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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831화 (830/1,000)

831화. 현룡 전령(玄龍戰靈)

“병사를 소집하라!”

두 사람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두 갈래의 강력한 의지가 빠르게 아래쪽 현룡군에 스며들었고 전사들은 바로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이건!”

그 광경에 튼실한 사내는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 옆에 나타난 흑백 목진을 바라봤다.

“저건 영력 화신인가? 그런데 왜 실력이 본체와 똑같단 말인가? 심지어 전진사에 관한 조예도 완전히 똑같지 않은가!”

튼실한 사내는 해박한 편인데도 눈앞의 광경에 적잖게 놀랐다.

그는 목진한테 이렇게까지 놀라운 수법이 있을 줄 몰랐다. 이는 그의 옛 주인마저 해낼 수 없었던 일이었다.

후우.

정작 목진은 몰래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흑백 목진이 제때 나타나지 않았다면 그는 정말 대결에서 패배했을지도 모른다.

그는 두 명의 무시 때문에 영력 화신을 밖에 두고 혼자 현룡 공간에 들어왔는데 영계, 낙리를 생각해서라도 미리 영력 화신을 뺄 수 없었다.

하여 그는 흑백 목진이 한가해질 때까지 기다려야만 했는데 다행히 녀석들이 제때 나타나 도움을 주었다.

슉! 슉!

흑백 목진 뒤에 선 전사들은 2천 명도 넘어 목진의 본체가 소집한 전사들까지 합치면 무려 3천 명이나 되었다.

목진 혼자서는 현룡 전사 3천 명의 전의를 장악할 수 없지만 두 영력 화신이 함께 부담하면 완벽한 장악이 가능했다.

쿵!

병사 소집을 마친 흑백 목진은 바로 전의를 끌어모았다. 그러자 웅장한 전의가 휘몰아치며 무서운 압박감을 형성해 천지마저 파르르 떨렸다.

3천 명 현룡군이 이룬 전의는 무서울 정도였다!

이러한 전의의 압박감에 무통의 표정은 확 굳어졌다. 그는 목진 뒤에 서 있는 3천 명의 전사를 보고 말문이 막혔다.

그는 전의단을 삼켜서야 겨우 2천 명의 현룡 전사를 소집했는데 목진은 순식간에 3천 명을 끌어모았다. 그의 공격이 얼마나 강력할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젠장! 젠장! 저 녀석이 어떻게 이를 해냈단 말인가!”

무통은 3천 전사를 상대하려니 조금 두려워져 도망가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 하지만 여기서 물러설 수 없어 마음을 가라앉혔다. 그는 목진이 무슨 수로 현룡군을 3천 명이나 끌어모았는지 모르지만 절대 이를 전부 장악할 수 없을 거라 확신했다.

“녀석은 센 척하는 게 분명해! 저건 연기야!”

무통은 이를 갈며 2천 명의 현룡군의 전의로 이뤄진 장창을 휘둘렀다. 그 표면에 새겨진 수백만 개의 전문이 눈부신 빛을 발했는데 순간, 3천 명 현룡군의 전의 위압감마저 억제할 것 같았다.

“죽거라!”

무통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위잉!

장창은 공간을 가르며 목진에게 향했다.

목진은 자신에게 향하는 장창을 보더니 흑백 목진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잇따라 세 명의 목진이 동시에 결인하자 뒤쪽에 서 있던 현룡군은 웅장한 전의를 내뿜어 묵직한 전의의 구름을 형성했다.

쿠쿵!

전의의 구름이 미친 듯이 요동치며 무서운 파동을 내뿜었다.

쿵! 쿵!

거대한 장창은 공간을 가르며 날아와 전의의 구름 위쪽에 나타나더니 무서운 힘을 실은 채 내려앉았다. 전의의 구름을 뚫을 것만 같았다.

그때 목진이 고개를 들어 서서히 백기를 내뿜자 전의의 구름이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그 속에서 커다란 용장이 나타났다.

튼실한 암흑색 용장은 진정한 용의 발처럼 용의 위압감을 떨쳤다.

퍽!

그러다 두꺼운 구름에서 나타난 암흑색 용장이 어두운 빛을 발하며 장창을 확 잡았는데 장창은 꼼짝도 못 했다.

“뭐지?”

무통은 2천 명 현룡군의 전의로 이뤄진 장창이 이토록 쉽게 제압된 것을 보고 화들짝 놀랐다.

그런데 그때, 전의의 구름에서 도천의 전의가 깃든 경천의 용음이 울려 퍼졌다.

용전팔황(龍戰八荒)!

퍽!

암흑색 용장은 커다란 장창을 사정없이 으깨 버렸다.

그러다 장창이 부서져 수많은 광점이 되어 우수수 떨어지자 두꺼운 전의의 구름은 파르르 떨며 커다란 무언가를 형성했다.

이에 다들 그곳에 시선을 집중했는데 그 정체를 발견하고 화들짝 놀랐다.

몸 표면에 전문이 가득 새겨진 거대한 암흑색 용이 모습을 드러내 도천의 전의를 방출하며 하늘을 날아다녔다.

현룡군 통령과 전사들은 거대한 용의 출현에 이내 격동되었다.

“현룡 전령이라니!”

“목진이 현룡 전령을 소환하다니!”

현룡군 전사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허공에 떠 있는 목진을 바라봤다. 튼실한 사내의 눈빛도 복잡미묘해졌다. 비록 목진이 만들어낸 현룡 전령은 현룡군의 전성기 때보다 훨씬 못했지만 현룡 전령을 만들어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놀라운 일이었다.

언젠가 목진이 뛰어난 전진사가 되면 현룡군은 다시 전성기 때의 모습을 되찾을 수도 있을 것이다.

목진도 조금 놀란 듯한 표정을 지으며 거대한 전령을 바라봤다. 그는 해당 전령이 모습을 드러냈을 때, 자신의 뒤쪽에 서 있는 3천 명의 현룡군 전사들의 전의가 놀라울 정도로 들끓은 것을 발견했다.

전령을 만들어내려면 의지와 군대의 전의의 진정한 융합이 이뤄져야 하는데 목진이 방금 이를 해낸 것이었다.

“진정한 용의 령 때문인가?”

목진도 자신이 이를 해낼 줄 몰랐다. 그는 현룡군과 일정한 시간 지내며 합을 맞춰야 전령을 이룰 수 있을 거라 여겼는데 한번에 성공했다. 아마 체내에 깃든 진정한 용의 령 덕분일 것이다.

목진은 마음을 가라앉히고 고개를 들어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현룡 전령을 바라보고 있는 무통을 쳐다보았다. 그가 바로 마음을 움직이자 암흑색 전령이 입을 쩍 벌려 포효하더니 수만 장 정도의 방대한 전의의 용의 기운을 방출했다.

자신을 향한 무서운 전의가 깃든 용의 기운에 무통은 혼비백산이 되어 전의를 끌어올리려 했는데 전사들의 전의가 갑자기 부쩍 한산해진 것을 발견했다.

이에 그가 뒤돌아보니 현룡군 전사들이 멍하니 목진이 만들어낸 전령을 보고만 있었다.

“젠장, 무능한 녀석들!”

전사들의 사기가 확 떨어진 것을 발견한 무통은 속으로 욕설을 퍼붓고는 혼자서 도망갔다.

“나약한 녀석!”

이를 지켜보던 현룡군 전사들은 씩씩거리며 말했다. 그들은 언제든지 군대를 버릴 수 있는 전진사를 따를 생각이 전혀 없었다.

이런 사람이 자신들의 왕이 된다면 언젠가 강적을 만났을 때, 혼자 도망갈 것이 분명했다.

튼실한 사내도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무통을 노려봤다.

그 광경에 목진은 바로 옷깃을 휘날려 무통과 그가 소집한 현룡군 전사들을 향하던 전의의 용의 기운을 되돌렸다. 그들은 결국 그의 부하가 될 사람들이었기에 다치게 하면 결국 손해 보는 것은 목진이었다.

하여 그는 현룡군을 지키기 위해 무통을 추격하는 것을 포기했다.

무통의 편에 서 있던 2천 명의 현룡군 전사들은 목진의 결정에 서로 마주 보더니 갑자기 무릎을 꿇었다.

“환영합니다, 주인님!”

우렁찬 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졌다.

목진이 현룡 전령을 만들어낸 것과 마지막 순간에 현룡군을 보호한 것에 다들 진심으로 그를 인정하고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무릎을 꿇은 것이다.

“환영합니다, 나의 왕이여!”

목진 뒤에 서 있던 3천 명의 현룡군 전사도 함께 무릎을 꿇었다.

광장에 서 있던 튼실한 사내도 흐뭇하게 웃으며 한쪽 무릎을 꿇었다.

“환영합니다, 나의 왕이여!”

현룡군의 우렁찬 소리에 천지마저 격렬하게 진동했다.

풉.

멀리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이를 지켜보던 무통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피를 토했다.

이번에 목진한테 제대로 패하고 말았다.

“환영합니다, 나의 왕이여!”

쩌렁쩌렁 울려 퍼진 소리에 목진은 멍하니 서 있다가 한참이 지나서야 정신을 차렸다. 그는 그렇게 원했던 정예 부대가 이렇게 쉽게 자신을 인정할 줄 몰랐다.

목진은 순간 흥분되어 심장이 콩닥거렸고 아무렇지 않은 척하려 했지만 잘 되지 않았다. 그러나 목진은 더 이상 속내를 감추지 않고 이내 화색이 되었다.

현룡군은 오래 잠들어 있어 일부가 사망했지만 여전히 천지존을 상대하기에 충분한 강력한 군대였다. 그가 현룡군을 전부 장악하게 되면 언젠가 천지존도 상대할 수 있을 것이다.

현재 대천세계에서 이런 군대를 키우려면 그 자원과 정력은 일반 정예 세력도 감당하기 버거울 것이다.

무가나 서천전전만 봐도 천지존은 있지만 이 정도 실력을 갖춘 군대는 없었다.

목진이 직접 군대를 배양한다면 목부를 탈탈 털어도 현룡군의 1할 정도의 실력을 갖춘 군대도 만들어내지 못할 것이다.

그렇기에 목진은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다.

“얼른 일어나세요.”

목진은 드디어 마음을 가라앉히고 튼실한 사내와 현룡군 전사들에게 말을 건넸다.

그는 현룡군이 자신을 인정했다고 해서 으쓱하지 않았다. 현룡군은 도령위나 부마위 같은 전괴가 아닌 살아 숨쉬는 전사들이었고 그들의 인심을 사야만 했다.

휘익.

“왕께서는 왕위에 올라 병부를 받으십시오!”

수만 명이나 되는 현룡군이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말했다. 이에 튼실한 사내는 광장 중심에 놓인 석대를 가리켰다.

이에 목진은 바로 석대에 올라섰다.

“소인 현룡군 통령 강룡(姜龍), 나의 왕을 뵙습니다.”

튼실한 사내는 목진한테 인사를 올리더니 혀끝을 깨물어 정혈을 내뱉었다.

풉. 풉.

잇따라 현룡군 전사들도 정혈을 내뱉었는데 그들의 정혈은 한데 모여 혈구를 이뤄 목진에게 날아갔다. 혈구는 부단히 요동치며 선홍색 용부를 이뤄 정혈을 전부 흡수했다.

목진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오묘한 힘을 내뿜는 용부를 바라봤다. 용부만 제련하면 현룡군은 온전히 그의 것이 될 것이다.

목진도 바로 혀끝을 깨물어 정혈을 용부에 뱉었는데 용부는 그의 정혈을 신속하게 흡수했다. 드디어 목진과 현룡군 사이가 밀접하게 연결되었다.

이렇게 목진은 용부를 수중에 넣었다. 그는 드디어 현룡군의 유일한 왕이 되었다.

저 멀리 하늘에서 상황을 살피던 무통은 질투심에 눈이 빨갛게 변했고 마음 같아서는 당장 목진을 죽이고 싶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절대 목진을 현룡 공간에 들이지 않았을 것이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목진을 밖에 묶어뒀을 것이다.

목진은 겨우 상위 지지존일 뿐이라 전의만 사용하지 않으면 무통은 녀석을 죽일 자신이 충분히 있었다.

“젠장! 젠장!”

무통은 입가를 파르르 떨며 욕설을 퍼부었고 눈은 너무 빨갛게 상기된 나머지 피가 쏟아질 것 같았다.

그러나 목진은 녀석은 무시한 채 강력하기 그지없는 현룡군을 장악했다는 사실에 더없이 기뻤다. 상고의 성연에 들어와 현룡군을 장악한 것만으로도 이미 엄청난 수확이었다.

한편, 현룡군 전사들은 용부를 만들어내느라 일부 정혈을 잃어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다.

쿵!

현룡군의 통령인 강룡이 흐뭇하게 웃으며 입을 열려 했는데 갑자기 대지가 진동하기 시작했다.

목진, 강룡 등은 흠칫 놀라 먼 곳에 있는 무통을 바라봤다. 다들 무통이 꼼수를 부린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녀석은 꼼짝없이 서 있기만 했다.

“누군가!”

목진과 강룡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고개를 돌려 어딘가를 바라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껄껄…….”

해당 공간이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검은색 안개가 스며져 나와 몸이 온통 까만 존재가 만들어졌다.

사망의 기운을 내뿜는 녀석을 발견한 현룡군 전사들도 금세 안색이 어두워졌다.

“역외사족이군!”

목진은 순간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이토록 혐오스러운 기운을 지닌 존재는 역외사족 뿐이었다!

“역외의 악마여, 어딜 감히 뛰어든 것이냐!”

강룡도 버럭 소리를 질렀다. 역외사족을 천적으로 여기는 그는 어느새 혈안이 되어 있었다.

쿵!

강룡은 체내의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렸는데 무려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였다.

슉!

그는 바로 사망의 기운을 내뿜는 녀석한테 달려가 주먹을 휘둘렀는데 핏줄이 불끈거리는 팔에서 무서운 힘을 방출했다.

그의 공격에 상대방은 연기처럼 괴이하게 사라졌다가 다른 곳에 나타났다.

“막무가내군. 그런데 난 현룡군 때문에 여기 온 것이 아니네.”

녀석은 사악한 눈으로 강룡 등을 쓱 훑더니 씨익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당신들은 지금이 가장 허약할 때이니 이런 기회를 절대 놓치면 안 되지.”

말을 마친 녀석은 갑자기 내려앉아 창백한 손으로 바닥을 짚고 고개를 들더니 혈색이 전혀 돌지 않은 얼굴로 강룡, 목진 등을 보며 괴이하게 웃는 것이었다.

“저 녀석을 막아야 합니다!”

목진은 녀석이 뭘 하려는지 몰랐지만 왠지 불안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허허, 늦었네.”

말을 마친 녀석이 씨익 웃자 손바닥에서 검은색 마진을 방출했다. 진득한 검은색 광선은 꿈틀거리는 벌레처럼 미친 듯이 바닥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그 광경에 강룡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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