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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09화 (908/1,000)

909화. 웅장한 산맥

“목진, 그만 포기하거라. 네 실력으로 우리 부도신족을 상대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냐?”

어느새 목진의 사방을 완전히 감싼 현맥, 묵맥의 십수 명의 천지존들은 씨익 웃으며 덫에 빠진 사냥감을 보듯 목진을 쳐다봤다.

“목진, 망상은 그만두고 이만 포기하거라. 그러다 내가 힘 조절을 하지 못해 너를 폐인으로 만들면 9신맥만 버리는 거나 다름없지 않느냐?”

묵심의 말에 목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서서 눈을 비스듬히 감고 있었다.

“멍청한 녀석, 공격하라!”

목진이 아무런 반응이 없자 현광은 씨익 웃으며 옷깃을 휘날렸다.

슉!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부도신족의 장로 십수 명이 동시에 웅장한 기의 회오리를 쐈다. 이는 선급 천지존도 막아내기 버거울 정도로 강력했다.

이 정도면 목진은 분명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 광경에 사람들은 안타까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말로만 듣던 9신맥의 소유자가 오늘 이곳에서 죽을 수도 있었다.

그런데 그때, 목진은 감았던 눈을 뜨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부도신족의 장로들을 쳐다봤다.

“당신들 때문에 나와 내 어머니는 수십 년 동안 떨어져 지내야 했어요. 오늘, 그 대가를 제대로 치르게 될 거예요!”

목진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많은 광선이 모이더니 허공에 오묘한 영인을 이뤘다.

쿠쿵!

이와 동시에, 하늘에 영광이 번쩍이더니 부도계 전체를 감싼 거대한 영진이 나타났다.

부도계 사람들은 바로 눈치를 채고 고개를 번쩍 들었는데 하늘에 나타난 거대한 영진을 보더니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갑자기 나타난 영진은 바로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이었다!

쿠쿵!

높은 하늘에 방대하기 그지없는 영진이 나타나 엄청난 위엄을 내뿜자 다들 화들짝 놀랐다.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봤고 영진의 위력에 천지존들은 두려움을 느꼈다.

“호위 영진이라니!”

현광과 묵동은 안색이 어두워지며 외쳤다.

해당 영진을 그들보다 잘 아는 사람은 또 없을 것이다. 이는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으로 조상님들께서 심혈을 기울여 이룬 덕분에 여태껏 부도신족을 보호할 수 있었다. 해당 호위 영진은 성급 천지존도 부수지 못할 정도로 강대했다.

그런데 부도신족의 강대한 보호막인 호위 영진이 그들의 동의도 없이 모습을 드러냈으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도대체 누가 호위 영진을 소환했단 말인가!”

현광, 묵동 등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목진을 바라봤다. 현재, 목진은 높은 하늘에 걸린 호위 영진과 오묘한 연결을 이뤘기 때문이었다.

“이럴 수가!”

현광과 묵동은 순간 넋이 나갔다. 그들은 목진이 무슨 수로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을 장악한 것인지 도무지 알지 못했다.

“이…… 이럴 수가…….”

청천 등 청맥 사람들도 화들짝 놀랐고 청훤마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청훤이 목진의 정혈이 깃든 옥패를 호위 영진에 넣었는데 그것만으로 목진이 영진을 장악할 수 있을 줄은 몰랐다.

“그런 거였군.”

반면, 약진은 가볍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그는 그제야 목진이 왜 그토록 자신만만했는지 깨달았다. 목진은 아무도 모르게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을 장악했던 것이다.

이것만 있으면 성급 천지존이 나서지 않는 이상, 아무도 목진을 건드리지 못할 것이다.

“제법이구나. 어린 나이에 이런 치밀한 계획을 세우고 그에 따라 움직이다니 말이야. 언제 저토록 대단한 필살기를 준비했단 말인가?”

임초도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으로 부도신족 사람들을 제압하다니, 목진은 참 대단해.”

임정도 두 눈을 부릅뜬 채 상황을 살피며 생긋 웃었다.

이에 소소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었다.

쿠쿵!

그때, 허공에 떠 있던 목진이 차가운 눈빛으로 주위를 쓰윽 훑다가 한 손으로 결인하자 하늘에 걸린 거대한 영진이 드디어 움직이며 만 장 정도의 거대한 영광을 십수 갈래나 내뿜었다.

쿠쿵!

영광은 현맥과 묵맥 장로들의 강력한 공격을 단숨에 무산시켰는데 호위 영진의 위력은 역시나 엄청났다.

자신의 공격이 너무 쉽게 무산된 것을 발견한 양맥 장로들은 순간 머뭇거렸다. 그들은 호위 영진을 장악한 목진을 상대로 아무런 우세도 차지하지 못했다.

“어딜 가려고요?”

목진은 녀석들의 속내를 한눈에 알아채고 피식 웃으며 물었다. 일전에 우쭐거렸던 노인네들은 그리 쉽게 도망치지 못할 것이다.

이에 목진이 다시 두 손으로 결인하자 영진에 무한의 영광이 모였고 ‘쿠쿵!’ 하는 소리와 함께 만 장 정도의 영력 산맥 십수 채가 나타났다. 눈부시게 빛나는 산맥들은 한 채에 억만 근은 되는 것 같았고, 이에 주위의 공간마저 견디지 못하고 일그러지다가 와르르 무너졌다.

쿵!

잇따라 목진이 옷깃을 휘날리자 십수 채의 산맥들이 공간을 부수며 현맥과 묵맥 장로들에게 향했다.

한편, 장로들은 묵직한 산맥에서 무서운 위압감을 느끼고 순간 사색이 되었다.

호위 영진을 장악한 목진은 무서울 정도로 강력해졌으니, 그의 공격에 선급 천지존마저 머리가 지끈거릴 정도였다.

“당장 철수합시다!”

장로들은 너무 놀란 나머지 전력을 다해 철수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눈 깜짝할 사이에 수백 리 밖에 나타났다.

그러나 제아무리 그들이 피한들 묵직한 산맥들은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다가 ‘쿠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들을 공격했다.

구경꾼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산맥들의 공격에 맞아 맥없이 추락해 바닥에 꽂힌 양맥의 장로들을 바라봤다.

그들은 위풍당당하게 나섰던 양맥 장로들이 사냥감으로 여겼던 목진의 공격에 바로 제압될 줄 몰랐다.

부도신족 사람들도 순간 말문이 막혔고 현라, 묵심 등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들은 목진이 이번만큼은 벗어날 길이 없다고 여겼는데 녀석은 호위 영진을 장악해 부도신족의 장로들은 단번에 제압했다.

현광과 묵동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현맥과 묵맥은 오늘 제대로 체면이 바닥에 떨어졌다. 양맥의 강자들이 함께 나섰는데도 목진을 잡지 못했고, 오히려 그의 공격에 맞아 바닥에 꽂혔으니 말이다.

“목진, 아직도 상황 파악이 되지 않는 것이냐? 우리 부도신족이 정녕 너를 잡지 못해 이러는 줄 아느냐?”

현광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목진은 그를 대충 흘겨보고 다시 두 손으로 결인했는데 웅장한 영진은 수십만 장 정도의 커다란 보석 거수를 이뤄 현광을 공격했다.

순간, 주위의 공간이 무너져 아래쪽 산맥이 와르르 무너졌으며 바닥에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무례하구나!”

현광이 온몸을 파르르 떨자 뒤쪽에 억만 갈래의 영광이 번쩍이며 거대한 허상을 이뤘다.

현광은 바로 지존법상을 소환했다.

현광의 지존법상은 보석 거수와 힘껏 부딪쳤다.

쿠쿵!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지존법상은 사정없이 추락해 아래쪽 대지에 꽂혔고 그 어깨에 서 있던 현광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목진을 노려봤다. 그마저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을 장악한 목진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묵동, 우리 함께 나섭시다! 호위 영진을 장악하려면 영력 소모가 상당하니 녀석은 절대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네!”

현광은 더는 체면 따위를 고려할 여유가 없었고 묵동과 함께 목진을 상대하려 했다.

“좋네!”

묵동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며 외쳤다. 목진은 현재 호위 영진을 장악했기 때문에 협력하지 않으면 전혀 승산이 없었다.

쿠쿵!

하여 선급 후기 천지존 두 사람은 각자의 지존법신을 소환한 뒤, 목진한테 파멸의 힘이 깃든 공격을 개시했다.

그런데 목진은 여전히 두려워하지 않았고 피식 웃으며 인법을 바꿨다. 이에 영진이 움직이며 보석 거수들을 만들어냈다. 보석 거수들은 천신의 손처럼 사정없이 공격을 개시했는데 어떤 공격이든 순식간에 무산시킬 것처럼 보였다.

쿠쿵!

경천의 대전은 여전히 끝날 줄 몰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현광과 묵동은 견디기 힘들어했다.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의 위력이 엄청났기 때문이다. 이는 부도신족에서 대겁난을 대비해 만든 영진이라 성급 천지존마저 막아낼 수 있었다. 목진이 지금은 영진의 위력을 온전히 선보일 수는 없지만 선급 후기 천지존 두 명을 상대하는 것 정도는 충분했다.

“현광과 묵동이 곧 대결에서 패배할 것 같네요.”

임정이 피식 웃으며 한 말에 소소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이토록 대단한 인재를 내치다니, 부도신족은 참 우매하기 그지없군요. 그러니 5대 고족 중 최하위로 전락했지…….”

임초와 약진도 동의하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 누구도 목진이 부도신족의 호위 영진을 장악해 부도신족을 발칵 뒤집어 놓을 줄 몰랐다.

그때 목진이 드디어 현광과 묵동의 영력이 다 닳은 것을 발견하고 씨익 웃으며 인법을 바꾸자 묵직한 산맥 두 채가 사정없이 내려앉았다.

산맥은 하늘을 가르며 녀석들에게 향했는데 다른 장로들을 진압한 산맥들보다 위력이 훨씬 강력했다.

현광과 묵동은 안색이 확 어두워지며 지존법상으로 거대한 산맥을 막아내려 했다.

쿵!

그러나 녀석들은 호위 영진의 힘을 얕봤으니, 거대한 산맥에 닿은 녀석들의 지존법상은 바로 폭발했다.

풉.

현광과 묵동은 순간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미친 듯이 피를 토했다.

쿵!

두 사람은 도망가지도 못하고 공간을 가르며 날아간 묵직한 산맥에 제압되었다.

쿠쿵!

대지가 격렬하게 진동하자 묵직한 산맥 두 채가 우뚝 솟아올랐고 그 밑에 깔린 현광과 묵동은 사색이 된 채 미친 듯이 피를 토했다.

어느새 미친 듯이 요동치던 영력 파동은 잠잠해졌고 사람들은 입을 떡 벌린 채 허공에 떠 있는 젊은 청년을 바라봤다.

청년은 허공에 곧게 서서 도천의 살기를 내뿜었다.

부도신족 사람들은 목진의 패기 넘치는 모습에 침을 꿀꺽 삼켰다. 심지어 청천, 청훤 등도 목진이 이룬 성과에 놀라 눈가를 파르르 떨었다.

“세상에, 저런 요물이…….”

누군가 너무 놀란 나머지 중얼거렸다. 아무도 목진이 혼자서 현맥과 묵맥의 장로들을 전부 쓰러뜨릴 줄은 몰랐다.

이는 홀로 한 종족을 상대한 거나 다름없었다!

정작 목진은 이를 무시한 채 날카로운 눈빛으로 유리그릇에 갇힌 부도현을 바라봤다.

“부도현, 이래도 우리 어머니를 풀어주지 않을 건가요?”

드넓은 공간에 쩌렁쩌렁 울려 퍼진 목진의 목소리에 아무도 감히 나서지 못했다. 다들 목진이 홀로 부도신족의 현맥, 묵맥 장로들을 쓰러뜨린 것에 잔뜩 놀란 듯했다.

그들은 부도신족이 영급 천지존 따위에 당해 궁지에 몰릴 줄 몰랐다. 목진은 대천세계에서 제대로 이름을 날리게 될 것이다.

사람들은 자연스레 부도현을 바라봤는데 그를 가둔 유리그릇 표면에서 벼락, 어둠, 화염 등 부동한 속성을 이룬 영력이 번쩍이며 무한의 위력을 선보였다.

한편, 부도현은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조용히 앉아 목진을 노려봤는데 앉아있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해 일반 천지존들은 적잖은 압력을 느꼈다.

“영급 천지존 밖에 안 되는 네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구나. 역시 청연정의 아들은 남다르구나.”

부도현이 나지막하게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내가 말했다시피 규칙은 절대 어길 수 없단다. 내가 부도신족의 대장로로 남아 있는 이상, 네 어머니를 풀어주는 일은 절대 없을 거란다!”

“그리고 너도 죽을 때까지 부도신족의 죄인인 채로 살아가야 할 거란다!”

부도현이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보며 자리에서 일어나자 웅장한 산맥이 요동치듯 무서운 기세를 형성했다.

“청연정 때문에라도 너를 괴롭히고 싶지 않았는데 스스로 여기까지 찾아와 소란을 피우니 두고 볼 수만은 없겠구나!”

쿠쿵!

부도현이 나서자 바람이 일고 구름이 들썩였는데 하늘이 곧 무너질 것 같았다.

사람들은 엄청난 압력에 이내 정색했다. 성급 천지존은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인지라 화내는 것조차 남달랐다.

심지어 약진과 임초마저 상대방이 형성한 위압감에 흠칫 놀랐다. 부도현의 실력은 비록 소염과 임동보다 못했지만 진정한 성급 천지존이라 결코 무시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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