘둘렀는데 선홍색 영력이 짙은 살기를 싣고 거침없이 날아갔다.

그런데 목진은 갑자기 계속해서 도망만 다녔다.

무통, 동산 등은 이러한 목진의 모습을 보고 씨익 웃었다. 그들은 목진이 무언가 믿는 구석이 있어 큰소리친 줄 알았는데 보아하니 곧 무시들한테 잡혀 죽을 것 같았다.

“저들을 없애거라.”

무통은 손을 들었다가 가볍게 휘두르며 온청선 등을 막연하게 쳐다봤다.

쿵!

뒤에 서 있던 두 소조의 강자들은 강력한 영력을 끌어올린 채 온청선 등에게 향했다.

“목진은 정말 괜찮을까?”

온청선은 도망 다니기 바쁜 목진이 걱정되어 물었다.

“걱정하지 마. 목진은 절대 빈말할 사람이 아니야.”

낙리가 미소를 지으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온가네 강자들을 바라보았다. 그들은 낙리와 함께 상대편 강자들을 상대했다.

“목진이 부디 무사하길…….”

온자우도 이내 한숨을 쉬었다. 그는 목진을 돕고 싶었지만 그럴 겨를이 없어 동산을 상대하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허허, 자네 따위가 날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동산이 씨익 웃으며 짙은 살기를 내뿜었는데 주위의 공기가 점차 얼어붙었다.

성연대륙에서 생활한 지 오래된 동산은 생사를 넘나드는 대결을 수도 없이 겪어 경험이 상당히 풍부했다. 일반 강자는 겁에 질려 감히 그를 상대하려 하지 않았다.

그러나 온자우 역시 온가의 천재라 불리는 강자였다. 그는 체내의 웅장한 영력을 아낌없이 끌어올리며 검은색 장검을 빼 들었는데 검에 새겨진 오래된 광문에서 지극히 예리한 기운을 내뿜었다.

이는 고급 성물이었다.

검은색 장검을 든 온자우는 점차 마음을 가라앉히며 동산을 쏘아봤다.

“흥!”

동산은 미간을 찌푸리며 콧방귀를 뀌었다. 이러한 고급 성물은 보기 드물었는데 그는 뒷배가 상당한 온자우 같은 녀석들이 얄미웠다.

동산도 이내 선홍색 장도를 꺼냈는데 살기와 피비린내가 진동하는 장도도 성물이긴 했지만 중급 성물일 뿐이었다.

슉!

동산은 바로 온자우한테 다가가 무한의 살기가 깃든 장도를 힘껏 휘둘렀고 온자우도 바로 장검으로 맞섰다.

순간, 돌풍 같은 영력 충격파가 폭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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