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99화. 최후의 대결
활활!
대서미마주는 영력 화해가 방출한 무서운 온도에 바로 녹아 칠흑 같은 액체가 되었다.
“부자재 한 가지가 부족하군.”
목진은 천천히 흐르는 검은색 액체를 잠시 바라보더니 다시 손가락을 튕겼는데 검음과 함께 영롱한 천제검도 영력 화해로 향했다.
천제검은 워낙 많이 파손된 데다가 그 속에 깃든 힘도 전부 사용했다. 목진을 위해 대천세계의 최강의 무기를 만드는 데 쓰기에 가장 적합했다.
천제검이 금세 영롱한 액체가 되어 검은색 액체와 아우러져 신속하게 형태를 이루자 목진은 천지의 영력을 부단히 주입했다.
이와 동시에, 세계의 힘도 한데 아우러진 액체에 스며들었다.
쿵!
1각도 안 되는 사이, 화해에 경천의 소리가 들리더니 암흑색 빛기둥이 모습을 드러냈다.
빛이 가시자 대서미마주과 비슷하게 생긴 물건이 나타났는데 묵직하고 웅장한 기운을 내뿜는 것이 꼭 경천의 기둥 같았다.
“오늘부터 너를 대서미성주(大須彌聖柱)라 부를 것이다!”
목진의 말에 대서미성주는 환호하듯 눈부신 빛을 발하며 극강의 영성을 선보였다.
잇따라 목진이 손을 움직이자 대서미성주는 빠르게 작아져 곤장이 되었고 목진이 이를 가볍게 흔들자 주위 공간이 와르르 무너졌다.
“흥.”
천사신이 콧방귀를 뀌며 나서자 눈 깜짝할 사이에 목진의 앞쪽에 나타나 마창을 휘둘렀는데 한 대륙을 부수고도 남을 정도의 힘이 깃든 마광이 휘몰아쳤다.
그러나 대서미성주를 든 목진은 상대방이 전혀 두렵지 않았고, 세계의 힘이 깃든 성주를 쥔 채 상대방의 공격에 맞섰다.
탕!
마창과 성주가 힘껏 부딪치자 파괴력이 엄청난 수백만 장의 힘의 파문이 일었다.
이와 동시에, 염제와 무조는 뒤로 물러나 영력으로 하위면에 극강의 방어막을 이뤄 목진과 천사신의 대결로 파멸의 여파가 대천세계에 퍼져 또 다른 비극을 만들지 않도록 했다. 양자가 공격을 개시할 때마다 파멸의 돌풍이 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염제와 무조가 형성한 방어막이 있어도 대부분 강자들은 스며져 나오는 파동에 잔뜩 놀랐다.
크으으으! 크으으으!
파멸의 대결은 계속되었고 천사신은 자신의 공격이 큰 작용을 하지 못하는 것을 발견하고 나지막하게 울부짖으며 한껏 일그러진 표정을 한 채 목진을 바라봤다.
몸 표면을 감싼 검은색 액체가 사악하기 그지없는 갑옷을 이뤘는데 그 모습이 마치 파멸의 신 같았다.
탕탕!
2각 사이, 두 사람은 수만 차례의 공격을 주고받았는데 그 엄청난 위력에 다들 화들짝 놀랐다.
다행히 목진은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 세계의 힘을 장악한 그는 10목 상태의 천사신 못지않은 힘을 발휘하고 있었다.
쿵!
마창과 성주가 힘껏 부딪쳐 파멸의 충격파를 이루자 목진과 천사신은 온몸을 파르르 떨며 각자 뒤로 튕겨 나갔는데 아래쪽 공간이 부단히 무너졌다.
“천사신, 대천세계는 내 구역이니 버텨봐야 당신한테 좋을 것 하나 없을 겁니다.”
“이런 젠장! 빌어먹을!”
목진이 성주를 바닥에 놓고 예리한 눈빛으로 쏘아보며 말했다. 천사신은 표정이 한껏 일그러진 채 사악한 눈을 미친 듯이 끔벅이며 그를 쏘아봤다. 이대로라면 자신한테 상당히 불리했다.
“빨리 죽고 싶으면 그렇게 해주지!”
“10목 마상, 탄멸건곤(吞滅乾坤)!”
천사신이 나지막하게 포효하자 체내에서 무한의 마광이 휘몰아치며 뒤쪽에 모여 크기를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악마의 신 허상을 이뤘다.
천지를 이은 것 같은 악마의 신은 열 개의 사악한 눈을 천천히 끔벅였는데 눈에서 무서울 정도로 사악한 파동이 느껴졌다.
염제와 무조는 바로 천사신이 앞뒤 안 가리고 목진을 상대하려는 것을 바로 알아챘다.
쿵!
10목 마상이 사악한 눈으로 목진을 쏘아보자 무한의 마광이 휘몰아치더니 순식간에 목진 앞쪽에 나타났다.
쿵!
목진 수중의 대서미성주가 폭등해 백만 장 정도로 커지더니 경천의 기둥처럼 마광을 향해 내려앉았다.
쿠쿵!
그런데 마광과 부딪친 대서미성주는 무서운 힘에 튕겨 나갔고 목진도 큰 타격을 입은 듯 수만 리 정도 물러났다.
“이만 죽거라!”
천사신이 이내 포효하자 10목 마상의 눈에서 부단히 빛이 번쩍이더니 파멸의 마광이 휘몰아쳤는데 아무리 목진이라도 견뎌내지 못하고 육신이 산산조각이 날 것이다.
“이런!”
천사신의 강력한 공격에 염제와 무조는 안색이 확 어두워졌다.
그런데 그들이 목진을 도와주려고 할 때, 멀리서 오래된 빛줄기가 날아왔고 이는 현광의 거울처럼 마광의 공격에도 끄떡없었다.
잠시 후, 마광이 드디어 완전히 소멸되었다.
천사신은 안색이 어두워진 채 현광을 발하는 물체를 자세히 살폈다. 목진한테서 날아온 물체는 목진과 똑같게 생긴 대신, 머리 뒤에 5색 광권을 얹은 채 상당히 오래된 파동을 내뿜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그 속에서 만고불후신, 무한광명체, 태령성체, 야신고체와 황신체의 파동을 읽어낼 수 있었다.
“태초세계체(太初世界體)!”
허공에 서 있는 목진이 나지막하게 외쳤다.
일전에 네 명의 화신과 하나가 되면서 새로운 지존법신이 형성되었는데 이는 다섯 채의 원시 법신의 장점을 잘 살려 오묘하기 그지없었고 위력도 상당했다.
“어디 내 공격도 한 번 받아보시지!”
목진이 날카로운 시선으로 천사신을 바라보며 두 손으로 결인하자 그의 지존법신의 머리에 얹었던 5색 광권이 눈 깜짝할 사이에 10목 마상의 위쪽에 나타났다.
“오조화마환(五祖化魔環)!”
위잉!
5색의 광환이 발하는 빛에서 다섯 채의 오래된 원시 법신이 어렴풋이 보였는데 이는 한데 모여 화염 같은 영광을 이뤘다.
크으으으!
오래된 영광의 공격에 10목 마상은 귀청 찢는 듯한 소리를 냈고 발하던 마광은 분해된 듯 점차 어두워졌다.
“마탄(魔吞)!”
주위의 변화를 눈치챈 천사신이 버럭 소리를 지르자 10목 마상은 숨을 들이켜며 무한의 마의 기운을 끌어모아 압축시켰다.
“마분(魔噴)!”
쿵!
잇따라 사악하기 그지없는 마해가 솟구쳐 5색 광권을 공격하며 화염 같은 영광을 막아냈다.
다들 손에 땀을 쥔 채 상황을 살폈다. 대전 쌍방은 온갖 필살기를 선보이며 상대방을 최대한 빨리 죽이기 위해 애를 쓰고 있었다.
지금 자칫 잘못해 빈틈을 보이면 바로 죽을 수도 있었다.
“천사신이 조급해진 것 같군.”
염제와 무조는 시간이 지날수록 목진의 우세가 점차 선명해지는 것을 발견했다. 이곳은 대천세계였고 대천세계의 힘을 수중에 넣은 목진은 무궁무진한 세계의 힘으로 상대방과 싸울 수 있었다.
천사신도 이를 바로 파악하고 안색이 점차 어두워졌다.
그는 10목 마상 아래쪽에 서서 열 번째 눈을 미친 듯이 끔벅이며 한참 고민하더니 무언가 결심한 듯한 표정을 지었다.
“네가 끝까지 나를 몰아붙여 이러는 것이니 절대 내 탓을 하지 말거라!”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천사신은 분명 패배할 거라 별다른 수가 없었다.
쿵!
10목 마상이 천사신과 함께 한 갈래 마광이 되어 공간을 가르며 하늘 높이 날아오르더니 금세 영마대륙 밖에 도착했다.
“억만의 악마는 아비를 이뤄 마역을 내리라!”
쿠쿠쿵!
10목 마상이 이내 포효하자 귀청을 찢는 것 같은 마의 포효가 대천세계에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순간, 역외사족의 마영들은 처량하게 울부짖더니 육신이 폭발해 혈무가 되었다.
잇따라 10목 마상이 도천의 혈무를 삼키며 거대한 손으로 결인하자 방대한 육신이 덩달아 폭발해 대량의 마류가 쏟아졌다.
마류는 공간을 가르며 억만 갈래로 나뉘어 대천세계 곳곳에 내려앉았다.
대천세계 사람들은 대륙을 으깨버릴 것 같은 기세로 파멸의 힘이 깃든 마류가 미친 듯이 파도를 치며 내려앉는 것을 발견했다.
영마대륙에 모인 강자들도 금세 사색이 되었다.
“하하, 네가 대천세계를 지키고자 하면 내가 직접 이곳을 부숴버릴 것이다!”
억만 갈래의 마류는 공간을 부수며 대천세계 곳곳으로 향했고 천사신의 사악한 목소리도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목진, 염제, 무조도 바로 영마대륙 밖에 나타나 무한의 마류를 바라보고는 흠칫 놀랐다.
“미친놈, 10목 화상을 터트리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텐데!”
“반드시 녀석을 막아내야 하네. 안 그럼 대천세계가 입을 피해는 생각했던 것보다 더 엄청날 것이네.”
염제가 한껏 정색한 채 말하자 무조 역시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아비 마류는 억만 갈래로 나뉘어 대천세계에 내려앉았으니 이를 전부 막아내기란 절대 쉬운 일은 아닐 것이네.”
염제가 미간을 잔뜩 찌푸리며 말했다.
대천세계는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었고 다들 겁에 질려 온몸을 파르르 떨며 내려앉는 마류를 쳐다봤다. 마류에 닿으면 대천세계는 지옥이 될 것이다.
“마류는 생기를 집어삼킬 수 있고 이를 삼키면 부단히 강대해지는 효과가 있어요. 천사신은 그 속에 숨어 수많은 생명의 정혈을 흡수하려고 합니다.”
목진은 눈에서 영광을 번쩍이며 아수라장이 된 대천세계를 살피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
“그럼 반드시 이를 막아내야 하겠구나. 혹시 방법이라도 있느냐?”
염제와 무조가 눈가를 파르르 떨며 묻자 목진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답했다.
“걱정 마세요. 녀석의 손에서 세상을 구하려고 대천세계의 힘을 장악한 것이니 말이에요.”
“녀석이 억만의 마류로 대천세계의 생기를 앗아가려 한다면 대천세계의 억만의 생명이 똘똘 뭉쳤을 때, 얼마나 강력한 힘을 낼 수 있는지 제대로 보여줄 겁니다.”
북창대륙의 북창령원도 아수라장이 되었고 다들 사색이 된 채 쏟아지는 도천의 마류를 쳐다봤다.
그 엄청난 힘에 북명룡곤 같은 천지존들도 무기력함을 느꼈다.
그는 태창 원장과 눈을 마주치며 씁쓸하게 웃었다.
“북창령원이 생사의 고비를 넘긴 지 얼마나 지났다고 또 이런 일이 벌어진단 말인가?”
“이는 대천세계의 재앙이네. 천사신이 목적을 달성하면 우리는 엄청난 타격을 입을 것이네.”
태창 원장이 한숨을 쉬며 한 말에 옆에 서 있던 당천아, 이현통, 온청선 등은 안색이 훨씬 어두워졌다.
“우리한테 재앙을 피할 방법은 없지만 목숨을 걸고 싸워서라도 역외사족에게 대천세계가 그렇게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걸 보여줘야 해요.”
심창생이 황금색 장창을 쥔 채 버럭 소리를 지르자 겁에 질린 북창령원 학생들은 조금이나마 안정된 듯 이내 포효했다.
“한순간만이라도 좋으니 우리가 함께 나서 목숨을 바쳐서라도 저들을 막읍시다!”
“좋구나. 역시 젊은이들이라 그런지 이 늙은이들보다 낫구나. 그럼 우리도 이 한 몸 바쳐서라도 너희와 함께 북창령원을 지킬 것이다!”
북명룡곤과 태창 원장은 껄껄 웃으며 두 갈래 강력한 기의 회오리를 내뿜었다.
쿵! 쿵!
도천의 포효와 함께 북창령원에 영광이 폭발했고 다들 북명룡곤과 태창 원장을 따라 북창대륙을 없애려는 마류에 반격하기 시작했다.
잇따라 북창대륙의 다른 지역에서도 수많은 영력 빛줄기가 솟구쳤다.
“다들 나와 함께 목부를 보호합시다!”
천라대륙 목부에 있는 만다라와 구유의 차가운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려 퍼졌다.
말을 마친 만다라 등은 가장 먼저 기의 회오리를 쐈다.
슉! 슉!
잇따라 억만 갈래의 영광이 호호탕탕하게 멸세의 마류로 향했다.
이와 동시에, 대천세계의 기타 대륙도 사망의 위기에 처했는데 다들 두려운 마음을 거두고 함께 최후의 발악을 했다.
대천세계의 모든 대륙에서 마류를 물리치기 위해 영력 홍류가 솟구쳤다.
“벌레만도 못한 녀석들, 죽고 싶어 환장했군.”
천사신의 비아냥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고 그 순간, 영력 홍류는 마류와 힘껏 부딪쳤다.
하지만 영력 홍류는 바다에 떨어진 빗방울처럼 순식간에 사라져 마류를 한순간도 막지 못했다
“차이가 이렇게까지 크단 말인가…….”
북창령원에 있는 심창생은 순간 두 눈이 휘둥그레졌고 령원도 어느새 쥐 죽은 듯 조용해졌다. 그 순간, 학생들의 작은 용기조차 다시 깔끔하게 사라졌다.
“사람이 많다고 나를 막아낼 수 있을 것 같으냐? 말도 안 되는 소리!”
마류에서는 여전히 천사신의 피식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는 일전에 목진 때문에 생긴 화를 대천세계에 풀려는 듯 보였다.
이렇게 대륙 전체가 절망 속에 빠졌다.
“나는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면 아무리 미약한 존재도 눈부시게 빛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그때, 갑자기 맑은 웃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슉!
다들 고개를 번쩍 들어보니 허공에 영광이 모여 늘씬한 청년의 모습을 이뤘다. 그는 바로 목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