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2화. 성급의 대결
한편, 목진은 체내에서 요동치는 웅장한 영력과 강력한 육신이 훨씬 강한 힘을 발하는 것을 느끼며 만족하듯 미소를 지었다.
만고탑에서 5년 동안 수련한 끝에 그는 성급 육신을 획득했을 뿐만 아니라 영력 방면의 실력도 폭등했다.
“내 공격도 받아보시죠!”
목진은 육신을 비집고 나올 것 같은 파멸의 힘을 느끼며 금광을 발하는 눈으로 마하천을 노려봤다.
그러다 그가 가볍게 손을 들자 손바닥에 불후의 빛이 아른거렸고 오래된 무늬가 형성되었다.
쿵!
잇따라 목진이 가볍게 손을 휘두르자 천지가 격렬하게 진동하더니 구천에서 하늘을 가릴 정도로 큰 황금색 거수가 내려앉았다.
이는 아직 바닥에 닿지 않았는데도 만고성 전체가 와르르 무너졌다.
목진 체내의 영력과 성급 육신의 힘이 아우러져 형성된 거수의 위력은 파멸적이었다. 아무리 마하천 정도의 강자라도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는 불후부천수(不朽覆天手)예요.”
목진은 마하천한테 공격을 날리며 속삭였다.
쿵!
황금색 거수는 사정없이 날아가 마하천의 머리를 때렸다.
파멸의 힘이 깃든 황금색 거수는 신령의 손처럼 앞길을 가로막는 존재는 무엇이든 부술 듯한 기세를 보였다.
이는 목진의 성급 육신과 선급 중기의 영력이 완벽히 아우러지면서 형성한 공격으로 일반 성급은 피하는 것이 상책이었다.
도성 밖에서 상황을 살피던 사람들은 어느새 목진을 바라보는 시선이 확 달라졌다. 그들은 두려워 감히 입도 열지 못했다.
마하유 역시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목진은 전력을 다해봐야 그와의 대결을 무승부로 끝낼 수밖에 없었는데 지금은 실력이 천지 차이였다.
목진의 공격에 마하유는 백 번도 넘게 죽었을 것이다.
“멍청한 녀석, 그따위 수단으로 내 형님을 이길 수 있다고 여기는 건가? 말도 안 되는 소리!”
마하유는 표정이 한껏 일그러진 채 목진을 쏘아보며 버럭 소리를 질렀다. 그는 마하천이 당장 목진을 쓰러뜨려 자신을 대신해 한을 풀어주길 원했다.
한편, 마하천은 자신을 향한 커다란 손을 바라보더니 이내 정색했다. 그마저 목진의 공격에 위협감을 느꼈다.
“녀석, 역시 무시하면 안 되겠군.”
마하천은 중얼거리며 목진을 쳐다봤다. 아무리 그라도 목진의 전력을 다한 공격을 무시할 수 없어 깊게 숨을 들이켜며 체내에서 흑백 두 갈래 빛줄기를 내뿜었는데 이는 한데 모여 흑백 광막을 형성해 그를 완벽히 감쌌다.
“마하령각(摩訶靈殼)!”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허공에 조용히 떠 있던 흑백 광구에서 신비로운 빛을 발했다.
마하령각은 마하고족의 정예급 방어형 신통으로 방어력이 엄청났다. 이는 성급 천지존의 공격마저 막아낼 수 있었다.
쿵!
사정없이 내려앉은 커다란 손은 흑백 광구를 힘껏 때렸는데 양자가 부딪친 순간, 정적이 흘렀다.
그 주위의 수만 장 범위의 공간은 유리 깨지듯 와장창 깨져 공간 파편이 우수수 떨어졌고 흑백 광구는 운석처럼 추락하여 만고성에 박혔다.
쿠쿵!
도성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기 시작했고 파멸의 충격파가 휘몰아쳐 건물은 전부 파괴되었다. 눈 깜짝할 사이에 오래된 도성은 폐허가 되었고 도성의 중심에 크기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의 거대한 구멍이 형성되었다.
구경꾼들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폐허가 된 도성을 살폈다. 다들 두 사람이 실력을 전부 드러내지 않았다는 걸 알았다. 안 그럼 주위 십만 리 땅이 모두 만고성 꼴이 났을 것이다.
목진은 매의 눈으로 도성에 난 거대한 구멍을 바라보고 있었는데 금광을 발하는 육신은 황금으로 빚은 것처럼 보였다.
“마하고족의 족장은 역시 호락호락하지 않군.”
목진은 이내 정색하며 바닥에 난 거대한 구멍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일전에 그가 한 공격에 성급 육신과 영력의 힘이 전부 깃들었지만 마하천은 역시나 이를 무리 없이 막아냈다.
역시나 커다란 구멍에서 빛이 번쩍이더니 흑백 광구가 서서히 나타났다.
큰 타격을 입은 듯 표면에 균열이 잔뜩 난 흑백 광구가 여전히 부서지지 않은 것을 보면 방어력이 얼마나 강력한지 알 수 있었다.
그런데 광구는 결국 부서졌고 마하천은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마하천은 옷깃 하나 흐트러지지 않았지만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그는 일전에 목진의 공격을 막아내느라고 최강의 방어 수단을 사용했기 때문이었다.
마하고족의 족장인 마하천은 대천세계에서 상당이 유명했고 반년 전까지만 해도 목진을 상대로조차 취급하지 않았다. 그에게 목진은 벌레만도 못한 존재였고 그를 제압하는 건 식은 죽 먹기였다.
그런데 반년 사이, 목진과의 대결에서 최강 방어 수단을 사용했으니 이보다 창피한 일은 없을 것이다.
마하천은 목진에 대한 태도를 바꾸지 않으면 엄청난 대가를 치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후우.
마하천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마음을 가라앉히고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그는 이제야 목진을 진정한 상대로 여기기 시작했다.
“염제를 상대할 수 있었던 데는 다 이유가 있었군.”
목진은 상대방의 변화에 흠칫 놀랐다. 마하천의 이름이 대천세계에 괜히 퍼진 것이 아니었다. 짧은 시간에 현실을 직시하고 감정을 다스려 상대의 진정한 실력을 파악하는 걸 보면 그는 상당히 강인한 성격을 가진 사람이었다.
“목진, 젊은 나이에 그 정도 실력을 갖춘 걸 보니 네 천부적인 재능과 의지가 정말 뛰어나구나. 조금만 더 수련하면 넌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로도 거듭날 수 있을 것 같구나.”
“그러나 그게 지금은 아니란다. 마하고족은 수만 년 동안 지켜온 만고불후신을 절대 빼앗기지 않을 것이다!”
마하천은 흑백의 눈을 굴리며 웅장한 영력을 끌어모아 뒤쪽에 무한의 영력 바다를 이뤘는데 파도가 일자 천지마저 파르르 떨렸다.
잇따라 마하천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며 영력 바다를 꿀꺽 삼키더니 육신이 수정의 빛을 발하는 흑백 두 가지 색상을 지닌 상태로 변했는데 그 모습이 오묘하기 그지없었다.
이와 동시에, 흑백 육신이 형성한 무서운 위압감에 주위의 공간이 격렬하게 떨렸다.
“성급 영체군.”
이에 목진은 안색이 어두워져 중얼거렸다. 성급 영체도 지극히 강대한 육신이지만 불후 육신보다는 못했다. 그것은 순수한 육신이 아니라 영력을 육신에 주입해 육신이 잠시 탈바꿈한 것이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성급 영체가 불후의 육신보다는 못해도 마하천의 성급 중기의 실력을 더하면 위력은 여전히 엄청났다.
퍽!
흑백 육신은 주위의 공간을 부수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목진 앞쪽에 다가가 흑백 주먹을 힘껏 휘둘렀다.
목진은 바로 금광을 발하는 두 팔로 앞을 가렸다.
쿵!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수만 장 정도의 방대한 힘의 파문이 휘몰아치자 목진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뒤로 만 장 정도 튕겨 나갔다.
슉!
목진이 몸을 추스르기도 전에 마하천이 다시 나타나 미친 듯이 무서운 공격을 날렸다.
쿠쿠쿵!
1각도 안 되는 사이, 목진과 마하천 사이에 수백 차례의 공격이 오갔고 목진은 이제 거의 제압되었다. 마하천이 현재 성급 중기의 실력을 한껏 끌어올렸기 때문이다.
“목진의 영력 방면의 실력은 마하천에 비해 너무 뒤처지는구나. 녀석이 아무리 성급 육신을 수련해냈어도 전체적인 실력으로 보면 마하천보다 못하구나.”
부도현이 하늘에서 일어나고 있는 대결을 살피며 한 말에 뒤에 서 있던 현광과 묵동 맥수는 쓸쓸하게 웃었다. 반년 전까지만 해도 성급 초기 강자조차 상대하지 못할 정도였는데 지금은 성급 중기인 마하천이 전력을 다해 상대할 정도로 성장하다니.
“홀로 싸우면 목진이 엄청난 열세에 처하겠지만 그한테 비장의 무기가 있지 않나요?”
청연정이 미소를 지으며 한 말에 부도현은 흠칫 놀랐다. 마침 목진이 갑자기 멈춰서더니 체내에서 흑백의 빛을 내뿜어 화신을 이뤘다.
일기화삼청이었다.
잠시 후, 세 명의 목진이 나타났는데 본체뿐만 아니라 흑백 목진의 육신도 금광을 발했다. 녀석들도 성급 육신을 획득했다.
이것이 바로 일기화삼청의 강점이었다. 본체가 획득하면 화신도 완벽히 이어받는다.
그때 바람을 가르는 소리와 함께 마하천이 나타나 흑백의 빛을 발하는 흑백 주먹을 휘둘렀는데 괴이하기 그지없는 상대방의 공격에 목진은 더 이상 피하지 않고 두 명의 화신과 함께 금광을 발하는 주먹을 휘둘렀다.
쿵!
네 사람의 주먹이 부딪치자 충격파가 휘몰아쳐 하늘마저 와르르 무너졌는데 목진은 더는 튕겨 나가지 않았다.
그 광경에 마하천은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지만 공격을 멈추지 않고 빠르게 주먹을 휘둘렀다.
이에 세 명의 목진은 성급 육신의 힘을 한껏 끌어올린 채 반격했다.
그 구역은 양자의 대결로 발칵 뒤집혔다.
그러다 1각 정도가 지나자 마하천은 뒤로 물러나더니 안색이 한껏 어두워져 목진을 쳐다봤다. 목진은 일기화삼청 덕분에 더는 그와의 대결에서 뒤처지지 않았다.
이런 목진을 상대로는 제아무리 성급 영체의 최대의 힘을 선보인들 전혀 우세를 차지할 수 없었다.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해진 채 잠시 고민하던 마하천은 깊게 숨을 들이켜며 두 손을 모아 결인하자 웅장한 영력이 폭발했고 뒤쪽에 흑백 두 가지 색상을 띤 거대한 허상이 무서운 위압감을 형성하며 모습을 드러냈다.
“저건…… 99등급 지존법신중 순위권 8위에 오른 마하무량신(摩訶無量身)이 아닌가?”
“마하천이 지존법신을 소환할 정도라니…….”
사람들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마하천 뒤쪽에 나타난 흑백 거인을 쳐다보며 중얼거렸다.
흑백 거인이 나타나 실체를 이루며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하자 다들 화들짝 놀랐다.
이는 대천세계의 99등급 지존법신중 무려 순위권 8위를 차지한 마하무량신으로 마하고족의 최강 지존법신이었고 대천세계에서도 상당히 유명했다!
사람들은 마하무량신의 위력이 얼마나 강한지 잘 알고 있었다.
마하고족의 족장은 정말 목진 때문에 단단히 화가 난 모양이었다.
휘익!
흑백 거인이 숨을 쉬자 영력이 소용돌이를 이뤄 천지를 마음껏 휘둘렀다.
어느새 흑백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탄 마하천은 음산한 눈빛으로 세 명의 목진을 노려보며 한 손으로 결인했다. 그러자 녀석은 커다란 입을 쩍 벌려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크으으으!
웅장하고도 난폭한 영력은 실체를 이룬 음파가 되더니 파멸의 힘을 실은 채 엄청난 속도로 세 명의 목진에게 향했다.
퍽!
상대방의 난폭한 공격에 목진의 본체와 두 명의 화신은 온몸이 파르르 떨렸다. 해당 음파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었으니, 귀를 통해 체내에 스며들어 피와 살, 심지어 경맥까지 갈기갈기 찢었다.
다행히 성급 육신의 방어력은 상당히 강력했고 불후 본원 덕분에 목진의 육신은 생명력으로 가득 차 있어 찢어진 육신은 금세 회복됐다.
대신, 그와 두 명의 화신은 무서운 음파에 뒤로 수만 장 정도 튕겨 나갔다.
“이것이 말로만 듣던 마하무량신이란 말인가?”
목진은 이내 정색하며 마하무량신을 바라봤다. 일전에 그는 두 명의 화신 덕분에 마하천과 막상막하가 되었는데 마하무량신의 등장에 다시 열세에 처했다.
쿠쿵!
마하천은 바로 다시 공격을 개시했는데 마하무량신이 고함을 지르며 커다란 주먹을 휘두르자 만 장 정도의 흑백 권광이 흑백 유성처럼 내려앉았다.
이에 세 명의 목진은 눈 깜짝할 사이에 뒤로 수백 리 정도 물러났고 위쪽에서 번쩍이던 흑백의 빛도 함께 따라가 사정없이 내려앉았다.
쿠쿠쿵!
권광이 닿자 대지가 격렬하게 떨리더니 주위의 산맥이 와르르 무너졌고 만 장 정도의 커다란 구멍이 생겨났다.
그 속에서 목진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는데 옷이 제법 찢어졌고 몸이 움푹 꺼져 있었다. 상대방의 공격에 정면으로 맞은 모양이었다.
잇따라 모습을 드러낸 흑백 화신도 육신이 푹 파였다. 하지만 몸에서 번쩍이는 흑백의 빛 때문에 육신을 스스로 치유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