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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861화 (860/1,000)

861화. 북역원(北域原)

북역의 서남쪽에 있는 북역원은 자운종, 뇌음산, 금조부 등 3대 패주 세력의 접점이라 북역에서 제법 유명했다.

또한, 지역 특성상 북역 대회도 매번 이곳에서 개최하곤 했다.

하여 북역원도 점차 떠들썩해졌다. 북역의 8할 정도의 세력이 휘하의 강자들을 거느리고 그 구역에 모였다.

다채롭고 웅장한 영력은 하늘을 아름답게 수놓았고 상당히 방대한 영력 파동에 북역원에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은 저절로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중에는 목진도 있었으니…….

목진은 북역원 밖에서도 수많은 영력이 하늘의 별처럼 부단히 번쩍이며 그 수량을 헤아리지 못할 정도가 되자 적잖게 놀랐다.

“북역의 강자가 대부분 도착한 것 같군.”

목진은 그저 감탄할 수밖에 없었다.

“북역 대회는 북역 패주 사이의 전쟁으로 북역의 최대 성사라 다들 놓치려 하지 않아.”

옆에 서 있던 만다라의 말에 목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아직도 사방에서 사람들이 부단히 모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저들의 팔에 한 표시가 보여?”

북역원에 온 세력들의 팔에는 독특한 표시가 있었다.

“보라색 띠를 한 사람들은 자운종 휘하이고 회색 띠는 뇌음산, 황금 띠는 금조부야.”

“3대 패주 세력의 표시가 있어야 북역원에 들어갈 수 있어. 다른 세력은 함부로 들어가면 3대 세력을 상대하겠다는 것으로 여기고 다들 막아 나설 거야.”

만다라의 말에 목진은 가볍게 미간을 찌푸렸다.

“그럼 저들이 우리 앞을 막아 나설 거란 말이야?”

“북역의 규칙에 따르면 새로운 세력이 3대 패주 세력을 상대할 실력이 있다는 걸 증명하려면 북역원의 변두리에서 깊숙한 곳에 있는 전장까지 부단히 대결하며 들어가야 해. 그래야 새로운 세력은 저들을 상대할 자격이 주어져.”

“북역에도 실력이 막강한 세력이 두 군데 있었고 북역의 새로운 패주가 되려고 했는데 북역원에 들어간 뒤로 더는 나오지 않았고 그대로 이 세상에서 사라졌지…….”

“잔인하군.”

“이 세상은 결국 실력이 강한 사람이 주인이라 무턱대고 패주의 자리를 탐내면 뼈째로 먹힐 각오는 해야 할 거야.”

만다라는 목진을 노려보며 말을 이어갔다.

“준비는 됐어? 실패하면 일전에 완전히 사라진 두 세력이 곧 우리가 될 거야.”

이에 목진은 미소를 지으며 돌아서서 목부의 수십 명이나 되는 강자들을 바라봤다. 그를 따라 여기까지 온 이들은 목부의 최정예급 강자로 전부 지지존경에 이르렀다. 다들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고 의지로 활활 타올랐다.

“나를 믿으면 따라오거라.”

목진이 가볍게 웃으며 먼저 북역원으로 향하자 영계, 용상, 강룡은 바로 뒤를 따랐다.

나머지 목부의 강자들은 북역원에 모인 강자들을 쓰윽 훑었는데 저들과 비교하면 그들의 수는 별 볼 일 없었지만 앞에서 달리는 목진을 보니 저도 모르게 안심되어 바로 뒤따랐다.

그 광경에 만다라도 가볍게 웃었다. 목진은 어느새 목부의 정신적 지주가 되어 있었다. 이번 대결에서 승리하면 그 지위는 이제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만다라도 바로 목진의 뒤를 따랐다.

슉! 슉!

목부의 강자들이 북역원에 진입한 순간, 사람들이 눈길이 곧바로 그들한테 모였다.

“허허, 역시 북계의 목부군!”

“머리에 피도 안 마른 녀석들, 저 정도만으로 감히 북역원에 들어오다니. 목부 사람이 전부 죽어도 절대 북역원의 깊숙한 곳에는 들어가지 못할 것이네.”

“가장 앞에서 달리고 있는 사람이 바로 목부의 부주겠지? 저리 젊으니 겁이 없는 거지.”

“오늘이 지나면 저 사람도 북역원에 놓인 해골이 되겠군.”

* * *

목부의 강자들이 북역원에 들어서자 다들 동정과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그들을 바라보며 수군댔다. 아무도 목부를 거들떠보지 않았다.

이런 일이 처음 일어난 것도 아니었고 감히 3대 패주 세력의 위엄에 도전장을 내민 사람들은 결국 북역원에서 영원히 잠들었다.

한편, 목부의 강자들은 사람들의 시선에 불안해져 앞쪽에서 느긋하게 전진하는 목진만 바라봤다.

정작 목진은 아무렇지 않았고 사람들의 시선이나 말에도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았다.

그는 북역원의 가장 깊숙한 곳만 바라보며 비행했다. 그는 그곳에서 세 갈래 난해하고 강대한 영력 파동을 느꼈다.

이는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을 훨씬 뛰어넘는 실력자들이었다.

“거기 멈추게!”

그런데 그때, 누군가 갑자기 소리를 지르더니 수십 명이 하늘 높이 날아올라 목진 앞을 가로막았다.

그들은 하나 같이 강력한 영력 파동을 내뿜었는데 팔에 보라색 띠를 띠고 있는 것이 전부 자운종 휘하 세력 사람들이었다.

그중, 절반 정도는 상위 지지존이었고 가장 앞쪽에 서 있는 두 사람은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였다.

자운종은 목부를 워낙 싫어해 휘하의 강자들을 모아 목부 사람들을 쓰러뜨리려 했다.

그러나 목진은 전과 같은 속도로 나아갔다.

“별것도 아닌 것들이 감히 우리 소주의 길을 막는 것이냐? 썩 꺼지지 못할까?”

용상이 버럭 소리를 지르더니 번개처럼 날아가 녀석들을 향해 무서운 힘이 깃든 주먹을 휘둘렀다.

“무례하군!”

그의 공격에 두 명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버럭 화를 내며 나서 용상을 막으려 했다.

위잉!

그런데 하늘에 갑자기 웅장한 영력 파동이 휘몰아치더니 거대한 영진이 나타나 그들을 순간 감쌌고 영력이 돌풍을 이뤄 녀석들을 꼼짝 못 하게 제압했다.

퍽! 퍽! 퍽!

앞길을 막은 자운종 강자들은 바로 쓰러졌고 다들 용상의 철권에 몸이 바스러졌는데 목진은 그들을 거들떠보지도 않고 뒷짐을 쥔 채 앞으로 나아갔다.

그는 여전히 북역원의 깊숙한 곳을 바라보고 있었다. 북역원에는 비록 3대 패주 세력 휘하의 강자가 가득 모였지만 그를 막기란 턱없이 부족했다.

북역원 깊숙한 곳에 숨어있는 패주들이 직접 나서면 모를까…….

목진은 오늘, 목부를 어떻게든 북역 패주로 만들 것이다. 자신을 따르는 강자들을 위해서도, 앞으로 수련에 필요한 방대한 자원을 위해서도 꼭 해내야 하는 일이었다.

그는 반드시 북역의 패주가 될 것이다!

퍽!

북적이는 북역원에서 갑자기 난폭한 영력이 솟구치더니 또 십수 명이 미친 듯이 피를 토하며 맥없이 추락했다.

“여덟 번째군.”

목진은 처참한 꼴로 쓰러진 녀석들을 아무렇지 않게 바라봤다. 그들이 북역원에 들어선 뒤로 이번이 여덟 번째 무리였다.

다들 실력은 제법 갖췄고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있었지만 제아무리 애를 써봐야 용상, 만다라, 영계와 강룡이 이룬 방어벽을 뚫지 못했다.

그리고 나머지 목부의 강자들은 유천도 등 상위 지지존을 제외하면 그냥 기세를 돋우는 작용을 할 뿐이었다.

더구나 목진은 아직 나서지도 않았다.

이들 따위에 목부의 부주가 직접 나설 필요는 없었다.

“버러지만도 못한 녀석들!”

만다라가 이내 정색하며 말했다. 그녀는 상대방의 끊임없는 방어전에 언짢아졌다.

“저들은 이런 방식을 통해 우리의 힘을 빼려고 하는 거야. 우리가 일단 열세에 처하기 시작하면 몰래 숨어 호시탐탐 노리던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들걸?”

영계가 한 말에 용상은 씨익 웃더니 주위에 영광이 번쩍였는데 가끔 용과 코끼리의 그림자가 나타나 무서운 힘의 파동을 내뿜어 주위의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그럼 한꺼번에 나서라고 해. 과연 누가 이길지 한번 보자고.”

반면, 강룡은 썩 좋지 않은 표정을 한 채 팔짱을 끼고 있었다. 과거 그가 상대했던 사람은 전부 선급 천지존이었으니 말이다. 비록 현룡군의 전력이 강력해서였지만 천지존도 아닌 것들을 상대하려니 기분이 썩 좋지 않았다.

“지금쯤 우리도 북역원의 깊숙한 곳에 들어왔으니 녀석들도 두려워지기 시작했을 거야.”

목진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그는 나서는 사람들의 빈도가 줄어든 것이 현저히 느껴졌다. 여덟 차례의 실패를 거치자 저들은 더는 기세등등하지 못했다.

“바로 북역원의 깊숙한 곳으로 갑시다.”

목진은 생긋 웃으며 말하더니 뒷짐을 쥔 채 먼저 나섰다. 그는 주위의 시선에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북역원 강자들은 목진의 아무렇지 않은 태도에 왠지 겁이 나 더는 전처럼 무턱대고 나서지 못했다.

그들은 몇 차례 대결을 통해 목부의 실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을지는 몰라도 정예급 강자는 상당히 강력하다는 걸 깨달았다.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 네 명만 봐도 하나 같이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대원만급 강자 중에서도 최정예급에 속할 것이다.

아마 그들을 쓰러뜨리려면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적어도 여덟 명이 동시에 나서야 할 것이다.

게다가 이건 실력을 가늠할 수 없는 목부의 주인을 제외한 상황이었다.

비록 목진은 반보 지지존 대원만급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지만 다들 바보가 아니었다. 다들 신비롭고 젊은 부주가 자운종의 장로 세 명을 지지존 대원만급에서 하위 지지존으로 만들었단 사실은 이미 널리 퍼졌다.

이보다 괴이할 수는 없었다.

“목부는 확실히 제법이군.”

“감히 북역의 패주 자리를 다투러 온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그런데 저들의 가장 큰 적은 북역원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있는 세 명의 패주인지라…….”

“그러게 말이네. 저들은 곧 천지존경에 이를 사람들이라 실력이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보다 훨씬 강력하지 않나? 아마 그들은 이곳의 대결을 소꿉장난으로 여길 것이네.”

“아쉽군. 목부도 결국 패배할 테니 말이야.”

* * *

북역원에 모인 사람들은 목부 사람들을 보며 수군대기 시작했다. 비록 목부에서 여덟 차례의 공격을 막아냈지만 여전히 그들을 좋게 보는 사람은 없었다.

북역원에서 3대 패주 세력은 너무 강했기 때문이었다.

슉!

목부 사람들은 느긋하게 비행했는데 지나는 곳마다 사람들이 저절로 길을 터줬다.

일전에 목부에서 선보인 실력에 다들 무턱대고 덤볐다가는 무슨 험한 꼴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었다.

하여 목부 사람들은 순조롭게 북역원의 깊숙한 곳에 이르렀다. 그곳에 모인 세력이 훨씬 줄어들었지만 실력은 훨씬 강해졌다.

여기까지 들어온 걸 보면 북역에서 제법 유명하고 실력도 강한 세력들임이 분명했다.

그런데 목진은 여전히 표정에 변화가 없었고 목부의 강자들과 함께 북역원의 가장 깊숙한 곳으로 향했다. 이곳에서도 아무도 막아서지 않았다.

그 광경에 만다라는 기쁘기는커녕, 오히려 인상을 살짝 찌푸렸다. 그녀는 상대방한테서 비아냥거리는 눈빛을 발견했다.

마치 앞쪽에 좋은 구경거리가 있다고 말하는 것 같았다.

그러나 목진은 여전히 아무렇지 않게 뒷짐을 쥔 채 나아갔고 만다라도 입을 꾹 다물고 그 뒤를 따랐다.

잠시 후, 앞쪽에 빈터가 나타났는데 그곳에 지극히 강력한 영력 파동을 내뿜는 사람 아홉 명이 뒷짐을 쥐고 서 있었는데 모두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 등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들이 내뿜는 영력 파동에 주위의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그들은 전부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였는데 한곳에 모여 사람들한테 상당한 충격을 선사했다!

만다라, 영계, 용상과 강룡도 흠칫하더니 이내 정색했다. 그들은 상대방한테서 상당한 압박감을 느꼈다.

“저들이 바로 자운종, 뇌음산, 금조부의 강자들이야. 보아하니 참지 못하고 함께 나서서 우리를 쓰러뜨리려는 것 같아.”

만다라가 나지막하게 말했다.

일전에는 3대 패주 휘하의 기타 세력 사람들이 나섰지만 지금은 진정한 강자들이 나선 모양이었다.

이에 목진이 녀석들을 쓰윽 훑자 아홉 사람 중, 세 사람이 보라색 띠, 세 사람이 회색 띠, 세 사람이 황금색 띠를 하고 있었다. 3대 패주 세력이 골고루 모였다.

“저들은 자운종, 뇌음산, 금조부 중에서 종주들을 제외한 최강자들일 거야.”

만다라가 이내 정색하며 말하자 목진은 그저 고개를 끄덕이기만 했다.

“목부 따위가 감히 북역의 패주가 되려고 하다니, 주제도 모르고 말이야!”

그때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 아홉 명이 목진 등을 쏘아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지금 바로 북역원에서 물러나고 상고의 천궁을 내놓게. 안 그럼 내일 당장 목부를 북역에서 제명할 것이네!”

그들의 말에 다들 고개를 돌렸는데 그 정체를 알아채고 몰래 혀를 내둘렀다. 아홉 명은 북역에서 실력이 3대 패주 다음으로 강한 사람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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