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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52화 (951/1,000)

952화. 만고불후신이 드디어 나타나다

진정한 용은 커다란 입을 벌려 무한의 힘이 깃든 황금색 용식을 상고합신경에 주입했다.

선급에 이른 진정한 용의 영력 덕분에 상고합신경이 융합한 힘도 놀라울 정도로 폭등했다.

그런데 목진은 이대로 그칠 생각이 없었으니, 눈가를 파르르 떨며 옷깃을 가볍게 휘날렸다.

끼익!

맑은 봉황의 소리와 함께 금광이 휘몰아치자 거대한 진정한 봉황이 날개를 퍼덕이며 나타났다.

녀석도 선급에 이른 진정한 봉황이었다!

그 광경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아무도 목진의 체내에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이 깃들었을 줄 몰랐다. 녀석들은 심지어 허상이 아니라 육신을 갖춘 살아있는 신수였다!

결국 진정한 봉황도 날개를 퍼덕이더니 억만 갈래의 금광을 발했고 웅장한 영력은 휘몰아치며 상고합신경에 스며들었다.

위잉.

상고합신경도 무서운 힘을 감당하지 못할 듯 격렬하게 떨렸지만 목진의 강압적인 수단 덕분에 무한의 영력이 미친 듯이 모여들었고 주위의 공간은 와르르 무너졌다.

목진도 격렬하게 떨리는 상고합신경을 보더니 깊게 숨을 내쉬었다. 본체와 두 화신 및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힘은 그가 모을 수 있는 힘의 전부였다.

다섯 가지 힘에다 상고합신경의 융합 증폭 능력으로 인해 그 위력은 무서울 정도로 폭등했다. 목진은 고개를 들고 자신에게 향하는 흑백 소용돌이를 바라보고는 길쭉한 손을 가볍게 튕겼다.

위잉!

상고합신경이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은하수 같은 홍류를 내뿜었고, 순간, 하늘마저 어두워졌다.

쿵!

천지를 관통한 은하수 같은 홍류가 사정없이 휘몰아치는 흑백 돌풍과 부딪혔다.

순간,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충격파가 휘몰아쳐 지면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주위 십만 리 범위에서 암홍색 산맥을 제외한 모든 물체가 파괴되었다.

이에 다들 자연스레 양자가 부딪친 곳을 바라봤는데 공간이 무너지고 은하수 같은 훙류가 부서져 상당히 강력한 영력 충격파가 형성되었다.

무서운 충격에 빠르게 회전하던 흑백 돌풍이 점차 느려졌다. 그 속에 깃든 힘은 은하 홍류 때문에 빠르게 소모되고 있는 듯했다.

은하 홍류는 육안으로도 확인 가능할 정도로 희박해지더니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목진의 본체와 화신, 진정한 용과 진정한 봉황의 영력이 다 닳아 사라졌다.

치익!

천지를 관통한 홍류는 결국 광점이 되어 우수수 쏟아져 내렸다.

이와 동시에, 빠르게 회전하던 흑백 돌풍도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를 내며 서서히 속도를 줄이더니 흑백 바람기둥처럼 완전히 멈춰 섰다.

그런데 그때, 흑백 바람기둥에 갑자기 균열이 일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퍼져나가 ‘퍽’ 하는 소리와 함께 부서졌다.

“저걸 막아내다니…….”

만고탑 밖에서 지켜보던 사람들은 순간 입이 떡 벌어졌다. 마하유가 선보인 그 신통은 성급이 아니고서야 막아낼 사람은 거의 없을 텐데 목진은 여전히 그것을 막아냈다.

마하유도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상황을 살폈고 뒤쪽에 서 있는 마하고족의 장로들은 비참한 현실을 받아들이기 힘든 듯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다만, 제아무리 믿고 싶지 않아도 목진이 마하유의 공격을 막아낸 건 변함없는 사실이었다.

“네 아들은 확실히 남다르구나.”

부도현은 멍하니 영력 광경을 보더니 이내 감탄했다.

청연정도 이러한 결과에 제법 놀랐지만 부도현의 말에 자연스레 미소를 지었다.

“이럴 수가…….”

마하유 본인도 놀라긴 마찬가지였다. 그가 한 파멸의 공격은 엽경 등마저도 막아내지 못할 텐데 영급 후기밖에 안 되는 목진이 무사하다는 사실에 그는 잔뜩 화가 났다.

“이런 젠장!”

마하유는 주먹을 꽉 쥐며 중얼거렸다. 목진은 부도신족에서 호위 영진의 힘을 빌려야 현맥과 묵맥의 맥수를 상대할 수 있었는데 2년도 안 되는 사이, 마하유의 최강 공격을 받아낼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

한편, 멀리 서 있던 목진은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지만 태연하게 서서 고개를 들고 마하유한테 질문을 던졌다.

“계속할 건가?”

마하유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더니 다시 강력한 영력을 끌어올렸다. 비록 그는 일전의 공격 때문에 대량의 영력을 소모했지만 선급 후기 천지존이라 영력이 웅장하기 그지없어 아직 싸울 여력이 있었다.

쿵!

그런데 그때, 어디선가 경천의 소리가 울려 퍼져 마하유가 고개를 돌려보니 다홍색 산맥이 완전히 무너졌고 백만 장 정도의 방대하고 오래된 빛기둥이 솟구쳤다.

마하유는 그 속에 깃든 무언가를 발견하고 탐욕스러운 눈빛으로 빛기둥을 쳐다봤다.

“만고불후신이다!”

마하유는 미친 듯이 뛰는 심장을 달래며 목진을 힘껏 쏘아보더니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빛기둥을 바라보며 그쪽으로 향했다.

목진은 그제야 손에 힘을 풀고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현재 그는 체내의 영력이 거의 다 닳아 더는 마하유와 싸울 힘이 없었다.

목진은 마하유의 마하무량겁을 막아내기 위해 체내의 영력을 전부 소모한 셈이었다.

하여 만약 마하유가 계속 싸우려 했다면 목진은 만고불후신을 포기하고 철수하는 수밖에 없었겠지만 만고불후신이 때마침 나타나 다행이었다.

“마하유를 너무 쉽게 생각했군. 내가 영급 후기에 이르렀는데도 겨우 녀석을 상대할 정도라면 선급에는 이르러야 그를 쓰러뜨릴 수 있겠어.”

목진은 이내 감탄하더니 옷깃을 휘날려 지존영액 수백만 방울을 꺼내 꿀꺽 삼킨 뒤, 부도탑을 이용해 이를 신속하게 제련하고 흡수했다.

그는 체내의 영력이 회복하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조금이나마 긴장을 풀고 산봉우리에 내려앉아 다른 곳을 훑었는데 엽경과 탁발창도 서로 일정한 거리를 둔 채 서 있었다. 목진이 마하유와의 대결을 무승부로 끝냈듯, 엽경과 탁발창도 마찬가지인 모양이었다.

어느새 목진을 발견한 엽경과 탁발창도 괴상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쳐다봤다. 일전에 목진과 마하유의 대결을 본 탓인지 그들은 목진을 잔뜩 경계하며 바라봤다.

“만고불후신이 드디어 나타났단 말인가?”

정작 목진은 그들을 무시한 채 고개를 들어 천지를 관통하는 거대한 빛기둥을 쳐다봤다. 신비롭고 오래된 기운을 내뿜는 빛기둥의 중심에 오래된 그림자가 아른거리는 것이 보였다.

잇따라 목진이 저도 모르게 온몸을 파르르 떨자 뒤쪽에 불후금신이 불가항력의 이끌림을 받은 듯 모습을 드러냈다.

목진은 마하유 등과 마찬가지로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빛기둥을 쳐다봤고 만고탑 밖 구경꾼들도 숨죽인 채 빛기둥에 깃든 만고불후신을 바라봤다. 그것은 대천세계의 5대 원시 법신 중 하나였는데 일단 획득하면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가 될 것이다.

쿠쿵!

잠시 후, 거대한 빛기둥이 드디어 흐릿한 그림자를 중심으로 움츠러들었다.

녀석은 빛기둥에 깃든 영력을 흡수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러다 녀석이 빛기둥 속 영력을 완전히 흡수하자 온전한 모습을 드러냈고 다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그를 쳐다봤다. 그것은 천지존마저 보기 힘든 원시 법신이었기에 다들 이러한 반응을 보인 것이 정상이었다.

한편, 녀석은 열 장 정도의 크기로 조용히 허공에 떠 있었는데 얼룩진 암금색 육신은 수많은 전쟁을 치른 듯 상당히 오래된 기운을 풍겼다.

녀석의 몸 표면에는 무늬가 있었는데 하나같이 오묘해 보였고 상당히 기묘한 힘이 깃들어 보였다.

녀석은 서 있는 것 자체만으로도 무서운 파동을 내뿜었다.

“이것이 바로 만고불후신이란 말인가?”

목진은 녀석의 신비로운 암금색 육신을 살피고는 어리둥절해졌다.

슉!

반면, 마하유는 이미 한 갈래 빛줄기가 되어 하늘을 가르며 녀석한테 다가가 손을 뻗었다.

“하하, 만고불후신이여! 나를 따라오거라. 내가 너의 주인이 될 것이다!”

이에 엽경, 탁발창, 목진은 흠칫 놀라 바로 나섰다.

그런데 마하유의 손이 암금색 육신에 닿을 무렵, 생기 없어 보였던 녀석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고 암금색 눈동자를 드러냈다.

잇따라 무뚝뚝하게 마하유를 쳐다보던 녀석은 암금색 손을 내밀어 가볍게 휘둘렀는데 가볍게 날린 그의 공격에 주위 만 리 범위의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그 광경에 마하유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고 나지막하게 외치며 보석 같은 영체를 소환했다. 그리고 영력을 한껏 끌어올려 주위에 영력 방어벽을 여러 층 형성했다.

퍽!

암금색 손바닥은 그의 영력 방어벽을 사정없이 뚫고 가슴팍을 힘껏 때렸다.

풉.

마하유는 미친 듯이 피를 토하더니 지면에 수만 장 정도의 흔적을 남기며 멀리 튕겨 나갔는데 가슴팍이 움푹 파였다.

스읍.

목진과 엽경, 탁발창은 바로 멈춰 서서 단번에 중상을 입은 마하유를 보고는 소름이 쫙 끼쳤다.

그들은 암금색 허상한테서 미세하지만 무서울 정도로 차가운 살기가 느껴져 화들짝 놀랐다.

암금색 허상은 다시 고개를 들더니 목진 등을 노려보며 입을 열었다.

“여기 남거라…… 이곳과 하나가 되거라…….”

녀석은 말을 마치자마자 한 갈래 금광이 되어 목진 등에게 향했다.

슉!

암금색 허상은 하늘을 가르며 놀라운 속도로 목진과 엽경, 탁발창에게 향했는데 지나간 곳마다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차가운 살기를 품은 채 날아오는 암금색 허상을 발견한 목진 등은 흠칫 놀라 전력을 다해 철수하기 시작했다. 녀석이 단번에 마하유를 쓰러뜨린 것만 봐도 전투력이 얼마나 뛰어난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상대방은 목진 등의 속도보다 훨씬 빨랐다. 공간이 번쩍이더니 암금색 허상이 귀신처럼 탁발창의 앞쪽에 나타나 얼룩진 암금색 손을 가볍게 휘둘렀다.

이에 탁발창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뒤쪽에 무한의 금광이 번쩍이며 불후금련이 나타나 수많은 불후신문을 형성하더니 빠르게 모여 자금색 연꽃 모양을 이뤄 그를 감쌌다.

“불후금련!”

탁발창은 괴이한 암금색 허상이 얼마나 강한지 보았기에 불후금신의 최강 방어 신통을 사용했다.

퍽!

암금색 손바닥이 불후금련에 닿자 불후금련은 잠시 멈칫하다가 빠르게 균열이 일더니 1각도 안 되는 사이에 부서졌다.

풉.

연꽃이 부서지자 탁발창은 미친 듯이 피를 토하며 추락했고 무덤덤하기만 하던 표정도 드디어 변했다. 그가 전력을 다해 이룬 방어벽은 마하유도 부수기 어려웠지만 암금색 허상한테는 식은 죽 먹기였다.

잇따라 암금색 허상이 엽경에게 향했다.

“수라계(修羅界)!”

눈가를 파르르 떨며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암금색 허상을 바라보던 엽경이 이를 악물며 수중의 선홍색 장창을 힘껏 휘두르자 살기가 치솟았고 그의 장창은 억만 갈래의 잔영과 함께 상대방에게 향했다.

엽경도 바로 최강 살수를 선보였으니, 마하유도 전부 막아낼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이었다. 그러나 암금색 허상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녀석은 상대방의 공격에 몸에서 수많은 불꽃이 튀기는 것마저 무시한 채 주먹을 휘둘렀는데 앞쪽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고 암금색 권광이 허공을 가르며 선홍색 장창으로 향했다.

탕!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엽경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뒤로 튕겨 나갔다. 이에 팔의 혈관이 전부 찢어져 피가 흘러내렸으며 수중의 선홍색 장창도 크게 다친 듯 애처롭게 울부짖었다.

가장 뒤쪽에 서 있던 목진도 암금색 허상이 탁발창과 엽경은 단번에 쓰러뜨린 것을 발견하고 안색이 어두워졌다. 순간 허상이 자신한테 눈길을 돌린 것이 보였다.

슉!

목진은 눈 깜짝할 사이에 앞쪽에 금광이 번쩍이더니 암금색 허상이 나타나 목덜미를 쥐려고 암금색 거수를 뻗는 것을 발견했다. 녀석의 속도는 상당히 빨랐다.

이에 목진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봉황의 날개를 떨쳐 무서울 정도로 빠른 속도로 잔영만 남긴 채 사라졌다가 어느새 만 장 밖에서 나타났다.

목진의 잔영을 벤 암금색 거수는 순간 멈칫했다. 그는 목진이 자신의 공격을 피했단 사실에 조금 놀란 듯했다.

멀리서 모습을 드러낸 목진도 식은땀을 주르륵 흘렸다. 조금만 늦었다면 암금색 허상의 공격에 중상을 입었을 것이다. 다행히 진정한 봉황의 날개 덕분에 그는 마하유 등보다 월등히 빠른 속도로 도망갔다.

눈 깜짝할 사이에 벌어진 일이라 사람들은 목진이 도주에 성공한 뒤에야 정신을 차렸다. 그 모습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만고불후신은 주인을 가려야 하는 것 아닌가? 왜 나타나자마자 목진 등을 죽이지 못해 안달이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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