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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80화 (979/1,000)

980화. 염제, 무조와 천사신의 대결 (2)

“5목 사신이라…….”

염제와 무조는 정색하며 천사신을 쳐다봤다. 그들마저 다섯 개의 눈에 압박감을 느꼈다.

“참 가늠하기 어려운 존재군.”

염제가 이내 감탄하며 말했다.

“제아무리 강하다고 해도 반드시 쓰러뜨려야 하네!”

무조는 한기 어린 눈빛으로 상대방을 노려보며 말했다. 그가 이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것이 바로 역외사족이었다.

“나도 그리 생각하네.”

염제도 가볍게 웃으며 말하더니 눈가에 화염이 활활 타올랐다.

쿵!

말을 마친 두 사람이 온몸을 파르르 떨자 무한의 영력이 모여 뒤쪽에 웅장한 영력 바다가 형성되었다.

쏴아아.

청량한 소리를 내는 영력 바다는 정말 그윽했는데 현재 염제와 무조가 다스릴 수 있는 천지의 영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이 갔다.

잠시 후, 염제가 옷깃을 휘날리자 영력 바다에서 수많은 광점이 솟구쳤다가 모이며 화염이 활활 타오르는 화련을 잔뜩 형성했는데 그 속에 파멸의 파동이 깃들어 있었다.

그리고 무조 뒤쪽에 형성된 영력 바다에서는 벼락, 한빙, 암흑 등 여러 가지 물체가 형성되었다. 그것은 아우러졌다가 갈라지기를 반복해 오묘하기 그지없었다.

염제와 무조의 잇따른 공격에 성천마제와 천마제들은 흠칫 놀라 뒤로 물러났다. 천사신만이 태연하게 서서 괴상한 빛을 발하는 다섯 개의 사악한 눈으로 상대방을 바라봤다.

“사폭(邪瀑)!”

쿵!

무한의 마의 기운을 방출하던 그가 고개를 들고 자신에게 향하는 공격을 살피다가 소리를 버럭 질렀다. 그러자 뒤쪽에 무한의 마의 기운이 솟구쳤다가 거대한 검은색 폭포가 쏟아져 내렸다.

검은색 폭포에 깃든 무서운 힘에 아래쪽 공간마저 모조리 무너졌다.

치익!

도천의 화련과 검은색 폭포가 한데 부딪치자 난폭하고도 뜨거운 충격파가 휘몰아쳐 폭포가 반으로 갈라졌고 연이어 벼락, 한빙, 화염 등 부동한 속성을 띤 영력이 휘몰아쳤다.

그것은 검은색 폭포에 스며들자마자 맹렬한 공격을 개시했는데 난폭한 영력이 휘몰아쳐 검은색 폭포를 완전히 부숴버렸다.

이렇게 양자는 점차 사라졌고 그 주위의 공간은 와르르 무너졌다.

이를 지켜보던 대전 쌍방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서로를 쳐다봤다.

슉!

“이화항고척(異火恒古尺)!”

염제가 묵직한 검은색 자를 꽉 쥐고는 한 갈래 화광이 되어 천사신에게 향하자 앞쪽에 활활 타오르는 화염이 모여 거대한 화척을 이뤘고 표면에 무서운 화염이 불타올랐다.

잇따라 염제가 수중의 자를 화척에 꽂자 화척과 자는 서로 아우러지며 지극히 무서운 파동을 내뿜었다.

“뇌제곤장(雷帝權杖)!”

또한, 무조의 손에서 뇌광이 맴돌더니 벼락이 번쩍이는 곤장이 나타났는데 그는 곤장을 꽉 잡고 벼락을 딛으며 순식간에 천사신 앞에 나타났다.

“참!”

염제가 염척을 휘두르자 천지마저 갈라질 듯했고 이 구역의 온도는 확 달아올랐다.

연이어 무조가 곤장을 휘두르자 그 위쪽에서 뇌룡이 헤엄치며 파멸의 힘을 형성했다.

염제와 무조가 동시에 나서자 그 위압감은 천지를 뒤흔들 정도였다.

아무리 천사신이라도 이러한 두 사람의 공격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그는 안색이 어두워지며 주먹을 꽉 쥐었고 무한의 마광이 모여 사악한 흑창을 이뤘다.

한편, 흑창 표면에 새겨진 수많은 얼굴이 울부짖었는데 이로 인해 형성된 음파만으로도 체내에 영력이 폭주해 육신이 폭발할 것 같았다.

슉!

천사신이 흑창을 든 채 창끝을 파르르 떨자 두 갈래 창영이 마룡처럼 포효하며 날아올라 염척, 뇌장과 한데 부딪쳤다.

탕!

금속이 부딪치는 소리와 함께 돌풍 같은 충격파가 형성되었고 주위의 공간은 사정없이 무너졌다. 이로 인해 형성된 공간 파편마저 그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부서졌다.

그 광경에 목진, 진천 등 천지존들은 깜짝 놀랐다. 성급 강자라고 해도 이 정도 충격 여파는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탕! 탕!

그들은 북황의 언덕 밖에서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공격을 주고받았는데 염척, 뇌장, 마창의 충돌이 이뤄질 때마다 파멸의 파동이 일곤 했다.

1각도 안 되는 사이, 세 사람 사이에는 수천 차례의 공격이 오갔다.

목진은 영광이 번쩍이는 눈으로 그들의 싸움을 자세히 관찰해보려 했지만 볼 수 없었다.

“정말…… 대단하군.”

목진은 주먹을 꽉 쥔 채 중얼거렸는데 체내의 피가 끓어오르는 것이 느껴졌다. 그들이야말로 절세의 강자로 대천세계에 오래도록 이름이 남을 것이다.

성천마제 등 천마제들도 상황을 한참 살피더니 안색이 어두워져 중얼거렸다.

“염제와 무조가 확실히 호락호락하지 않군.”

천사신의 파멸의 공격에도 전혀 밀리지 않는 염제와 무조도 상당히 대단했다.

“우리가 나서야 한단 말인가?”

암천마제가 음산한 눈빛으로 염제와 무조를 노려보며 말했다. 성천마제는 북황의 언덕 쪽을 쳐다보더니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우리가 지금 나서 저들을 전부 없앤다고 해도 염제와 무조가 죽지 않은 이상, 대천세계를 차지하긴 어려울 것이네.”

“천사신께서 염제와 무조를 죽일 수 있길 바라는 수밖에 없네.”

쿵!

허공에 떠 있던 마창이 만 장의 마광이 되어 염척, 뇌광과 한데 부딪치자 힘의 파문이 폭발해 세 사람은 각자 멀리 튕겨 나갔다. 그들은 금세 몸을 추슬렀지만 안색이 한껏 어두워졌다.

“너희는 그날의 불후대제 못지않구나. 대천세계의 운수가 제법 좋구나.”

천사신은 파르르 떨리는 마창을 쥔 채 나지막하게 말을 건넸다.

“적이 너무 강대하니 최선을 다해야 하네.”

무조는 천사신의 말을 무시하고 염제한테 말을 건넸다.

활활!

염제는 백기를 내뱉더니 고개를 가볍게 끄덕이며 눈을 비스듬히 감았다가 번쩍 떴다. 눈 속 깊숙한 곳에서 제염이 활활 타올랐다.

제염은 곧장 염제의 육신을 완전히 감쌌고 그의 뒤쪽에 형성된 영력 바다도 활활 타오르기 시작했다.

잠시 후, 바닷속 깊숙한 곳에서 만 장의 화련이 서서히 떠올랐다.

화련은 현란한 색상을 띠었는데 색깔은 부동한 속성의 화염을 의미했고 그 위력은 무서울 정도로 강력했다.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파동이 형성되자 다들 적잖게 놀랐다.

이와 동시에, 무조도 함께 나섰다. 그가 합장했다가 천천히 손을 떼자 웅장한 영광이 번쩍이며 여덟 가지 색상의 빛이 피어올라 주위를 맴돌았다.

그 빛에 오래된 부적 여덟 개가 보이는 듯했다.

“벌써 목숨을 거는 것이냐? 그렇다고 내가 두려워할 것 같으냐!”

천사신은 눈가를 파르르 떨더니 이내 정색한 채 천천히 결인했다.

최선을 다하는 염제와 무조를 상대로 천사신은 눈을 다섯 개나 떴지만 결코 방심할 수는 없었다.

어느새 거대한 화련이 서서히 피어올라 염제의 위쪽을 맴돌았고, 무조 주위에서 빠르게 회전하는 여덟 개의 오래된 부적은 세계의 힘을 끌어모았다. 천사신의 위쪽에 진득한 늪 같은 마의 기운이 모였는데 이는 지극히 사악한 기운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 모습에 목진 등 대천세계의 강자도 역외사족의 천마제도 전부 안색이 어두워진 채 황급히 물러났다.

대전 쌍방은 상대방을 죽이기 위해 최강 살수를 두기 시작했는데 그 여파에 휘말리면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잠시 대치하던 세 사람은 나지막하게 외치며 다시 공격을 개시했다.

“불노제염련(佛怒帝炎蓮)!”

염제가 버럭 소리를 지르자 위쪽에 떠 있던 만 장의 화련이 서서히 피어오르며 파멸의 파동을 내뿜은 채 상대방에게 향했다.

“팔부적멸(八符寂滅)!”

잇따라 무조가 손가락을 가볍게 튕기자 오래된 부적 여덟 개가 아우러지며 세계의 힘을 끌어모으더니 한 갈래 파멸의 빛을 이뤄 천사신에게 향했다.

“오목시신도(五目弒神圖)!”

무덤덤하게 서 있던 천사신이 두 손으로 신속하게 결인하자 수많은 잔영과 함께 위쪽에 형성된 마의 늪은 도천의 마의 기운과 함께 암흑 마도를 내뿜었다. 마도가 서서히 펼쳐지자 마의 기운이 확 달아올랐다.

사람들은 눈을 부릅뜬 채 파멸의 힘이 깃든 세 사람의 공격을 살피고는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이번 대결에 대천세계의 운명이 걸려있기 때문이었다.

허공에 떠 있던 암흑 마도가 서서히 펼쳐지자 하늘은 순식간에 어두워졌고, 마의 기운이 미친 듯이 휘몰아치며 귀청을 찢는 듯한 악마들의 포효가 울려 퍼졌다.

그러다 마도가 완전히 열리자 거대하고도 사악한 눈 다섯 개가 떠졌는데 그 속에 파멸과 사악한 기운이 가득 차 있었다.

북황의 언덕에 모인 천지존들은 마도의 사악한 눈 다섯 개를 보자 소름이 쫙 끼쳤고 체내의 영력이 오히려 자신을 해치려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눈길을 거뒀다.

쿵!

어느새 거대하기 그지없는 제염 화련이 날아가 꽃을 서서히 피웠는데 현란한 색상에 파멸의 힘이 깃들었다.

부단히 회전하는 화련은 허공에 아름다운 꼬리를 남기며 날아가 마도와 힘껏 부딪쳤다.

양자가 부딪친 순간, 화련은 마침내 가장 완벽하게 피어나 무한의 화염을 분출했다. 이는 억만 개의 화산이 동시에 폭발한 듯했고 허공은 현란한 화염으로 가득 찼다.

쿠쿵!

귀청을 찢는 듯한 폭발음이 울려 퍼지자 북황의 언덕 전체가 들썩였고 뜨거운 기랑이 휘몰아쳐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다들 육신이 불에 타 없어질 것 같았다. 그들은 각자의 영광과 마의 기운으로 온몸을 감싼 채 상황을 살폈다.

위잉!

활짝 핀 화련은 사정없이 마도를 집어삼키려 했고 마도도 반격을 개시했는데 다섯 개의 사악한 눈에서 수많은 마문이 솟구쳤다.

사악한 힘이 깃든 마문은 아무리 성급 강자라도 체내의 영력이 오염되면 육신이 무너질 것이다.

수많은 마문이 모여 마류를 형성한 뒤, 자신에게 향하는 현란한 화염과 맞서 서로를 집어삼키기 바빴다.

양자의 공격에 주위의 공간은 원래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파괴되었다.

이렇게 두 갈래 힘이 서로를 없애느라 애쓰고 있을 때, 세 번째 강대한 힘이 끼어들었다. 오래된 부적 여덟 개로 이뤄진 파멸의 빛이 사정없이 마도를 공격했다.

쿠쿠쿵!

하늘에서 한데 부딪친 세 갈래 강대한 힘이 이룬 빛은 폭죽이 만발한 듯 현란하고 눈부셔 대천세계의 성급 강자들과 천마제들은 눈을 비스듬히 감은 채 상황을 살폈다.

또한, 부단히 전해지는 폭발음과 함께 퍼진 미세한 여파에 쌍방의 정예급 강자들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그 힘은 한 세계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을 만큼 강력했다.

1각 정도가 지나 파멸의 여파가 점차 사라지자 쌍방의 강자들은 거의 동시에 고개를 들고 하늘을 쳐다봤다. 염제, 무조, 천사신은 일전에 힘을 한껏 끌어올린 채 최강수를 던진 것이 분명했다.

그 무서운 공격은 대륙 하나가 사라지고도 남을 정도였다.

이번 대결의 결과로 대천세계와 역외사족의 최정예급 강자의 실력 차이가 드러날 것이고 더 강한 쪽이 이기게 될 것이다.

잠시 후, 힘의 돌풍이 완전히 사라지자 거대한 화련과 파멸의 빛은 어디론가 사라지고 파손된 마도만이 조용히 허공에 떠 있었다. 그리고 다섯 개의 사악한 눈이 번쩍이며 괴이한 빛을 발했다.

“염제와 무조가 함께 나서도 마도를 없애지 못한단 말인가?”

현장에 있는 천지존들은 순간 사색이 되었다.

반면, 역외사족의 천마제들은 이내 화색이 되었지만 성천마제와 암천마제는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수상하군.”

허공을 자세히 살피던 목진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염제는 무조와 함께 차가운 눈빛으로 마도를 노려보다가 가볍게 손가락을 튕겼다.

미세한 화염이 날아가 파손된 마도에 내려앉았다.

활활!

마도는 사정없이 불타올랐고 다섯 개의 사악한 눈에서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가 들리더니 ‘퍽!’ 하는 소리와 함께 폭발했다.

이와 동시에, 천사신은 몸을 파르르 떨더니 안색이 확 어두워졌고 다섯 개의 사악한 눈에서 검은색 피가 주르륵 흘렀는데 그 모습이 꼭 악마 같았다.

그 광경에 역외사족 강자들은 표정이 확 굳었다.

일전의 대결에서 염제와 무조는 일정한 우세를 차지해 천사신의 본체에 타격을 줬을 뿐만 아니라 다섯 개의 사악한 눈도 상처를 입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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