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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37화 (36/1,000)

937화. 그냥 행동대장이나 맡아 주십시오

운환은 어이가 없는 모습으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겨우 우리 몇 명으로 빼앗자고? 지금 저들 세력에게서 숨어도 모자랄 판에 직접 찾아가자는 말인가?”

“빼앗지 않으면 어쩔 겁니까? 어떤 일들은 아무리 부지런해도 소용없습니다. 정말로 우리가 열심히 영종을 채집하면 일등을 할 거라고 생각하는 것은 아니지요? 나무를 찾느니 사람을 찾는 것이 낫습니다!”

운희가 대답했다.

“사람을? 계획이 있느냐?”

“계획이라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사람을 찾아 물건을 빼앗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입니다. 아니면 힘을 합칠 수 있는 사람들과 힘을 합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인원이 많으면 힘도 크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러니 이 두 가지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셋이 생각해 보니 우유도의 말이 틀리지 않았다. 무조행이 입을 열었다.

“연합할 사람들을 찾는다면…. 어쩌면 중립에 있는 사람들에게 교섭을 시도해 볼 수는 있겠군.”

운환이 끄덕였다.

“예를 들어 만수문, 천행종, 기운종, 영종 등이 비교적 중립이라 할 수 있지.”

“만수문….”

우유도가 머뭇거렸다. 머릿속에 조경의 그림자가 스쳐 지나갔다. 조경과의 관계가 있는데, 마교까지 협박하는 우유도가 만수문을 그냥 내버려 뒀을 리 없다. 하지만 그와 조경의 관계는 그저 몰래몰래 협력하는 사이였고, 조경의 제자는 만수문의 결정을 좌우할 수도 없었다.

별다른 효과가 없다는 것은, 아직 쓸 때가 되지 않았다는 말이었다. 그러니 아직은 어둠 속에 숨겨놓는 것이 좋았다.

우유도가 고개를 저었다.

“송국이 남주에 의해 크게 흔들렸고, 만수문은 송국에서 자리를 잡아야 하니, 제 일에 개입하지 않을 겁니다. 기운종은 진즉에 저에게 연락이 왔었습니다. 하지만 진국 황제 태숙웅의 체면을 세워주지 않았으니, 절 죽이면 죽였지 돕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 그들을 찾아가는 것은 죽으러 가는 것과 다를 바가 없습니다. 제국의 영종도 사실 믿을 만한 곳이 아닙니다.

제가 제국 삼대 문파의 제자를 상처 입힌 적이 있으니, 저를 피할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천행종은…. 하아, 천행종의 장문인 두운상의 부인이 제 곁에 있는 홍랑을 크게 질투하고 있습니다. 그 덕분에 큰 소란이 일었었지요. 장문 부인이 눈 부릅뜨고 있는 한, 천행종의 제자들이 저를 도울 리 없습니다. 그러니 전 그들에게 아무것도 기대하고 있지 않습니다.”

운환은 도대체 뭐라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다.

“우 형, 원한을 산 사람이 정말 적지 않군!”

“그러게 말입니다. 저도 그러고 싶지 않았습니다! 하아, 강호를 거닐면서, 누군가의 원한은 살 수밖에 없습니다. 어쩌다가 다른 사람의 영역에 들어가게 되면 바로 그들의 원한을 사게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찌 열두 명의 사람이 저를 산수명단에 추천했겠습니까.”

우유도는 정말 어쩔 수 없다는 모습으로 무조행을 바라보았다.

“어쩌면 무 선배 같은 산수들과 기개가 있는 고수들, 그러니까 다른 세력에 포섭되지 않은 고수들은 시도해 볼 수 있을지도 모르지요.”

무조행이 반문했다.

“자네가 보기에 그런 사람이 다른 세력에게 원한을 사면서까지 자네를 도울 필요가 있다고 보는가?”

운희가 갑자기 물었다.

“무조행, 정말 엄입의 친구인가?”

지금 와서, 운희는 그제야 엄입을 돕지 않고, 여기서 우유도를 돕고 있는 무조행의 모습을 보고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꼈다. 그 말은 마치, 너는 다른 세력이 두렵지 않으냐고 묻고 있는 듯했다.

“나는 엄입의 친구라고 한 번도 말한 적이 없소. 처음부터 끝까지 저자가 한 말이지.”

그러면서 우유도를 향해 턱짓했다.

모자 두 사람은 우유도를 빤히 바라보았다. 대략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깨달은 것이다. 하지만 또 의아했다. 정말 엄입의 친구가 아니라면, 대체 무조행이 우유도를 위해 이렇게까지 나서주는 것은 무슨 상황인가?

“여기에는 아주 복잡한 상황이 있습니다. 지금 당장 설명하기 어렵지요.”

우유도는 하하 웃으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럼 역시 바다 밖에 있는 사해(四海)의 수행자들과 손을 잡을 수밖에 없겠군.”

운환이 대답했다.

“사해의 땅에 있는 수행자들은 육지의 사람들과 같은 길을 가는 사람들이 아닌데, 승낙하겠소?”

“만약 일곱 국가와 같은 길을 가는 곳이면, 그들을 찾아갈 이유가 있겠습니까? 승낙할지 말지는 상황을 보는 것이고, 내가 그들을 도와 영종을 모으는 것에 아마 별다른 이견은 없지 않겠습니까?”

“자네조차도 영종이 부족한데, 저들을 돕겠단 말인가?”

우유도가 비웃으며 말했다.

“선배님, 산수로 오래 계셨던 덕분에, 아직 머리가 트이지 않으신 것 같습니다. 이런 이익과 관련된 일은 제가 알아서 하겠습니다. 선배님은 그냥 행동대장이나 맡아 주십시오.”

운환이 무조행의 반응을 힐끗 살폈다. 그렇게 건방지게 말하면 무조행이 혹시라도 태도를 바꿀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지만 무조행은 별다른 반응 없이 물었다.

“행동대장도 뭔가를 알아야 할 것이 아닌가. 아무것도 모르고 자네의 말만 믿고 죽으러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우유도가 손가락 하나를 들고 무조행에게 알려주었다.

“바로, 이익입니다!”

무조행은 짧게 대답했다.

“알듯 모를 듯하지만, 여전히 잘 이해가 안 가는군!”

우유도가 반문했다.

“각 세력이 영종을 빼앗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순위! 순위가 높을수록 얻는 것이 많기 때문일세!”

“바로 그렇습니다. 영종을 모두 내게 주어 일등이 될 수만 있다면, 내가 받은 모든 상금을 모두 저들에게 주어도 상관이 없습니다. 저는 목숨을 구해서 좋고, 저들은 돈을 벌어서 좋겠지요. 다들 서로서로 이익이 되니 같이 하지 못할 이유가 무엇입니까?”

세 사람은 순간 머리가 맑아지는 것 같았다. 우유도의 말을 들으니, 확실히 가능한 방법 같아 보였다.

운희가 머뭇거리며 물었다.

“방법은 나쁘지 않아. 하지만 반드시 너와 협력하려 하지 않을 수도 있어. 그 사람들이 너 때문에 다른 세력과 목숨 걸고 싸울 리 없잖아? 그리고, 너도 그들과 협력한 후에 반드시 일등을 할 수 있다고 보장할 수 없잖아. 만약 일등을 하지 못한다면, 설사 이등을 해도, 너는 표묘각의 손에 죽고 말 거야.

이등 상금도 그렇게 사라질 거고, 그때가 되면 저들도 그저 눈만 껌뻑이고 있겠지. 목숨을 걸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얻지 못하는 것이 아니겠어? 저들에게 너무 위험부담이 큰일이야. 내가 만약 저들이라면, 너와 협력하려고 하지 않을 거야.”

“승낙하지 않으면 승낙하게 만들어야지요! 목표를 정했으니, 그 방향으로 움직여야 합니다. 신이 앞을 막으면 신을 죽이고, 부처가 앞을 막으면 부처를 죽여야 합니다. 나를 막는 자에게는 죽음을! 지금 와서, 제게도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더는 자비롭고 인자하게 움직이지 못하겠습니다. 지금 제게는 이 길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운희가 한숨을 내쉬었다.

“그럴 수밖에 없겠군. 단지 지금 이 세상이 이렇게 넓은데, 저 바다 밖 사해의 사람들을 어디 가서 찾는단 말인가?”

“우리를 돕는 사람이 있을 겁니다.”

운환이 궁금해했다.

“누구 말이오?”

“칠국의 사람이 그리 많으니, 그중에 누군가와는 만나겠지요.”

여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운환의 모습을 보고 우유도가 보충설명을 해주었다.

“지금 제 상황이 그렇게까지 어려운 것은 아닙니다. 칠국 세력 안에 제 사람들이 숨어있습니다!”

우유도는 자신의 패를 쉽게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지 않았다. 그러나 이번에 이처럼 노골적으로 알려주는 것은 인심을 안정시키기 위해서였다. 지금은 상황이 좋지 않았으니, 안심시키는 일이 반드시 필요했다.

고의로 자신에게 아직 남은 사람이 있다고 말한 것은, 모두 이들에게 믿음을 주기 위해서였다.

다만 세 사람은 우유도의 말을 아직까지 완전히 믿지 못하고 있는 듯했다. 만약 밖이었다면 우유도의 사람이 있다는 것을 믿을 수 있었으나, 지금은 천도비경 안이었다.

천도비경에 들어온 세력 중에 우유도의 사람이 있다니? 그게 가능하단 말인가? 이런 일이 가능하려면 천도비경 밖에서 정말로 큰 세력을 경영해야만 했다. 하지만 우유도가 그런 힘을 갖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이 없었다.

운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 형, 농담하는 거지? 이 안에 들어온 칠국의 사람 중에 정말 우 형의 사람이 있단 말이야?”

“당신들이 도운산에 숨어있을 때, 나는 칠국과 각축전을 벌이고 있었습니다. 처음부터 같은 급이 아니니,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정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칠국뿐만이 아니라, 마교에도 내 사람이 있다면 믿겠습니까?”

그러면서 은근히 무조행을 힐끗 바라보았다. 운희 모자는 서로 눈빛을 교환했지만, 믿는 얼굴은 아니었다.

무조행은 천천히 고개를 다른 쪽으로 돌렸다. 그는 믿었다. 하지만 침묵했다.

“말해 보았자 쓸모없으니 우선 사람을 찾으시지요! 일단 움직이다 보면 언젠가 제 말이 증명될 날이 올 것입니다.”

우유도가 손을 한 차례 크게 휘저었다. 운희가 주위를 둘러보며 말했다.

“아무 목적지 없이 어디로 가서 찾는단 말인가?”

우유도가 땅과 하늘을 바라보며 호기롭게 말했다.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되기도 합니다. 지금 이 지경이 된 것이 꼭 나쁜 것은 아닙니다. 어쩌면 새로운 시작이 될 수도 있지요. 눈앞에 바로 길이 있으니 남은 것은 우리가 어떻게 가느냐입니다. 찾으십시오. 아무나 찾으십시오. 어떤 사람이든지 상관없습니다.”

운희가 힐끗 바라보았다.

“네 말대로라면 이대로 돌아가는 것은 어떤가. 연국 사람들이 어디 있는지 아니 찾기 쉬울 거야.”

“지금 저와 싸우자는 겁니까?”

우유도가 손사래를 치며 운희의 말을 그냥 넘어가며 말했다.

“떠나온 사람들은 당연히 제외하는 게 맞지 않겠습니까? 그들 중에 제 사람이 없다는 게 이미 밝혀졌으니까요. 그러니 제가 말한 것은 새로운 사람들입니다. 어떤 사람이든지 일단 만나보도록 하죠. 시작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줄기를 더듬어 단서를 찾아 내려간다면 결국 열매를 찾을 수 있을 겁니다!”

그렇다면야. 일행은 아무렇게나 방향을 정하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렇게 움직일 때, 무조행은 뭔가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우유도를 보호하기 위해 온 사람이었다. 하지만 지금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그는 마치 우유도의 부하가 된 듯했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우유도의 지휘를 따르고 있었다.

그런 생각이 들자, 무조행은 자신도 모르게 우유도를 다시 돌아보았다. 우유도에게는 정말로 사람들을 이끄는 우두머리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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