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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57화 (956/1,000)

957화. 만고의 새로운 주인

슉!

암금색 허상이 간신히 몸을 가누자 앞쪽 공간에 파동이 일더니 신비로운 투명한 허상이 다시 나타나 녀석의 가슴팍을 때렸다.

퍽!

암금색 허상은 가슴팍이 움푹 파인 채 다시 멀리 튕겨 나갔다.

퍽! 퍽! 퍽!

이렇게 암금색 허상은 공처럼 이리저리 튕겨 나갔고 커다란 육신은 상대방의 공격 때문에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스읍!

만고탑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기세등등했던 암금색 허상이 신비로운 투명한 허상한테 꼼짝도 못 할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양자는 절대 같은 등급이 아니었다!

청연정과 부도현도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영력 광경을 바라봤다. 그들도 목진한테 이런 수단이 있을 줄 몰랐다.

“신비로운 투명한 허상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두 사람은 어리둥절해 중얼거렸다. 아무리 성급이라도 영력 광경만으로 만고탑 내부 상황을 완전히 파악하기는 힘들었다.

마하고족의 장로들도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상황을 살폈고, 앞쪽에 서 있는 마하천도 앞쪽에 놓인 백옥 기둥을 꽉 잡은 채 서 있었는데 어느새 기둥에 미세한 균열이 일기 시작했다.

“젠장, 어찌 이럴 수 있단 말인가? 마하유가 만고불후신을 획득했는데도 어찌 이토록 맥없이 당하고만 있단 말인가? 목진의 신비로운 허상은 도대체 뭐란 말인가!”

마하유는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 아무리 그라도 더는 치밀어오르는 화를 견딜 수가 없었다.

* * *

쿵!

암금색 허상은 다시 상대방의 공격으로 멀리 튕겨 나갔다. 그는 지금 만신창이가 되었고 몸에 투명한 빛을 발하는 장인이 잔뜩 생겼는데 이는 부단히 그의 육신을 침식해 발하는 빛이 점차 어두워졌다.

크으으으!

체내의 상황을 파악한 암금색 허상은 불안한 나머지 눈동자 속 혈광이 갑자기 부서졌고 다시 암금색 빛으로 돌아왔다.

풉.

이와 동시에, 마하유는 피를 토했고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암금색 허상을 바라봤다. 그는 암금색 허상 체내에 심은 성문부가 부서진 것을 발견했다.

크으으으!

마하유한테서 자유로워진 암금색 허상은 만고불후신을 보더니 본능적으로 두려워졌다.

이는 진정한 강자한테서 비롯된 두려움이었다.

하여 녀석은 더는 만고불후신을 상대하려 하지 않고 두려운듯 울부짖으며 도망갔다.

바로 그때, 만고불후신 머리 뒤쪽의 유리 광권이 피어올라 암금색 허상의 육신을 감싸더니 녀석의 육신을 빠르게 녹였다.

이를 발견한 암금색 허상은 절망스러운 듯 비명을 질렀지만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크으으으!

1각도 안 되는 사이, 암금색 허상은 빠르게 작아져 손바닥만 한 암금색 단약으로 변했다.

표면에 신비로운 무늬가 새겨진 단약에 엄청난 양이 불후 본원이 깃들어 있었다.

꽈르릉!

만고불후신이 암금색 단약을 삼키자 갑자기 뇌명이 울려 퍼지더니 억만 갈래의 벼락이 잔뜩 화가 난 용처럼 포효했고 만고불후신은 눈부신 빛을 발하며 주위를 밝게 비췄다. 그리고 그 머리 뒤에 얹은 유리 광권에서 신비로운 힘이 뿜어져나왔다.

만고탑 밖에서도 신비로운 위압감이 형성된 것이 느껴졌는데, 성급 강자들도 위협감을 느낄 정도였다.

사람들은 신비로운 허상을 뚫어져라 쳐다보고는 뭔가 깨달은 듯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신비로운 허상이야말로 대천세계의 5대 원시 법신 중 하나인 만고불후신이었다!

일전의 암홍색 허상은 가짜였다!

암금색 허상이 신비로운 허상한테 꼼짝 못 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다!

이는 진짜가 가짜를 제압한 것이다

청연정은 흥분된 마음을 쉽게 가라앉힐 수 없었고 옆에 서 있던 부도현 역시 온몸에 소름이 쫙 돋았다. 목진이 얻은 신비로운 허상이 진정한 만고불후신이라니!

그때 마하천이 잡고 있던 백옥 기둥은 와장창 깨졌고 그는 칼 같은 눈빛으로 신비로운 허상을 노려보더니 한참 지나서야 정신을 차리고 마하고족 장로들한테 몰래 말을 전했다.

“내 명을 전하거라. 마하고족 모두가 1급 전투 준비를 하거라.”

마하천은 혈안이 된 채 영력 광경 속 목진을 노려보더니 씩씩거리며 말했다.

“네 이놈, 감히 마하고족의 물건을 빼앗다니. 오늘 부도신족이 나선다고 해도 반드시 우리 종족의 물건을 돌려받을 것이다!”

마하유는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억만 갈래의 투명한 빛을 발하는 만고불후신을 바라보더니 암금색 허상이 사라진 곳을 멍하니 쳐다봤다.

그는 이제야 신비로운 투명한 빛을 발하는 존재야말로 진정한 만고불후신이란 것을 깨달았다!

그가 일전에 엄청난 대가로 포획한 암금색 허상은 근본도 없는 가짜였다!

이러한 생각에 마하유는 표정이 한껏 일그러진 채 빨갛게 달아오른 눈으로 만고불후신을 쳐다봤다.

“이럴 수가! 만고불후신이 어찌 녀석을 주인으로 정했단 말인가!”

마하유는 목진이 만고불후신을 획득한 잔혹한 사실을 받아들이기 너무 힘들었다.

“만고불후신, 마하고족이 너를 수만 년 동안 지켰는데 어찌 타인을 주인으로 정한단 말인가!”

마하유는 만고불후신을 바라보며 언짢은 듯 외쳤지만 상대방은 녀석의 말을 듣는 척도 하지 않았다. 만고불후신은 특이한 존재로 영성이 있긴 하지만 지능이 있는 건 아니었다. 하여 마하유가 목진보다 강한 건 사실이지만 주인이 되기엔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한 것이다.

한편, 목진은 조용히 서서 마하유의 발악을 지켜보다가 손가락으로 녀석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 녀석의 불후 본원도 빼앗거라.”

마하유가 일전에 꼼수를 부린 탓에 목진은 불후금신을 자폭해야 했을 뿐만 아니라 그가 허약한 틈을 타 폐인으로 만들려고까지 했다. 목진이 이 일을 모르는 척 넘길 리가 없었다.

전세가 역전된 이상, 목진은 당연히 녀석한테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자네 감히!”

목진의 말에 마하유가 안색이 확 어두워져 외쳤다.

슉!

그런데 목진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만고불후신 주위의 공간에 파동이 일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마하유의 앞쪽에 나타났다.

쿵!

파하유는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체내의 영력을 미친 듯이 끌어올려 순식간에 뒤로 수만 장 정도 물러났지만 만고불후신은 쫓아가지 않고 투명한 손을 내밀어 마하유 쪽을 향해 가볍게 잡았다.

잇따라 천지마저 봉인된 것 같았고 빠르게 물러나던 마하유는 호박에 든 벌레처럼 그곳 공간에 갇혀 꼼짝도 못 했다.

그러다 만고불후신이 손가락을 튕기자 마하유 뒤쪽에서 자금색 빛이 발했고 불후금신이 자연스레 모습을 드러냈다.

마하유는 그제야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만고불후신이 주먹을 꽉 쥐자 마하유의 불후금신에 균열이 생기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이렇게 만고불후신은 입을 쩍 벌려 녀석의 불후 본원을 전부 흡입했다.

풉!

드디어 자유를 되찾은 마하유는 미친 듯이 피를 토했고 강력했던 영력은 바로 사그라들었다. 그는 불후금신의 폭발 때문에 크게 다친 듯했다.

“목진! 자네 감히 내 불후금신을 부수다니!”

마하유는 버럭 화를 내며 소리를 지르더니 표독스러운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봤다. 그는 불후 본원을 빼앗겼으니 법신이 완전히 소멸된 거나 마찬가지라 처음부터 다시 수련하지 않은 이상 더는 불후금신을 소환해내지 못할 것이었다. 이는 그한테 치명적인 타격이었다.

“내가 자네 때문에 불후금신을 자폭시켰으니 자네의 불후금신을 부순 것으로 빚을 갚았다고 생각하게.”

목진이 가볍게 웃으며 한 말에 마하유는 너무 화가 나 눈이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 녀석은 당장 목진을 집어삼키고 싶을 따름이었다.

“이것으로는 성에 차지 않나 보지?”

목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녀석을 쳐다보더니 살기를 품은 채 손으로 다시 마하유를 가리켰다.

“설마 나를 죽이기라도 할 건가?”

마하유는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쏘아보며 물었다. 여긴 마하고족이라 목진이 정말 그를 죽이기라도 한다면 절대 쉽게 빠져나가지 못할 것이었다. 하여 마하유는 목진은 절대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 확신했다.

“저 녀석을 죽이거라.”

그런데 마하유가 말을 마치자마자 목진이 무덤덤하게 입을 열더니 만고불후신은 영롱한 빛을 발하는 눈동자를 굴리며 마하유를 쳐다봤다.

마하유는 순간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는 목진이 정말 자신을 죽이려 할 줄 몰라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를 쳐다봤다. 녀석의 살기가 깃든 말투로 보면 절대 농담이 아니었다.

“미친놈!”

마하유는 이를 꽉 깨물며 말하더니 신속하게 외쳤다.

“이만 만고탑에서 나가겠네!”

마하유는 암금색 허상이 죽자 만고탑도 정상으로 돌아온 것을 바로 알아챘다.

역시나 마하유 주위의 공간이 바로 일그러지더니 그를 금세 내쫓았다.

그러나 마하유는 떠나기 직전, 음산한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했다.

“목진, 너무 우쭐대지 말게. 자네가 만고불후신을 얻었다고 해서 과연 우리 마하고족을 무사히 떠날 수 있을까?”

말을 마친 마하유가 만고탑에서 완전히 사라졌다.

“빨리도 도망갔군.”

목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사라져가는 마하유를 보더니 피식 웃었다.

만약 마하유가 만고탑에 계속 남아있었다면 목진은 정말 그를 죽였을지도 모른다. 만고불후신이 목진을 주인으로 받아들인 이상, 그가 마하유를 죽이지 않아도 마하고족에서 절대 목진을 가만두지 않을 거라 봐줄 필요가 없었다.

목진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생각에 잠겼다가 바닥에 누워있는 엽경을 발견했다. 그는 쓸쓸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만고불후신이 자네를 주인으로 인정할 줄은 몰랐네.”

그는 길게 한숨을 쉬더니 서서히 눈을 감았다.

“그래도 마하유 같은 나쁜 놈이 차지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부디 조심하게. 자네가 만고불후신의 주인이 되었다고 해도 이곳을 벗어나기는 쉽지 않을 것이네.”

목진한테 할 말을 마친 엽경도 허공을 향해 외쳤다.

“난 물러나겠네.”

“고맙네. 주의하겠네.”

목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엽경은 미소를 지으며 공간 파동에 휩싸여 그 자리에서 사라졌다.

이렇게 만고탑에는 목진 한 사람만 남았다.

마하유와 엽경이 만고탑 밖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영력 광경은 전부 부서져 탑속의 상황을 더는 비추지 않았다.

만고탑 밖은 쥐 죽은 듯 조용했고 아무도 감히 입을 열지 못했다. 다들 심상치 않은 분위기에 몸을 사렸다.

이는 전부 마하천 때문이었는데, 그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한껏 초라해진 모습으로 나타난 마하유를 힐끗 쳐다보더니 뒷짐을 쥐고 서서히 눈을 감았다.

사람들은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조용히 서 있는 마하천이 더 무섭게 느껴졌다. 이는 꼭 폭풍 전야 같았다.

마하천은 절대 목진이 만고불후신을 가져가도록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만고불후신이 녀석을 주인으로 인정했어도 말이다!

그와 멀리 떨어져 서 있는 청연정도 마하천을 힐끗 보더니 바로 상대방의 속내를 꿰뚫어 봤다. 그녀는 오래된 석탑을 쳐다보며 몰래 주먹을 꽉 쥐었다.

마하천이 목진한테 무슨 짓이라도 저지르려 하면 청연정은 양대 고족의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절대 가만두지 않을 것이다!

부도현도 미간을 찌푸린 채 청연정의 옆에 서 있었다. 마하유가 목진을 상대로 괜한 짓을 하면 청연정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걸 알기에 한숨이 나왔다.

그건 대천세계 전체를 들썩일 만한 큰일이 될 것이다.

다만, 대장로인 청연정은 부도신족을 대표하는 존재였고 마하천이 그녀를 무시하는 것은 부도신족을 무시하는 거나 다름없었다. 비록 부도신족은 최근 들어 조금 쇠약해지긴 했지만 마하고족한테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더구나 부도현은 목진이 상당이 마음에 들었고 그를 부도신족의 차기 족장으로 여겼기에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

구경꾼들은 쌍방의 눈치 싸움에 머리가 지끈거렸다. 목진이 만고탑에서 나온 순간,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었다.

정예급 세력 사이의 대결은 대천세계에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 * *

아직 만고탑에 있던 목진은 앞쪽에 빛이 모여 창로한 허상이 만들어진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만고탑의 의식이었다.

“축하한다. 이제 네가 만고탑의 새로운 주인이다.”

허상이 가볍게 웃으며 말을 건네자 목진은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고 정중하게 인사를 올렸는데 파르르 떨리는 몸은 어찌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이 순간을 위해 오랜 시간 동안 열심히 달려왔다.

“너를 위해 준비한 선물이 있단다.”

만고탑의 말에 목진은 순간 흥미진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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