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2화. 위상을 올리다
“말도 안 되는 소리!”
용상이 씨익 웃으며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녀석들을 노려보더니 주위에 용과 코끼리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또 영계의 손에서는 수많은 영인이 번쩍였으며 만다라는 가시가 가득 박힌 검은색 채찍을 꺼냈고 강룡도 지극히 강력한 영력 파동을 내뿜었다.
그들은 크게 한 판 싸울 예정이었다.
그런데 앞쪽에 서 있던 목진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며 말했다.
“이번엔 내가 나설게.”
상대방은 전부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실력이 만다라 등과 비슷한 데다 수적 우세까지 있어 만다라 등이 나선다고 해도 큰 우세를 차지하지 못할 것이다.
목진은 북역원에 들어오면서 겪은 일들로 인해 살기가 장난이 아니었다. 3대 세력이 전부 목부를 완전히 죽일 작정을 했기 때문이었다.
그럼 그도 저들을 봐줄 필요가 없었다.
목진은 무덤덤한 표정을 한 채 앞으로 나서며 웅장한 영력을 내뿜는 아홉 명의 강자들에게 향했다.
“겁도 없는 녀석!”
녀석들은 목진이 혼자 나선 것을 보고 씨익 웃으며 말했다.
“내가 숨을 세 번 쉴 때까지 북역원에서 물러나게. 안 그럼 이곳이 자네 무덤이 될 것이네!”
목진은 못 들은 척 계속 나아갔다.
“죽고 싶어 환장한 건가!”
목진이 자신의 말을 무시하자 녀석들은 버럭 화가 났다.
“죽고 싶으면 그리해주지!”
그중 두 명이 껄껄 웃으며 먼저 나서더니 웅장한 영력을 내뿜으며 목진에게 향했다.
쿵!
실체를 이룬 것 같은 두 갈래 영력 권광이 목진의 몸을 힘껏 때리자 대지가 요동쳤고 공간이 일그러졌지만 목진은 끄떡없었다. 몸에서 발하는 영광도 여전했다.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 두 명의 강력한 공격은 그한테 아무런 피해도 주지 못했다.
이에 녀석들은 화들짝 놀랐다.
그때 목진이 갑자기 녀석들한테 다가가더니 눈동자에 깃든 성부도탑에서 만 장의 빛을 발했다.
잇따라 목진이 손을 가볍게 휘두르자 장인이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 그중 한 사람의 머리를 때렸고 다른 한 손은 나머지 한 사람의 가슴팍을 때렸다.
두 갈래 장풍은 산들바람이 얼굴을 쓰다듬듯 상당히 부드러웠다.
이렇게 목진은 손을 거두며 녀석들을 스쳐 지나갔다.
퍽! 퍽!
뒤쪽에 서 있던 사람의 머리가 수박 터지듯 사정없이 폭발해 피가 사방에 튀었고 나머지 한 사람도 가슴팍이 푹 꺼졌으며 등에서 피와 살이 튀었다.
떠들썩했던 북역원은 순식간에 조용해졌고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상황을 살폈다.
아무도 목진이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 두 명을 순식간에 죽일 줄 몰랐다.
다들 목진의 결단력과 매서운 수단에 소름이 돋았다.
사람들은 태연하게 서 있는 목진을 바라봤는데 그는 겨우 벌레 두 마리를 죽인 듯한 눈치였다.
사람들은 이제야 젊은 청년이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느꼈다.
그의 실력은 지지존 대원만급을 훨씬 뛰어넘었다.
그때 목진이 고개를 들고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나머지 일곱 명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다 같이 나서게.”
북역원에 차가운 바람이 불자 다들 순식간에 추워졌다. 사람들은 저 먼 곳에 서 있는 젊은 청년을 바라보고는 소름이 끼쳤다.
그의 뒤에는 차가워지고 있는 두 시체가 있었는데 그들은 고고한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들이었다.
그런데 청년은 이러한 존재의 목숨을 아무렇지 않게 해치웠다.
그들은 심지어 도망갈 기회조차 없었다.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을 바라봤다. 비록 목부의 부주가 범상치 않다는 소문은 들었지만 직접 보니 그 소문이 거짓이 아니었다.
“목부가 감히 북역의 패주 쟁탈전에 참석하려는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이 정도 실력이면 3대 패주 못지않군.”
누군가 정색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보아하니 오늘 북역원에서 치열한 대결을 펼칠 것 같았다.
정작 목진은 손에 묻지도 않은 피를 털어내고 고개를 들어 깜짝 놀란 채 서 있는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 일곱 명에게 물었다.
“함께 나설 생각은 정녕 없는 건가?”
반보 지지존 대원만경에 이른 목진은 강적이라고 여겼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를 상대하기가 엄청 쉬워졌다. 그는 신통을 사용하지 않고 성부도탑으로 체내의 영력을 전환만 해도 압도적인 승리를 취득할 수 있었다.
더구나 성부도탑의 전환을 거친 영력은 강대한 봉인의 힘까지 있어 목진한테 저들은 벌레만큼 비루한 존재일 뿐이었다.
“자네…… 자네가 감히 저들을 죽인 건가!”
일곱 명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들은 드디어 정신을 차리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들은 목진의 수단이 매서운 데다 곧바로 살수를 둘 줄 꿈에도 몰랐다.
더구나 죽은 두 사람은 3대 패주 세력 중, 패주 다음으로 지위가 높고 실력이 막강한 존재인데 눈 깜짝할 사이에 죽었으니…….
“그럼 우리 목부가 여기 놀러 온 줄 알았나?”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리고 이건 시작일 뿐이네.”
목진의 얼굴에 걸린 미소에 7명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들은 맹수의 먹잇감이 된 것처럼 두려워졌다.
슉!
목진은 다시 사라졌다. 흐릿한 그림자가 공간을 지나며 일곱 명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들에게 향하는 듯했다.
“함께 나섭시다!”
일곱 명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들은 화들짝 놀라 외쳤다.
목진의 진정한 실력을 확인한 이들은 더는 우쭐거릴 수 없었다. 그들은 협력해야만 목진을 상대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쿵! 쿵!
녀석들이 바로 지존법신을 소환하자 웅장한 영력이 돌풍처럼 휘몰아쳤다.
슉!
목진은 바로 그중 한 지존법신 앞에 나타나 무덤덤하게 녀석의 가슴팍을 때렸는데, 장인에서 수정의 빛을 발하자 방대한 지존법신이 내뿜던 웅장한 영력이 놀라운 속도로 사라졌다.
퍽!
거대한 지존법신은 지탱하는 영력이 전부 봉인되어 순식간에 무너졌고 그 속에서 모습을 드러낸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는 깜짝 놀라 미친 듯이 도망갔다.
그는 지존법신을 소환했는데도 전혀 목진의 상대가 안 될 줄 몰랐다.
괴이한 수정 영력은 난폭하기 그지없었는데 지존법신에 닿자마자 영력이 전부 봉인돼 지존법신은 무너질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목진의 속도가 녀석이 도망가는 속도보다 더 빨라 어느새 녀석의 앞쪽에 나타나 가슴팍을 향해 주먹을 휘둘렀다.
퍽!
주먹에서 홍류처럼 흘러나온 수정의 빛은 녀석의 몸에 닿자마자 사정없이 스며들었는데 체내의 웅장했던 영력이 빠르게 사그라들었다.
“폭발하라.”
목진이 말에 수정의 빛은 천만 개의 가시가 되어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의 체내에서 폭발했고 녀석의 육신도 산산이 부서졌다.
녀석의 육신 곳곳에서 번쩍이는 수정의 빛은 체내의 영력을 전부 봉인해 제아무리 생명력이 완강한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라고 해도 지금은 일반인이나 다름없었다.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가 또 한 명 사망했다.
그런데 목진은 그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자신을 향하는 몇 갈래 기의 회오리를 피한 뒤, 신속하게 다른 지존법신으로 향했다.
쿠쿠쿵!
난폭한 영력이 미친 듯이 휘몰아쳤고 여섯 명의 거인은 무서운 영력 파동을 내뿜으며 공격을 개시했다. 그 사이에서 왜소한 그림자가 부단히 번쩍였다.
왜소한 그림자가 나타난 곳이면 거인은 물러나곤 했고 녀석이 수정 영력을 주입하기라도 하면 지존법신은 바로 와해되었다. 목진은 바로 그 뒤를 쫓아가 녀석의 육신을 폭발시켰다.
한편, 영력 충돌의 소리가 부단히 울려 퍼졌지만 주위에 모인 수많은 세력은 침을 꿀꺽 삼키며 조용히 서 있었다.
목진이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들의 협공을 당하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오히려 저들이 잔뜩 겁에 질려 있었다.
목진은 일단 빈틈을 찾아내면 그들을 일전에 죽인 사람들 꼴로 만들었다.
1각도 안 되는 사이, 일곱 명은 어느새 네 명이 되어 있었다.
그들은 벌써 세 사람을 잃었는데 상대방은 지존법신마저 소환하지 않았다.
나머지 네 사람은 그제야 자신의 상대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깨닫고 무서워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들은 절대 목진의 상대가 아니었다.
“당장 도망갑시다!”
싸울 의지가 완전히 사라진 네 명의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들은 전력을 다해 철수했다. 이대로라면 그들은 전부 죽을 것이다.
“이제야 도망가려 하다니, 너무 늦은 것 아닌가?”
목진은 도망가려는 네 사람을 보더니 가볍게 웃으며 물었다.
목부의 위상을 올리고 북역의 패주가 되려면 절대적인 실력을 선보여야 하는데 제 발로 걸어온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들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었다.
하여 목진은 순식간에 녀석들을 따라잡더니 손바닥에서 태양처럼 눈부신 수정의 빛이 모여 무한의 위력을 방출했다.
상대방의 수정의 빛에서 느껴지는 무서운 파동에 녀석들은 잔뜩 겁에 질려 외쳤다.
“종주님, 구해주세요!”
그들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그들은 체면 때문에라도 이러고 싶지 않았지만 죽을까 봐 너무 무서웠다.
목진은 피식 웃더니 속도를 끌어올리며 수중의 수정 태양을 내던졌다.
“무례하군!”
그런데 그때, 세 사람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뇌명처럼 울려 퍼졌고 세 갈래 영광의 회오리가 공간을 가르며 날아와 수정 태양을 힘껏 때렸다.
쿵!
상대방의 공격에 수정 태양은 순간 폭발했지만 목진은 오히려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손가락을 튕겼다.
슉!
부서진 수정 태양에서 갑자기 네 갈래 수정의 빛이 나타나더니 상당히 괴이한 각도로 세 갈래 영광의 회오리의 공격을 피해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들을 공격했다.
그러다 수정의 빛이 체내에 스며든 녀석들은 체내의 영력이 놀라운 속도로 봉인되는 것을 발견하고 표정이 굳었다.
퍽!
지존법신이 폭발하자 녀석들은 피를 토하며 바닥에 맥없이 추락했다.
녀석들은 목숨은 구했지만 거의 죽은 거나 다름없었다.
그 광경에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아무도 3대 패주 세력 중 가장 강한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 아홉 명이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이 지경이 될 줄 몰랐다.
더구나 마지막에 자운종, 뇌음산, 금조부의 종주들까지 나섰는데도 나머지 네 사람을 구하지 못했다.
목부의 부주는 도대체 얼마나 무서운 사람이란 말인가?
“이제야 마음이 아픈 건가?”
목진은 크게 다친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 네 명을 힐끗 보더니 고개를 들고 북역원 깊숙한 곳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는 3대 패주 세력한테 어느 정도 타격이 될 것이다.
그때 북역원의 깊숙한 곳에서 세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렸는데 그 속에 짙은 살기가 깃들어 있었다.
잇따라 공간이 갑자기 일그러지더니 3대 패주가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은 조용히 서 있기만 했는데도 지극히 무서운 압박감을 형성했다. 그들은 이미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을 훨씬 뛰어넘고 얼핏 천지존의 느낌도 들었다.
“드디어 나타난 건가?”
목진도 상대방을 지그시 바라봤다. 북역에서 이 정도 실력을 갖춘 사람은 자운진군, 뇌음존자, 금조왕 밖에 없었다.
세 사람의 출현에 현장은 조용해졌고 다들 겁에 질린 듯 고개를 푹 숙였다. 허공에 떠 있는 이들은 북역의 최강자인 동시에 3대 패주 세력의 우두머리인 자운진군, 뇌음존자, 금조황이었다.
그들은 천라대륙에서도 상당히 유명했는데 북역의 패주라 아무도 감히 그 명령을 거역하지 못했다.
가장 왼쪽에 서 있는 중년 사내는 하얀색 도포를 입었는데 보라색 동공에서 괴이한 기운을 내뿜는 것이 범상치 않아 보였고 중간에 서 있는 사람은 민머리에 귀가 상당히 컸다. 입고 있는 회색 도포의 소매가 상당히 큰 것으로 보아 내부 공간이 따로 있는 듯했다. 그는 상냥하게 웃고 있었지만 눈빛만은 그 누구보다 차가웠다.
그리고 오른쪽에 서 있는 황금색 도포를 입은 사내는 날렵한 코에 두 눈은 은은한 황금빛을 띠었다. 사람을 노려보는 것만으로도 수많은 검으로 상대방의 심장을 찌르듯 무서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