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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09화 (8/1,000)

909화. 자금동에 가다 (2)

궁임책이 상석으로 움직이고는 말했다.

“우리 중 일원이 될 수 있는지 없는지는, 자네가 천도비경에서 살아서 돌아올 수 있는지 없는지에 달려 있지.”

장로들은 좌우로 서서 방관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사람이 남몰래 우유도를 살펴보고 있었다. 이렇게 젊은 나이에 자금동의 장로가 되다니! 불편한 마음을 가진 사람이 적지 않았다.

우유도는 검을 짚고 서서 주위를 둘러보며 미소 지었다.

“자금동의 세력이면 반드시 저를 평안히 데려올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궁임책이 고개를 저었다.

“꼭 그렇지도 않네. 자네, 혹시 표묘각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이 자네를 죽이고 싶어 했는지 아는가? 서른 명의 장문인 중, 각자 국가를 따지지 않고 추천을 하기로 했지, 그중 열두 명이 자네의 이름을 적었네. 각 나라를 대표하는 문파의 장문인들일세. 그중에 열두 명의 장문인이 자네를 천도비경에 집어넣고 싶어 했다는 말이지.

이게 무슨 의미인지 자네도 알겠지. 최소한 열두 개의 세력이 자네를 죽이고 싶어 한다는 것이지. 우리 자금동은 그 많은 세력과 대항할 수 없네, 거기에 소요궁과 영검산을 더해도 무리라 할 수 있지. 이제 자네가 얼마나 큰 어려움에 부닥쳤는지 알겠는가?”

우유도는 확실히 매우 놀랐다. 표묘각에 이름을 올린 큰 인물 중에 그처럼 많은 사람이 자신을 죽이고 싶어 할 줄은 몰랐던 일이었다. 즉시 물었다.

“어떤 사람들이 저를 추천했습니까?”

“모르겠네, 무기명 투표였으니 말이야. 다들 추천 명단을 적고 표묘각에서 이를 회수한 이후, 종합해서 표기했네, 다들 누가 누굴 추천했는지 알지 못하네.”

우유도가 무거운 목소리로 물었다.

“궁 장문인께서는 발언권이 있으신데, 어째서 저지하지 않으신 겁니까?”

“저지하려 시도했네, 하지만 실패했지….”

궁임책은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알려주었다. 혹시라도 오해할 수 있으니, 확실히 알려주어야 했다.

우유도는 그제야 표묘각 내부에서 어떤 일이 일어났었는지 정확한 자초지종을 알 수 있었다. 사실 표묘각에 참석했던 사람은, 보통 거기서 있었던 일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외인들에게 함부로 전하지 않았다. 나중에 사정을 들은 각 문파의 고위층도 마찬가지였다. 그저 대충 어떤 일이 있었다고 말하는 것으로 끝이었다. 그 누구도 표묘각의 심기를 거스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유도 또한 궁임책을 직접 찾아온 것이었다.

표묘각이 자신 곁에 공손포를 심어놓은 것 때문에, 우유도는 혹시 그 일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우유도는 만약 표묘각이 자신을 처리하고자 한다면, 이렇게 일을 에둘러 처리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사실을 정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정말로 표묘각이 자신을 마음에 안 들어 하는 것이라면, 문제가 커질 수밖에 없었다. 지금 실력으로는 어떤 저항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표묘각과 무관하다는 소식을 듣고는 오히려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표묘각이 아닌 다른 사람에게 음해당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 오히려 다행이었다.

우유도는 다만 조금 궁금해졌다. 열두 명이라니! 너무나 자신을 죽이려 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많아야 대여섯 정도일 거라 생각했는데, 자신의 예상을 크게 뛰어넘고 있었다.

한편으로 우유도는 의아했다. 내가 그렇게 눈에 거슬리는 짓을 했는가? 하지만 한편으로 완전히 이해가 안 되는 것도 아니긴 했다. 지금 자신이 각 국가 간에 일으킨 여러 소란을 보면, 자신이 언젠가 더욱 귀찮아질 거라 생각해서 미리 처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었다. 그러니 우유도를 함정에 빠뜨려 죽이려고 하는 게 어떻게 보면 전혀 이상하지 않았다.

그리고 원래 조웅가가 있었지만, 사여래가 지웠다는 이야기를 듣고 우유도가 호기심에 물었다.

“왜입니까?”

“나도 조웅가가 들어가면 자네에게 큰 힘이 되어줄 거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아쉬웠네. 다만 왜인지는 나도 궁금하네, 사여래는 답을 알려주지 않았지. 아마도 마교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싶군, 지금 마교가 누구 손에 쥐어져 있는지 내가 알려줄 필요 없으리라 믿네.”

우유도가 고개를 살짝 끄덕였다. 궁임책이 정확히 알려주지 않은 사람이 누구인지 알고 있는 우유도가 또 물었다.

“귀모와 운희는 몇 사람에게 추천을 받았습니까?”

사건의 진실을 알고 난 이후, 우유도는 귀모와 운희가 혹시 자신 때문에 이 일에 얽히게 된 것은 아닌지 확인하고자 했다.

간단한 이치로, 귀모 쪽은 함음산에서 죽은 듯이 살고 있었다. 심지어 제국은 연국을 지지하고 있었다. 적지 않은 자원을 제공해주기도 했다. 그러니 귀모가 우유도를 돕는 것에 딱히 다른 의견이 있어 보이지 않았다. 운희의 도운산도 마찬가지로 조용히 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 우유도 편에 서면서 조국을 분노하게 했다.

사실 이 두 사람은 평소에 아주 조용히 살고 있었고, 만약 이들을 건드린다면, 이 두 사람은 복수할 수 있는 어느 정도의 세력을 지니고 있었고, 당연히 아무 이유 없이 그들을 건드릴 리 없었다.

그러니 몇 사람이 추천했는지를 알게 되면, 우유도 자신 때문에 그들이 이번 일에 얽힌 것인지, 아니면 그게 아닌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답을 얻을 수 없었다. 궁임책이 고개를 저었다.

“주의 깊게 보지 않았다. 천 명의 산수네, 모든 사람을 다 확인할 수는 없었지. 그녀들이 몇 명에게 추천을 받았는지 전혀 모르겠군. 하지만 그게 자네에게 꼭 나쁜 일은 아니네. 그녀들은 모두 자네 편 아닌가. 천도비경에 들어가면 최소한 두 명의 조력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지.”

우유도가 한숨을 내쉬었다. 여전히 같은 말이었다. 귀모와 운희는 평소 조용히 사는 사람들로, 이번에 이 일에 얽혀든 것은 어느 정도 우유도와 연관이 있을 것이었다.

“궁 장문인, 표묘각에 갔을 당시, 전쟁이 중지됐다는 소식을 들은 후에 명단을 처리한 것이 아닙니까? 그러면 어차피 제가 자금동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기정사실화된 것이나 마찬가지니, 그때 당시에 내가 자금동의 제자라고 말하지 그러셨습니까? 그런 문제에 대해서는 저도 아무 불만을 품지 않았을 것을 알고 계셨을 텐데 말입니다.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인데 어찌 불만을 품을 수 있었겠습니까.”

우유도가 쓴웃음을 지으며 아쉽다는 듯 물었다. 다만 궁임책 또한 씁쓸한 얼굴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내가 처음에 자금동에 가입하라고 말했을 때, 그것을 미룬 것은 누구였는가? 자네가 보기에 표묘각이 그렇게 쉽게 속여 넘길 수 있는 곳이라고 보는가? 표묘각이 어떤 곳인지, 내가 자네보다 더 잘 알지. 내가 그 자리에서 그렇게 공표했다면, 그 후의 결과가 과연 좋았을 것 같은가? 많은 장문인들이 의아해하며, 우유도는 자금동의 제자로 공표된 적이 없다며 정확한 조사를 요구했을 것이네.

그러면 자금동의 제자로 들어가기로 약속했을 뿐, 아직 정확히 들어가진 않았다는, 그런 정확한 상황이 금세 드러날 것이고, 내가 자네를 보호하기 위해 정확하지 않은 사실을 표묘각에 보고했다는 것이 들통나게 되겠지. 그러면 자금동이 무사할 것 같은가? 물론 그런 일 가지고 표묘각이 자금동을 멸하진 않겠지만, 적어도 꽤 큰 징계를 받았을 것이네. 거짓말은 매우 민감한 문제니, 표묘각에서 쉽게 넘어갈 리가 없다네.”

“대다수의 사람들이 자네의 참여를 희망하고 있었지. 그러니 정확한 공적 증거가 없는 일을 함부로 이야기할 순 없는 노릇이었어. 게다가 내가 자네를 보호하려 하면, 그 순간 나는 거기 있는 열두 명의 장문인들로부터 좋지 않은 시선을 받게 될 테니, 내가 그 압박을 어찌 감당할 수 있겠는가? 게다가 내 의도를 거기서 폭로한다면, 소요궁과 영검산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생각해 봤는가?”

“지금에 와서는 이미 우리 자금동의 힘만으로는 천도비경에서 자네를 보호하는 것은 어렵게 되었네, 반드시 소요궁과 영검산의 힘을 빌려야 할뿐더러, 자네가 갖고 있는 다른 힘들까지 최대한 동원해서 자네 스스로 자네를 보호해야 하네. 일단 소요궁과 영검산이 뭔가를 깨달으면, 자네를 죽이려는 곳은 겨우 열두 곳이 아니게 되겠지.

소요궁과 영검산이 가장 먼저 자네를 놓아주지 않을 것이네! 그때가 되면 우리 자금동만으로는 자네를 도저히 보호할 수 없네. 심지어 자네 때문에 비경에 들어간 자금동의 제자들이 큰 손실을 볼 수도 있지. 자네는 똑똑한 사람이니, 내 말의 경중을 잘 알 것이네. 당시 그들과 다투지 않은 것은 모두 자네를 위해서네!”

이렇게까지 이야기하니, 우유도도 뭐라 하지 못했다. 우유도는 고개를 끄덕이고는 화제를 바꿔 한 사람에 관해서 물어보았다.

“서문청공이 몇 명에게 추천을 받았는지는 보셨겠지요?”

궁임책이 다소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설마 자네와 서문청공이 인연이 있는가, 그가 자네를 도와줄 수 있는가?”

우유도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 사이도 아닙니다. 서문청공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얼굴도 본 적이 없습니다.”

아무 사이도 아니면서 왜 물어본단 말인가?

궁임책은 우유도가 그에 대해 왜 물어본 것인지 의아해했다. 다만 곧 뭔가 떠오른 듯 말했다.

“그렇군, 생각해보니 자네의 전 부인이 바로 현미 곁에 있는 사람이지. 자네 전 부인을 통해서 서문청공에게 연락을 취할 수 있겠군. 만약 그자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면, 자네는 또 하나의 보호막을 얻는 셈이지.”

당희를 찾으라고? 우유도는 무슨 얼굴을 해야 할지 몰랐다. 상대방이 자기 뜻을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암중에 현미와 연락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줄 필요는 없었다.

그렇다고 또 다른 사람이 자신과 상청종을 연결하는 것도 보기 싫었다. 우유도와 상청종의 은원은 계산하기 어려운 관계였다. 우유도가 상청종의 제자인지에 대해서도 정확히 말하기 어려웠다. 원래라면, 이번 일은 필요하다면 상청종 제자의 신분으로 막아낼 수 있었다.

누가 오늘 같은 날이 있을 줄 알았을까. 상청종은 우유도가 위국으로 보냈고, 당희도 우유도의 강요 때문에 공개적으로 관계를 정리했다. 이제는 모든 사람이 우유도가 더는 상청종의 제자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그리고 이 일에 정말 마지막으로 종지부를 찍기 위해 자금동에 가입하려 했었다. 그렇지만 자금동에 가입하는 일에 대해, 최대한 안전을 추구하기 위해 잠시 시간을 끌고자 했다.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이 그를 천도비경에 집어넣을까 봐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결국 스스로 돌을 들어 자신의 발등을 찍은 게 돼버렸다.

궁임책은 우유도의 생각을 알지 못하고 계속 이야기했다.

“서문청공은 당연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았지. 그자는 서른 명 전원의 추천을 받은 사람 중 한 명이네. 조웅가와 같지!”

“전원 말입니까?”

우유도가 경악하며 말했다.

“서른 명이 모두 그자를 추천했단 말입니까? 위국 삼대 문파마저도 말입니까?”

궁임책이 담담히 말했다.

“산수라는 말이 나왔을 때,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린 사람이 아마도 바로 그자였을 것이네. 산수이면서 너무 강한 실력을 갖춘 것이 꼭 좋은 것은 아니지. 마치 내가 당시 그자를 추천했던 것처럼 말일세. 나는 그자와 친척도 친우도 아니니, 그자를 빼면 누굴 추천한단 말인가?”

“게다가 위국 삼대 문파가 그를 추천한 것이 이상한가? 자네가 보기에 위국 삼대 문파는 외부 고수가 계속 현미를 보호하는 걸 보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나? 그들은 자신들이 좀 더 힘들더라도, 직접 자신들 문파에서 고수를 파견해 현미를 보호하고 싶을 것이네. 그러니 위국 삼대 문파가 그자를 추천한 것은 아주 정상적인 일이지!”

우유도는 생각에 잠겼다. 궁임책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었다. 삼대 문파는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의 입지를 지키고 싶을 테니, 그렇게 된 것이 궁임책 말대로 아주 당연한 일인 듯했다. 이해하는 게 어려운 것도 아니다. 궁임책의 말대로 아주 정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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