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66화. 우유도를 발견했습니다
무조행 등 세 사람이 곧 우유도를 따라 움직이려 했다. 또다시 부화가 그들을 저지했다.
“당신들은 여기 남아야겠어!”
무조행이 심각한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우유도 혼자 움직이란 말이오? 일단 상대방에서 고수가 나와 추격한다면 아주 위험해질 것이오.”
“만약 보호할 사람이 필요하다면, 우리 쪽 사람을 보내면 그만이지.”
부화가 차가운 목소리로 대답했다. 그리고 다시 우유도에게 웃으며 말했다.
“동생, 우리가 갖고 있던 대량의 영종을 네게 주었어. 만약 네가 영종을 가지고 도망친다면, 우리가 누굴 찾아가서 원망할까? 그러니 원하든 그렇지 않든, 저 세 사람은 남아서 인질이 되어야겠어.”
부화는 조금도 숨기지 않고, 노골적으로 의도를 밝혔다.
“여기 남으십시오.”
우유도가 무조행 등 세 사람을 설득하며 부화에게 말했다.
“저 혼자 움직이면 됩니다. 보호는 필요 없습니다.”
운희가 즉시 반대했다.
“안 돼, 너무 위험해!”
우유도가 진중한 목소리로 말했다.
“설사 어려움에 처하게 된다 해도, 저는 반드시 혼자서 도망쳐야 합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저들을 끌어 들어야 하지요. 일단 이쪽에서 누군가 튀어나와 저를 보호하려 한다면, 우리의 정체가 폭로되고 맙니다. 그러니 사람을 데리고 움직이든 아니든, 결과는 같습니다. 오히려 사람이 많이 움직이면 상대방이 쉽게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세 사람은 우유도의 말을 알아들었다. 지금 와서는 반드시 조심, 또 조심해야만 했다. 어떤 실수도 있어서는 안 됐다. 일단 계획이 폭로되면, 눈앞의 위험은 벗어날 수 있지만, 사여래의 겁(劫)을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니 이 일은 반드시 성공해야만 했다.
운희가 또 뭔가를 말하려고 할 때, 우유도가 손을 들어 말을 끊고 말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제게 천검부가 있으니, 절대적인 자신감이 없이는, 적도 경거망동하지 않을 것입니다.”
무조행이 대답했다.
“각국 세력은 여기 들어 오기 전에 부적을 대량 구매했을 것이네. 상대방의 손에도 천검부가 있을 것이야!”
우유도가 패기 넘치게 말하며 그들을 안심시켰다.
“이곳에서 표묘각을 제외하고, 저를 죽일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제가 감히 움직인다는 것은, 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별일 없을 겁니다!”
그 말을 듣고, 낭량공, 부화, 홍개천, 단무상의 얼굴에 제각기 다양한 표정이 떠올랐다. 하지만 이들의 표정은 하나같이 모두 조롱하는 느낌이 강했다. 이런 지경까지 몰리고서도, 감히 아직도 그처럼 큰소리를 칠 수 있단 말인가?
이들이 보기에 우유도의 목숨은 추풍낙엽과 같았다. 심지어 다른 사람이 도울 필요도 없이, 자신들만 해도 지금 당장 우유도를 죽이는 일이 절대 어려운 게 아니었다.
이때, 다양한 사람들의 얼굴을 쳐다보던 우유도가 한마디 덧붙였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여기까지 살아남았는데, 설마 제가 여기서 죽겠습니까?”
무조행 등 일행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도대체 어디서 저런 자신감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지 알 수 없었다. 대체 무슨 근거로 이처럼 큰소리를 친단 말인가.
다만 우유도가 재차 강조하니, 어쩔 수 없이 이들 세 사람 또한 다시 한번 우유도를 믿어줄 수밖에 없었다. 사태가 어느 정도 진정된 듯하자, 부화가 다시 손짓했다. 즉시 사람들이 나와 세 사람에게 신속히 금제를 가했다.
부화를 바라보는 세 사람의 얼굴에 혐오가 가득했다. 그전에는 홍개천이 가장 싫은 사람이라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이 요녀가 정말로 사람을 질리게 했다. 홍개천은 그저 입이 좀 더러울 뿐이었지만, 이 요녀는 다른 사람의 목숨줄을 틀어쥐는 것을 좋아했다. 악독했다!
우유도는 다시 자신 때문에 금제를 받는 세 사람을 바라보았다. 우유도는 그 모든 것을 마음에 담아 두었고, 달리 뭐라고 하지 않았다. 그저 부화 등 일행에게 당부의 말을 전할 뿐이었다.
“여러분도 준비하십시오.”
부화는 웃음기 넘치는 얼굴로 말했다.
“걱정하지 마. 동생이 잘하기만 하면, 우리 쪽은 문제없어.”
우유도가 그대로 몸을 돌렸다. 더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허공으로 날아올랐다.
우유도가 떠나는 것을 보고 부화가 몸을 돌렸다. 그리고 무조행 일행 앞에 와서 걸음을 멈추더니 갑자기 웃으며 물었다.
“당신들이 보기에, 우유도가 우리를 배신하고 영종을 가지고 도망칠 것 같아? 어떻게 생각해?”
세 사람은 대답하지 않았다. 부화가 다시 물었다.
“맞춰봐, 만약 우유도가 도망치면, 우리가 당신들 세 명을 어떻게 할까?”
세 사람을 고개까지 돌려 버리며 대답하지 않았다. 다들 자신 앞에 있는 요녀와 말도 섞기 싫은 표정이었다.
부화는 무조행 앞에 서더니 혀를 차며 말했다.
“무조행, 정말 궁금해. 저들 모자는 조국의 원한을 산 데다가, 연국 남주에 몸을 의탁하기까지 했으니, 어쩔 수 없이 우유도를 돕는 것을 이해하겠어. 하지만 당신은 뭐 때문에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무조행, 이게 도대체 무슨 상황이야? 위풍당당한 금단방 육 위의 고수가, 자유롭게 살면 그만인 것을, 이처럼 우유도를 목숨 걸고 따르는 것을 이해할 수가 없군. 어디 말해봐. 우유도가 무슨 이익을 준 거야? 아니면 저놈에게 무슨 약점이라도 잡힌 거야?”
그 말을 듣고, 낭량공, 홍개천, 단무상이 다들 생각에 잠겼다.
운희 모자도 그 말을 듣고 무조행을 바라보았다. 그 부분에 있어서 이들 모자도 의아해하고 있었다.
다만 무조행은 조용히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부화가 깔깔 웃었다.
“만약 이득이라고 한다면, 이럴 리 없지. 아무리 큰 이득이라고 해도 이곳에서 목숨을 걸 정도는 아닐 거야. 그러니 내가 보기에 당신은 분명 무슨 약점이 잡혀있을 가능성이 아주 크지.”
무조행에게 얼굴을 가까이 가져다 댄 부화가 물었다.
“무슨 약점이야? 말해봐, 어쩌면 우리가 도와줄 수도 있으니.”
무조행은 부화를 무표정한 얼굴로 쳐다보고는, 무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내게서 멀리 떨어졌으면 좋겠군.”
“하하하!”
부화가 무조행 어깨에 떨어져 있는 지푸라기를 털어내고는 말했다.
“좋아, 가라고 하니 가지. 하지만 정말이야. 잘 생각해 보고, 만약 생각이 바뀐다면 언제든지 나를 찾아와.”
* * *
“너는 저쪽으로 가서 찾아보아라, 난 이쪽에서….”
“사형, 저기 좀 보십시오.”
숲속,
주위를 수색하던 세 명의 영검산 제자들이 다시 만나, 다시 수색할 방향을 정하고 있을 때, 한 사람이 갑자기 손가락을 들어 한 곳을 가리켰다.
나머지 두 사람이 돌아보니, 먼 곳에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세 사람은 곧 시선을 교환하곤, 자신들이 있던 나무 꼭대기에서 뛰어내려 숲속으로 몸을 숨겼다. 세 사람은 숲속에 몸을 숨긴 채, 조심스럽게 나뭇가지를 밟으면서 앞으로 날아갔다. 전방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연기가 이는 곳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세 사람은 더욱 조심히 접근했다. 그렇게 비밀리에 가까이 다가갔다.
어느 정도 가까워지자, 나무 사이에 몸을 숨기고 조심스럽게 나뭇잎을 치우며 전방 아래를 살펴보았다.
그들이 쳐다보는 곳은 어느 골짜기였는데 한 사람이 앉아있었다.
이 남자는 매우 허기진 듯한 표정이었는데, 급히 모닥불을 피워 고기를 굽고 있었다. 동시에 봇짐에 있는 수확물을 정리하고 있었는데, 햇빛 아래 보니 봇짐 안에 자색으로 반짝이는 물건이 가득 차 있었다.
“우유도!”
한 사람이 다른 두 사람에게 조용히 중얼거렸다. 나머지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다. 다들 알아본 것이다.
한 사람이 놀라 조용히 말했다.
“어디서 저렇게 많은 영종을 찾았을까요?”
“말할 필요 있겠느냐?. 다른 사람이 줬을 리는 없지 않으냐? 빼앗은 게 아니라면, 운이 좋아서 영수가 모여있는 숲이라도 찾았나 보지.”
“수량이 적지 않은 것 같습니다. 지금 보니, 일등을 하려고 정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한낱 개미도 목숨을 소중히 하는데, 살기 위해서 그 누가 최선을 다하지 않겠느냐? 하지만 저렇게 혼자 있는 모습을 보니, 참으로 안쓰럽기도 하구나.”
“어라, 그러고 보니 무조행 일행과 같이 있지 않았습니까? 지금 어째서 혼자일까요?”
“지금 우유도의 처지를 생각해 보아라, 우유도와 같이 움직이는 것이 얼마나 위험하겠느냐. 이렇게 긴 시간이 흘렀으니, 만약 너라면 지금까지 우유도와 같이 있을 수 있겠느냐? 아마 이미 도망쳤을 것이다.”
“하긴.”
“사형, 우유도 손에 영종이 적지 않습니다. 저걸 가지고 돌아가면 큰 공을 세우는 겁니다. 어디….”
한 사람이 목을 긋는 시늉을 했다. 이대로 우유도를 죽이고 빼앗자는 암시였다.
“미쳤느냐? 저놈이 천곡에서 무슨 짓을 했는지 못 봤느냐? 조국 삼대 문파의 장로들도 저놈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저놈은 천검부를 들고 있으니, 우리가 저놈을 치는 것은 무덤을 파는 꼴이다. 설마 우유도가 우리 신분 때문에 반격을 안 할 것이라 생각하는 것이냐? 저놈이 그럴 리 없다. 게다가, 저놈은 연국과 많이도 얽혀있다. 그 전에 저 장로님조차도 놓아 주었는데, 상부의 의견 없이 우리가 경거망동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일을 망치면 오히려 잘못이 될 것이야.”
“그럼 어찌합니까? 그냥 이대로 아무것도 못 본 척 저놈을 놓아주면, 너무 아깝지 않습니까? 이대로 각자 갈 길을 가기엔, 저자가 가진 영종이 너무나 많습니다.”
“그렇습니다. 사형, 영종이 정말로 많습니다! 이대로 놓치는 것은 너무 아깝습니다.”
“그래도 안 된다!”
두 사람의 사형으로 보이는 자가 단호히 얘기하자, 두 사람 중에 한 사람이 아쉬운 듯 말했다.
“그럼 그냥 이대로 돌아가서 보고할까요?”
“일단 기다려라. 보고가 최우선이다. 너희 둘은 잘 감시하고 있어라. 내가 돌아가서 보고하겠다. 이후, 상부의 명령에 따르는 것이 좋겠다.”
“알겠습니다. 빨리 다녀오십시오.”
“절대로 우유도가 너희를 발견하게 해서는 안 된다. 타초경사 하지 말아라. 만약 우유도가 움직인다면 너무 바짝 붙지 말고, 표식을 남기는 것을 잊지 말아라.”
“알겠습니다.”
두 사람이 고개를 끄덕였고. 한 사람이 조용히 그 자리를 떠났다.
대략 반 시진이 흐르고, 골짜기에서 밥을 배불리 먹은 우유도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꽉 묶은 봇짐을 등에 짊어지고, 일어나 주위를 둘러보았다. 그리고는 한 방향을 향해 날아갔다.
어두운 곳에 숨어있던 두 사람이 서로 눈빛을 교환하더니 우유도가 어느 정도 멀어지자, 숲을 벗어나 그 뒤를 쫓았다. 수시로 나무 꼭대기에 올라가 관찰하며 우유도를 바짝 쫓았다. 그리고 또 수시로 영검산의 표식을 남겼다.
* * *
수십 명의 사람이 모여있는 연국 삼대 문파의 연합 중추.
이곳에 있는 수행자들은 주위를 살피며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었다. 이때, 부근에 한 인영이 나타났다. 바로 저풍평의 수제자 채금제(蔡金齊)였다.
신호를 받은 저풍평이 소요궁의 장로 산해와 자금동의 장로 엄입 몰래 잠시 자리를 벗어났다.
일행은 동행하고 있었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벌리고 영종을 수색하는 것은 아주 정상이었다. 산해는 별 신경 쓰지 않았고, 엄입은 그런 저풍평의 반응을 곁눈질로 살폈다.
“무슨 일이냐?”
제자와 만난 저풍평이 물었다. 채금제가 대답했다.
“범(范) 사제가 보고할 일이 있다고 합니다. 우유도를 발견했습니다.”
저풍평이 다소 의외라는 듯이 말했다.
“그놈이 아직 살아 있단 말이냐? 아직 죽지 않고 살아 있다고?”
“그렇습니다. 죽지 않았습니다. 놀랍게도 아주 멀쩡히 살아 있다고 합니다. 게다가 한 가지 더 놀랄 만한 점이 있습니다. 범 사제의 말에 따르면 우유도가 대량의 영종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대량?”
저풍평은 특히 그 부분을 강조해서 물었다.
채금제가 끄덕였다. 저풍평이 손짓하자. 채금제가 즉시 움직였다. 두 사람은 숨어있는 범 사제를 만나러 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