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5화. 북령경 소년, 드디어 천지존이 되다
쿠쿵!
흑운이 다시 요동치더니 이번엔 검은색 운석을 내뱉었다.
목진은 상대방의 힘을 분해하기 위해 불후금신으로 만 장의 금광을 발해 수중에 불후신문을 모은 뒤, 자금색 거창을 이뤘다.
슉!
잇따라 불후금신이 자금색 거창으로 검은색 운석을 공격하자 이는 파르르 떨렸고 거창은 바로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슉! 슉!
목진은 부단히 자금색 거창을 만들어 검은색 운석을 공격했고 거창은 전부 가루가 되어 사라졌다. 이에 운석의 속도도 조금씩 줄어들었다.
그때 목진이 다시 불후금신으로 불후신문을 이뤄 허공에 거대한 자금색 망을 이뤘다.
쿠쿵!
검은색 운석은 결국 거대한 자금색 망을 뚫었지만 크기가 절반 정도로 작아졌다.
쿵!
불후금신은 바로 나서 만 장의 금광을 발하는 주먹을 휘둘러 검은색 운석을 공격했다.
경천의 충격파가 휘몰아치자 검은색 운석은 부서졌고 불후금신도 뒤로 튕겨 나갔으며 주먹에 균열이 일었다.
한편, 검은색 운석이 부서지자 검은색 구름은 잠잠해졌는데 목진은 결코 긴장을 풀 수 없었다. 이는 폭풍 전야이기 때문이었다.
쿠쿵!
역시나 파멸의 힘이 깃든 검은색 벼락이 구름을 가르며 내려앉자 목진은 안색이 확 어두워져 속으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그러자 불후금신에서 만 장의 금광을 발하며 거대한 금련을 이뤄 그와 지존법신을 감쌌다.
퍽! 퍽!
검은색 벼락의 사정없는 공격에 금련은 격렬하게 떨렸고 꽃잎이 우수수 떨어졌다.
이번 공격은 훨씬 강력할 뿐만 아니라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아 목진이 구축한 최강 방어벽도 곧 무너질 것 같았다.
쿠쿵!
이러한 과정이 한동안 계속되었다. 목진이 불후금신으로 미친 듯이 불후금련을 보완해도 유지하기 힘들어 결국 폭발했다.
금련이 부서지자 몇 갈래 검은색 벼락이 불후금신을 공격해 방대한 육신에 균열이 일었다.
다행히 검은색 벼락은 더는 내리지 않았고 목진은 무사히 네 번째 관문을 통과했다.
그는 벼락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확인하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목진은 천존겁의 위력에 적잖게 놀랐다. 이 세상에 천지존이 적은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해당 겁난은 아무나 감히 도전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천존겁은 네 개 관문이 있다고 들었는데 이제 끝난 거겠지?”
이처럼 무서운 공격을 몇 번만 더 당하면 목진은 물론이고 진정한 천지존이라도 견뎌내기 힘들 것이다.
위잉!
그런데 그때, 검은색 구름에서 이상한 파동이 느껴져 고개를 번쩍 들었는데 검은색 구름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검은색 구멍이 나타나 목진을 겨눴다.
“젠장! 어찌 다섯 번째 관문이 있단 말인가!”
다섯 번째 구멍이 내려앉자 목진은 화들짝 놀랐다. 그는 그 속에 엄청난 힘이 깃든 것이 느껴졌다.
이는 혈마황이 전력을 다한 공격보다 훨씬 무서웠다.
목진은 천존겁의 관문이 네 개를 넘는 사람이 있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그렇게 드문 일이 자신한테 벌어질 줄은 꿈에도 몰랐다.
검은색 구멍은 이곳의 혼돈의 빛을 수도 없이 흡수해 형성된 것이라 위력이 훨씬 강력했다.
“이번엔…… 정말 위험하겠군.”
위잉.
혼돈의 허공에 떠 있던 검은색 구멍이 천천히 내려앉자 목진은 자신이 절대 피할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순간, 엄청난 위협감이 느껴져 자칫 잘못하면 정말 죽을 수도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하여 그는 불후금신의 몸에 가득 난 균열을 무시한 채 그 힘을 한껏 끌어올려 눈부신 자금색 빛을 발했다.
거대한 불후금련이 나타나 목진과 지존법신을 감쌌다.
이는 목진의 최강 방어 수단으로 지금 상태로는 연이어 만들어낼 수 없는것이 정상이었다. 이는 불후금신에도 큰 타격을 주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가장 중요한 시기라 앞뒤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목숨이 달린 일에 불후금신이 입을 타격이나 고민하고 있을 때가 아니었다.
바로 그때, 검은색 구멍이 금련에 가볍게 내려앉았다.
양자가 닿은 순간, 무한의 흑광이 솟구쳤는데 금련은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놀라운 속도로 사라졌다.
이는 진정한 소멸로 영력마저 흑광으로 인해 온전히 사라졌다.
목진의 최강 방어벽은 흑광에 꼼짝도 못 했다!
그 광경에 목진은 화들짝 놀랐다. 고개를 들어 순식간에 녹아내리는 금련을 보자 사망의 기운이 휘몰아치는 것이 느껴졌다.
일반인이었으면 아마 포기했을 테지만 여태껏 갖은 고난을 겪은 목진은 잠시 흔들리긴 했지만 두렵지는 않았다.
그는 입술을 꼭 다문 채 마음을 가다듬고 자신과 불후금신을 최대한 융합하며 최선을 다해 겁난을 건너려고 마음먹었다.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르자 금련은 완전히 사라졌고 검은색 구멍은 불후금신과 절반쯤 회복된 목진의 육신에게 향했다.
그의 표정에서는 마음을 읽을 수 없었고 불후금신이 발하는 자금색 빛만 점점 더 강력해져 멀리서 보면 꼭 거대한 불상이 허공에 조용히 앉아 있는 것처럼 보였다.
결국 난폭하기 그지없는 흑광이 불후금신에 닿자 자금색 빛은 점차 어두워졌고 불후금신도 머리부터 빠르게 사라졌다.
이에 목진은 천천히 눈을 감았다. 파멸의 순간, 목진은 드디어 불후금신과 혼연일체가 되었고 일종의 깨달음을 얻었다.
1각도 안 되는 사이, 불후금신은 완전히 사라졌고 목진의 절반쯤 회복되었던 육신도 함께 사라졌다.
목진은 꼭 천존겁에 실패하고 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 같았다.
잇따라 검은색 구멍도 서서히 사라졌고 혼돈의 세계는 다시 조용해졌다.
혼돈 공간에서의 시간은 상당히 느리게 흘러갔다.
* * *
백소소 등은 혈마산 밖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거대한 부도탑을 지켜봤다. 목진은 혼돈의 공간에서 수십 년 동안 수련했지만, 외부에서는 겨우 반나절밖에 지나지 않았다.
부도탑이 발하는 영광이 조금씩 어두워지기 시작했으니, 혈마황은 곧 능형(*菱形:마름모 형태) 감옥에서 벗어날 것이다.
만약 목진이 그때까지 돌아오지 않으면 그들은 혈마황의 손에 죽을 수밖에 없었다.
“걱정할 필요 없단다. 최선을 다했으니 나머지는 하늘에 맡기자꾸나.”
백룡지존은 생과 사에 관한 일이 습관이 되었는지 제법 태연했다. 또한,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제아무리 걱정해봐야 아무런 소용도 없었기에 조용히 서서 기다리기로 했다.
백소소도 이에 동의하듯 안정을 되찾고 고개를 가볍게 끄덕였다.
“천신님께서는 분명 성공할 거예요!”
그런데 백룡지존은 가볍게 한숨을 쉬었다. 대천세계에서 오래도록 수련한 그는 천지존경에 이르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잘 알았다.
아무리 대천세계의 실력이 막강한 고족이라도 천지존 한 명을 배양하기가 상당히 어려웠다. 천지존경에 도전할 때, 생사를 넘나드는 관문을 여러 번 건너야 하는데 자칫 잘못하면 세상에서 완전히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하여 그는 목진이 엄청난 천재인 건 인정하지만 천지존경에 이를 거란 확신은 서지 않았다.
* * *
혼돈의 세계에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알 수 없던 어느 날, 갑자기 이상한 파동이 전해지더니 자금색 먼지가 나타나 갑자기 눈부신 자금색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이는 눈 깜짝할 사이에 천 장 정도의 자금색 고치가 되었는데 표면에 천지에서 비롯된 오래된 황금 무늬가 새겨졌다. 이는 불후를 나타내는 것이었다.
자금색 고치는 사정없이 천지의 혼돈의 빛을 집어삼키더니 한계치에 이르자 껍질에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균열이 한껏 퍼지자 고치는 폭발했고 억만 갈래의 자금색 빛을 발했다. 혼돈마저 막아내지 못하고 그 빛에 뚫렸다.
그때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기운이 모이자 혼돈의 빛은 감히 가까이 가지 못하고 물러났다.
기운이 모인 곳에 무한의 자금색 빛이 번쩍이며 사람의 형태를 이뤘다. 그는 현포를 입은 늘씬한 청년으로 뒷짐을 쥔 채 서 있었고 온몸에서 발하는 자금색 빛이 번쩍일 때마다 천지가 진동하고 바람이 일었으며 구름이 요동쳤다.
그는 다름 아닌 목진으로 꼭 감았던 눈을 서서히 뜨자 눈에 드넓은 세상이 깃든 것처럼 그윽하기 그지없었다. 그가 주위를 대충 훑자 눈길이 닿은 곳이 격렬하게 진동했다.
목진은 고개를 숙여 육신을 살폈는데 그의 육신에서 옥광이 발했다. 이는 완벽할 정도로 깨끗하다는 의미였는데 육신의 피와 살, 영력이 완전히 아우러진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지금부터 목진은 육신이 부서져도 천지의 영력만 있으면 금세 다시 육신을 이룰 수 있으니 그야말로 불사불멸이었다.
“이것이 바로 천지존이란 말인가…….”
그는 가벼운 손짓만으로 하늘을 무너뜨리고 땅을 부술 정도의 엄청난 힘에 흠뻑 빠졌다. 그건 그가 상상조차 못 했던 힘이었다.
혼돈의 공간에 들어오기 전의 목진이 전력을 다해 공격을 개시해도, 심지어 팔부부도까지 사용해도 천지존경에 이른 그가 쏜 장풍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천존겁이 그리 무서운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목진은 입술을 깨물며 중얼거렸다. 그가 죽기 직전에 불후금신과 완전히 아우러져 세 번째 지존신통을 깨닫지 않았다면 지금쯤 정말 죽었을 것이다.
세 번째 지존신통은 불후생사변으로 불후금신의 마지막 신통술인데 지극히 오묘하고 신기하지만 유발 조건도 상당히 까다로웠다. 이는 사망의 순간이 닥쳐야 수련해낼 수 있는 신통술이었다.
그런데 일단 수련에 성공하면 앞으로 사망의 순간이 닥칠 때, 다시 살아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력이 훨씬 강해질 것이다.
이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로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목진은 미소를 지으며 이내 감탄했다. 그는 오늘의 성과를 따내기까지 수많은 실패와 고난을 겪었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외부의 유혹에 현혹되지 않았다.
다행히 그는 드디어 원하는 바를 이뤘다.
북령경 출신의 소년은 비로소 천지존경에 이르렀다.
앞으로 대천세계에 목진의 이름이 널리 알려질 것이다.
목진은 가볍게 웃고는 옷깃을 휘날리며 혼돈의 공간을 떠났고 이곳도 서서히 사라졌다.
* * *
혈마산에서 계속해서 굉음이 들렸다. 그 소리에 백소소와 원주민들은 사색이 되어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굉음은 부도탑에서 나는 소리였다.
부도탑 내부에 무서운 힘이 휘몰아치고 있는 것이 분명했다. 격렬하게 진동하는 부도탑을 보며 탑이 곧 부서질 것만 같았다.
쿵!
그때 엄청난 소리와 함께 부도탑이 격렬하게 떨리더니 탑 밑바닥이 부서져 혈해가 쏟아져 나와 허공에서 혈마황의 모습으로 변했다.
백소소 등은 다시 나타난 혈마황을 보고는 절망했다.
그런데 혈마황은 그들이 아니라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에 백소소 등은 멈칫하더니 무언가 떠오른 듯 고개를 번쩍 들었다.
높은 하늘에서 혼돈의 빛이 내리쬐기 시작하더니 혼돈의 빛이 가시자 늘씬한 청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호탕한 웃음소리에 그들은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다들 오래 기다렸네.”
혼돈의 빛이 가시자 젊은 청년이 옷깃을 휘날리며 나타났다. 훤칠한 얼굴에서는 옥광이 발했고 검은 눈동자는 그윽해 눈을 마주치면 금세 빠져들 것 같았다.
백소소, 백룡지존 등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목진을 바라보았고 그가 이전과 달라졌음을 바로 깨달았다.
목진은 체내의 영력이 웅장하고 그윽하여 끌어 올리지 않아도 자연스레 무서운 영력 위압감을 형성했는데 지금은 전혀 그런 느낌이 들지 않았다. 그는 미소를 지은 채 허공에 서 있었는데 꼭 체내의 영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영력 파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분명 목진이 보이는데 그곳에서 아무런 파동도 느껴지지 않았다.
그들이 아무리 강력한 공격을 퍼부어도 목진한테 아무런 타격도 입히지 못할 것이다.
백소소와 백룡지존 등은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잠시 생각하더니 화들짝 놀랐다. 상대방의 존재가 느껴지지 않은 이유는 양자의 실력 차이가 엄청나기 때문이었다.
즉, 목진은 이미 천지존경에 이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