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5화. 목진과 3대 패주의 대결
한편, 세 명의 목진이 번갈아 공격하자 방어력이 강한 자신하도 점차 얇아졌다.
목진은 흑백 목진의 중간에 서서 자운진군을 바라보며 씨익 웃으며 가볍게 손을 들었다. 그러자 커다란 황금색 활이 다시 형성되었고 궁현이 파르르 떨리자 또 한 갈래의 황금빛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 자신하를 공격했다.
쿵!
금광은 파죽지세로 날아가 보라색 노을을 사정없이 부쉈다.
슉!
자운진군은 멀리 튕겨 나갔다. 그는 입을 쩍 벌려 훨씬 어두워진 보라색 노을을 다시 삼키고 잔뜩 어두워진 얼굴로 목진을 바라봤다.
“자신하가 자네가 말한 것만큼 대단한 물건은 아닌 것 같군.”
목진은 가볍게 웃더니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아마 두 사람이 싸우기 전이라면 다들 그의 말에 어이가 없다는 듯 웃었겠지만, 지금은 아무도 감히 뭐라 하지 못했다.
다들 자운진군의 꼴이 이렇게까지 처참해질 줄 몰랐다.
특히, 목부 사람들과 싸웠던 세력들은 어느새 사색이 되었다. 그들은 목부도 다른 도전자들처럼 결국 몰락할 거라 생각하고 겁도 없이 덤볐던 것인데 목부는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강력한 존재였다.
허공에 떠 있는 자운진군도 안색이 확 어두워져 씩씩거리며 목진을 바라봤는데 혼자서는 절대 목진의 상대가 안 된다는 걸 깨달았다.
“인제 목부가 북역의 패주 쟁탈전에 참석할 자격이 있는 것 같나?”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한 말에 자운진군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지금의 북역은 네 번째 패주를 용납할 수 없네!”
3대 세력이 이미 북역의 8할도 넘는 땅을 차지해 네 번째 패주가 나타나면 아마 그들이 차지했던 땅도 뺏길 것이다.
“참 아쉽군.”
목진은 아쉬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더니 이내 정색하며 커다란 황금색 활을 쥐고 궁현을 당겼다.
윙! 윙! 윙!
이와 동시에, 흑백 목진도 활을 당기더니 세 갈래 금광이 예리하기 그지없는 기운을 싣고 자운진군의 모든 퇴로를 향해 날아갔다.
자운진군도 흠칫 놀라더니 깊게 숨을 들이켜며 보라색 눈동자에서 보랏빛을 미친 듯이 모아 한 장 정도의 보랏빛을 방출했다.
퍽!
보랏빛과 한 갈래 금광이 부딪치자 엄청난 소리와 함께 양자가 동시에 부서졌다. 그런데 나머지 두 갈래 금광이 순식간에 자운진군의 앞쪽에 나타났다. 그때 갑자기 두 갈래 웅장한 기의 회오리가 날아와 곧 자운진군의 몸에 닿을 것만 같은 두 갈래 금광을 감쌌다.
퍼퍽!
난폭한 힘이 폭발하자 금광과 두 갈래 웅장한 기의 회오리가 동시에 부서졌다.
그 광경에 다들 고개를 들고 뇌음존자와 금조황을 바라봤는데 그들은 무덤덤하게 서서 목진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들이 나서서 자운진군을 구한 것이다.
“드디어 나선 건가?”
목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말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에 전혀 놀라지 않은 눈치였다.
목부가 북역의 패주가 되려면 3대 패주의 이익을 건드려야 하니 저들이 목부를 공동의 적으로 여기는 것은 당연했다.
“목 부주, 대결에서 이미 우세를 차지했는데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있었나?”
뇌음존자가 바라보며 한 말에 목진은 피식 웃으며 답했다.
“그럼 내가 일전에 한 질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목 부주, 북역은 우리 3대 패주 세력 덕분에 평화롭고 안정한 생활을 할 수 있는 것인데 목부가 기어코 네 번째 패주가 되려고 하면 다시 피바람이 불 것이네.”
뇌음존자는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러니 목 부주가 북역 이외의 땅에 관심을 가져 보는 것이 어떻나? 북역만 아니라면 우리는 전력을 다해 자네를 돕겠네.”
상대방의 어이없는 말에 목진은 껄껄 웃더니 한참 지나서야 웃음을 그치고 말했다.
“내가 기어코 북역의 새로운 패주가 되겠다면 어떡할 건가?”
“그럼 우리 셋은 목부가 완전히 없어질 때까지 자네와 목부의 강자들을 가만두지 않을 것이네.”
뇌음존자는 금조황, 자운진군과 눈을 마주치며 말하더니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러나 눈에 깃든 살기만은 감춰지지 않았다. 목진의 진정한 실력을 확인한 그는 녀석을 죽여야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이에 다들 깜짝 놀랐다. 3대 패주 세력에서 정말 손을 잡고 목부를 없애려 하다니.
그렇다면 목부의 상황은 정말 위험해질 것이다.
비록 지금까지 목진이 놀라운 전투력을 선보였고 자운진군도 열세에 처했지만 뇌음존자와 금조황까지 나서면 형세는 다시 뒤바뀔 것이다.
목진도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뇌음존자 등을 노려보더니 한참 지나서야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말했다.
“그럼, 당신들이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지 봅시다.”
그의 대수롭지 않은 말에 사람들은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목부의 주인이 정녕 혼자서 3대 패주를 상대하려 하다니!
목진의 나지막한 목소리는 북역원에 엄청난 파장을 일으켰다.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를 쳐다봤다.
목진이 북역의 3대 패주의 합동 작전에도 물러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강력한 태도를 취한 것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상대방은 곧 천지존경에 이를 강자들로 목진한테 아무리 괴이한 영력 화신이 있다고 해도 대결에서 승리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았다.
반면, 목부의 강자들도 크게 놀라지 않고 태연하게 서 있었다. 목진이 이대로 물러나면 오히려 목부는 멸망할 거라 여겼고 북역의 3대 패주와의 충돌은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럴 바에 전력을 다해 녀석들과 싸워보는 것이 나았다!
그때 자운진군이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주제도 모르는 녀석, 자네가 혼자서 우리 셋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패배자가 참 말도 많군.”
목진이 피식 웃자 자운진군은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그는 당장에라도 그를 찢어 죽이고 싶었는데 여태껏 북역에서 그한테 이따위 말을 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 더욱 화가 나는 것은 목진의 비아냥거리는 말에도 자운진군은 별다른 수가 없다는 것이었다. 그는 일전의 대결로 이미 목진보다 실력이 뒤처진다는 걸 깨달았다.
“목 부주가 끝까지 고집을 부리는군.”
뇌음존자도 한숨을 쉬며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는데 상대방의 이러한 태도가 제법 마음에 들었다. 그래야 그들 세 명은 정정당당하게 함께 나서 그를 상대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
목진은 아직 젊은데도 실력이 막강해 이대로 놔두면 언젠가 북역에도 천지존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었다.
그때가 되면 북역의 진정한 패주는 목부가 될 것이다. 이에 뇌음존자는 목진과 목부를 최대한 빨리 없애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마 금조황과 자운진군도 뇌음존자와 같은 생각일 것이다.
이에 뇌음존자가 금조황과 자운진군을 바라보자 그들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살기 가득한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그들은 목진의 천부적 재능과 잠재력에 위협감을 느꼈다.
“자네가 기어코 북역의 안정을 깨려 한다면 우리는 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자네를 없애는 수밖에 없네.”
천천히 말을 마친 금조황은 음산하고도 날카로운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봤다.
끼익!
순간, 금조황의 체내에서 무한의 금광이 휘몰아치더니 뒤쪽에 황금색 깃털 피풍(披風)이 나타났고 피풍은 특이한 파동을 내뿜었다.
이와 동시에, 금조황이 내뿜은 강력하기 그지없는 영력 파동이 돌풍처럼 휘몰아치자 이 구역 전체가 그 압박감에 휩싸였다.
자운진군도 바로 영력을 끌어올려 보라색 기운이 하늘 높이 솟구쳤고 뇌운진운도 씨익 웃으며 영력을 끌어올렸다. 그러자 웅장한 영력이 뒤쪽에서 요동치며 거대한 그림자를 형성했다.
3대 패주가 동시에 나서서 이룬 영력 압박감이 북역원 전체를 감싸자 다들 잔뜩 겁에 질린 채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이 정도의 압박감이라면 일부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들도 전의를 완전히 잃을 것이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는 사람들도 이렇게 괴로운데 3대 패주를 상대하고 있는 목진은 얼마나 더 무서운 압력을 견뎌내고 있을까?
이러한 생각에 다들 목진한테 눈길을 돌렸는데 그는 꼼짝 않고 서 있었다. 옷도 금속으로 만든 것처럼 상대편에서 강력한 영력 충격파가 휘몰아쳐도 끄떡없었다.
목진은 고개를 들고 곧 천지존경에 이를 세 명의 강자들을 보자 조금 압박감이 느껴졌다.
후우.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으로 결인하자 뒤쪽에 거대한 불후금신이 나타나 자금색 불후의 빛을 방출했고 호흡할 때마다 영력이 구름을 이뤄 주위를 맴돌았다.
목진의 상대는 세 명이지만 그한테는 일기화삼청이 있어 적어도 인수에서는 전혀 밀리지 않았다.
허공에서 일어난 여섯 사람의 대치에 공기마저 순간 흐름을 멈춘 것 같았다.
퍽!
자운진군이 먼저 나서서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의 본체를 쏘아보며 공격을 개시했고 금조황과 뇌음존자는 흑백 목진에게 향했다.
세 사람의 합동 공격에 목진은 발을 힘껏 굴러 하늘 높이 날아올라 자운진군과 치열하게 싸웠고 흑백 목진도 자신의 상대인 뇌음존자와 금조황을 상대했다.
쿠쿵!
허공에서 난폭한 영력 충격파가 미친 듯이 휘몰아쳤고 아래쪽 대지에도 커다란 균열이 일었다.
북역원 전체가 치열하게 싸우고 있는 여섯 사람의 전쟁 여파에 휩싸였고 그들한테서 느껴지는 파멸의 파동에 다들 입이 떡 벌어졌다.
슉!
그때 한 갈래 금광이 신속하게 하늘을 가르며 지나갔는데 이는 다름 아닌 금조황으로 황금색 깃털 피풍을 펄럭이자 속도가 더 빨라졌다.
그리고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빠르게 그 뒤를 따랐다.
금조황은 자신을 쫓아오는 검은 그림자를 힐끗 보더니 순식간에 뇌음존자의 옆에 나타났는데 뇌음존자의 앞쪽에는 하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서 있었다.
“데려왔네.”
금조황이 한데 모인 흑백 목진을 보더니 자운진군을 상대하고 있는 목진의 본체를 보며 씨익 웃자 뇌음존자도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널찍한 옷깃이 펄럭이자 무한의 영광이 방출해 순식간에 만 장 정도로 커졌다.
“대건곤수(大乾坤袖)!”
따로 공간을 이룬 듯 내부가 까마득한 옷깃은 빠르게 날아가 흑백 목진의 주위를 둘러싸고는 이들을 가뒀다.
“무려 대건곤수라니!”
갑작스러운 변고에 사람들은 화들짝 놀랐는데 누군가 뇌음존자의 공격을 알아채고 깜짝 놀라 외쳤다.
“대건곤수는 뇌음산에서 가장 아끼는 보물로 정예급 준절세의 성물이라고 들었네. 내부에 별도의 공간이 있어 일단 갇히면 아무리 지지존 대원만 정상급 강자라도 도망가기 어렵다고 하네!”
사람들의 말에 목부의 강자들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뇌음존자와 금조황이 흑백 목진을 가둔 뒤 자운진군과 함께 목진의 본체를 상대하려는 것이 틀림없었다.
쿠쿵!
허공에서 펄럭이는 커다란 옷깃에서 경천의 소리가 들리며 내부에서 흑백 목진이 끊임없이 무서운 공격을 개시하자 어느덧 준절세의 성물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이에 뇌음존자는 입가를 파르르 떨었다. 대건곤수가 아무리 강해도 흑백 목진을 가두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이었다. 일시적으로 가둘 수는 있지만 계속 유지하려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다.
“마음 아파할 것 없네. 목부를 없애면 상고의 천궁에 있는 보물을 마음껏 고르면 되지 않나?”
옆에 서 있던 금조황의 말에 뇌음존자는 그제야 시름이 놓였다.
“나의 대건곤수는 기껏해야 흑백 목진을 1각 정도밖에 가둘 수 없으니 일단 목진의 본체부터 해결합시다.”
“그럽시다!”
뇌음존자의 말에 금조황은 고개를 끄덕이더니 목진과 자운진군에게로 향했다.
쿵!
목진과 자운진군의 강력한 공격에 난폭한 영력이 휘몰아쳤고 자운진군은 뒤로 튕겨 나가 멈춰 서더니 갑자기 씨익 웃었다.
“목진, 자넨 이번에 드디어 그 오만함에 대한 대가를 치르게 되었네.”
이에 목진이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고개를 돌려보니 금조황과 뇌음존자가 어느새 뒤쪽에서 나타나 그의 퇴로를 완전히 봉쇄했다.
일전에 흑백 목진이 옷깃에 갇혔을 때, 그는 무언가를 눈치챘는데 뇌음존자의 대건곤수는 자운진군의 자신하보다 상대하기 훨씬 어려워 흑백 목진도 바로 이를 뚫고 나오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