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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주재-996화 (995/1,000)

996화. 최강의 힘

쿵!

염제와 무조가 묵묵히 고개를 끄덕이더니 목진과 함께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가 천사신을 향해 무한의 위력이 깃든 공격을 개시했다.

“하하!”

엄청난 기세에도 천사신은 전혀 두렵지 않았다. 그는 껄껄 웃으며 옷깃을 휘날렸다.

쿵!

무한의 마의 기운으로 이뤄진 마액이 거대하기 그지없는 마환을 이루더니 천사신을 중심으로 주위에 퍼져나갔다.

퍼퍽!

다섯 갈래의 웅장한 홍류가 마환과 부딪치자 천지가 격렬하게 진동했고 마환은 지극히 무서운 탐식의 힘을 내뿜었다. 마환이 지나가자 다섯 갈래의 홍류는 전부 부서져 수많은 영광이 되어 추락했다.

슉!

영광이 휘몰아치는 곳에서 다섯 갈래의 허상이 나타나더니 천사신의 주위를 둘러쌌다.

잇따라 제염이 타오르는 흑척, 뇌광이 번쩍이는 지팡이, 부동한 힘이 깃든 광권이 천사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런데 천사신이 가볍게 웃으며 손을 내밀자 무한의 마의 기운으로 만들어진 검은색 물줄기가 팔을 감쌌다. 천사신이 팔을 힘껏 휘둘러 흑척을 때리자 불꽃이 튀었고 주위의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이와 동시에, 천사신이 옷깃을 휘날리자 검은색 마류가 솟구쳐 자신에게 향하는 뇌광을 멀리 튕겨냈다.

쿵!

천사신이 몸을 파르르 떨자 나머지 세 갈래 검은색 마류가 주먹으로 변해 목진의 공격과 힘껏 부딪쳤다.

“하하, 다들 물러나거라!”

천사신이 껄껄 웃으며 소리를 지르자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의 마의 위압감이 폭발했다.

쿠쿵!

다섯 갈래의 나지막한 소리와 함께 목진 등은 허공에 짙은 흔적을 남기며 뒤로 물러났다.

그 광경에 다들 겁에 질린 듯 온몸을 파르르 떨었다. 천사신이 아홉 번째 눈을 뜬 뒤로 그는 우세를 차지하기 시작했다.

한편, 목진, 염제, 무조의 강력한 공격을 막아낸 천사신이 미소를 짓자 마의 기운이 모여 이뤄진 검은색 홍류는 뱀처럼 그 주위를 맴돌았고 그의 괴이한 두 눈은 목진 등을 지그시 쳐다봤다.

“사람이 많다고 해결되는 건 아닌가 보구나.”

다들 일전의 대결에서 천사신이 우세를 차지했다는 걸 한눈에 알아챘다.

9목 상태의 천사신은 역시 너무나 강력했다.

“이 정도 경지에 이르렀다니 너희도 제법이구나. 너희가 나한테 충성을 맹세하면 친구와 가족만은 살려줄 수 있단다.”

천사신이 목진, 염제, 무조를 바라보며 한 말에 그들은 대수롭지 않게 웃기만 했다.

“자신이 대결에서 이길 거라 확신하는 모양이군.”

염제는 점차 마음을 가라앉히더니 가볍게 한숨을 쉬며 말을 이어갔다.

“그럼 당신의 9목이 얼마나 강한지 보여주게.”

염제가 결연하게 말한 뒤, 깊게 숨을 들이켜자 주위에 활활 타오르던 제염은 오히려 체내에 스며들어 불씨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육신은 더없이 뜨거워졌다.

염제가 손을 내민 채 한참 서 있자 손바닥에 불씨가 생겨났다가 빠르게 커져 현란한 연꽃을 이뤘다.

연꽃 표면에 새겨진 수많은 불의 무늬는 모두 다르게 생겼는데, 이는 천지의 여러 가지 화염을 뜻했다.

영력 파동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연꽃이 완전히 피어나자 3척 정도의 화영이 그 속에 앉아있었다.

황관을 쓴 채 화포를 입은 그는 염제와 똑같게 생겼는데 엄청난 위압감을 형성한 것이 꼭 신기 같았다.

그 순간, 대천세계가 더워지기 시작했다.

염제의 공격에는 무한의 힘이 깃들어 있었다.

이와 동시에, 무조가 자신을 끌어안자 오래된 부적이 주위를 맴돌았는데 그것은 각자 다른 속성을 띤 힘을 대표하는 것이었다.

무조가 두 손을 모아 여덟 개의 부적을 끌어안자 손바닥에 신비롭고 엄청난 위압감이 깃든 별이 빛나는 공간이 펼쳐졌다.

목진도 깊게 숨을 들이켰다. 염제와 무조가 최강 공격을 개시했으니 그도 더는 실력을 감출 필요가 없었다.

“불후.”

목진의 말과 함께 체내에 불후의 빛이 스며져 나와 손바닥에 모였다.

“광명.”

“태령.”

목진이 말을 마치자 흑백 목진도 온몸을 파르르 떨며 두 갈래 빛을 내뿜어 목진한테 발사했다. 이는 무한광명체와 태령성체의 힘이었다.

잇따라 목진이 세 원시 법신의 힘이 모여있는 손을 서서히 움켜쥐자 손등에 오래된 무늬가 생겨났다.

천사신은 그제야 표정이 굳어진 채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그는 드디어 위협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건 내가 오랫동안 수련한 신술로 처음 선보이는 것인데 오늘, 9목 상태인 당신한테 사용해 보겠네.”

염제는 고개를 들고 무덤덤하게 말을 이어갔다.

“난 이를…….”

“염신(炎神)이라고 부르겠네!”

염제가 말을 마치자 연꽃에 서 있던 3척의 화영이 서서히 떠올랐는데 대천세계가 순식간에 뜨거워졌다.

연이어 무조도 손을 들었는데 손바닥 위쪽에 형성된 별빛 세계에 수많은 별과 여러 가지 힘이 완벽하게 아우러졌다.

“나는 이를…….”

“대건곤(大乾坤)이라 부르겠네!”

말을 마친 무조가 손가락을 튕기자 별빛 세계가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목진도 두 손을 서서히 폈는데 지극히 원시적인 파동을 내뿜는 용안 정도 크기의 구슬이 피어올랐다.

“원시가 곧 태초이니 저는 이를…….”

“태초환(太初丸)이라 부르겠습니다.”

순식간에 3척의 화영, 별빛 세계와 용안 같은 구슬이 천사신을 향해 날아갔다.

목진, 염제, 무조가 날린 최강의 힘에 천사신도 그제야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아무리 그라도 순간 생명의 위협을 느꼈다.

그는 대천세계의 최정예급 강자들을 너무 쉽게 생각했다는 걸 이제 깨달았다.

3척의 화영, 별빛 공간, 용안 크기의 구슬은 천사신을 향해 날아갔다.

그 속도는 빠르지 않았지만 형성된 순간부터 상대방을 목표로 삼아 녀석에 적중하지 않은 이상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 같았다.

하여 목진 등의 공격이 지나간 곳은 아무렇지 않았지만 천사신은 처음으로 안색이 어두워진 채 눈가를 파르르 떨며 서 있었다.

그도 목진, 염제, 무조가 이렇게까지 강할 줄 몰랐다.

한편, 안색이 조금 창백해졌던 목진은 금세 회복했다. 태령성체를 수련한 그는 영력을 빠르게 회복할 수 있었고 아무리 사용해도 고갈되지 않는 영력을 누릴 수 있었기에 가장 빨리 상태를 회복할 수 있었다.

목진이 세 명의 공격에 둘러싸인 천사신을 바라보며 잠시 고민하다가 발을 구르자 허무한 공간에 갑자기 거대한 공간 균열이 형성되었고 그 사이로 생명체가 전혀 없는 완전히 파괴된 하위면이 보였다.

공간 균열은 커다란 입처럼 목진, 염제, 무조와 천사신 주위를 전부 감쌌다.

곧이어 개시할 공격의 파괴력을 잘 아는 그는 영마대륙, 또 주위의 수십 개의 대륙을 잿더미로 만들고 싶지 않았다.

이에 천사신은 못 본 척했다. 역외사족 군사들도 있었기에 그들을 보호하기 위해서라면 하위면에서 싸우는 것이 최적의 선택이었다.

어느새 목진, 염제와 무조, 천사신은 그 하위면으로 들어갔는데 다들 공간 균열을 통해 내부의 상황을 엿볼 수 있었다.

하여 다들 눈을 부릅뜬 채 천사신 쪽을 바라봤다. 목진 등이 전력을 다한 공격이 곧 닥치기 직전이었다.

천사신은 표정을 찌푸린 채 3척의 화영, 별빛 세상, 오래된 구슬을 보더니 서서히 합장했다. 그러자 뒤쪽에서 마류가 요동치다가 아래쪽에 검은색 마련을 이뤘다.

무덤덤하게 서 있는 천사신 주위에 마광이 번쩍였고 괴이함 범음이 울려 퍼지는 것이 꼭 마의 조각상 같아 보였다.

잇따라 천사신이 몸에 난 아홉 개의 사악한 눈을 천천히 감자 아홉 갈래 흑광이 피부 표면에 퍼졌다가 혀끝에 모였다.

그의 혀끝은 칠흑처럼 까맣게 그을려 괴이하기 그지없어 보였다.

어느새 세 갈래 공격이 코앞까지 날아왔다.

그중, 3척의 화영이 손으로 칼을 이룬 채 힘껏 휘두르자 세상을 반으로 자른 것 같았고 해당 하위면의 온도가 폭등해 대지마저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광경에 천사신은 괴이한 목소리로 나지막하게 외쳤다.

“9목, 멸계주(滅界咒).”

천사신이 고개를 번쩍 들고 입을 쩍 벌리자 범음과 함께 그의 입에서 한 장 정도의 마언(*마의 부적)이 튕겨 나왔다. 이는 무한의 사악함과 파괴력이 깃든 것이 표독스러운 악마 같아 일단 석방하면 이 세상을 집어삼킬 것 같았다.

쿵!

마언이 3척 화영과 한데 부딪치자 소리는 크게 나지 않았다. 이는 엄청난 힘의 충격에 전부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다들 해당 하위면이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 오묘하기 그지없는 별빛 세상이 날아갔다. 일단 해당 공격에 적중하면 아무리 천사신이라도 큰 타격을 입을 것이다. 그는 다시 입을 쩍 벌려 마언을 내뿜었다.

마언은 별빛 세계와 한데 부딪쳤고 역시나 별빛 세계는 부서졌다. 염제와 무조의 공격을 무산시킨 천사신은 자신에게 향하는 원시 구슬 바라보며 입을 쩍 벌렸고 이에 마언이 솟구쳤다.

위잉!

마언의 공격에 용안 같은 구슬은 파르르 떨며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낸 뒤, 오래된 빛을 내뿜어 천사신을 공격했다.

테초환에는 세 채의 원시 법신의 힘이 깃들어 있어 무한광명체의 힘으로 방어하면 뚫기가 거의 불가능했다. 이에 만고불후신의 힘으로 공격한 뒤, 태령성체의 힘으로 빠르게 영력을 보충하면 그야말로 완벽했다.

하여 천사신은 자신을 향해 날아온 오래된 빛줄기를 보더니 흠칫 놀라 마언을 내뱉었다.

위잉!

하위면에서 쌍방의 최강의 힘이 한데 부딪쳐 엄청난 소리는 내지 않았지만 다들 파멸의 파동으로 인해 드넓은 하위면이 부단히 내려앉는 것을 발견했다.

그때 천사신이 마언을 아홉 개 내뱉자 마언은 극악의 악마처럼 날아올라 3척의 화영, 별빛 세계와 원시 구슬과 한데 부딪쳤다.

이로 인해 생긴 파문은 계속해서 퍼져나가 주위의 공간이 무너졌고 점차 공간 돌풍을 이뤄 하위면 전체를 휩쓸었다.

영마대륙과 대천세계 사람들은 손에 땀을 쥔 채 상황을 살폈다. 그들은 비록 공간 돌풍 때문에 내부의 상황이 제대로 보이지 않았지만 한시도 눈을 떼지 않았다.

그곳에서 벌어진 대결의 승패로 운명이 갈리기 때문이었다.

돌풍이 점차 사라지자 하위면이 또렷하게 보였는데 다들 상황을 살피고는 깜짝 놀랐다. 하위면의 여러 대륙은 완전히 잿더미가 되어 텅 빈 공간으로 변했고 허공에 떠 있는 여섯 사람은 여전히 대치 상태를 이루고 있었다.

일전의 대결로 해당 하위면은 완전히 파괴되었다.

쌍방의 파괴력에 적잖게 놀란 사람들은 바로 천사신 쪽을 바라봤는데 아홉 갈래의 마의 부적이 마련을 디딘 채 서 있는 그의 주위를 서서히 맴돌았다.

그 광경에 다들 소름이 쫙 끼쳤다. 목존, 염제, 무조의 최강 전력으로도 천사신을 쓰러뜨리지 못한단 말인가?

그럼 천사신을 제압할 수단이 또 뭐가 있단 말인가?

반면, 역외사족의 강자들은 이내 화색이 되었다.

그런데 그때, 하위면에서 미세한 소리가 전해지더니 천사신 주위를 맴돌던 아홉 갈래 마언에 균열이 일더니 ‘퍽’ 하고 부서졌다. 천사신이 온몸을 파르르 떨자 마련이 활활 타올랐으며 그의 입가에 흑혈이 맺혔다.

역외사족의 강자들은 순간 표정이 굳어지더니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 천하무적인 악마의 신이라고 여겼던 천사신이 다칠 줄이야.

대천세계의 강자들도 쉽게 믿기지 않는 듯 멍하니 서 있었다.

“내가 너희 공격에 다치게 될 줄은 몰랐구나.”

하위면에 들어간 천사신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입가의 피를 닦아내더니 무덤덤하게 입을 열었다.

일전에 그도 최강 공격을 개시했는데 목진 등의 공격이 이렇게까지 강력할 줄은 몰랐다. 그는 상대방의 공격을 막아내는 데 성공했지만 본체가 일정한 타격을 입었다.

그한테 이 정도 상처는 아무것도 아니지만 목진, 염제, 무조가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엄청난 충격이었다.

무적의 신화가 부서졌다.

그러나 목진, 염제, 무조는 썩 좋아하지 않았다. 그들도 실력에 자부심이 있는 사람들인데 단순히 천사신의 입가에 피가 맺혔다고 득의양양할 수는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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