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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51화 (950/1,000)

951화. 마하무량겁(摩訶無量劫)

쿵!

또 한 번의 강력한 공격이 오가자 목진은 추락해 바닥에 만 장 정도의 구멍을 냈고 마하유는 팔짱을 낀 채 무덤덤하게 목진을 바라봤다.

“주제도 모르는 녀석, 운 좋게 석라를 이겼다고 나를 상대할 수 있다고 여기는 건가? 감히 영체로 대결할 생각을 하다니.”

“자신의 실력이 어느 정도인지 잊었나 본데 자넨 결국 영급 중기일 뿐이고 난 무려 선급 후기 정상급 실력자네.”

구경꾼들도 마하유의 말에 동의하듯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다른 수단으로 공격하면 목진이 열세에 처할 수는 있어도 이렇게까지 처참한 꼴이 되지는 않았을 것이다.

마하유와의 대결로 인해 다친 그는 전투력도 떨어질 것이 분명했다.

이건 아마 목진이 만고탑에서 벌이는 마지막 전투가 될 것이다.

그때 깊숙한 구멍에서 어두운 영광이 서서히 피어오르더니 목진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는데 발하는 빛이 훨씬 어두워졌고 영체마저 곧 부서질 것 같았다.

그러나 목진은 풀이 죽기는커녕, 오히려 가볍게 웃으며 마하유를 바라봤다.

“너무 맞아 정신줄을 놓은 건가?”

마하유가 히쭉거리며 묻자 목진은 육신에서 전해지는 엄청난 고통에 입가를 파르르 떨며 녀석을 힐끗 쳐다봤다.

“자네 손이 맵긴 하지만 그래도 고맙네.”

마하유는 목진의 말에 왠지 불길해졌다.

정작 목진은 녀석을 무시한 채 두 손을 천천히 모았는데 한껏 어두워졌던 영체에서 갑자기 눈부신 빛이 스며져 나왔고 웅장한 영력이 육신의 깊숙한 곳에서 솟구쳤다.

구경꾼들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목진을 바라봤다. 아무리 영력 광경을 통해 보는 것뿐이었지만 그들은 목진 체내의 영력이 놀라운 속도로 폭등하는 것이 느껴졌다.

1각도 안 되는 사이, 목진 체내의 영력은 한 단계나 올랐다!

“영급 후기!”

누군가 눈치를 채고 버럭 소리를 질렀다.

“이런 상황에서 경지를 돌파하다니!”

눈치가 빠른 일부 강자들은 일전에 한 목진의 괴상한 행동이 바로 이해가 됐다.

“녀석은 일부러 영체로 마하유를 상대했던 거였군. 마하유의 힘으로 압박감을 형성해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어야 경지를 돌파할 수 있었으니까 말이야!”

사람들은 순간 소름이 쫙 돋았다. 정말 그런 거라면 목진은 그야말로 대단히 독한 사람이었다. 경지를 돌파하기 위해 사경을 마다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한편, 웅장한 영력이 요동치며 목진의 영체에 난 균열을 빠르게 치유하였다. 그는 체내에 폭등한 영력을 확인하더니 만족하듯 미소를 지었다.

목진은 4개월 동안의 수련을 거쳐 지존영액 백억 방울을 순수한 영력으로 전환했지만 흡수 속도가 느려 여태껏 경지를 돌파하지 못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일전에 마하유의 치명적인 공격 덕분에 영력 흡수가 포화 상태였던 육신이 미친 듯이 순수한 영력을 흡수해 마침내 경지 돌파에 성공한 것이다.

반면, 마하유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음산한 눈빛으로 영력이 점차 강력해지고 있는 목진을 쏘아봤다. 그는 목진이 멍청해 영체로 자신을 상대하였다고 여겼는데 녀석은 자신을 이용한 것이었다.

목진은 마하유의 공격을 이용해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어 경지를 돌파할 수 있었다.

“내가 자네를 너무 쉽게 생각했네!”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던 마하유는 갑자기 껄껄 웃으며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자네가 영급 후기면 뭐가 달라질까?”

이에 목진은 녀석의 말을 무시한 채 수정 부도탑을 꺼내 여덟 채의 사악하게 생긴 마상을 소환했다.

마하유 정도의 강자를 상대하려면 바로 팔부부도를 사용할 수 밖에 없었다.

목진이 영급 후기에 이르자 팔부부도의 위력도 폭등했다. 파괴력으로 따지면 6,800만 개의 전문으로 이뤄진 공격보다도 강력했다.

하여 마하유도 여덟 채의 마상에서 느껴지는 무서운 힘에 흠칫 놀랐다. 이 정도면 그한테 충분히 위협적이었다.

잇따라 목진이 한 손으로 결인하자 만 장의 실체 같은 영력 빛기둥이 솟구쳐 여덟 채의 마상의 체내에 스며들었다.

크으으으!

고함을 지르는 녀석들의 육신은 계속해서 팽창했고 몸에 마문이 나타났으며 살벌한 기운이 미친 듯이 요동쳤다.

그러다 녀석들의 미간에 균열이 일더니 마안이 나타나 무서운 힘을 실은 공격을 개시했다.

목진은 실력이 향상되자 점차 팔부부도의 공격 형태를 장악해 나갔다.

슈슉!

녀석들의 미간에 나타난 마안이 여덟 갈래의 검은색 광선을 내뿜자 광선이 한데 모여 지옥에서 비롯된 사망의 광선처럼 공간을 가르며 마하유한테 날아갔다.

“팔부부도, 부도사광(浮屠死光)!”

목진이 나지막하게 외쳤다.

“부도사광!”

검은색 사망 광선이 공간을 가르며 순식간에 마하유의 머리 위에 이르렀는데 영력마저 순식간에 없애는 것을 보니 파괴력이 상당했다.

마하유도 검은색 광선에서 느낀 위협감 때문에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고 피부가 찌릿했다.

후우.

그러다 그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으로 신속하게 결인하자 체내에서 웅장한 영력이 미친 듯이 휘몰아쳤다.

“마하천종(摩訶天鐘)!”

마하유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흑백 광선이 그 주위를 미친 듯이 맴돌다가 흑백의 거대한 종을 이뤄 마하유의 육신을 완벽히 감싸 최강 방패를 형성했다.

“저건 마하고족의 정예급 절세의 신통 중 한 가지인 천종이네.”

구경꾼들은 이내 정색한 채 영력 광막을 살폈다. 그들은 마하유가 얼마나 강력한 위협감을 느꼈으면 마하천종 같은 신통을 선보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긴, 영급 후기에 이른 목진의 실력은 확실히 폭등했다.

부도탑과 일기화삼청이 있는 이상, 영력이 조금이라도 강해지면 전투력 향상에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상황을 살피던 마하천도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고 뒤쪽에 서 있는 마하고족의 장로들도 적잖게 놀랐다. 그들은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했던 마하유가 갑자기 이렇게 열세에 처하게 될 줄 몰랐다.

치익!

검은색 광선이 거대한 흑백의 종에 닿자 엄청난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거대한 흑백의 종은 조금씩 와해되기 시작했다.

거대한 흑백의 종은 최선을 다해 와해를 막으려 애썼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검은색 광선은 양자가 닿은 곳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져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흑백의 종을 온전히 검은색으로 물들였다.

퍽!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거대한 종이 검은색 가루가 되어 부서졌고 안색이 어두워진 마하유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슉!

잇따라 잔존한 흑광이 놀라운 속도로 마하유의 미간을 향해 돌진하자 녀석은 잽싸게 옆으로 피했는데 결국 얼굴을 스치며 지나갔다.

치익!

마하유의 얼굴에 검은색 혈흔이 생겼는데 그 속에 무서운 독이 깃든 것처럼 퍼져나가더니 모든 생기를 없애려 했다.

슉!

마하유는 바로 영광이 번쩍이는 손으로 얼굴을 잘라 괴이한 힘이 온몸에 퍼지는 것을 막았다. 그러나 얼굴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 상당히 무서워 보였다.

만고탑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다들 절대적인 우세를 차지했던 마하유가 갑자기 이토록 초라해질 줄은 몰랐다.

“잘했구나!”

반면, 부도현은 더 이상 참지 못하고 껄껄 웃으며 외쳤다. 목진의 반격에 속이 후련해졌다.

청연정도 미소를 지으며 영력 광경을 바라봤다. 그녀는 목진이 믿는 구석이 있다는 것도 녀석이 경지를 돌파할 준비를 마친 것도 알고 있었다. 마하유는 결국 이용만 당한 것뿐이었다.

그러나 아직 기뻐하긴 일렀다. 목진은 무려 팔부부도까지 사용했는데도 녀석한테 치명적인 상처는 입히지 못했다. 지금 마하유는 꼴이 말이 아니었지만 전투력에는 큰 타격을 입지 않았다.

영급 후기의 실력으로 선급 후기 정상급 강자를 이기기란 역시 쉽지 않은 일이었다.

한편, 마하유의 얼굴에서 영력이 요동치더니 피가 금세 멎었고 그는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보며 아우성쳤다.

“목진, 죽고 싶어 환장했구나!”

마하유는 너무 화가 났다. 그는 목진을 하찮은 사냥감으로 취급했는데 목진을 얕본 덕분에 자신을 궁지에 몰아넣었다.

선급 후기 정상급에 이른 강자가 영급 후기에 이른지 하루도 안 되는 녀석 때문에 얼굴을 반쪽이나 버리다니!

오늘만 지나면 마하유는 마하고족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다!

정작 목진은 왠지 아쉬웠다. 그는 팔부부도로 확실한 효과를 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눈치 빠른 마하유가 바로 반쪽 얼굴을 잘라내면서까지 그의 공격을 막아낼 줄 몰랐다.

쿠쿵!

그때 갑자기 굉음이 들려 목진이 고개를 돌려보니 암홍색 산맥이 무너지는 속도가 점차 빨라졌고 내뿜는 신비로운 불후의 기운도 훨씬 강력해졌다.

만고불후신이 드디어 모습을 드러내려 하고 있었다.

“꿈 깨게. 자네는 절대 만고불후신을 보지 못할 것이네!”

앞쪽에서 음산한 소리가 들려오더니 마하유가 적광을 발하는 눈으로 목진을 쏘아보았다.

이에 목진은 흠칫하더니 바로 경계 태세를 취했다.

“마하고족에는 36가지 절세의 신통이 없을 줄 아는가?”

마하유는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보더니 혀끝을 깨물어 정혈을 뱉었고 그 속에서 무궁무진한 영력이 폭발해 하늘을 가렸다. 이와 동시에, 엄청난 위압감이 휘몰아쳐 대지마저 파르르 떨렸다.

쿵!

만고탑 밖에 서 있던 청연정과 부도현은 뭔가 눈치채고 눈가를 파르르 떨며 서로를 바라봤다.

“이건…… 36가지 절세의 신통이면서 마하고족의 진족 신통인 마하무량겁이 아닌가!”

두 사람은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마하유는 이제야 전력을 다해 목진을 상대하려는 모양이었다.

쿠쿵!

주위에 형성된 무서운 위압감에 목진도 엄청난 압력이 느껴져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마하고족에 관한 정보를 미리 입수한 그는 마하유가 선보인 것이 36가지 절세의 신통 중 하나인 마하무량겁이란 걸 알았다.

“나를 건드린 것이야말로 자네가 한 가장 멍청한 짓이네.”

마하유는 풍운이 휘몰아치는 허공에 서서 목진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외쳤다.

쿵!

어느새 마하유의 위쪽에서 미친 듯이 요동치던 흑백 구름은 흑백 소용돌이를 형성했는데 파멸의 힘이 깃든 벼락이 지나는 곳의 모든 생기를 앗아갔다.

“녀석을 찢어 없애거라!”

마하유가 씨익 웃으며 인법을 바꾸자 천지를 관통한 흑백 소용돌이가 목진을 향해 날아갔고 아래쪽 대지는 쩍 갈라졌다.

목진은 고개를 들고 파멸의 힘이 깃든 흑백 소용돌이를 보더니 깊게 숨을 들이켜며 해골 거울을 꺼냈다. 이는 그가 귀제한테서 빼앗은 상고합신경으로 선급 절세의 성물이었다.

귀제가 목진을 상대할 때 사용하라고 자신이 직접 건네줬던 상고합신경을 발견한 마하유는 문득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는 목진이 마하고족의 성물로 자신을 상대하려 할 줄 몰랐다.

정작 목진은 녀석의 반응을 무시한 채 수중의 성물을 가볍게 던졌는데 그것은 순식간에 한 장 정도로 커져 머리 위에 떠올랐다.

잇따라 목진이 두 손으로 결인하자 체내의 영광이 요동치더니 뒤쪽에 흑백 목진이 나타나 상고합신경에 세 갈래 실체 같은 영력 빛기둥을 쐈다.

이어 상고합신경에서 지극히 무서운 파동을 내뿜었다.

그런데 만고탑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역시나 목진한테 다른 수단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합신경이라도 마하유의 파멸의 공격을 막아내지 못할 것이다.

목진도 이를 잘 알아 잠시 고민하다가 갑자기 발을 힘껏 굴렀다.

크으으으!

경천의 용음이 울려 퍼지더니 목진의 체내에서 거대한 황금색 용이 포효하며 모습을 드러냈는데 녀석이 내뿜는 무서운 영력 파동으로 보아 실력이 무려 선급에 이른 진정한 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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