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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36화 (35/1,000)

936화.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다

소여앵은 서늘한 얼굴과 원한이 가득 찬 두 눈을 숨기지 않고 멀어지는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저풍평도 참 어이가 없었다. 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은 제자를 직접적으로 노출한 적이 없었다. 이 또한 제자의 체면을 고려한 조치였다. 다만 마지막에 제자가 스스로 뛰쳐나갈 줄 몰랐다.

“하아!”

엄입이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전전긍긍하며 한곳에 모여 있는 세 여인을 보고 참지 못하고 물었다.

“너희 셋은 우유도의 부하가 아니냐?”

황금환, 안묘아, 임비연 세 사람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이건 참으로 민망한 문제였다.

하지만 엄입이 그들이 민망한지 아닌지 고려할 이유가 있겠는가? 또다시 황금환이 입을 열었다.

“저희는 그의 부하가 아닙니다. 저희는 유선종, 영수산 그리고 부운종의 제자입니다.”

엄입이 눈을 부릅떴다.

“유선종, 영수산, 부운종이 우유도의 수하가 아니면 뭐란 말이냐? 지금 그를 배반한다면, 나중에 돌아가서 종문에 뭐라 이야기하려고 그러느냐?”

황금환은 재잘재잘 말을 이어갔다.

“저희 셋의 경지로는 사실 큰 임무를 맡기 어렵습니다. 원래는 저희가 올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우유도가 바로 저희를 지목해서 오게 되었습니다.”

그 말을 하면서 그녀는 옆에 있는 두 명을 바라보았다. 마치 그렇지 않냐고 묻는 듯했다.

안묘아가 급히 고개를 끄덕이며 한마디 추가했다.

“우유도가 초려산장에 있을 때 저희에게 불손한 마음을 품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그를 계속 피해 다녔습니다.”

황금환이 또다시 이어 말했다.

“우유도가 이번에 우리 세 명을 데려왔을 때, 저희는 거절할 수 없었습니다. 사실 너무 두려웠습니다. 그자의 손아귀에 빠지는 것이 두려웠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그를 벗어날 기회가 생길 줄은 몰랐습니다.”

그게 무슨 말인지 어리석지 않은 사람이라면 못 알아들을 수가 없었다.

그녀들은 지금 매우 두려워하고 있었다. 자신들이 이렇게 하는 게 옳지 않다는 것도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또 이들이 자신들을 혐오할 것이 두려웠다. 그러니 없는 일을 만들어 우유도의 명성을 짓밟으며 자신들은 배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려 했다. 그리고 그를 위해 우유도에게 더러운 물을 끼얹는 것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우물에 빠진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것이었다. 찢어진 북은 아무나 치는 것이고, 담벼락이 쓰러지면 아무나 밀치는 것과 같았다. 우유도의 세력이 약해진 것을 보고, 그 즉시 우유도와 선을 그었다. 가장 독한 것이 여자의 마음이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다.

사실이 어떠한지 임비연은 잘 알고 있었다. 하지만 별말 하지 않고 그저 고개를 숙일 뿐이었다.

사람들은 그렇게 된 일이냐며 탄식을 내뱉었다. 어쩐지 저들 세 문파에서 이처럼 아름다운 여자 세 명을 보냈더라니, 우유도가 그토록 비열한 생각을 숨기고 있는 줄 몰랐다며, 사람들의 멸시를 불러왔고, 세 여자를 동정하게 되었다.

* * *

연국 사람들에게서 떨어진 우유도 일행은 한 산 위에서 잠시 머물렀다. 아무 곳이나 맹목적으로 움직이려는 것이 아니었다. 우유도는 새로운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다.

우유도가 곁에 남은 사람을 보았다. 운희 모자와 무조행만이 남아있었다. 이에 대해, 우유도는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었다. 사실 이들 또한 정말로 우유도를 따라오고 싶어서 따라왔을까!

눈앞의 운희 모자는 우유도가 자신들의 사혈을 쥐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니 차마 배신하지 못한 것이다.

무조행도 마찬가지였다. 우유도 자신이 무조행을 걸고 마교를 협박한 적이 있었다. 일단 우유도가 살아서 돌아가지 못하면, 숨겨진 무조행의 신분이 폭로될 것이라고 마교에게 말한 것이다.

그러니 우유도는 잘 알았다. 만약 이런 원인이 없었다면, 이 세 사람도 자신을 따라오지 않았을 게 분명했다. 운환과 맺은 의형제는 이런 상황에서 조금도 믿음직스럽지 못했다.

우유도는 갑자기 위충이 떠올랐다. 그 말더듬이는 참으로 사람 마음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지금쯤 어떻게 하고 있을까?

“도대체 어찌 된 일이야? 잘 지내다가 갑자기 왜 저풍평하고 반목한 거야?”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가 없었다. 그녀는 우유도가 이 안에 있는 이해관계를 모르리라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니 마침 멈춰 섰을 때 운희가 결국 참지 못하고 물었다.

“방금 소여앵을 다들 보았을 겁니다. 저풍평은 제게….”

우유도가 지금까지 있었던 이야기를 해주었다.

지금 우유도 곁에 남아 있는 사람들은 이들이 전부였다. 단결이 중요했으니, 서로 쓸데없는 추측을 하지 않게 하려고 우유도는 그들에게 숨기는 것 없이 모두 말해주었다.

세 사람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 누구도 이런 이유일 거라고 상상도 하지 못했다. 설사 여자인 운희라 할지라도 이에 대해서 다소 의외였다. 곧 침음하며 말했다.

“이 세상은 원래 여자에게 불공평하지. 그 여인 또한 이런 상황을 몰랐을 리 없고, 그러니 자네에게 시집가는 것을 받아들인 거겠지. 자네 또한, 보통 경우라면 이런 결혼을 승낙하는 게 정상적인 것 아닌가? 받아들이지 않으면 생사를 가늠할 수 없는 지경이 되고 마는데, 굳이 그런 일 때문에 자신을 막다른 길로 모는 것이 가치가 있는 거야?”

“가치가 있냐고 물으셨습니까?”

우유도가 검을 짚고 서서 자조하며 말했다.

“아마도 내가 이쪽 세계 사람이 아니기 때문이겠지요! 전 그런 일을 받아들일 만큼 이쪽 세계의 풍습과 문화에 익숙지 않습니다.”

그의 말에 무조행이 의아한 표정으로 갑자기 입을 열었다.

“이곳은 천도비경일세, 우리 모두 이쪽 세계 사람이 아니지.”

“그것과는 조금 다른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그렇게만 알아두시면 될 것 같습니다. 어쨌든 이미 돌이킬 수 없는 일입니다.”

“…….”

무조행은 묵묵히 우유도를 바라봤다. 사실 그는 지금 우유도에게 조금 감탄하고 있었다. 생사가 걸려 있는 일이니만큼 쉽게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런데 자신이 갖고 있는 고고한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목숨마저 희생할 각오를 했다.

사실 이렇게나 과감한 결정은 우유도 같은 위치에 도달한 사람들에게는 실로 어려운 일이었다. 희생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우유도는 묵묵히 자신을 바라보는 무조행을 보며 조금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다들 자신의 말을 오해한 것 같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차피 설명해봤자 믿지 않을 일이니, 굳이 설명하려 들지 않았다.

운환은 한숨을 내쉬었다. 그가 보기엔 여자 때문에 자신을 벼랑 끝으로 몰고 가는 것은 실로 어리석은 짓이었다. 그냥 그들에게 맞춰서 연극을 한번 하고는 죽여버리면 그만 아닌가. 뭐가 그리 어렵단 말인가? 하지만 이미 일은 벌어졌고, 지금 와서 이야기하는 건 아무 의미 없었다.

무조행이 돌아보더니 또 물었다.

“그 안보여는 어찌 된 일인가? 끌어들이는 데 성공했건만, 왜 그녀의 제안을 다시 거절했는가?”

“그 여자가 아군인지 적군인지 아직 확신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한번 떠보니 나름대로 결론을 내릴 수 있었습니다. 아마도 제가 목표인 듯했습니다. 그러지 않고서야 이 천도비경에서 처음 만난 저를 다짜고짜 따라오겠다고 할 리 없죠. 즉, 저를 도와주든가, 저를 해치든가, 둘 중 하나의 목적을 갖고 저와 붙어 있으려 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생각건대, 그녀가 절 도와줄 이유가 없으니, 아마 적일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들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았다. 지금 와서야 우유도가 그녀와 주고받은 말이 사실은 상대방을 떠보기 위해 건넸던 말임을 알 수 있었다.

“아군인지 적인지 알 수 없다라…. 그 말은 그녀와 사적인 은원은 없다는 말인데, 그럼 누가 보낸 것 같나?”

“저를 죽이려는 사람이 얼마나 많습니까. 그중에 누가 보냈는지 어찌 알겠습니까. 단지 그녀의 금단방 순위가 선배님보다 높다는 것은 확실하지요. 그러니 최대한 멀어지는 게 좋지 않겠습니까.”

그리고 지금까지 왔던 길을 돌아보았다.

“나를 도우러 온 것이든, 아니면 나를 죽이러 온 것이든 간에, 아무튼 목표는 내가 확실하니, 분명 또 찾아올 것입니다. 다들 조심하십시오.”

“그녀와 겨루어 본 적이 없네. 다만 내가 자네 곁에 있으니, 그녀도 경거망동하지는 못할걸세. 만약 그렇지 않았다면 자네가 뭐라고 말했든지 간에 자네 말을 무시하고 우릴 따라왔을 것이네. 심지어 미행을 해서라도 말이네. 이미 연국 삼대 문파가 이처럼 자네에 대한 태도를 명확히 했으니, 연국 삼대 문파라는 방패가 없어진 지금이 자네를 공격하기에 가장 적절한 때가 아니겠는가. 이런 적절한 기회를 발견했음에도 자네를 공격하지 않은 것은, 나를 고려했을 확률이 높지.”

그 말은 금단방에서는 비록 안보여의 순위가 높지만, 정말 싸운다면 누가 이길지 모른다는 것이다. 확실히 무조행의 말이 틀리다고만은 할 수 없었다. 비록 안보여의 순위가 높다 해도, 무조행과 큰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었다. 게다가 우유도에게 아직 천검부가 많이 남아 있다는 걸 안보여 또한 알고 있었다. 그러니 한순간의 방심으로 생사가 갈릴 수도 있었고, 방심할 수 없었다.

운희가 말했다.

“정말 찾아온다면, 내가 한번 처리해보지. 나도 금단방 이 위의 고수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이 있는지 궁금하군.”

그 말을 들은 무조행은 다소 의외라는 듯이 자기도 모르게 운희를 돌아보았다. 마침 운희도 그를 보고 있었으니, 두 사람의 시선이 서로 교차했다.

상대방의 눈빛을 보고, 무조행은 그녀가 자신에게 쓸데없는 짓 하지 말라며 경고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우유도 또한 다소 의외였다. 운희가 적극적으로 안보여와 싸우겠다는 의사를 표할 줄은 몰랐다. 우유도가 자신도 모르게 웃었다. 지금 보니 이 뱀 요괴가 나름대로 자신감이 있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으면 입 밖에 꺼내지도 않았을 것이다. 물론, 이런 자신감은 우유도에게 좋은 일이었다. 그러니 웃을 수 있었다.

운환도 다소 의외였다. 모친이 도운산의 일을 자신에게 맡긴 후부터, 이처럼 적극적으로 움직인 지가 참 오래되었다.

하지만 곧 이해할 수 있었다. 오랫동안 숨어 살았고, 이제 곧 결과가 눈에 보이려고 하니, 이대로 만족할 수 없는 것이다. 만약 우유도를 안전하게 데리고 나가지 못하면, 우유도가 준비한 일을 모친은 감당하지 못할 것이다. 만약 그 소식이 전해지면, 구대 지존은 땅끝까지 운희를 쫓을 것이니, 이제 와 모친은 적극적으로 나설 수밖에 없었다.

운희가 곧 화제를 돌렸다.

“안보여 또한 중요한 일이긴 하지만, 그렇다 해도 네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일이라 할 순 없어. 안보여는 나중에 만나면 그때 대응하면 그만이야.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다는 것을 잊은 건 아니겠지? 지금 일등을 하는 것이 네게 가장 중요한 일이야.”

“음!”

우유도가 끄덕였다.

“맞습니다. 혹시 고견이 있으십니까?”

“두 길이 자네 앞에 있지. 하나는 저풍평에게 돌아가 사죄하는 것이야. 거대한 이익이 달린 일이니, 저풍평은 자넬 용서해 줄 거야. 그러니 돌이킬 여지가 있는 것이지. 네가 돌아가면 그 세 반도도 처리할 수 있지. 그 세 명의 천한 년은 나조차도 죽이고 싶을 정도더군.”

우유도가 고개를 젓고는 말했다.

“단지 구차하게 목숨을 구하려는 것일 뿐입니다. 저라고 다르겠습니까. 아무 원한이 없으니, 저들과 드잡이질할 필요 없습니다. 그저 짐이 줄었다고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선배, 첫 번째 길은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어디 두 번째 길을 한번 말해주시지요.”

“두 번째 길을 내가 가르쳐줄 필요 있을까? 바로 눈앞에 있지, 더는 시간 낭비하지 말고, 다들 빠르게 움직여서 수색하고 영종을 찾는 거지. 운이 좋기를 바랄 뿐이야. 만약 영수의 숲을 발견할 수 있다면, 충분한 영종을 모을 수 있을 거야. 그렇게 하면 사여래의 관문을 넘을 수 있지!”

“겨우 우리 몇 명으로 얼마나 찾을 수 있겠습니까? 아마 다리가 부러질 때까지 뛰어다녀도 일등을 할 가능성이 별로 없을 겁니다. 그러니 그 무식한 방법은 사용하지 않는 게 좋겠습니다.”

“그럼 어디 네가 똑똑한 방법을 말해 봐.”

우유도가 두 손을 검 손잡이 위에 올리고 땅을 몇 번 툭툭 치더니 하늘을 보고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이미 모은 것을 찾는 것이 훨씬 좋지요. 가서 빼앗는 것이 좋겠습니다!”

“빼앗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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