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대주재-891화 (890/1,000)

891화. 강경한 태도

“젠장!”

현천노조는 욕설을 퍼붓더니 감히 천존 영체로 덤비지 못하고 두 손으로 결인했는데 주천성진에서 눈부신 성광을 발하며 서로 연결되어 몸 표면에 성광도를 이뤘다.

“주천성진도(周天星辰圖)!”

쿵! 쿵!

두 화신은 눈부신 빛을 발하며 다가가 현천노조의 몸을 향해 사정없이 주먹을 휘둘렀다.

쿠쿵!

두 화신의 난폭한 공격에 하늘은 격렬하게 떨렸고 주위의 공간은 와르르 무너졌으며 현천노조는 애를 썼지만 여전히 상대방의 공격에 대부분 적중당했다.

그런데 그때, 그의 몸 표면에 형성되었던 성진도가 움직여 육신을 보호했고, 파멸의 힘이 깃든 공격이 닿자 성진도가 격렬하게 떨렸다.

“방어력이 엄청나군. 이것이 바로 천존 영체의 위력이란 말인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목진은 눈가가 파르르 떨렸다. 현천노조의 주천성진도는 천존 영체로 소환한 것으로 방어력은 놀라울 정도로 강력했다.

천존 영체의 위력은 확실히 대단했다.

그런데 제아무리 방어력이 강력해도 두 명의 지존법신의 난폭한 공격을 오래 버티지는 못할 것이다.

역시나 현천노조는 성진도의 강대한 방어력 덕분에 겨우 안정을 되찾았는데 시간이 어느 정도 지나자 성진도는 곧 부서질 것 같았다.

혼자서 천지존을 두 명이나 상대하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쿵!

흑백 목진은 귀신처럼 현천노조의 앞뒤에 나타나 경천의 소리를 내며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성진도는 드디어 한계치에 이른 듯 균열이 일더니 와장창 깨졌다.

순간, 현천노조의 발에서 영광이 번쩍이더니 갑자기 제자리에서 사라졌다가 멀지 않은 곳에 나타나 흑백 목진의 습격을 피했다.

슉!

그런데 흑백 목진은 그를 보내 줄 생각이 전혀 없었고 바로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현천노조의 상황은 상당히 위험했다.

“목진, 너무하는 것 아니냐!”

현천노조가 화가 나 버럭 소리를 질렀는데 흑백 목진은 못 들은 척 더욱 매섭게 공격했다.

현천노조도 이내 고함을 지르며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렸는데 수십만 장 정도의 거대한 그림자가 뒤쪽에 형성되었다.

녀석이 발하는 눈부신 영광에 햇빛마저 어두워 보였고 숨을 쉴 때마다 광풍이 일고 폭우가 내리는 것이 멀리서 보면 꼭 신이 강림한 것 같았다.

“이건 천지존의 지존법상이네.”

사람들은 현천노조의 뒤쪽에 나타난 거물을 보더니 흠칫 놀랐다. 얼마나 힘들었으면 지존법상을 소환했을까?

크으으으!

지존법상이 이내 포효하자 수많은 별이 떨어지며 빛줄기가 되어 흑백 목진을 공격했다.

현천노조도 더는 숨김없이 전투력을 한껏 끌어올렸다.

“목진, 내가 정녕 너를 두려워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내 끝까지 너를 상대해주마!”

현천노조는 지존법상의 어깨 위에 올라가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과연 그럴까?”

목진은 고개를 들더니 한기 어린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보며 물었다.

쿵!

목진의 말에 현천노조도 무언가 느끼고 고개를 번쩍 들었는데 갑자기 커다란 수정탑이 나타나더니 사정없이 내려앉았다.

화들짝 놀란 현천노조는 황급히 지존법상으로 무한의 힘을 끌어올려 수정탑을 막아내려 했지만 결국 마지막 발악일 뿐이었다. 수정탑은 여전히 일정한 속도로 내려앉았다.

그러다 거대한 지존법상은 드디어 견디지 못하고 부러지는 듯한 소리가 났고 현천노조는 얼굴이 빨갛게 상기된 채 한참 지나서야 깊게 숨을 들이켜며 소리를 질렀다.

“자기진인(紫氣真人), 뇌존자(雷尊者), 용조대제(龍雕大帝), 지금 나서지 않으면 북계에 더는 발을 들이지 못할 것이네!”

현천노조의 말에 잠시 정적이 흐르더니 세 갈래 웅장한 기의 회오리가 공간을 가르며 날아와 수정탑을 공격했다.

이와 동시에, 엄청난 위압감과 함께 세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부의 주인, 그만 멈추게!”

세 갈래 웅장한 목소리는 허무한 공간 밖에서 전해진 듯 쩌렁쩌렁 울려 퍼졌고 세 갈래 강력한 힘이 날아와 서서히 내려앉는 수정탑을 공격하여 현천노조를 구하려고 했다.

갑작스러운 변고에 다들 깜짝 놀랐다. 그들은 현천노조 때문에 상대방이 누군지 바로 알아챘다.

자기령동(紫氣靈洞), 자기진인!

뇌음대사(雷音大寺), 뇌존자!

용조동(龍雕洞), 용조대제!

그들은 대천세계의 정예급 세력으로 나선 사람들은 3대 정예급 세력의 천지존들이었다.

천라대륙의 규칙에 따르면 천지존은 이곳의 세력 싸움에 간섭하면 안 되는데 보아하니 그들은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 없어 나선 것 같았다.

목진이 현천노조를 제압하게 두면 북계 전체가 목부의 수중에 넘어갈 것이고 그들이 오랜 시간 애써 배양한 세력들도 결국 천라대륙을 떠나야 할 것이다.

하여 이들은 반드시 이번 기회에 목진을 짓눌러야 했다.

현천노조만 구하면 넷이서 힘을 합쳐 목진 세 명 정도는 상대할 수 있으리라.

“저들이 나섰네!”

자운진군 등은 이내 화색이 되었다. 천지존이 세 명이나 나서면 분명 형세는 뒤집힐 것이다. 아무리 목진이라도 패배를 인정해야만 할 것이다!

허공에 떠 있는 목진은 하늘을 가르며 날아오는 웅장한 힘에 이내 정색했다. 그도 상대방의 의도를 바로 파악했다.

“지금껏 당신들 때문에 북계를 완전히 점령하지 않았는데 오늘, 이리 나섰으니 더는 날 탓하지 말게.”

목진은 피식 웃으며 말한 뒤, 부도탑 정상에 올라가 한 손으로 결인하자 억만 갈래의 자금색 빛이 폭발하며 수만 장 정도의 자금색 그림자가 뒤쪽에 나타났다.

불후금신이었다!

지금의 불후금신은 전보다 훨씬 강해졌다. 체형만 봐도 천 장에서 수만 장 정도로 십수 배나 커졌다.

또한, 불후금신은 온몸에서 자금색 빛을 내뿜었고 거대한 육신은 실체를 이룬 것 같았다. 목진이 천지존경에 이르기 전의 불후금신은 그림자의 형태였다면 지금은 진정한 자금색 불상 같았다!

한편, 불후금신의 방대한 육신에 새겨진 오래된 무늬에서 불후의 빛을 내뿜었는데 이는 세월이 아무리 오래 지나도 그대로 존재할 것 같았다.

잇따라 목진 뒤에 나타난 불후금신이 입을 쩍 벌려 굵직한 자금색 하천을 내뿜었는데, 주위의 공간은 그 힘을 못 견디듯 바로 무너졌다.

목진은 고개를 들어 자금색 하천을 바라보더니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이는 불후신문으로 이뤄진 것으로 아마 480개는 깃들어 있을 것이다.

천지존경에 이르기 전까지만 해도 목진은 삼합경을 소환한 상태에서 불후신문을 겨우 300개만 만들어냈는데 지금은 마음만 움직여도 500개 정도의 불후신문을 만들어낼 수 있었다. 이것만 봐도 그의 실력이 얼마나 많이 늘었는지 알 수 있었다.

불후신문은 뒤로 갈수록 만들어내기 어려웠다.

이렇게 자금색 하천은 서서히 흐르다가 꿈틀거리며 사악한 자금색 신룡으로 변했다.

크으으으!

신룡이 이내 포효하자 하늘마저 격렬하게 진동했다.

슉!

자금색 신룡이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무한의 위압감을 내뿜으며 세 갈래 웅장한 힘과 부딪쳤다.

순간, 정적이 흘렀다. 경천의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구천의 공간이 와르르 무너져 십수만 장 정도의 커다란 구멍이 생겼다.

자금색 신룡과 세 갈래 힘이 동시에 사라졌다.

꿀꺽!

그 광경에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 누구도 목진이 세 명의 천지존의 공격을 막아낼 줄 몰랐다.

“이럴 수가!”

자운진군 등도 화들짝 놀랐다. 비록 세 명의 천지존이 전력을 다해 나서지 않았지만 적어도 세 사람의 힘인데 어찌 목진 혼자서 막아냈단 말인가? 그의 전투력은 도대체 얼마나 강하단 말인가?

“흥, 목부에서 소란을 피운 사람은 내가 알아서 할 테니 함부로 끼어들지 말게!”

부도탑 정상에 서 있는 목진이 한기 어린 눈빛으로 어딘가를 바라보며 외치자 상대방도 놀란 듯 순간 조용해졌다.

잇따라 목진이 부도탑을 힘껏 밟자 수정의 빛을 발하며 애써 버티고 있던 현천노조를 가뒀다.

“으악!”

현천노조의 비명과 함께 그의 거대한 지존법상은 빠르게 어두워졌고 양자는 함께 부도탑에 들어갔다.

사람들은 신성한 빛을 발하며 허공에 떠 있는 부도탑이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천지존이 눈앞에서 제압된 장면은 너무 충격적이었다.

“부주님!”

“부주님!”

순간의 정적이 흐르더니 목부의 강자들은 하늘이 떠나가라 환호했다. 그들은 더없이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목진을 바라봤다.

다들 목부가 현천노조 때문에 완전히 와해될 거라 여겼는데 부주의 귀환으로 천지존들마저 꼼짝 못 했다.

이 엄청난 상황에 목부 사람들은 더없이 자랑스러웠다.

목부에 이런 부주가 있으니 앞으로 북계, 심지어 천라대륙에서도 감히 그들을 상대할 수 있는 세력은 없을 것이다.

반면, 일부 세력들은 얼굴이 잿빛이 되었다. 그들은 바로 일전에 목부와 함께 몰락하고 싶지 않아 미리 빠져나온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목부가 완전히 사라질 거라 여겼는데 형세가 이렇게 빨리 바뀔 줄이야…….

“인제 우리는 끝장이네. 앞으로 더는 북계에서 생활할 수 없을 것이네.”

그들은 사색이 되어 중얼거렸다.

한편, 목진이 손을 내밀자 거대한 수정 부도탑은 빠르게 작아져 수중에 내려앉았다.

그는 이미 팔부부도를 소환해 현천노조를 가뒀지만 아직은 녀석을 처분할 때가 아니었다.

“나섰으면 이만 나타나게. 천지존이란 사람들이 몰래 숨어있다니 말이나 되는 건가?”

목진이 고개를 들고 어딘가를 바라보며 한 말에 세 갈래 빛기둥이 내려앉더니 기세등등한 사람 세 명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이 내뿜은 웅장한 기운에 하늘이 파르르 떨렸다.

그들은 바로 일전에 현천노조를 도와주려 했던 자기진인, 뇌존자, 용조대제였는데 다들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일전에 그들은 동시에 나섰지만 현천노조를 구해내지 못해 체면을 잃었다.

정작 목진은 이를 무시한 채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현천노조가 목부에 찾아온 것에 당신들도 한몫하지 않았나? 그렇다면 당신들도 일정한 대가를 치러야겠네.”

목진의 말에 세 명의 천지존은 흠칫했고 용조대제가 먼저 나서며 물었다.

“뭘 원하는가?”

“앞으로 북계는 목부의 것이니 당신들과 그 부속 세력들은 전부 물러나게.”

목진이 대수롭지 않게 한 말에 세 명의 천지존은 화가 났다. 그들은 목진이 천지존 세 명을 앞에 두고도 이렇게 기고만장할 줄 몰랐다.

“너무한 것 아닌가?”

보라색 도포를 입은 자기진인이 미간을 찌푸리며 묻자 포악한 용조대제가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봤다.

“그러지 않겠다면 어떡할 건가?”

“어쩌다니?”

목진은 바로 미친 듯이 살기를 방출했고 흑백 목진을 소환해 저 멀리 서 있는 녀석들을 쏘아봤다.

다들 목진의 무덤덤한 눈빛에 얼마나 살벌한 기운이 깃들었는지 잘 알고 있었다. 현천노조가 한 짓에 목부의 주인은 제대로 화가 났다.

그는 천라대륙에 본때를 보여주기 위해 대천세계의 엄청난 세력의 주인이 세 명이나 왔어도 가장 강경한 태도를 보인 것이다.

“어떡하긴, 대결을 펼쳐 생사를 갈라야지 않겠나?”

목진이 호탕하게 웃으며 한 말이 북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목진의 말에 다들 깜짝 놀랐다. 사람들은 목진이 영급 천지존 세 명의 출현에도 놀라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발까지 할 줄 몰랐다. 그는 상대방이 전혀 두렵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 광경에 자기진인, 용조대제, 뇌존자도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지존경에 이른 뒤로 그들은 이런 말을 처음 들었다.

더구나 그들 셋은 모두 천지존이었다.

“정말 대단하군. 혼자서 우리 셋을 상대하려는 건가?”

용조대제가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물었다.

“못할 건 또 뭔가?”

목진이 말을 마치자 흑백 목진이 영광을 발하며 다시 영체로 변해 눈부신 빛을 내뿜으며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했다.

사람들은 그제야 목진의 말이 장난이 아니란 것을 느꼈다. 그는 정말 천지존 세 명을 상대하려 하고 있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