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주재-879화 (878/1,000)

879화. 촉진

이렇게 다른 두 혈마왕은 혈광이 되어 분신에게로 향했고 목진은 고개를 들고 상황을 살피더니 흑백 목진을 번갈아 바라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에 흑백 목진은 호탕하게 웃더니 다른 두 혈마왕을 다른 곳으로 인도했고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먼저 나섰다. 녀석이 착용한 반지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수많은 전사가 뒤쪽에 나타났다.

쿵!

웅장한 전의가 치솟아 천지가 진동했다.

수천 명이나 되는 군대가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의 뒤에 서서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자 웅장한 전의가 전의의 바다를 이뤄 요동치며 무서운 위압감을 형성했다.

이는 바로 현룡군이었다.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은 전의의 바다에 내려앉아 화들짝 놀란 혈마왕을 바라보며 옷깃을 휘날렸는데 전의의 홍류가 무서운 힘을 실은 채 사정없이 녀석에게 향했다.

그리고 하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은 수많은 영인을 이뤄 주위의 공간에 주입했다. 그러자 영력 광선이 나타나 서로 얽히고설켜 거대한 영진을 이뤘고 이로서 마침내 자신을 쫓던 혈마왕을 가뒀다.

멀리서 상황을 살피던 백소소와 원주민들도 깜짝 놀랐다. 목진이 이토록 놀라운 수단을 숨기고 있을 줄 생각지도 못했다. 그는 두 화신만으로 두 혈마왕을 가뒀다.

“전진사에 영진사라니!”

대혈마왕도 안색이 한껏 어두워져 상황을 살폈다. 그는 그제야 목진의 두 화신이 본체 못지않은 전투력이 있다는 걸 인정했다.

“인제 당신들이 지은 죄값을 치를 때가 되었네.”

목진은 무덤덤하게 대혈마왕을 바라보며 말했다.

“말은 누구나 할 수 있지. 내가 본체를 죽이면 두 화신은 어차피 사라질 테니 상관없단다.”

대혈마왕은 씨익 웃으며 혈광이 요동치는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보았다. 그리고 이내 입을 쩍 벌려 혈하를 내뿜었는데 이는 순식간에 웅장한 혈해를 이뤄 하늘에 걸렸다.

크으으으!

난폭한 외침과 함께 혈해가 요동치더니 만 장 크기의 거대한 흉수가 모습을 드러냈다.

엄청난 살기를 내뿜는 녀석은 육신이 온통 빨간색이었고 원숭이처럼 생겼는데 머리가 세 개였다. 표정이 사악한 것이 마치 지옥에서 기어 올라온 악령 같았다.

크으으으!

녀석은 입을 쩍 벌려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시뻘건 눈으로 목진을 쏘아보았다. 그때 수만 장 크기의 방대한 선홍색 광구가 모였다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주위의 공간이 폭발했고 파멸의 기운을 실은 채 하늘에 어두운 흔적을 남기며 목진에게 향했다.

이를 지켜보던 목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상대방한테서 위협감을 느껴 더욱 신중하게 움직였다. 대혈마왕의 실력은 지금까지 그가 상대했던 곧 천지존경에 이를 강자 중 최강자였다.

후우.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으로 결인하자 뒤쪽에서 자금색 빛이 폭발하며 자금색 거인이 나타났다.

슈슈슉!

불후금신은 나타나자마자 수백 갈래의 불후신문을 이뤄 신속하게 앞쪽에 커다란 자금색 망을 이뤘다.

퍽!

파멸의 힘이 깃든 선홍색 광구가 지나간 곳은 모조리 무너졌고 미친 듯이 돌진해 사정없이 자금색 망을 공격했다.

그 무서운 힘을 견뎌내느라 자금색 망은 무던히 애썼다.

정작 목진은 태연하게 서서 계속해서 자신과 가까워지고 있는 파멸의 광구를 바라봤다. 이에 백소소 등은 손에 땀을 쥐고 상황을 살폈다. 다행히 파멸의 광구는 목진과 한 장 정도 떨어졌을 때 겨우 멈춰 섰다.

거대한 자금색 망은 결국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다.

목진이 서서히 손을 들고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위잉!’ 하는 소리와 함께 거대한 자금색 망은 선홍색 광구로 도리어 흉수를 공격했다.

크으으으!

이에 흉수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혈해에서 선홍색 곤장을 꺼내 힘껏 휘둘렀다. 그러자 공간이 부서지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선홍색 광구도 함께 부서졌다.

순간, 무서운 돌풍이 휘몰아쳤고 뇌명과 함께 번개가 번쩍이는 것이 곧 하늘이 무너질 것 같았다.

“흥, 제법이군.”

목진이 흉수의 공격을 막아내자 대혈마왕은 이내 콧방귀를 뀌더니 씨익 웃으며 말했다.

“혈사족의 멸세의 혈수가 얼마나 무서운 지 제대로 보여주지!”

크으으으!

대혈마왕이 말을 마치기 무섭게 흉수가 고함을 지르자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음파가 퍼졌고 녀석은 선홍색 곤장을 쥔 채 하늘 높이 솟아오르더니 한 갈래 혈광이 되어 불후금신에게 향했다. 이 세상의 모든 생명을 없앨 것만 같았다.

이에 목진이 정색하며 파멸의 기운을 싣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흉수를 바라보고는 두 손으로 결인했다. 잠시 후, 아래쪽에 서 있던 불후금신에서 만 장의 자금색 빛이 발했고 이는 불후금신의 수중에서 천 장 정도의 금창을 이뤘다.

잇따라 불후금신이 태양처럼 눈부신 금광을 발하는 금창을 휘둘러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선홍색 흉수를 공격했다.

이와 동시에, 목진의 목소리도 뇌명처럼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당신의 흉수가 더 강한지, 내 불후금신이 더 강한지 어디 한 번 봅시다!”

쿠쿵!

불후금신과 선홍색 흉수가 하늘에서 힘껏 부딪치자 엄청난 소리와 함께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한 충격파가 돌풍처럼 휘몰아쳤다. 주위의 공간은 와르르 무너졌고, 아래쪽 대지는 파르르 떨렸다.

크으으으!

선홍색 흉수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만 장의 혈광을 발하는 수중의 커다란 곤장으로 불후금신을 공격했다.

탕!

자금색 빛을 발하는 금창이 공간을 가르며 날아오자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기더니 커다란 곤장의 공격이 무산되었다.

그러나 선홍색 흉수는 상당히 흉악했다. 그는 바로 다시 수중의 곤장을 휘둘렀고 녀석은 천지를 부술 정도의 기세로 공격을 개시했다.

이에 불후금신이 만 장의 자금색 빛을 발하며 수중의 자금색 거창을 휘두르자 양자가 부딪쳐 천지마저 파르르 떨렸다.

목진은 한데 어울어진 두 거물을 보더니 갑자기 뒤쪽에 서 있는 대혈마왕한테 달려갔다.

흉수는 확실히 쓰러뜨리기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일단 대혈마왕을 없애면 녀석도 자연스레 사라질 것이다.

“화신과 지존법신도 없이 본체만으로 감히 날 상대하겠단 것이냐?”

대혈마왕이 피식 웃으며 물었다.

대혈마왕은 화신과 지존법신이 없는 목진은 일반 지지존 대원만급 강자라 여겼다. 곧 천지존경에 이를 혈마왕은 혈마황과도 한 보 차이라 목진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하여 그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목진을 보고는 물러서기는커녕, 육신을 키워 커다란 손을 힘껏 휘둘렀다.

순간, 주위의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고, 녀석의 공격에 지극히 무서운 힘이 깃들어 있었다.

“육신의 힘이 엄청나군.”

목진은 상대방의 손에 깃든 힘을 느끼고는 미간을 찌푸린 채 눈동자에서 수정의 빛을 발했다.

잇따라 그의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홍류처럼 휘몰아쳤다.

크으으으!

목진이 주먹을 꽉 쥔 채 휘두르자 용음과 함께 진정한 용의 령이 팔 쪽에 나타나더니 다섯 손가락과 맞물려 경천의 힘을 발했다.

쿵!

이어 양자의 공격이 부딪치자 주위의 공간이 바로 무너져 까맣게 그을렸고 목진과 대혈마왕은 몸을 가볍게 떨며 뒤로 물러났다.

“녀석의 육신도 이렇게 강력할 줄이야!”

대혈마왕은 흠칫 놀랐다. 그는 목진의 육신의 힘이 이렇게까지 강할 줄 몰랐다. 하지만 일전의 대결에서 조금이나마 우세를 차지해 전혀 두렵지 않았다.

이러한 생각에 대혈마왕은 피식 웃더니 다시 미친 듯이 공격을 개시했다.

그는 목진의 두 화신과 지존법신이 곁에 없는 순간을 이용해 미세한 우세를 완벽한 승리로 이끌어야겠다고 생각했다.

쿠쿵!

목진도 대혈마왕의 끊임없는 공격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이에 그는 온몸에서 수정의 빛을 발하며 진정한 용의 령으로 영력과 육신의 힘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

대혈마왕의 실력은 다른 혈마왕들보다 강력했는데 녀석은 그가 상대했던 천지존이 아닌 강자 중 최강자나 다름없었다.

대혈마왕은 확실히 상대하기 버거운 녀석이었다.

멀리 서 있던 백소소와 원주민들은 손에 땀을 쥔 채 상황을 살폈다. 세 곳에서 펼쳐진 대결에 다들 머리가 지끈거렸다.

대결의 여파에 조금이라도 닿으면 그들은 바로 소멸할 것이다.

“여왕 폐하, 대혈마왕이 천신님을 제압한 것 같습니다.”

정예급 원주민 강자들이 백소소의 주위에 모여 걱정 어린 눈빛으로 목진의 본체가 있는 쪽을 바라봤다. 그런데 혈마왕이 현저한 우세를 차지하고 있었다.

백소소는 주먹을 꽉 쥐고는 있었지만 표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목진 곁에 머무르면서 그한테 지극히 무서운 수단이 있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걸 아직 사용하지 않는 걸 보면 최적의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이 정도 등급이 되는 강자들의 대결은 목숨을 건 도박이라 절대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된다.

쿠쿵!

목진의 본체와 대혈마왕의 대결은 점차 치열해졌다. 대혈마왕이 우세를 차지하자 수많은 혈사족 강자들이 환호했다.

쿵!

목진과 대혈마왕이 다시 허공에서 힘껏 부딪치자 눈부신 영력과 혈광이 번쩍였다. 그런데 그때, 대혈마왕이 씨익 웃더니 파르르 떨며 뱀처럼 목을 뻗어 예리한 이를 드러내고 목진의 목덜미를 물려고 했다.

다행히 목진이 몸을 돌려 녀석의 이는 어깨에 박혔다.

“네 피를 완전히 빨아버리겠다!”

대혈마왕이 씨익 웃더니 밀법으로 목진의 정혈을 빨아들이기 시작했다.

그런데 목진도 씨익 웃더니 옷깃을 휘날렸고 이내 수정탑이 나타났다.

그도 승패를 가리려면 팔부부도를 이용해야 한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대혈마왕의 속도가 목진보다도 빠르고 육신이 주위의 공간과 잘 아우러져 바로 부도탑을 소환하면 절대 끌어들이지 못할 걸 알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대혈마왕은 깜짝 놀라 이를 거두려 했는데 목진이 몸을 꽉 조이자 이빨이 박힌 채 꿈쩍도 하지 못했다.

쿠쿵!

수정 부도탑은 두 사람을 완전히 감싼 채 조용히 허공에 떠 있었다.

부도탑에 들어간 목진은 어깨에서 흐르는 피를 무시한 채 음산한 눈빛으로 주위를 살피는 대혈마왕을 바라보며 웃었다. 그리고 지존영액으로 이뤄진 홍류를 꺼냈는데 웅장한 영력 파동이 부도탑 내부에 맴돌았다.

이번에 그는 지존영액을 무려 팔천만 방울이나 꺼냈다. 대혈마왕은 실력이 막강해 단번에 쓰러뜨려야 했기 때문이다.

목진이 두 손으로 신속하게 결인하자 탑 벽에서 오래된 그림 여덟 폭이 서서히 나타나더니 윗몸을 천천히 뻗었다.

후우.

녀석들은 입을 쩍 벌려 지존영액을 모조리 흡입했다.

“부도멸마광!”

목진이 한기 어린 눈빛으로 대혈마왕을 바라보며 팔부부도의 살수를 소환하자 오래된 그림 여덟 폭은 손가락으로 녀석을 가리키더니 여덟 갈래의 어두운 빛을 쐈다.

대혈마왕은 목진이 둔 살수에 화들짝 놀랐다. 그는 순간 치명적인 위협감을 느꼈다.

“젠장, 녀석한테 이런 엄청난 수단이 있었다니!”

대혈마왕이 욕설을 퍼붓다가 두 손으로 결인하자 웅장한 혈광이 솟구쳐 주위에 선홍색 광구를 이뤄 그를 감쌌다.

치익!

여덟 갈래의 어두운 빛은 바로 선홍색 광구를 뚫고 들어갔고 대혈마왕의 육신도 사정없이 뚫었다.

으악!

처량한 비명과 함께 대혈마왕의 육신이 폭발하더니 핏물로 변해버렸다.

팔부부도는 역시 36가지 절세의 신통답게 그 위력이 엄청났다.

조용히 서서 상황을 살피던 목진이 다시 옷깃을 휘날리자 수정 영력이 핏물을 거둬 봉인해 수정 광구를 이뤘다.

그런데 고개를 숙여 수정 광구를 바라보던 목진은 금세 미간을 찌푸렸다. 수정구 속 대혈마왕이 사악한 표정을 짓더니 서서히 사라지는 것이었다.

“기운이 사라지다니? 녀석을 제거하는 게 여간 어려운 게 아니군.”

목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수정 광구를 부쉈다. 대혈마왕은 특이한 방식으로 부도탑에서 벗어난 것이 틀림없었다.

녀석은 운 좋게 살아남았겠지만 육신은 망가졌고 크게 다쳐 전투력이 확 줄어들어 더는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다.

“녀석이 뭘 하든지 일단 다른 두 혈마왕부터 없애야겠어.”

목진은 바로 부도탑에서 나갔다. 나머지 두 혈마왕을 없애면 화신들은 여유를 되찾을 것이고 함께 대혈마왕을 상대하면 일은 훨씬 수월해질 것이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