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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47화 (946/1,000)

947화. 석라와의 대결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진동해가 선보인 두 가지 정예급 절세의 신통 위력은 상당했는데 선급 중기의 실력자마저 바로 제압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공격하라!”

해룡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나섰고 푸른색 영주는 공간을 가르며 목진의 미간을 노렸다.

그때 조용히 서 있던 목진의 머리 뒤에 혼돈의 빛이 번쩍이다가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그런데 혼돈의 빛이 지나가자 해룡과 푸른색 영주는 순간 사라졌고 천지를 휩쌌던 엄청난 기세도 완전히 사라졌다.

그 광경에 진동해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자신은 온갖 수단으로 공격하고 있는데 목진은 제자리에서 꿈쩍도 하지 않고 자신의 공격을 무산시켰으니 말이다.

두 사람의 실력 차이가 바로 드러났다.

“자네는 강해 봐야 영급일 뿐이네!”

진동해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자금색 빛을 발하는 거대한 불후금신을 소환했다.

목진을 상대하려면 불후금신을 소환할 수밖에 없었다.

“드디어 불후금신을 소환한 건가?”

목진은 오히려 미소를 지으며 말하더니 손가락을 내밀어 가볍게 내리찍었다.

위잉!

갑자기 불안해진 진동해가 고개를 번쩍 들어보니 하늘에 어느새 묵직한 수정탑이 나타난 것을 발견했다. 이는 공간을 가르며 내려앉아 그와 그의 불후금신을 감쌌다.

퍽!

“팔부부도.”

잇따라 목진이 손가락을 튕기며 팔부부도를 소환하자 수정탑이 격렬하게 진동했고 난폭한 영력 파동은 밖에까지 스며져 나와 주위의 공간마저 와르르 무너졌다.

잠시 후, 부도탑이 다시 안정을 되찾자 목진은 무덤덤하게 수정 부도탑을 거뒀는데 무너진 앞쪽 공간에 서 있던 진동해는 어느새 사라지고 묵직한 자금색 광반만이 회전하며 목진에게 향했다.

이에 목진은 묵직한 불후 본원을 수중에 넣고 그 속에 깃든 웅장한 불후의 기운을 느끼며 미소 짓더니 진동해가 사라진 곳을 보지도 않고 현장을 떠났다.

목진의 깔끔한 전투 과정에 깜짝 놀란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자리에 서 있었다.

치열할 거라 여겼던 대결이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은 아무도 몰랐다.

만고탑 밖에 서 있던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영력 광경을 쳐다봤다. 다들 목진이 이렇게 신속하고 깔끔하게 대결을 끝낼 줄 몰랐다.

진동해는 아무나가 아니었다. 그건 그가 일전에 쓰러뜨린 상대들만 봐도 알 수 있었다. 그의 실력은 선급 중기 중에서도 정예급에 속했다.

그런데 이런 그가 목진한테는 전혀 상대가 안되다니…….

이번 대결을 통해 사람들은 목진의 전투력이 얼마나 막강한지 알게 되었다.

“역시 혼자서 선급 천지존 다섯 명을 상대했던 괴물은 남다르군. 녀석은 절대 사람이 아니야…….”

“목진을 제압하려면 선급 후기에는 이르러야겠군.”

“과연 선급 후기라고 목진을 제압할 수 있을까? 수단과 방법이 많은 목진이 또 무언가를 감추고 있을지 누가 안단 말인가?”

사람들은 수군대기 시작했는데 대부분 영력 광경에 비친 목진을 잔뜩 경계하며 쳐다봤다.

“어때요?”

청연정도 생긋 웃으며 부도현을 바라봤다.

“진동해를 제압한 것이 뭐가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 그러는 것이냐? 진정한 상대는 4위권에 든 녀석들이 아니냐?”

부도현이 콧방귀를 뀌자 청연정은 인정하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4위권에 든 네 사람은 대천세계에 이름을 날린 지 오래된 강자들로 강적인 건 사실이에요.”

그런데 청연정은 바로 말을 바꿨다.

“그런데 우리 목진이 만고탑에 왔다는 건 만고불후신의 주인이 될 자신이 있다는 겁니다.”

부도현은 아들을 믿어 의심치 않는 청연정을 바라보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는 그리 낙관적이지 않았다. 목진의 수단이 강력하다고는 하나 4위권에 든 네 사람도 절대 호락호락한 상대가 아니었다.

오늘의 대결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 * *

목진이 진동해를 쓰러뜨린 뒤, 바로 다른 상대를 찾아 떠났는데 손쉽게 대결에서 이기고 불후 본원을 세 개 더 획득해 불후금신이 훨씬 강대해졌다.

그때 주위의 공간이 다시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또 절반 정도가 탈락해 나머지 사람들은 자연스레 다음 단계에 진입한 모양이었다.

목진은 그러려니 하고 다음 단계에 들어가자마자 바로 상대를 찾아 대결을 펼쳤다.

이렇게 반 시진 동안 공간은 두 번 정도 바뀌었고 사람은 점차 적어졌는데 마주치는 사람들의 실력도 점차 강해졌다. 대부분은 진동해보다 훨씬 강했다.

그것은 바로 순위권이 절대적이 아니란 걸 의미했다.

* * *

쿵!

공간이 파르르 떨리더니 난폭한 영력 여파가 휘몰아쳐 이곳 대지는 만신창이가 되었다. 그곳에 서 있던 눈부신 빛을 발하던 불후금신은 서서히 부서졌고 그 속에 깃든 누군가가 만고탑에서 쫓겨났으며 목진 뒤쪽에 나타난 자금색 거인은 상대방의 굵직하고도 밝은 불후 본원을 꿀꺽 삼켰다.

어느새 목진의 불후금신은 진정한 육신을 이뤘고 방대한 몸 표면에 오래된 흔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것은 천지가 형성될 때 이뤄진 것처럼 신비롭고도 강대했다.

“내 불후금신은 경지로만 보면 아마 천제 못지않을 거야.”

목진은 뒤쪽에 서 있는 자금색 거인의 무서운 힘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그때는 불후대제가 살아있어 천제는 만고탑에 온 적이 없을 테니 말이다.

위잉.

갑자기 공간이 다시 일그러지는 것을 발견한 목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경계 태세를 취했다.

이제 만고탑에는 여덟 명밖에 남지 않았다. 곧 4위권에 든 사람 중 한 명과 마주치게 될 것이다.

“드디어 마지막 단계에 이르렀군.”

공간이 한껏 일그러졌다가 빠르게 바뀌었다. 목진은 현재 드넓은 바다 위에 서 있었다.

후우.

목진은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크고 넓은 바다를 살피더니 깊게 숨을 내뱉었다. 이제 그가 마주칠 상대는 극강의 실력자일 것이 분명했다. 안 그럼 다들 절대 여러 차례의 탈락 전에서 살아남지 못했을 것이다.

“이번엔 누굴 만날까?”

목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중얼거렸다. 만약 여기서 마하유를 만나면 결전을 미리 치러야 할 것이다.

그는 이리 생각하며 앞으로 나아갔는데 발을 내디딜 때마다 만 장을 움직였다.

그 후로 1각 정도가 지나 그는 멈춰서서 예리한 눈빛으로 먼 곳을 내다봤는데 지평선의 끝자락에 갑자기 파도가 들썩이더니 거대한 파도가 누군가를 싣고 목진에게 향했다.

상대방은 황금색 가사를 입은 민머리 사내로 쇠약한 육신에 홍황의 맹수가 깃든 것처럼 무서운 위압감이 뿜어져 나왔다.

“금강왕, 석라.”

목진은 상대방의 출현에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

* * *

“목진과 석라가 마주쳤네.”

만고탑 밖은 상당히 떠들썩했다. 이제 영력 광경이 네 개밖에 남지 않았고 도전자는 여덟 명만 남은 상황이었다. 그중 한 광경에 목진과 석라가 동시에 나타나자 다들 깜짝 놀랐다.

석라는 순위권 3위를 차지한 선급 후기의 실력자로 전투력이 상당했으며 일전에 마주친 상대를 쓰러뜨리는 데 불후금신을 소환하지 않고 육신만으로 녀석들을 제압했다.

하지만 목진도 호락호락하지 않았으니, 양자의 대결은 다른 세 전장보다 흥미로웠다.

“석라라…….”

청연정도 이내 정색했다. 그녀 역시 석라가 실력이 강하다고 전해 들었다.

옆에 서 있던 부도현도 자연스레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비록 목진과 관계가 좋지 않았지만 녀석이 쟁탈전에서 이겼으면 하고 바랐다. 하여 지금 석라와 마주친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었다.

자칫 잘못하면 목진은 이대로 만고탑에서 쫓겨날 수도 있었다.

“치열한 싸움이 되겠군. 녀석이 이번에도 이겨냈으면…….”

* * *

쏴아아.

파도가 들썩이더니 목진과 천 장 정도 떨어진 곳에서 멈췄고 눈을 비스듬히 감은 채 서 있던 석라가 서서히 눈을 뜨더니 미소를 지으며 목진을 바라봤다.

“여기서 목 부주를 만날 줄은 몰랐네.”

목진도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금강왕과 마주치다니, 내가 확실히 운이 나쁘군.”

목진은 상대방한테서 위협감을 느끼고 신중하게 상대했다.

“놀라운 성과를 이룬 목 부주 역시 강적이 아닌가. 다만, 다음 단계로 진입하면 만고불후신을 볼 수 있다는데 내 어찌 포기할 수 있을까?”

석라도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나도 마찬가지네.”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한 말에 석라가 자리에서 일어났는데 주위의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그럼 여기서 목 부주와 제대로 싸우는 수밖에 없겠군.”

석라가 합장하며 말했다. 목진은 수정탑으로 체내의 영력을 전부 수정 영력으로 전환하여 피부마저 영롱한 빛을 발했다.

“잘 부탁하네.”

목진이 정중하게 말을 건넸다. 상대방은 강적이라 충분히 존중해줄 필요가 있었다.

이에 수라도 몸에서 금광을 발하더니 메마른 육신에 황금색 무늬가 나타났고 근육이 욱신거리자 아래쪽 바다에 파도가 일었다.

이와 동시에, 엄청난 위압감이 형성되었다.

그때 목진이 먼저 나서며 보라색 화해를 내뿜었는데 화해가 닿자 아래쪽 바닷물이 바로 비등했다.

그러나 석라는 피하지 않고 화해를 쳐다보기만 했는데 그 모습에 목진은 바로 미간을 찌푸렸다.

탄령 자염은 지극히 난폭해 아무리 선급 천지존이라도 감히 가까이하지 못하는데 석라는 왜 이토록 무덤덤하단 말인가?

퍽!

그때, 화해가 갑자기 폭발하더니 석라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녀석은 영력이 아닌 육신으로 보라색 화염을 견뎌냈다.

탄령 자염은 영력이 있어야 강해지는데 석라가 영력을 완벽히 감춰 진정한 위력을 뽐내지 못했다.

슉!

화해에서 나온 석라는 금광을 발하며 귀신처럼 순식간에 목진 앞쪽에 나타나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하여 목진도 주먹에 수정의 영력을 모아 수정 장갑을 이뤄 체내의 모든 영력을 실은 주먹을 휘둘렀다.

그는 선급 후기의 힘이 얼마나 강한지 체험해보고 싶었다.

쿵!

양자의 주먹이 부딪치자 나지막한 소리가 울려 퍼졌고 아래쪽 바다는 움푹 파였으며 환영 충격파가 휘몰아쳐 수만 장 정도의 거대한 파도가 일어 먼 곳으로 향했다.

쿵!

두 사람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뒤로 물러났는데 이번에는 목진이 열세에 처했다. 그는 바다에 깊숙한 흔적을 남기며 뒤로 수천 장 정도 튕겨 나갔다.

“선급 후기의 힘은 역시 엄청나군.”

목진은 몸을 추스른 뒤, 주먹을 살폈는데 수정 장갑에 균열이 일더니 와장창 깨진 것을 발견하고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수정 영력의 전환을 마친 목진은 영급 중기밖에 안 되지만 영력만 보면 선급 천지존 못지않은데 석라는 이를 한주먹에 무산시켰다.

석라가 봉인의 힘 때문에 전력을 다하지 않아서 다행이지, 목진은 자칫 잘못했으면 이번 대결에서 크게 다칠 뻔했다.

“최선을 다해야겠군.”

목진이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으로 결인하자 흑백 목진이 체내에서 분리되어 빠져나갔다.

석라는 목진의 옆에 나타난 흑백 목진을 보더니 흠칫 놀랐다. 그 역시 36가지 절세의 신통 중 하나인 일기화삼청이 얼마나 강력한지 잘 알았다.

하여 그는 영급 중기일 뿐인 목진을 무시할 수 없었다. 이렇게 그가 합장하자 도천의 금광이 휘몰아치며 왜소했던 육신이 조금씩 부풀어 올랐다.

눈 깜짝할 사이에 바다 위에 황금색 거인이 나타났고 그의 체내에서 홍황의 힘이 폭발했다.

만고탑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두 사람이 드디어 진정한 실력을 뽐내려는 것을 보고 이내 감탄했다.

과연 누가 최종 승자가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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