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주재-843화 (842/1,000)

843화. 화령풍의 위력

“공격하라!”

강룡의 고함과 함께 수천의 현룡군 전사들도 소리를 질렀다. 이에 도천의 전의가 무궁무진의 바다를 이뤄 요동치자 공간마저 견디지 못하고 부서질 것 같았다.

목진이 현룡군의 전의를 느끼며 마음을 움직이자 전의의 바다에서 수많은 전문이 새겨진 용장이 나타나 마제의 유골에게 향했다.

크으으으!

마제의 유골은 물러서기는커녕,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메마른 손으로 전의의 용장에 맞섰다.

쿠쿵!

양자가 부딪치자 엄청난 소리와 함께 마제의 유골은 온몸을 파르르 떨었고 전의의 용장은 튕겨 나가더니 곧 부서질 듯 균열이 잔뜩 생겼다.

“마제의 유골의 힘이 확실히 훨씬 강력해졌군.”

목진이 이내 정색하며 말했다.

현룡 공간에 있을 때, 마제의 유골의 힘은 기껏해야 정예급 지지존 대원만의 실력이었는데 지금은 훨씬 강해졌다.

비록 한 끗 차이였지만 녀석은 대원만급 강자 중 최강자라 할 수 있었다.

“목왕, 시천유가 밀법으로 마제의 유골에 남은 힘을 끌어올려 현룡군 3천 명으로는 제압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강룡이 영력으로 몰래 말을 전하자 목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

“그럼 2천 명을 더 소집하면 되죠!”

“목왕의 실력으로는 기껏해야 현룡군 3천 명의 전의를 장악할 수 있어요. 더 많으면 오히려 해가 될 거예요.”

강룡이 깜짝 놀란 채 말하자 목진은 가볍게 웃으며 흑백 목진을 소환했다. 그의 본체는 확실히 현룡군을 3천 명밖에 장악할 수 없지만 흑백 목진까지 있어 전혀 불가능한 건 아니었다.

그들이 합류하면 아마 현룡군 5천 명을 장악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다.

말을 마친 목진이 옷깃을 휘날리자 현룡 반지에서 다시 눈부신 빛을 발하더니 현룡군 2천 명이 새로 나타났다.

그 광경에 묵심과 현라마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은 일전에 나타난 3천 명의 현룡군 전사를 보고 놀라긴 했지만 두려울 정도는 아니었다. 하지만 5천 명이나 되는 현룡군 전사들이 이룬 전의에서는 위협감을 느꼈다.

“저 녀석은 어디서 이토록 실력이 막강한 군대를 얻었단 말인가?”

묵심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중얼거렸다. 부도신족의 소주인 그는 이 정도 등급의 군대가 뭘 의미하는지 누구보다 잘 알았다.

현라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목진을 노려봤다. 부도신족 젊은이 중 최정예급 강자인 그는 목진을 진정한 상대로 여긴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묵심마저 겨우 자신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라고 여겨 목진을 잡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었다.

하여 여태껏 오만한 자세로 목진을 지켜보곤 했는데 지금 보니 자신의 오만함이 우스울 정도였다.

그가 자부했던 힘은 목진한테 전혀 타격을 입힐 수 없었다.

목진이 선보인 수단과 실력은 현라에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이러한 생각에 현라는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고 목진을 바라보는 눈빛이 점차 차가워졌다.

그는 묵심보다 목진이 훨씬 상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이 들었다!

쿵!

그때 허공에 떠 있던 5천 명의 현룡군 전사들의 웅장한 전의가 한곳에 모이자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사람들은 몸이 무거워진 것을 느꼈다.

한편, 목진은 현룡군의 위쪽에 서 있었고 흑백 목진은 웅장한 전의에 앉아 전의의 충격을 일부 부담하며 가볍게 숨을 내뱉었다.

이는 목진의 한계치긴 했지만 드디어 마제의 유골을 상대할 힘이 생겼다.

“다시 한번 해보지 그러나?”

목진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진 시천유를 바라보며 가볍게 웃었다.

목진의 도발에 시천유는 음산하게 웃으며 답했다.

“사람이 많아졌다고 내가 제련한 마제의 유골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여기는 건가? 참 순진한 녀석이군!”

녀석은 손을 휘익 휘두르며 말을 이어갔다.

“저 군대를 모조리 없애거라!”

크으으으!

잇따라 마제의 유골이 고함을 지르며 다시 경천의 마의 기운을 내뿜자 천지가 격렬하게 떨렸다.

대천세계의 강자들은 녀석이 형성한 위압감에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고 묵심, 현라 등마저 흠칫 놀랐다.

슉!

마제의 유골은 한 갈래 빛이 되어 5천 명의 현룡군 전사에게 향했다.

“흥.”

목진이 고함을 지르며 마음을 움직이자 5천 명의 현룡군 전사들의 전의가 솟구쳐 하늘이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전의의 바다가 격렬하게 요동치다가 거룡 전령을 형성했다. 녀석은 입을 쩍 벌려 파멸의 파동이 깃든 만 장 정도의 전의의 용의 기운을 내뿜었다.

크으으으!

그러나 마제의 해골은 전혀 물러날 생각이 없었고, 고래고래 울부짖으며 메마른 입을 쩍 벌려 대량의 마의 연기를 내뿜어 전의의 용의 기운에 맞섰다.

쿠쿵!

양자가 부딪친 순간, 천지가 격렬하게 떨렸고 이루 말할 수 없는 돌풍이 휘몰아쳐 아래쪽에 서 있던 강자들은 전부 튕겨 나갔다. 하지만 여전히 두 눈을 부릅뜬 채 허공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결을 지켜봤다.

돌풍이 가시자 전의의 용의 기운은 마의 안개와 잠시 대치하더니 함께 부서졌다. 대전 쌍방의 실력은 막상막하였다.

목진은 2천 명의 현룡군 전사를 새로 소집한 덕분에 마제의 유골을 정면 상대할 수 있었다.

그 광경에 다들 이내 환호했고 마제의 유골 때문에 겁에 질렸던 사람들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목진이 정말 해냈어요!”

청령도 두 눈을 부릅뜨고 목진을 바라보며 외쳤다.

마제의 유골은 묵심마저 손쉽게 물리쳤는데 지금은 목진이 거느린 군대의 전의를 당해내지 못하고 있었다.

옆에 서 있던 청상도 입술을 살짝 깨물며 허공에 떠 있는 청년을 바라봤다. 그녀도 이러한 결과에 적잖게 놀란 모양이었다.

반면, 묵심과 현라는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여태껏 사람들의 경외의 눈빛을 독차지했던 이들은 오늘, 구경꾼 신세가 되었다.

그 외, 시천유도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목진을 바라봤다. 그는 일전에 마제의 유골을 획득했지만 목진도 그곳에서 마제를 죽인 강대한 군대를 얻어 그 힘을 빌려 마제의 유골을 상대할 수 있었다.

이리 생각하며 눈가를 파르르 떨던 시천유는 제단에 놓인 검은색 석관을 탐욕스럽게 바라봤다. 석관에는 천마제의 잔혼이 깃들어 이를 획득해 제련할 수만 있다면 그는 진정한 마제가 될 것이다.

시천유는 어떻게든 봉인을 뚫고 천마제의 잔혼을 획득해야만 했다.

생각을 마친 시천유가 손을 휘두르자 마제의 해골은 다시 현룡군을 향해 날아갔고 그는 제단 꼭대기에 올라갔다.

사람들은 순간 화들짝 놀랐다. 시천유가 일단 봉인을 뚫고 천마제의 잔혼을 석방하면 아무도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다.

묵심과 현라도 이내 정색하며 시천유를 막으러 나섰다. 계승을 획득할 수 있는 사람은 오직 한 사람뿐이라 공로가 가장 큰 사람이 차지하기 마련이었다. 목진이 마침 마제의 유골을 상대하고 있으니 이제 그들이 나설 차례였다.

“거기 서게!”

그런데 염마족 통령과 도마족 강자가 그들 앞을 막아섰다.

“썩 꺼져라!”

묵심과 현라가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자 영력 돌풍이 폭발해 염마군 통령과 도마족 강자를 공격했다.

쿠쿵!

쌍방은 다시 대결을 펼쳤는데 상당히 치열한 싸움으로 천지마저 뒤흔들렸다.

목진도 금세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도 녀석의 목적을 바로 알아채고 군대에서 벗어나 한 갈래 빛이 되어 제단에 올라섰다. 그리고 현룡군은 흑백 목진이 협력해 장악하도록 했다.

세 명이 장악하는 것보다는 어렵지만 두 사람만으로도 전의의 힘을 충분히 끌어올려 마제의 유골을 상대할 수 있었다.

목진이 제단에 올라 시천유를 노려보자 녀석도 멈춰 서서 한기 어린 눈빛으로 그를 노려봤다.

“참 겁도 없는 녀석이군. 감히 군대를 버리고 혼자서 날 상대하려 하다니 말이야. 상위 지지존 밖에 안 되는 실력으로 날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하는 건가?”

“그건 싸워 봐야 알지 않겠나?”

목진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럼 어디 해볼까?”

시천유는 씨익 웃으며 순간 제자리에서 사라졌는데 공간의 진동과 함께 흐릿한 그림자가 공간을 가르며 목진에게 향했다.

이에 목진이 태연하게 서서 발을 힘껏 구르자 옷깃에서 수많은 영인이 형성되어 주위의 공간에 스며들었다.

“염황진!”

목진의 나지막한 외침과 함께 거대한 영진이 순식간에 형태를 갖췄고 웅장한 영력이 모이며 엄청난 고온을 방출하는 거대한 녀석을 만들어낸 뒤, 일그러진 공간을 향해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퍽!

일그러졌던 공간이 부서지자 시천유는 모습을 드러내고 음산한 눈빛으로 염황진을 바라보며 무릎을 살짝 굽혔는데 순식간에 염황진이 이룬 거대한 그림자 앞쪽에 나타났다.

잇따라 그가 놀라운 사망의 기운을 내뿜는 칼처럼 생긴 손을 내밀자 이는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 상대방의 가슴을 뚫었다.

검은색 사망의 기운이 빠르게 퍼져 염황진이 이룬 거대한 그림자의 온몸에 퍼지더니 녀석은 결국 폭발했고 염황진도 부서졌다.

“실력이 엄청나군!”

목진도 흠칫 놀랐다. 그는 시천유의 본체의 실력도 이렇게 강할 줄 몰랐다. 녀석이 염황진을 이렇게나 빨리 뚫었으니 말이다.

“그다음은 자네라네!”

염황진을 뚫은 시천유는 씨익 웃으며 말하고는 바로 목진 앞쪽에 나타나 사망의 기운이 깃든 장풍을 쐈다.

목진은 바로 수정 같은 영력을 끌어모아 시천유의 공격에 맞섰다.

쿵!

이곳의 지면은 특수한 재질로 만들어졌는데도 균열이 부단히 일었고 짙은 사망의 기운이 목진의 손을 감싸며 생기를 집어삼켰다. 그의 손바닥에서 방출한 수정의 빛이 전력을 다해 사망의 기운을 봉인했다.

그때 목진의 눈에서 밝은 빛이 발하더니 수정 같은 부도탑이 나타나 순식간에 거대한 탑으로 커져 그와 시천유를 가뒀다.

그 광경에 시천유는 바로 인상을 찌푸렸다. 목진은 그를 탑으로 끌어들이려고 일부러 그의 공격을 받아쳤던 것이었다.

이에 시천유는 잔뜩 경계하며 탑 내부를 살폈는데 수정구의 내부에 특이한 노란색 바람이 휘몰아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시천유는 노란색 바람에서 위협감을 느꼈다.

“드디어 느낀 건가?”

목진이 가볍게 웃으며 시천유를 바라보다가 한 손으로 결인하자 성부도탑 위쪽에 떠 있던 광구가 어두워지더니 외부의 봉인이 전부 사라졌다.

휘익!

봉인이 완전히 사라지자 수정구에 갇혀있던 화령풍은 미친 듯이 휘몰아쳤다. 이에 목진이 마음을 움직이자 성부도탑의 봉인의 힘이 화령풍을 구속했고 이는 돌풍이 되어 시천유에게 향했다.

성부도탑에 무서운 기운이 깃든 노란색 바람이 휘몰아쳤다.

시천유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돌풍을 보더니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이에 깊게 숨을 들이켰다가 무한한 사망의 기운을 방출했는데 진득하기 그지없는 사망의 기운이 바다를 이뤄 시천유의 주위를 감쌌다.

바로 그때, 화령풍이 날아와 난폭한 사망의 기운으로 이뤄진 바다를 공격했다.

목진은 흥미진진하게 상황을 살폈다. 그는 봉인된 화령풍의 위력이 어느 정도인지 궁금했다.

휘익!

성부도탑에서 휘몰아치는 노란색 돌풍이 진득한 사망의 기운으로 이뤄진 바다로 향했고 그 깊숙한 곳에 서 있는 시천유는 강적을 만난 듯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잠시 후, 양자가 부딪치자 진득한 사망의 기운은 놀라운 속도로 와해되기 시작했는데 이는 꼭 용암에 닿은 눈 같았다.

그 광경에 목진은 흠칫 놀랐다. 화령풍은 영력뿐만 아니라 사망의 기운도 분해할 수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