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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28화 (27/1,000)

928화. 가장 확실한 방법

지금 우유도를 죽이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은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설사 무조행이 우유도를 지킨다 해도 우유도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었다. 그런데 우유도 혼자 떠나게 놔둔다니, 절대 승낙할 수 없었다. 일단 무조행 또한 우유도의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말을 꺼내놓은 상황이었다. 그러니 이런 식으로 함부로 우유도를 내보냈다가 그가 죽게 되면, 무조행의 체면 또한 망가지는 것이었다.

“위험? 일 년이 지난 후, 제가 어떻게 될지 이미 예견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 지금 거북이처럼 등껍질에 숨어서 안전을 도모하는 것보다 위험한 일이 있습니까?”

우유도가 반문했다.

무조행은 우유도가 무슨 말을 하는지 잘 알았다. 일 년 후에 일등을 하지 못하면, 사여래가 우유도를 죽일 것이라 했다. 확실히 계속해서 거북이처럼 숨어있어봤자 일시적인 안전일 뿐이었다. 다만 그렇다 해도, 지금 당장 죽는 것과 일 년을 살아있는 것은 이야기가 다른 것이기도 했다. 무조행은 다소 온화해진 말투로 물었다.

“혼자 어디를 가서, 뭘 하려는 것인가?”

“일 년 후의 결과가 이미 저들에 의해 결정되었습니다. 더는 물러날 곳이 없습니다.”

‘챙’ 우유도는 손에 든 검을 반쯤 뽑아 들었다. 월접의 빛이 반쪽짜리 검신을 비추자 마치 수은처럼 검광이 일렁였다.

“뭐라도 해봐야 하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뭘 하려 하는지는 더 이상 묻지 마십시오. 아무튼, 목숨을 버리기 위해서는 아닙니다. 전 제 목숨을 구하고자 애쓸 것입니다. 죽기 위해서 어리석은 행동을 하진 않을 겁니다!”

무조행이 침묵하더니 결국 조용히 말했다.

“조심하게.”

무조행은 우유도와 함께 우유도가 머무는 동굴로 향했다. 우유도의 동굴에 도착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또 한 사람이 우유도의 동굴로 들어왔다. 엄입이 보낸 사람으로 골격이 우유도와 비슷한 제자였다.

그 제자는 우유도의 동굴에 들어간 후, 우유도와 신속하게 옷을 바꿔입기 시작했다. 무조행은 동굴 밖으로 나가 나뭇가지 위에서 우유도를 기다렸다.

이후, 가면을 뒤집어쓴 우유도가 동굴 밖으로 나왔다. 우유도의 옷을 입은 엄입의 제자는 우유도의 동굴 안에 남게 되었다.

우유도는 밖으로 나와 무조행에게 몇 마디 당부의 말을 전한 후, 어두운 밤을 틈타 엄입이 안배한 방향을 통해 조용히 떠나갔다.

우유도가 떠나간 후, 무조행은 동굴 입구를 지키며 누구도 안에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섰다. 누가 물으면 우유도를 지키기 위해서라고 했다.

* * *

옥창은 말없이 원강에게 서신을 건넸다.

서신을 펼친 후에 그 필적을 보자, 원강은 우유도가 보낸 것임을 확신할 수 있었다. 내용을 확인한 후, 원강은 옥창 앞에서 서신을 태워 버렸다.

옥창이 물었다.

“우유도의 안배를 확실히 알았는가?”

이번 일을 통해서, 옥창은 붉은 얼굴의 이 남자가 진정으로 우유도가 믿고 의지하는 심복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돈은 어디 있습니까?”

그 말을 듣고, 역시나 우유도가 원강에게 돈에 대해 언급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쨌든 예상하고 있었던 일이니, 크게 당황하지 않았다. 옥창이 옆에 있는 독고정에게 손짓했다. 독고정은 곧 서른 장의 천하전장 어음을 꺼내 건넸다.

원강이 정확한 액수를 확인해서 품에 넣자, 옥창이 물었다.

“비법은 어디 있는가?”

“지금 당장 정확하게 적어주기는 힘듭니다.”

옥창의 안색이 굳어졌다.

“정확하게 적기 힘들다는 것이 무슨 뜻인가? 자네가 적을 필요 없네, 우유도의 말에 따르면 비법이 이곳에 숨겨져 있다고 했네, 서신에 어디 숨겼는지 안 나와 있던가?”

“따라오시지요.”

누각 위에 있는 관방의는 옥창이 온 것을 알고 있었다. 몇 사람이 우유도의 거처로 가는 것을 보았고, 또 몇 사람이 그 안에서 나오는 것을 보았다. 다만 관방의가 조심하기 위해 워낙 높은 곳에서 관찰하는 바람에, 저들이 정확히 뭘 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했다.

단지 원강이 옥창과 그 제자를 이끌고 술을 담그는 동굴이 있는 곳에 가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원방도 그곳으로 뛰어갔다.

원방은 소식을 듣고 마음이 급해졌다. 원강이 외부인을 데리고 술 담그는 곳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들었기 때문이다. 원방은 급히 뛰어갔다.

동굴 안에 있는 원강을 보고 원방이 급히 물었다.

“원야, 이게 무슨 상황입니까? 어째서 외부인을 데리고 들어오시는 겁니까?”

“술 담그는 과정을 옥창 선생님께 자세히 알려드려.”

“아!”

원방이 대경실색했다. 원방이 보기에, 이건 원방의 물건이었다. 쉽게 다른 사람에게 알려줄 수 없었다.

“도야가 안 계신다고, 규칙을 어기시면 안 됩니다!”

“도야의 뜻이야.”

원방은 승낙하지 않겠다는 얼굴을 하고 있었다.

“원야, 속이실 생각하지 마십시오. 도야께서 천도비경에 가셨으니, 그 도야의 뜻이 어디서 왔단 말입니까?”

농밀한 주향이 가득했다. 한쪽에 있는 옥창과 독고정은 술 담그는 동굴 내부의 상황을 관찰하고 있었다. 동굴 내부에서 바쁘게 움직이던 승려들은 외부인이 들어온 것을 보고 모두 손을 멈추고 있었다.

“옥창 선생님이 표묘각에서 오셨다. 설명은 충분한 것 같군. 빨리, 시간 끌지 말고.”

“진짜인지 가짜인지 어찌 안단 말입니까? 원야, 도야의 허락 없이는 절대 승낙하지 않을 겁니다.”

원강이 무표정한 얼굴로 원방을 한참 바라보더니 손을 들어 등에 메고 있는 삼후도의 도병을 잡고 천천히 도를 뽑았다.

원방은 깜짝 놀라 부들부들 떨었다. 예전에는 주먹이나 발길질이었는데, 이번에는 칼을 뽑다니, 너무 위험한 것 아닌가? 원방이 즉시 말을 바꿨다.

“원야의 뜻이 바로 도야의 뜻이지요. 알겠습니다. 잘 알겠습니다.”

사실 원강도 술 담그는 비법을 알고 있다는 것을 원방은 알고 있었다. 만약 원강이 정말 외부에 비법을 누설하려 한다면, 원방이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원강은 원방에게 귀찮은 일을 떠넘기려 하는 게 분명했다. 원강의 무력시위에 원방은 조금도 반항하지 못하고, 그저 시키는 대로 할 수밖에 없었다.

이쪽에서 직접 술 담그는 과정을 직접 가르쳐 준다고 했다. 그러니 옥창과 독고정은 즉시 정신이 번쩍 들었다. 직접 보는 것이 비법을 보는 것보다 더욱 정확할 게 분명했다. 배우는 과정에서 이것저것 자세하게 물어볼 수 있었다. 독고정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사소한 것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 귀를 기울였고, 종이와 붓을 꺼내 몇몇 부분은 필기도 했다.

술 담그는 비법을 자세히 확인하고, 원액을 맛보기까지 했다. 그렇게 한참의 시간이 흘렀다. 과연, 한두 장의 종이에 담아낼 수 있는 비법이 아니었다. 얼마나 집중했는지, 두 사람이 동굴을 빠져나왔을 때는 이미 한나절이 지나있었다.

옥창은 이곳에 오래 있을 계획이 없었기 때문에 그대로 초려산장을 떠나려 했다. 다만, 그들을 배웅하던 원강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혹시 도야께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

원강은 우유도를 잘 알았다. 지금 돈이 급하게 필요한 것도 아니니, 정말 비법을 돈으로 바꾸려고 했다면, 지금 이 시기를 고를 필요가 없었다. 또 처리한다 해도, 천도비경에 들어가기 전에 자신이 직접 처리하고 들어갈 수도 있었다.

그러니 불안할 수밖에 없었다. 지금 우유도의 행동이, 마치 사후를 준비하는 것 같았다. 그 말은 우유도가 확신할 수 없는 불안한 상황에 처했다는 것처럼 들렸다. 원강은 이런 우유도의 행동이 아마 자신들을 위해 나중을 대비하여, 돈을 주려고 준비해 주는 것임을,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었다.

옥창이 침묵했다.

“서신에 안 적혀 있던가?”

“안 적혀 있었습니다.”

옥창이 고개를 저었다.

“우유도가 말하지 않았다면, 내가 말할 일이 아닌 것 같군. 조용히 기다리게. 때가 되면 다 알게 될 것이니.”

아무리 옥창이라 해도, 표묘각의 일을 함부로 밖에서 떠들고 다닐 수 없었다. 천곡의 상황은 봉쇄되어 외부인의 출입을 엄금하고 있었다. 덕분에 천곡에서 발생한 일을 외부에서는 전혀 알지 못했다. 그리고 지금, 표묘각을 제외하고 외부에서 유일하게 상황을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옥창이었다. 만약 소식이 퍼져나가면, 표묘각이 가장 먼저 의심할 사람이 바로 옥창이었다.

또 한 가지 걱정스러운 것은, 일단 외부에서 사여래가 우유도를 죽음으로 몰았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남주에 무슨 일이 생길지 몰랐다.

사람의 마음은 추측하기 어렵다고 했다. 우유도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된다면, 남주의 사람들이 혹시 다른 사람에게 의탁하지 않을까?

그건 옥창이 보고 싶은 상황이 아니었다. 우유도가 조금이라도 돌아올 가능성이 있다면, 효월각의 대업과 관련이 있는 남주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니까, 도야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는 말입니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말게, 확실히 문제가 있긴 했지, 하지만 다 지나갔네, 지금은 안전하지. 그건 내가 장담할 수 있네. 이제 중요한 것은 천도비경에서 순조롭게 돌아올 수 있는지, 그 여부뿐이라네. 아, 그러고 보니, 자네가 고신단을 해독했다고 하던데?”

마지막 말은 참으로 의미심장했다.

“무엇을 걱정하는지 잘 압니다. 사실 저는 고신단을 복용한 적이 없습니다.”

당연히 인정할 리 없었다. 우유도는 예전에 몇 번이나 원강에게 거듭 당부했던 적이 있었다. 고신단은 효월각이 의지하고 있는 아주 중요한 단약 중 하나이므로, 만약 누군가 고신단을 해독한다면, 그건 효월각의 금기를 범하는 일이기에 매우 심각한 일이라고 했었다.

옥창이 눈살을 찌푸렸다. 그 일에 대해서 옥창은 우유도에게도 지나가는 말로 물었었다. 당시 우유도도 똑같은 대답을 했다.

그 일은 의문투성이였다. 과거, 제경에서 보내온 보고에 따르면, 원강이 확실히 고신단을 복용했다고 했었다. 하지만 소조와 원강이 도망친 후에, 이를 다시 확인하기가 어려워졌다. 게다가 소조가 원강을 위해, 뭔가 수작을 부렸을 가능성도 충분히 있었다.

소조가 원강을 사랑하게 되었으니, 당연히 두 눈 뜨고 원강이 고통 받는 걸 두고 보지 않았을 것이다.

옥창은 그 일에 대해 확신이 없었다. 가장 확실한 방법은 원강에게 다시 한번 고신단을 복용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면 해독할 수 있는지 없는지 자연스럽게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우유도와 협조한 이후, 특히 지금처럼 중요한 시점에, 옥창은 차마 원강을 함부로 대할 수 없었다. 일단 원강이 해독하지 못한다는 것이 밝혀지면, 이건 우유도의 심복에게 독수를 쓴 것이 돼버리는 것이니, 우유도와 반목하게 될 것이다.

우유도와 여러 번 일하면서, 이미 우유도가 얼마나 까다로운 사람인지 직접 겪어 보았다. 예를 들어 이번 일이 그랬다. 원강이 우유도의 서신만 보고 대뜸 술 제조장을 보여준 것만 봐도, 돈이 필요한 일이 아님을 쉽게 알 수 있었다. 그냥 우유도가 돈 없이 주조장을 보여 달라고 원강에게 한 마디만 적었어도, 원강은 우유도의 명을 따랐을 것이다. 그러니 주조법이 복잡해서 어쩔 수 없다는 둥, 돌아오는 이득이 있어야 되지 않겠냐는 둥, 그런 말은 전부 자신의 돈을 갈취하기 위해서 그렇게 한 것이 분명했다.

옥창이 떠났다. 손님이 떠나고 관방의가 원강에게 다가가더니 물었다.

“도야도 없는데, 여긴 뭐하러 온 거야?”

“도야가 보냈소.”

관방의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도야라면 천도비경에 갔는데, 어떻게 도야와 연락한 거야?”

“저자도 표묘각에 갔었소. 그리고 도야가 천도비경에 들어가기 전에 도야와 만났소.”

원강이 품에 있는 어음 다발을 꺼냈다. 그리고 관방의 앞에서 스무 장을 헤아린 후 관방의에게 건넸다.

“도야가 주는 것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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