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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867화 (866/1,000)

867화. 팔부부도의 위력

목진도 여덟 폭의 그림을 뚫어져라 쳐다봤는데 당장이라도 그림 속에서 튀어나와 시꺼먼 눈을 부릅뜨고 적을 노려보다가 언제든지 파멸의 힘을 방출해 공격을 개시할 것처럼 보였다.

이는 다름 아닌 팔부부도였다.

“오늘, 당신들에게 팔부부도의 위력을 시험해 보겠네.”

목진이 자운진군 등을 바라보다가 옷깃을 휘날리자 대량의 지존영액이 홍류를 이룬 채 날아올랐다.

홍류에는 무려 지존영액이 팔천만 방울이나 들어 있었다.

팔부부도를 사용하려면 지극히 방대한 영력이 필요한데 목진이 현재 실력으로는 혼신의 영력을 주입해도 턱없이 부족해 대량의 지존영액의 도움을 받아야만 했다.

이것도 목진이 지지존 대원만급에 이르렀으니 망정이지, 그가 반보 지지존 대원만급이었으면 지존영액을 적어도 일억 오천만 방울은 사용해야 했을 것이다.

“북역원에 올 때, 목부 창고에 있던 지존영액을 전부 가져오길 잘했군.”

목진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인법을 바꿨는데 지존영액 팔천만 방울로 이뤄진 홍류는 수정탑 벽에 나타난 여덟 폭의 그림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잇따라 녀석들은 파르르 떨더니 벽에서 윗몸을 꺼냈다.

그들은 진정한 실체가 되었다.

휘이익!

무서운 영력 위압감이 휘몰아치자 자운진군 등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은 여덟 폭의 그림에서 엄청난 위협감을 느꼈다.

“당장 이 탑에서 나가야 하네!”

자운진군 등은 이구동성으로 외치더니 함께 주위의 공간을 공격했다. 그들은 공간에 균열을 내 수정부도탑에서 벗어나려 했다.

그러나 목진이 이를 허락할 리 없었다. 엄청난 대가를 치르고 팔부부도를 소환한 만큼 원하는 바를 이뤄야만 했다.

크으으으!

목진이 한 손으로 결인하자 여덟 폭의 그림에서 파멸의 기운이 잔뜩 깃든 나지막한 소리가 들렸고 녀석들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손을 내밀어 자운진군 등을 가리켰다.

슉!

녀석들이 손으로 여덟 갈래의 검은색 광선을 내뿜자 주위의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고 영력마저 깔끔하게 부서졌다.

자운진군 등은 수수해 보이는 검은색 광선에 안색이 확 변했고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함께 나섭시다!”

자운진군 등은 침착함을 완전히 잃었다.

“자운조(紫雲罩)!”

“금강불파종(金剛不破鐘)!”

“금령신갑(金翎神甲)!”

세 지존법상이 한데 모여 웅장한 영력을 내뿜더니 위쪽 하늘에 세 층의 커다란 방어막을 형성했다.

그 중 첫 번째 층은 보라색 구름이 떠 있는 보라색 광막 같았고 표면에 오묘한 무늬가 가득 새겨져 있었다. 두 번째 층은 커다란 황금색 종이었으며 마지막 층은 황금색 깃털로 이뤄진 거대한 방패였다.

자운진군 등은 검은색 광선을 막기 위해 최강 방어벽을 이뤘다.

천지존이 아니고서는 아무도 이들이 이룬 방어벽을 뚫지 못할 것이다!

슉!

순식간에 날아온 여덟 갈래의 검은색 광선이 사정없이 보라색 광막을 공격했다.

치익!

보라색 광막은 아무런 힘도 쓰지 못하고 상대방의 공격에 뚫렸다.

이보다 빠를 수는 없었다.

탕!

황금종은 세차게 울어댔지만 그 소리가 마치 절망의 아우성처럼 들렸고 금세 균열이 일더니 바로 부서졌다.

퍽!

황금종이 부서지자 검은색 광선은 황금색 깃털 방패를 공격했는데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거대한 황금색 방패는 검은색 액체가 되어 녹아내렸다.

스읍.

자운진군 등은 소름이 쫙 끼쳤다. 그들이 전력을 다한 방어가 여덟 갈래의 검은색 광선에 이렇게까지 약할 줄 몰랐다.

반면, 목진은 태연하게 서서 상황을 살폈다. 팔부부도는 공격 방면의 절세의 신통일 뿐만 아니라 36가지 절세의 신통에 오른 엄청난 물건이었다.

부도노조께서는 수많은 마제를 죽여서야 겨우 팔부부도를 만들어냈으니 천지존경에 이르지도 않은 녀석 세 명을 상대하는 것쯤은 일도 아니었다.

“공격하라.”

목진이 녀석들을 가리키며 무덤덤하게 외치자 여덟 갈래의 광선의 속도가 폭등해 순식간에 자운진군 등의 지존법상을 공격했다. 검은색 광선에 적중한 부위에서 검은색 액체가 떨어지더니 놀라운 속도로 퍼져나갔다.

자운진군 등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아래쪽에 서 있는 지존법상을 바라봤다. 그들은 자신의 지존법상이 무너지고 있는 것을 느꼈고 괴이한 검은색 액체는 법상을 통해 그들의 본체에도 영향을 주려 했다.

그들이 아무리 영력을 끌어올려 억제하려 해도 검은색 액체를 당해낼 방법이 없었다!

자운진군은 어느새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분명 대결에서 우세를 차지했던 이들은 형세가 갑자기 뒤바뀐 까닭을 도무지 알지 못했다.

또한, 그들은 목진이 어찌 지지존 대원만급 실력으로 이토록 무서운 공격을 할 수 있는지도 궁금했다.

그러나 제아무리 이해가 안 되어도 현실은 잔혹한 법이었다. 그들의 지존법상은 무너지기 직전이었고 난폭한 검은색 광선은 빠르게 본체에게 향했다.

“법상을 폭발시킵시다!”

자운진군 등은 서로 마주 보더니 이를 악물고 외쳤다. 그들이 지존법상을 스스로 폭발시키지 않으면 검은색 광선에 본체마저 크게 다칠 것이다.

쿵!

자운진군 등이 바로 마음을 움직이자 그들의 지존법상은 억만 갈래의 영광을 발하며 폭발했고 무서운 충격파가 휘몰아쳐 수정탑마저 미친 듯이 떨렸다.

이에 목진이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옷깃을 휘날리자 수정탑은 신속하게 작아져 다시 체내로 들어갔다.

한편, 자운진군 등은 이내 화색이 되었다. 그들은 지존법상이 폭발해 형성된 여파 떄문에 목진이 수정탑을 거둔 줄 알았다.

그들은 다시 수정탑에 갇힐까 봐 황금히 도망갔다.

슈슉!

그런데 자운진군 등의 앞쪽 공간이 갑자기 부서지더니 몇 갈래 검은색 광선이 공간을 가르며 날아가 그들의 육신을 적중했다.

쿵!

북역원 허공에 떠 있던 거대한 수정 부도탑은 사라졌지만 강력한 영력 돌풍이 휘몰아쳐 천지가 격렬하게 진동했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고 높은 하늘을 보더니 수정 부도탑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수군대기 시작했다.

“수정탑이 사라졌네. 세 명의 종주가 목진을 이긴 모양이야!”

“이렇게 빨리 끝나다니, 목진도 별것 없군.”

“혼자서 세 명을 상대하는데 이 정도만 해도 정말 대단하네. 오늘만 지나면 목부는 북역에서 상당히 유명해질 것이네.”

“그래도 결국 실패하지 않았나.”

* * *

북역원은 금세 떠들썩해졌고 3대 패주 세력 휘하의 강자들은 안심했다.

그들은 수정탑이 사라진 것이 세 명의 종주가 목진과의 대결에서 승리했기 때문이라고 여겼다.

반면, 목부의 강자들은 불안해져 만다라에게 눈길을 놀렸는데 그녀는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영력 돌풍이 휘몰아치는 허공을 바라보고 있었다.

슉!

그때 갑자기 바람을 가르는 소리가 들리더니 세 갈래 빛줄기가 운석처럼 추락해 북역원의 깊숙한 곳에 박혔다.

쿠쿵!

엄청난 충격에 북역원 전체가 진동했고 바닥에 깊고 큰 구멍이 났다. 이를 중심으로 균열이 사방에 미친 듯이 뻗어 북역원의 깊숙한 곳을 만신창이로 만들었다.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고개를 돌렸다. 목진이 정녕 완전히 패배했단 말인가?

이러한 생각에 다들 북역원의 깊숙한 곳에 다가갔는데 커다랗게 난 구멍에는 세 사람이 검은색 안개를 내뿜으며 누워 있었다.

“저건…….”

상대방의 정체를 확인한 사람들은 너무 놀라 순간 말문이 막혔다.

커다란 구멍에 누워있는 건 목진이 아니라 3대 패주인 자운진군, 뇌음존자, 금조황이었다!

3대 패주 세력 휘하의 강자들은 귀신이라도 본 듯 잔뜩 겁에 질렸다.

“이,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란 말인가?”

안색이 확 어두워져 잠시 생각에 잠겼던 이들은 황급히 말을 바꿨다.

“목진이 대단하긴 하군. 종주님들께서 녀석을 죽이기 위해 이렇게까지 심하게 다치다니 말이야.”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허공에 서 있던 젊은 청년이 내려와 3대 패주를 쳐다봤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형성된 무서운 압박감에 바로 조용해졌다. 이곳에 모인 사람들은 대부분은 자운종, 뇌음산, 금조부 휘하의 세력이지만 아무도 목진 앞에서 우쭐거리지 못했다.

그들은 목진한테서 3명의 종주들한테서 느꼈던 위압감보다 훨씬 강한 압박감을 느꼈고 비아냥거리던 눈빛은 어느새 경외의 눈빛으로 바뀌었다.

정작 목진은 이를 무시한 채 바닥에 누워있는 녀석들을 한참 쳐다보다가 다시 입을 열었다.

“죽지 않았으면 얼른 일어나게.”

북역원은 여전히 쥐 죽은 듯 조용했고 다들 조용히 서서 3대 패주만 바라봤다.

잠시 후, 깊숙하게 파인 구멍에서 세 사람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는데 다들 그들의 처참한 꼴에 다시 한번 놀랐다.

자운진군, 뇌음존자, 금조황은 옷이 갈기갈기 찢어졌고 강력하기 그지없었던 영력은 한껏 사그라들었다.

더구나 그들의 어깨에 묻은 검은색 액체는 계속해서 피와 살, 영력을 집어삼키고 있었다.

이에 녀석들의 몸 표면에 부단히 살이 부풀어 올랐다가 폭발해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그들은 크게 다친 것이 분명했다.

자운진군 등은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눈빛에 경계와 두려움이 가득 차 있었다.

그들은 방금의 대결로 목진의 전투력을 제대로 알 수 있었는데, 그들이 협력한다고 해도 수정탑에 새겨진 악마의 신 같은 그림의 상대는 아니었다.

“지금부터 목부가 북역에 들어가는 것에 대하여 이야기해도 되겠나?”

목진은 험악한 기운을 거두고 상냥하게 웃으며 물었다.

“우리가 거절할 수는 있나?”

자운진군 등이 안색이 어두워져 물었다.

그들은 심하게 다쳐 전투력이 폭락했기에 지금이라도 목진이 살수를 두면 이 자리에서 세 명 모두 죽을 수도 있었다.

하여 그들은 목진의 말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떨 것 같나?”

목진이 가볍게 웃으며 한 말에 자운진군 등은 고개를 푹 숙였다. 그들한테서 더는 일전의 고고한 모습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잇따라 목진이 옷깃을 휘날리자 하늘에서 영광이 번쩍이더니 커다란 지도가 나타났다. 이는 북역의 지도였다.

지도에 그려진 땅의 구획은 명확했으니, 8할 정도를 3대 패주 세력이 차지했고 북계는 북역의 북쪽의 외진 구석에 있었다.

목진이 손가락을 튕기자 한 갈래 영광이 지도에 스며들더니 북계의 땅이 빠르게 확장되어 3대 패주 세력의 땅마저 차지했다.

잠시 후, 북계 목부의 땅은 북역의 절반 정도를 차지했고 자운종, 뇌음산, 금조부의 땅은 나머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오늘부터 북역의 땅은 이렇게 나눌 것이네.”

목진은 하늘에 펼쳐진 영광 지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꿀꺽.

수많은 세력의 수령들은 몰래 침을 꼴깍 삼켰다. 이대로라면 현장에 있는 세력 중 절반은 목부한테 넘어가게 된다.

이건 엄청난 일이었다!

목부에서 한꺼번에 북역의 땅의 절반을 차지하려 하다니!

그러나 아무도 감히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고 몰래 3대 패주를 힐끗거리기만 했다. 다들 목진을 상대할 자격조차 없다는 걸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너무한 것 아닌가?”

자운진군, 뇌음존자, 금조황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외쳤다.

목진이 나눈 구획은 이들한테는 엄청난 타격이었다.

“뭐가 너무하다는 건가? 만약 대결에서 패배한 것이 우리 목부였다면 당신들의 방식은 너무하지 않은 건가?”

목진이 대수롭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그 말에 자운진군 등은 입가가 파르르 떨렸다.

“목 부주, 자네 실력이 확실히 뛰어난 건 알겠네. 하지만 우리 3대 패주의 뒷배가 대천세계의 진정한 정예급 세력이란 걸 잊지 말게.”

자운진군이 깊게 숨을 들이켜며 한 말에는 위협의 뜻이 담겨 있었다.

목진이 아무리 강해봤자 3대 패주가 등에 업은 세력의 천지존이 나서면 그는 영락없이 패배할 것이다.

“나도 당신들이 꼭두각시일 뿐이란 걸 잘 아네.”

“안 그럼 내가 왜 당신들과 지금까지 이러고 있을까? 그냥 당신들을 전부 죽이면 목부가 북역 전체를 차지할 수 있을 텐데 말이야.”

목진은 그들의 진정한 주인과 완전히 얼굴을 붉히고 싶지 않아 북역의 땅을 절반이나 남겨준 것이었다.

“목 부주의 뒷배도 엄청난 모양이군. 우리가 몰라봐서 미안하네.”

자운진군 등은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이를 악물며 말했지만 대단해 봐야 자기 주인들보다 강할까 하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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