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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48화 (947/1,000)

948화. 성불수(聖佛手)

휘익!

두 사람의 체내에서 폭발한 무서운 기운에 바다가 격렬하게 들썩거렸다. 이는 마치 바다마저 그들이 두려워 부들부들 떠는 것 같았다.

한편, 석라의 메말랐던 육신은 어느새 황금색 거인으로 변했고 온몸에 붙은 근육에서 파멸의 힘이 느껴졌다. 저 멀리 서 있는 세 명의 목진한테서는 수정 같은 영력이 맴돌았다.

“일기화삼청이 대단하다고 들었는데 이제야 확인하게 되었군!”

석라의 목소리가 뇌명처럼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이에 목진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만 내뿜는 수정의 빛은 점차 밝아졌다. 그 역시 체내의 영력을 한껏 끌어올린 모양이었다.

석라를 상대하기 위해서는 전력을 다해야 했기 때문이었다.

쿵!

석라는 목진과 눈을 마주치더니 발을 힘껏 굴렀는데 아래쪽 해면이 움푹 파였다. 그는 한 갈래 금광이 되어 순식간에 목진 앞쪽에 나타나 파멸의 힘이 깃든 황금색 주먹을 힘껏 휘둘렀는데 주위의 공간이 유리처럼 와장창 깨졌다.

세 명의 목진도 동시에 나서며 수정 영력으로 감싼 주먹을 각자 다른 방향에서 휘둘렀다.

쿵!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아래쪽 해면에 십만 장 정도의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바닷물은 미친 듯이 스며들었지만 구멍을 채우지 못했고 목진과 그의 두 화신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뒤로 물러났다.

석라도 전과 달리 난폭하게 휘몰아치는 영력에 뒤로 수백 보 물러났다. 그는 지금 혼자서 세 명의 목진을 상대하고 있었다.

“좋네! 역시 일기화삼청은 남다르군. 공격의 위력은 일반 천지존 세 명의 합동 공격보다 훨씬 강력하군!”

석라는 의지가 활활 타올랐다. 그의 실력이라면 영급 중기 세 명의 합동 공격은 물론이고 선급 중기 세 명이 함께 나서도 절대 그의 상대가 안 될 텐데 목진과의 대결에서는 미세한 우세를 차지했을 뿐이었다.

이것이 바로 일기화삼청의 위력이었다. 본체와 두 화신의 연합은 그저 세 천지존의 힘의 합쳐진 것이 아니라 위력이 배로 폭등했다.

쿵!

석라가 다시 나서자 세 명의 목진도 웅장한 영력을 끌어올린 채 사정없이 상대방에게 향했다.

쿠쿠쿵!

석라는 목진의 합동 공격을 전혀 두려워하지 않았는데, 금광을 발하는 육신에서 무서운 힘을 방출하였고 상대방의 공격을 잽싸게 받아쳤다.

수면 위에서 싸우고 있는 네 사람의 속도가 너무 빨라 구경꾼들은 정확한 상황을 보기가 어려웠다. 그저 난폭한 충격파로 대결의 치열함을 짐작할 뿐이었다.

만고탑 밖에 서 있는 구경꾼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영력 광경을 살폈다. 아무도 두 사람의 대결이 이렇게까지 치열할 줄 몰랐다.

마하천도 치열한 대결을 보더니 무덤덤하게 말했다.

“일기화삼청은 역시 명불허전이구나.”

“하긴 천제께서 일기화삼청 덕분에 대천세계에 이름을 날렸으니 대단하긴 하죠. 천제께서는 상고 때에도 손에 꼽힐 만큼 대단한 인물이었으니 말이에요.”

마하고족의 장로가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그는 목진이 일기화삼청을 수련해낸 것이 무척 부러운 모양이었다.

“그런데 일기화삼청이 아무리 대단해도 목진과 석라의 등급 차이가 너무 커 이 싸움은 오래 지속될 수 없을 거란다.”

다들 목진과 석라의 대결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었지만, 마하유는 아주 잘 보였다. 1각도 안 되는 사이, 두 사람 사이에 수천 차례의 공격이 오갔지만 주도권은 여전히 석라가 쥐고 있었고 세 명의 목진은 역시나 열세에 처해 있었다.

만약 목진의 수단이 이것뿐이라면 마지막 단계에 이르기는 불가능할 것이다.

이러한 생각에 마하유는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멀리 떨어진 청연정을 힐끗거렸다. 그는 과거에 청연정과 혼인하려 했는데 그녀가 몰래 부도신족을 떠나 다른 사내와 혼인한 일 때문에 체면이 말이 아니었었다.

그는 체면 때문이라도 그날의 일을 다시는 언급하고 싶지 않았지만 청연정의 아들이 패배하는 꼴은 얼마든지 봐줄 수 있었다.

* * *

쿵!

허공에서 나지막한 소리가 들리더니 한데 얽힌 네 사람이 동시에 튕겨 나갔다. 목진은 이런 방식으로는 절대 이길 수 없다는 걸 깨닫고 더는 나서지 않았다.

“자네 육신은 내가 본 사람 중 성급 이하 최강자네.”

목진은 영력을 끌어올린 채 석라를 바라보며 이내 감탄했다.

“목 부주가 영급 중기의 실력으로 나를 이렇게까지 몰아붙인 것도 절대 쉬운 일은 아니네.”

석라도 껄껄 웃으며 말했다.

그의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영급 중기와 선급 후기의 실력 차이는 엄청났지만 목진은 여러 가지 수단과 방법으로 이를 억지로 메꾸고 있었다.

이는 목진이 성부도탑으로 체내의 영력을 증폭한 시킨뒤, 두 화신과의 완벽한 합동 작전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었다.

“일기화삼청이 아무리 대단해도 나를 이기는 건 쉽지 않을 것이네.”

석라의 황금색 육신에서 빛을 발했는데 꼭 신처럼 보였다.

이에 목진이 피식 웃더니 두 손을 모아 오묘한 인법을 그렸다.

“일기화삼청, 삼합경!”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흑백 목진이 앞으로 나서더니 세 명의 목진이 합체했다.

순간, 목진의 체내에서 돌풍이 휘몰아쳤는데 이는 순수한 영력으로 이뤄진 것으로 하늘과 수면을 이었다.

또한, 목진의 몸에서 눈부신 영광이 번쩍이더니 점차 유리 같은 빛을 발했고 그의 육신은 온통 유리처럼 변했다.

석라는 목진의 체내에서 폭발한 무서운 영력에 안색이 어두워졌다.

목진의 영력은 놀라울 정도로 폭등했다!

“일기화삼청에 이런 경지까지 있었다니…….”

석라는 이내 정색하며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그때 목진이 비스듬히 감았던 눈을 떴는데 검은색 눈동자도 유리알처럼 투명해졌다. 그는 체내에 요동치는 영력을 느끼더니 한 주먹에 하늘마저 부술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목진이 선보인 삼합경은 황현지를 상대했을 때보다 더 강했는데 이는 일전에 4개월 동안 수련한 덕분이었다.

“한 번 더 해볼 텐가?”

목진이 하얀 이를 드러내며 씨익 웃더니 어느새 제자리에서 사라지자 석라는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오른쪽을 향해 힘껏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무서운 힘이 솟구쳐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고 목진이 나타나 유리 주먹을 꽉 쥔 채 석라의 금권과 맞섰다.

탕!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충격파가 휘몰아쳤는데 목진은 전과 달리 온몸을 파르르 떨며 충격파를 소화했다.

반면, 석라는 아래쪽 바닷물에 커다란 발자국을 남기며 뒤로 물러났다.

이번 대결은 석라가 미세한 열세에 처했다.

그 광경에 구경꾼들은 깜짝 놀랐다. 목진이 석라와의 대결에서 우세를 차지하다니!

“이것은 일기화삼청의 더 높은 경지인 것 같구나. 목진이 해당 신통을 이 정도까지 수련했단 말인가?”

마하천도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중얼거렸다. 두 화신과 합체한 목진은 어느새 선급 후기를 상대할 실력을 갖췄다.

목진은 역시 믿는 구석이 있어 감히 만고회에 참석하러 온 것이었다.

“이제 석라한테 무슨 수단이 있는지 봐야겠군.”

파도가 들썩이는 수면 위에 서 있는 석라는 안색이 어두워진 채 유리처럼 영롱해진 목진을 바라봤다. 목진은 현재 여러 차례의 영력을 증폭한 덕분에 그를 정면으로 상대할 자격을 갖췄다.

하여 대결에서 이기려면 진정한 수단을 써야만 했다.

생각을 마친 석라가 깊게 숨을 들이켜며 합장하자 아래쪽 바다가 미친 듯이 요동쳤고 발에서 무한의 성광을 방출해 주위 수천 리 범위의 해면을 감쌌다.

쏴아아!

그때 수면이 갑자기 반으로 갈라지더니 부적이 가득 새겨진 커다란 손이 무한의 신성한 기운을 내뿜으며 모습을 드러냈고, 그 아래쪽 공간은 순식간에 봉쇄되었다.

선급 후기의 강자라도 감히 이 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목 부주, 이건 우리 대령산의 진산 신통 중 한 가지인 성불수라네. 어디 한번 받아보게나.”

석라는 고개를 들고 목진을 바라보며 서서히 입을 열었다.

쿠쿵!

바다가 들썩이더니 신성하고도 오래된 커다란 손이 바닷물을 가르며 나타나 공간을 부수며 목진을 향해 날아갔고 주위의 공간은 흐름을 멈춘 듯 목진의 모든 퇴로를 봉쇄했다.

아무리 선급 후기의 강자라도 석라의 전력을 다한 공격에는 크게 다칠 것이다.

성불수는 대령산의 진산 신통 중 하나로 위력이 36가지 절세의 신통과 얼마 차이 나지 않아 대천세계에서 상당히 유명했다. 지금까지 석라의 이 공격을 받아내지 못해 패배한 사람이 정말 많았기 때문이었다.

사람들은 만고탑 밖에서 숨죽인 채 상황을 살폈다. 석라가 선보인 신통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석라가 전력을 다해 공격했음을 깨달았다.

이번에 목진이 이를 막아내지 못하면 아마 대결에서 패배할 것이다.

목진도 오래된 신성한 거수를 지그시 바라보더니 눈을 비스듬히 감았는데 머리에서 수정의 빛이 솟구쳐 수수한 수정탑을 이뤘다.

위잉!

수정탑은 수정의 빛을 발하더니 표면에 사악한 마상 여덟 장이 서서히 나타났다. 녀석들은 힘껏 뛰어 부도탑을 벗어나더니 악마의 신처럼 부도탑의 주위를 맴돌았다.

목진은 이내 정색한 채 석라를 바라봤다. 그는 강적인 석라를 상대하기 위해 바로 팔부부도를 선보였다.

쿵!

목진의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솟구쳐 여덟 채의 수라 같은 마상에게 향하자 녀석들은 이를 꿀꺽 삼켰다.

잇따라 녀석들의 몸 표면에서 특이한 무늬가 형성되자 그들은 동시에 결인했다.

슈슉!

녀석들이 체내에서 내뿜은 여덟 갈래의 광선은 서로 얽히고설켜 무서운 위력을 자랑하는 광진을 이뤘다.

그리고 그 중심에 무한의 영력이 모여 암홍색 광구를 이뤘는데 표면이 얼룩덜룩해진 광구는 파멸의 파동을 내뿜었다.

“팔부부도, 부도마옥!”

목진이 나지막하게 외치자 광진이 부서졌고 여덟 채의 마상의 힘이 깃든 암홍색 광구는 상대방에게 향했는데 지나간 곳마다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어느새 신성 거수도 날아와 암홍색 광구와 힘껏 부딪쳤다.

쿠쿵!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운 엄청난 소리가 울려 퍼졌다. 무서운 충격파가 미친 듯이 휘몰아쳐 이곳 바다를 없앨 것만 같았는데, 양자가 부딪힌 곳 아래쪽 해면에 만 장 정도로 깊숙한 구멍이 생겨났고 바다 밑까지 만신창이가 되었다.

만고탑 밖에서 이를 지켜보던 사람들은 양자의 무서운 대결에 소름이 쫙 돋았다. 아무리 선급 후기의 강자라도 이 정도 대결은 막아내기 힘들 것이다.

아무도 두 사람의 대결이 진정한 선급 후기의 강자 두 명의 대결보다 훨씬 치열할 줄 몰랐다.

사람들은 이내 감탄하며 영력 광경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거수와 암홍색 광구는 거의 동시에 폭발해 그 여파의 충격에 목진과 석라는 해면에 길쭉한 흔적을 남기며 멀리 튕겨 나갔다.

목진은 뒤로 수만 장 정도 물러난 뒤에야 겨우 몸을 추슬렀는데 일전에 충격파를 견뎌내느라 체내의 기혈이 요동쳤고 손끝이 파르르 떨렸다.

멀리 떨어져 서 있는 석라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는 성불수 같은 정예급 신통으로도 목진과의 대결에서 전혀 우세를 차지하지 못할 줄 몰랐다.

“팔부부도는 역시 명불허전이군.”

석라는 목진에 대해 조사한 바 있어 그가 일전에 선보인 신통이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아마 일반 선급 후기의 실력자였으면 일전에 목진이 한 공격을 받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자네 성불수도 나쁘지 않네.”

목진이 한 말에 석라가 한숨을 쉬며 합장하자 뒤쪽에 금광이 모이다가 불후의 기운을 내뿜는 거대한 자금색 그림자가 나타났다.

불후금신을 소환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와 동시에, 목진의 뒤쪽에도 거대한 자금색 그림자가 나타났다.

쿵!

잇따라 두 채의 거대한 지존법신이 수백 개의 불후신문을 형성하더니 도천의 금광을 이뤄 공격을 개시했다. 양자의 공격이 맞닿을 때마다 바다에 만 장의 파도가 일곤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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