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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85화 (984/1,000)

985화. 삼신경

어느새 또 반년이 흘렀고 목진은 눈을 번쩍 뜨고 두 화신을 살폈다. 두 화신의 주위에 무서운 영광이 맴돌았고 눈을 깜빡일 때마다 강력하기 그지없는 영력 위압감이 형성되었다.

목진은 일부러 두 화신 체내의 영력을 본체보다도 강해지도록 했다. 이렇게 되면 두 화신에 대한 절대적인 장악력이 훨씬 어려워지겠지만 그는 대수롭지 않은 듯 앉아있었다.

“아직 조금 부족해.”

목진이 한 손으로 결인하자 뒤쪽에 만고불후신이 나타나더니 투명한 빛이 되어 체내에 스며들었다.

“인법합일!”

목진은 현재 성급에 이르러 육신과 지존법신의 융합이 몇 해 전보다 훨씬 더 쉬워졌다.

목진의 체내에서는 눈부신 투명한 빛을 발했고 두 화신의 눈에서도 투명한 빛이 아른거렸다. 두 화신의 체내의 영력이 다시 폭등했다.

쿠쿵!

녀석들의 육신은 부단히 꿈틀거렸고 눈에 영광이 모이기 시작했다. 그들한테 미묘한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이에 목진의 눈에서도 눈부신 빛을 발했는데 본체와 두 화신 사이의 연계가 더 어려워졌다.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던 불사의 주인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다.

“화신이 너무 강해져 더는 장악하지 못할까 봐 두렵지도 않단 말인가?”

두 화신을 뚫어져라 쳐다보던 목진은 화신과의 연계가 어려워졌지만 여전히 일정한 연계가 존재하는 걸 발견했다.

두 화신은 다른 물질이 아닌 본체에서 나온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일기화삼청의 처음 두 단계는 화신을 창조해내긴 했지만 본체와 화신의 구분이 명확해 본체가 일단 사망하면 화신도 자연스레 사라지지. 그런데 이는 일기화삼청의 최종 단계가 아니야.”

목진은 무언가 깨달은 듯 중얼거렸다.

“삼신경에 이르려면 이 차이를 없애고 화신이 곧 본체이고 본체가 곧 화신인 경지에 이르러야 해…….”

목진은 두 화신을 바라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자리에서 일어나 손을 가볍게 들었다. 손바닥에서 미묘한 빛이 아른거렸다.

“이제 우리는 한 몸이니 우리를 죽이려면 세 명을 동시에 없애야 가능할 거야.”

앞으로 목진을 죽이려면 상대방이 본체와 두 화신을 동시에 없애지 않고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을 것이다.

말을 마친 목진이 손바닥을 가볍게 긋자 검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지능이 생겨났고 목진의 본체와 똑같은 미소를 지었다.

그는 가볍게 웃으며 목진한테 인사했다.

잇따라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다시 손을 들어 오묘한 궤적을 그리자 하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얼굴을 만지작거리며 입을 열었다.

“이것이 삼신경이었군.”

이에 목진도 가볍게 웃었다. 그는 두 화신에 대한 제어력이 완전히 사라진 것을 발견했는데 이는 그가 더는 두 화신을 장악할 수 없다는 것이 아니라 누구든 본체일 수 있고 화신일 수 있어 더는 제어할 권리가 필요하지 않다는 뜻이었다.

목진은 들었던 손을 내리다 무언가 떠오른 듯 잠시 사색에 잠겼다.

그는 제자리에 반나절 동안 서 있었고 흑백 목진도 옆에 조용히 서서 생각에 잠겼다.

잠시 후, 목진은 서서히 고개를 들고 흑백 목진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더니 다시 허공을 향해 두 번 더 오묘한 궤적을 그렸다.

잇따라 그는 온몸을 파르르 떨더니 두 갈래 금광이 머리에서 솟구쳤는데 이는 신속하게 북황의 언덕을 떠났다.

목진은 그윽한 눈빛으로 사라진 두 갈래 금광을 한동안 쳐다보다가 서서히 눈길을 거뒀다.

슉!

불사의 주인이 하늘을 가르며 날아와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세 명의 목진을 바라봤다.

그도 누가 본체인지 구별할 수가 없었다. 세 명의 목진은 전부 본체라고 할 수 있었다.

“삼신경을 수련해낸 것을 축하한다, 목왕!”

불사의 주인은 어느새 목진한테 경외의 뜻을 품기 시작했다.

목진은 현재 성급 초기일 뿐이지만 그가 형성한 압박감에 위협감을 느꼈다. 불사의 주인은 지금 그와 대결을 하면 그의 상대가 안 될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목진은 이제 대천세계에서 염제와 무조 다음으로 가장 강력한 존재가 되었다.

그때 불사의 주인이 갑자기 손을 휘두르자 두 갈래 빛이 날아와 그 앞쪽에 멈춰 섰다.

이에 목진이 고개를 들어보니 앞쪽 허공에 두 채의 석련이 조용히 떠 있었고 그 속에 지극히 오래된 파동을 내뿜는 두 갈래 빛이 들어있었다.

그중 하나는 신성한 성광을 둘러쌌는데 하늘이 무너져도 파괴되지 않을 것 같은 느낌을 주었고 다른 한 갈래는 무한의 영력 파동을 내뿜었다. 그 영력의 웅장함에 목진마저 흠칫 놀랐다.

“이것이 바로 대천세계에서 방어력 제일이라는 무한광명체와 대천세계에서 영력이 가장 웅장한 것으로 유명한 태령성체란 말인가요?”

목진은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원시의 파동을 내뿜는 두 갈래 빛을 바라봤다.

불사의 주인도 이내 감탄하며 두 채의 오래된 원시 법신을 쳐다봤다. 대천세계에 원시 법신은 다섯 채밖에 남지 않았는데 이곳에만 세 채가 있으니, 이 일이 알려지면 대천세계가 발칵 뒤집힐 것이다.

대천세계가 파멸의 위기에 처하지만 않았어도 3대 원시 법신은 절대 한데 모이지 않았을 것이다.

불사의 주인은 목진이 3대 원시 법신을 장악할 수도 있단 생각에 마음이 웅장해졌다. 무한광명체의 최강 방어력, 태령고체의 무한의 영력과 만고불후신의 불후의 힘까지 장악하면 목진은 정말 창궁방에 이름을 올린 세 번째 강자가 될 수도 있었다.

“목왕, 무한광명체와 태령성체는 여기 있으니 잘해보거라.”

불사의 주인이 나지막하게 건넨 말에 목진은 금세 숙연해졌다.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대천세계는 목진을 창궁방에 이름을 새긴 세 번째 강자로 만들기 위해 전무후무의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이 엄청난 기회를 장악한 그는 그에 따른 책임을 져야만 했다.

이러한 생각에 목진은 흑백 목진을 바라봤는데 흑백 목진도 한껏 진지해진 얼굴로 그를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슉!

흑백 목진은 석련으로 날아가 오래된 원시 법신과 하나가 되었다.

대천세계가 반격을 시작한 지도 벌써 3년 반이나 흘렀다.

그 사이, 대천세계의 연맹 대군은 32개 종족 중 8개 종족을 없앴고 자그마한 종족은 수십 개나 없앴다. 이는 역외사족의 4분의 1 정도의 역량으로 이룬 성과가 꽤 좋았다.

그런데 염제와 무조는 전혀 기뻐하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수록 안색이 훨씬 어두워졌다.

그들은 3년 반이 지나도록 천사신이 어디 있는지 발견하지 못했고 엄청난 압박감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천사신은 어딘가에 숨어 빠르게 실력을 회복하고 있었다.

녀석이 일단 9목 상태로 돌아가면 하위면에 숨어든 역외사족은 미친 듯이 대천세계를 공격할 것이고 최근 3년 동안 받은 피해를 보상받으려 할 것이었다.

그러면 대천세계는 피바다가 될 것이 분명했다.

한편, 마역의 한 황량한 대륙에 영광이 번쩍였고 수많은 령영이 지나가 그곳에 부쩍 생기를 북돋아 주었다.

그들은 당연히 대천세계의 연맹 대군이었다.

염제와 무조는 대륙의 가장 높은 산맥의 정상에 두 눈을 비스듬히 감은 채 서서 공간 너머에 있는 하위면에서 이상한 파동이 느껴지는지 자세히 살폈다.

이러한 과정은 반나절이나 계속됐는데 이번에는 아무런 수확이 없었다. 역외사족이 더 멀리 도망간 모양이었다.

이에 탐색을 마치려던 두 사람은 갑자기 무언가 발견하고 허공에 떠 있는 한 공간 접점을 유심히 관찰했다.

일전에 그들은 그 속에서 익숙한 파동이 스며져 나오는 것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천사신의 파동이었다!

“드디어 찾았군!”

염제와 무조는 심장이 파르르 떨렸다. 그들은 거센 힘으로 해당 공간 접점을 반으로 갈랐다.

이에 무한의 허공에 거대한 구멍이 생겨났고 만 장의 영력 홍류 두 갈래가 내려앉았는데 그것은 염제와 무조의 의식이었다.

그들 정도의 실력자가 되면 본체가 아주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의식만 닿으면 어디에든 영력으로 공격을 개시할 수 있었다.

두 갈래 강대한 영력이 암흑의 공간에 들어간 뒤, 그들은 허공에 떠 있는 대전에 눈길을 돌렸는데 밖에서 안색이 어두워진 채 서성이는 성천마제를 발견했다.

그러나 염제와 무조는 성천마제를 무시한 채 그 공간의 가장 깊숙한 곳을 빤히 쳐다봤다. 그 속에서 지극히 무서운 파멸의 파동이 형성되고 있는 것이 느껴졌다.

“천사신!”

두 갈래 웅장한 영력 홍류에서 뇌명 같은 소리가 울려 퍼지더니 곧장 어둠 속으로 향했다.

역시나 깊은 어둠 속에는 마영 한 명이 앉아있었는데 그는 천사신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어느새 그도 꼭 감았던 눈을 떴는데 까마득한 눈동자가 이 세상의 모든 빛을 집어삼킬 것 같았다.

“귀찮은 녀석들…….”

천사신은 갑자기 나타난 두 갈래 웅장한 영력을 쳐다보더니 입꼬리를 씰룩거렸다.

“이미 늦었단다.”

말을 마친 천사신은 이마, 손바닥, 심장 쪽에 난 세 개의 눈까지 전부 떴다.

천사신은 금세 여덟 개의 눈을 떴다!

잇따라 무한의 마의 기운이 휘몰아치며 한데 모여 수만 장 정도로 방대한 암흑 마륜을 이뤘는데 마륜이 닿은 부분은 천지마저 쩍하고 갈라졌다.

쿵!

마륜과 두 갈래 영력 홍류가 부딪치자 천지가 파르르 떨렸고 하위면 전체가 진동했다.

“이까짓 공격으로 8목 상태인 나를 상대하려는 것이냐? 말도 안 되는 소리!”

천사신이 히쭉거리며 말을 마치자 마륜이 갑자기 속도를 높이더니 하위면의 마공을 부수며 지나갔고 두 갈래 영력 홍류도 함께 부서졌다.

그런데 이것이 끝이 아니었으니, 마륜이 순식간에 제자리에서 사라졌다.

염제와 무조는 곧바로 눈을 떴는데 안색이 조금 어두워져 있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앞쪽 허무한 공간이 갈라지며 수만 장 정도의 방대한 마륜이 나타나 해당 대륙을 반으로 가르려 하고 있었다.

갑작스레 나타난 무서운 공격에 현장에 있던 대천세계의 연맹 대군은 깜짝 놀랐다. 다들 마륜에 얼마나 무서운 힘이 깃들었는지 바로 알아챘다.

이에 염제가 두 손으로 결인하고 옷깃을 힘껏 휘날리자 활활 타오르는 제염이 나타나 거대한 용을 이룬 뒤, 포효하며 마륜에게 향했다.

쿵!

양자가 부딪치자 염룡은 갈기갈기 찢어졌고 마륜은 제염 때문에 빛이 어두워지고 마의 기운도 확 사그라들었다.

잇따라 무조가 주먹을 휘두르자 권풍이 주위의 공간을 무너뜨리며 날아가 마륜을 완전히 부쉈다.

“제법이구나. 너희도 그동안 실력이 제법 늘었구나. 그런데 아직은 우리가 만날 때가 아니니 조금만 기다리거라. 내가 일단 9목 상태로 돌아오면 너희와 제대로 한 판 싸울 테니까 말이야.”

“하하, 그때가 되면 최근 몇 년 동안 너희가 역외사족들을 죽인 죄를 제대로 묻겠다.”

마륜이 부서지자 천사신의 사악한 웃음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고 다들 안색이 확 어두워진 채 허공을 쳐다봤다. 그들은 천사신이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화가 났다.

산봉우리에 서 있던 염제와 무조는 서로 마주 봤는데 일전의 짧은 대결로 상대방의 폭등한 힘을 발견하고는 표정이 썩 좋지 않았다.

예전에는 두 사람이 함께 나서면 일정한 우세를 차지할 수 있었고 적당한 기회를 노리면 천사신을 제압할 수도 있었는데 이번에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들도 한시도 쉬지 않고 실력 향상에 심혈을 기울였지만 천사신보다는 못했다.

슉!

진천, 청삼검성, 진룡제 등 성급 강자들이 염제와 무조의 뒤쪽에 나타나 이내 정색한 채 물었다.

“염제, 무조, 천사신을 찾아냈는가?”

“발견하긴 했는데 지금쯤 이미 다른 곳으로 옮겼을 것이네. 녀석은 상당히 신중하더군. 실력을 완전히 회복하기 전까지 우리를 정면으로 상대하지 않을 것 같네.”

염제와 무조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천사신의 말대로라면 녀석은 이미 8목 상태가 되었군.”

진천이 안색이 확 어두워져 묻자 염제와 무조는 가볍게 한숨을 쉬며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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