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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95화 (994/1,000)

995화. 천사신과의 재대결

목진이 이내 정색한 채 다시 묵직한 손을 움직이자 신비로운 저항이 다시 나타났지만 목진은 포기하지 않고 손에 힘을 꽉 주었다.

위잉!

순간, 창궁방에 파문이 일어 대천세계로 퍼져나갔고 오래된 음파가 울려 퍼졌으며 신비로운 저항이 드디어 부서졌다.

목진은 그의 손가락이 신비로운 광막에 닿은 것을 발견하고 숙연한 표정을 지으며 이름을 적어나갔다.

오래된 창궁방에 신비로운 힘이 모여 한 획 한 획 새겨졌고 목진이 손을 떼자 웅장한 힘이 휘몰아쳐 ‘목’ 자를 새겼다.

목!

성씨를 쓰고 난 목진은 잠시 고민하더니 이대로 멈췄다. 아직은 ‘진’을 쓰기에는 그의 힘이 부족했다.

“창궁방에 남기는 본명은 성씨와 이름으로 나뉘는데 이를 전부 완성해야 비로소 이름을 온전히 남겼다고 할 수 있지.”

“그런데 이름을 쓰는 게 성씨를 쓰는 것보다 더 어렵군. 염제와 무조 선배님들이 성씨만 남긴 데는 다 이유가 있었어.”

목진은 아쉬운 듯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렸다. 창궁방에 온전한 이름을 남길 수만 있다면 천사신을 상대하는 것은 전혀 어려운 일이 아닐 것이다.

이리 생각하며 목진이 손을 거두자 창궁방에 새겨진 ‘목’ 자는 대천세계의 가장 깊숙한 곳에 박힌 듯 무한의 영광을 발했고 신비로운 힘이 강림해 세 명의 목진을 감쌌다.

이에 세 명의 목진이 눈을 비스듬히 감자 옷자락이 퍼덕였고 막아내기 어려울 정도로 강력한 위압감이 형성되었다.

목진의 실력이 드디어 성급을 완전히 벗어났다!

이는 진정한 탈바꿈이었다.

세 명의 목진은 눈을 번쩍 뜨더니 서로를 마주 보며 미소를 지었다. 그들은 체내에 신비로운 힘이 깃든 것이 느껴졌다. 그것은 세계의 힘이었다.

그들은 현재 전보다 훨씬 더 강해졌다.

“창궁방에 이름을 남긴 걸 축하한다.”

염제와 무조도 미소를 지으며 목진한테 축하 인사를 건넸다.

목진은 드디어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밖에 영마대륙과 대천세계 사람들도 한껏 흥분한 채 환호했다.

“창궁방에 이름을 남긴 것을 축하드립니다, 목존!”

진천, 청삼검성 등 정예급 강자들도 경외의 마음을 품고 목진을 바라보며 공손하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목진이 창궁방에 이름을 남겼다는 것은 염제, 무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자격을 갖췄다는 걸 의미했다.

사람들은 ‘목존’이란 호칭으로 목진의 지위를 확정 지었다.

목진은 대천세계에서 세 번째로 창궁방에 이름을 남긴 사람이기 때문이었다!

창궁방은 눈부시고도 웅장한 영광을 방출했고 어깨를 나란히 한 채 서 있는 세 명의 목진의 미간에 영광이 모여 신기한 무늬를 이뤘다.

그것은 세 개의 구옥으로 이뤄진 광점으로 끝자락에 마주 본 형태를 이뤘는데 서서히 회전하며 신기한 파동과 더불어 신비로운 위압감을 형성했다.

이는 창궁방에 이름을 남긴 사람한테만 주어지는 것이었다.

잠시 후, 창궁방이 발하던 눈부신 빛이 점차 사라지고 창궁방도 서서히 사라졌다.

“드디어 성공했군.”

진천 등 성급 후기들은 눈가를 파르르 떨며 목진을 바라봤다. 목진이 형성한 위압감은 염제나 무조 못지않았다.

그리고 목진은 혼자가 아니라 무려 세 명이었다!

세 명의 목진의 실력은 똑같아 염제나 무조 같은 존재가 세 명이나 늘어난 것이나 다름없었다!

대천세계에서 창궁방에 이름을 남긴 사람이 순식간에 다섯 명이 되었다!

대천세계의 힘은 역사상 최강의 경지에 이르렀다.

아무리 천사신이라도 혼자서 다섯 명을 상대하는 것은 버거울 것이다.

세 명의 목진은 고개를 들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염제와 무조의 곁에 나타났다.

세 명의 목진의 체내에서 커다란 태양이 떠오르듯 영력이 솟구치자 천사신이 방출한 어둠의 빛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에 영마대륙의 반 정도 땅이 원래대로 돌아왔고 더는 침범할 수 없었다.

대천세계는 이제 드디어 천사신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에 이르렀다!

“목존!”

“목존!”

그 광경에 다들 이내 화색이 되었다. 우울해하던 사람들은 너무 흥분해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다.

반면, 역외사족 측은 금세 조용해졌고 다들 안색이 어두워진 채 서 있었다.

“젠장, 대천세계에서 이런 방법을 생각해내다니.”

성천마제는 태양처럼 눈부신 목진을 뚫어져라 쳐다봤다.

“저 녀석이 누군지 아네. 사령족의 강애가 저 녀석 손에 죽었다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선급이었던 녀석이 5년 사이, 이렇게까지 강해졌을 줄이야!”

암천마제도 한기 어린 눈빛으로 목진을 노려보며 말하자 다른 천마제들도 덩달아 입을 열었다. 이에 역외사족 측은 순식간에 떠들썩해졌다.

그런데 그것도 잠시, 갑자기 차가운 눈빛이 느껴진 이들은 흠칫하더니 금세 조용해졌다.

“그래봤자 온전히 이름을 다 남기지 못하지 않았느냐? 그 수가 많아 봤자 무슨 소용이 있을까?”

천사신은 녀석들을 힐끗 쳐다보며 말하더니 고개를 돌려 멀리서 웅장한 영광을 발하는 염제 등을 바라봤다.

“이것이 너희가 5년 동안 준비한 것이구나.”

천사신은 무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런데…… 인수가 증가한다고 우세를 차지할 줄 아는 것이냐?”

천사신이 입꼬리를 씰룩거리며 한 말에 무조는 태연하게 서서 말을 건넸다.

“그건 싸워 봐야 알 수 있지 않겠나?”

“허허, 맞는 말이구나.”

천사신이 가볍게 미소 짓자 미간에 난 괴이한 눈에서 음산한 빛이 아른거렸다. 보는 것만으로도 소름 끼칠 정도였다.

“그럼…… 싸워보자꾸나. 너희가 패배하면 대천세계의 모든 생명은 역외사족의 노예가 될 것이고 우리 마음대로 그 생사를 결정할 것이다.”

천사신이 웃으며 한 말에 다들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쿵!

그때 천사신이 체내에서 억만 갈래의 마의 기운을 방출했다. 이는 마룡이 포효하듯 솟구쳐 하늘을 가렸고 그 앞쪽에 서 있는 천사신은 멸세의 악마의 신처럼 보였다.

“마일멸세(魔日滅世).”

천사신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마룡처럼 솟구치던 마의 기운이 한데 모여 앞쪽에 아홉 개의 검은색 태양을 이뤘다.

마염이 요동치는 검은색 태양은 파멸의 파동을 내뿜었는데 이에 조금만 닿아도 영마대륙은 무너질 것이다.

위잉!

아홉 개의 검은색 태양이 곧장 염제와 무조, 목진에게 향했다.

그 광경에 진천 등 천지존들은 머리가 지끈거렸다. 검은색 태양이 형성한 위압감에 그들은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들은 파멸의 힘이 깃든 양자의 대결에 끼어들 기회조차 없었다.

한편, 목진, 염제와 무조는 이내 정색하더니 서로 마주 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쿵!

염제가 가장 먼저 나섰으니, 그는 제염이 활활 타오르는 흑척을 꺼내 힘껏 휘둘렀다.

“염분서랑척(焰分噬浪尺)!”

엄청난 파도 소리가 들리더니 도천의 화염이 한 갈래 척광을 이뤄 공간을 부수며 상대방에게 향했다.

그것은 염제가 젊었을 때부터 수련해온 물건으로 그 위력이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절세 신통보다 훨씬 강했다.

무조도 연이어 나섰는데 벼락의 지팡이를 꺼내 힘껏 내리찍자 세 갈래 뇌광이 번쩍이며 거대하기 그지없는 뇌룡을 이뤘다.

염제와 무조는 각자 세 개의 마일을 막아냈고 나머지 세 개는 목진한테 날아갔다.

이에 목진은 고개를 들고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파멸의 마일을 바라보더니 흰색 도포를 입은 목진을 바라보며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위잉!

하얀색 도포를 입은 목진이 미소를 지으며 앞으로 나서자 천지에 무한의 빛이 모였다.

“광명벽(光明壁)!”

흰색 도포를 입은 목진의 말에 빛이 한데 모여 거대한 광명벽을 이뤄 세 마일의 앞길을 막았다.

허공에 떠 있는 광명벽은 하늘이 무너져도 끄떡없을 것 같았다.

이는 무한광명체의 힘으로 최강 방어력을 지닌 원시 법신의 방어의 힘은 대천세계 최강이었다.

쿠쿵!

파멸의 기운이 깃든 흑일과 광명벽이 부딪치자 그 충격으로 주위의 공간이 모조리 부서졌다. 하지만 대전 쌍방의 군대는 무사했는데 그들이 다칠까 봐 힘 조절을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영마대륙에는 여전히 미세한 충격파가 미쳐 지진이 일어났고 바닥에 균열이 잔뜩 생겼다. 이에 쌍방 강자들은 두 눈을 부릅뜬 채 상황을 살폈다.

잠시 후, 목진, 염제, 무조의 반격에 마일은 모조리 부서졌고 마의 기운은 미친 듯이 휘몰아쳤다.

“오늘, 대천세계를 위하여 우리는 온 힘을 모아 자네를 상대할 것이네.”

염제는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더니 수중의 무기로 천사신을 가리켰다.

이와 동시에, 무조 수중의 벼락을 감싼 지팡이도 억만 갈래의 뇌광을 방출했는데 그 속에 파멸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슉! 슉! 슉!

목진과 흑백 목진도 염제, 무조와 함께 천사신을 포위한 채 파멸의 공격을 개시했다.

쿠쿠쿵!

대결은 끊임없이 이어졌고 천사신은 목진, 염제, 무조의 합동 공격에도 물러날 생각이 전혀 없어 보였다. 뿐만 아니라 악마의 신으로부터 위엄을 드러내며 마의 기운을 모아 가장 강력한 모습으로 반격에 나섰다.

이렇게 허공에서 귀청을 찢는 듯한 소리는 부단히 울려 퍼졌는데 쌍방 강자들은 그 소리가 들릴 때마다 심장이 콩닥거렸다. 최정예급 강자들의 대결 결과에 따라 그들의 운명이 결정되어 질 것이다.

허무한 공간에 형성된 거대한 결계는 쌍방의 힘으로 이뤄진 것으로 공격 여파를 막기 위해 만든 것이었다.

어느덧 2각이 지났다.

그 사이, 대전 쌍방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수만 차례의 공격을 주고받았고 그들이 날린 공격에 깃든 힘은 한 대륙을 부수고도 남았다. 이것만 봐도 이들의 대결이 얼마나 치열한지 알 수 있었다.

쿵!

또 한 번의 무서운 충격에 흑백 목진은 멀리 튕겨 나갔고, 윗옷이 갈기갈기 찢어진 채 허공에 서 있는 천사신은 장발을 드리운 채 무한의 사악한 빛을 발하는 눈으로 목진 등을 바라보며 호탕하게 웃었다.

“제법이구나. 이렇게 싸워본 것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구나. 너희는 역시 나를 실망시키지 않았단다!”

천사신은 목을 풀더니 통쾌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정작 목진, 염제, 무조는 조용히 서서 훨씬 차가워진 눈빛으로 상대방을 바라봤다.

하지만 천사신은 이를 무시한 채 껄껄 웃었고, 그 속에 깃든 무한의 살기에 하늘마저 어두워졌다.

“하하하, 어디 보자꾸나. 너희 셋이 오늘 나를 쓰러뜨리고 대천세계를 구할 수 있는지 말이다!”

“너희가 실패하면 대천세계를 감사히 받아들이겠다!”

말을 마친 천사신이 두 손으로 신속하게 결인하자 대천세계 전체가 미세하게 떨렸다.

“열려라, 아홉 번째 눈이여!”

천사신의 음산하기 그지없는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대천세계가 두려운 듯 미세하게 떨렸고 다들 두 눈이 휘둥그레진 채 그를 쳐다봤다.

잠시 후, 허공에 떠 있는 천사신의 배꼽에 난 꼭 감고 있던 아홉 번째 사악한 눈은 파르르 떨리더니 천천히 떠졌다.

아홉 번째 눈이 마침내 세상에 나타났다.

사람들은 순간 천사신이 체내에서 내뿜는 마의 위압감이 폭등한 것을 발견했다. 이에 아래쪽 영마대륙은 물론이고 주위의 대륙들도 무너질 기미가 보였다.

천사신의 뒤쪽에 웅장한 마의 기운이 모여 진득한 검은색 액체를 이뤄 뚝뚝 떨어졌는데 그 속에 깃든 마의 기운은 성급 천지존 한 명을 죽이고도 남을 정도였다.

한편, 사악하게 웃고 있는 천사신의 손에도 검은색 액체가 맴돌았는데 손가락을 감싸며 놀랍고도 이상한 소리를 냈다.

그것은 탐욕과 파멸의 뜻이 깃든 소리였다.

상황을 살피던 목진, 염제, 무조도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들마저 천사신한테서 엄청난 위협감이 느껴졌다.

“이것은 대천세계가 생겨난 뒤, 나타난 제일 강대한 존재일 것이네.”

염제가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했다. 아쉽게도 그는 대천세계의 수호신이 아니라 파멸의 신이었다.

“상대방이 얼마나 강하든 우리는 대천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 반드시 녀석을 막아내야 하네.”

무조가 나지막하게 말했고 목진도 덩달아 입을 열더니 주먹을 꽉 쥔 채 매의 눈으로 천사신을 바라보며 외쳤다.

“그럼 나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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