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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78화 (77/1,000)

978화. 외부와 내통한 쓰레기

잠시 후, 여무화가 두 명의 제자와 같이 다가와 인사를 했다. 요선정이 물었다.

“연국 쪽과 같이 다니는 것을 보았는데, 오늘 우리를 찾아온 이유가 무엇인가?”

“사실대로 말씀드리자면, 예상치 못한 일이 있어, 저희 장문인을 찾고자….”

여무화는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자신들이 조심스럽게 연국 쪽 사람들에게서 벗어난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또 매우 난처하다는 듯이 마지막에 포권을 하며 간청했다.

“이대로 장문인을 버려둘 수 없어, 제자들을 퍼뜨려 수색하고 있습니다. 혹시 위국에서는 저희 장문인 일행을 본 적이 있으십니까?”

그렇게 된 일이군! 요선정이 말했다.

“만동천부 제자들의 흔적은 본 적이 없네. 자네가 그처럼 간절한 것을 보아, 만약 만동천부의 사람을 만난다면, 반드시 전해주겠네.”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여무화는 연신 감사를 표했다. 눈살을 찌푸렸던 조병이 갑자기 입을 열었다.

“여무화, 방금 자네 장문인이 일단의 연국 쪽 사람들과 같이 실종되었다고 말했는가?”

요선정의 두 눈이 번쩍였다. 여무화의 말에서 뭔가 단서를 찾은 것이다.

“그렇습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실종되었는가?”

“구체적인 인원은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저희는 그저 그들을 따라 움직였으니 말입니다. 연국 쪽에서도 저희에게 자세하게 설명해 주지 않습니다. 하지만 영검산의 사람들을 중심으로 우리 만동천부의 사람만 이십 명이 실종되었습니다. 아마 실종된 다른 연국 쪽 인원까지 합하면, 백 명은 넘을 겁니다.”

요선정과 조병이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조병이 계속 물었다.

“그리 많은 사람이 사라지다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가?”

여무화가 쓴웃음을 지었다.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영검산의 저 장로님은 뭔가 아는 것 같았습니다. 자금동의 엄 장로님과 소요궁의 산 장로님이 추궁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단지 저 장로님은 진실을 말하려 하지 않았습니다. 또 그 때문에, 제가 이렇게 직접 나와서 수색을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 * *

제국의 천화교 장로 전복성(錢復成)과 현병종의 장로 유흥고(劉興高)는 연국 자금동의 장로 엄입과 소요궁의 장로 산해, 영검산의 장로 저풍평과 대치하고 있었다.

전복성과 유흥고, 그리고 제국에서 이번에 천도비경에 들어온 모든 양국 인원이 이 자리에 있었다. 이들은 서로 대치한 채, 격하게 언성을 높이고 있었다.

저풍평은 여무화 일행이 자신들을 곤란하게 했다며 욕설을 퍼붓고 있었다. 전복명이 이곳에 찾아온 이유에 대해 말하길, 여기저기 장문인을 찾고 있는 만동천부의 제자들을 만났기 때문에 연국 측을 찾아왔다고 말했기 때문이었다.

“우리 사람들이 실종된 것은 우리의 일이니, 당신들에게 설명할 필요 없소.”

저풍평이 상대방의 질문에 대답을 거부하며 말했다. 바로 이때, 소요궁의 제자가 급히 다가와 보고했다.

“장로님, 위국의 사람들이 왔습니다. 막을 수 없었….”

말이 미처 끝나기도 전에 이미 일단의 사람들이 다가오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장님이 아니고서야 못 볼 수가 없었다. 수정각의 장로 요선정과 대악산의 장로 조병이 이미 수많은 위국 사람들을 이끌고 다가오고 있었다.

산해는 눈살을 찌푸리며, 남몰래 생각에 잠겼다. 왜 다들 자신들을 찾아온단 말인가. 이게 무슨 상황이지?

엄입도 마찬가지로 눈살을 찌푸렸지만, 그 눈빛만은 괴이하게 반짝였다.

“이런, 전 형과 유 형도 여기 있군.”

제국 사람들을 보고, 조병이 냉소 지었다.

전복성과 유흥고는 위국 사람들을 살펴보고는, 상대방이 이곳에 온 이유를 추측할 수 있었다. 유흥고가 물었다.

“어째 영허산의 목 장로가 보이지 않구려?”

조병이 바로 한마디 툭 던졌다.

“실종되었소. 사라졌다는 말이지. 대구문의 영 형은 어디 갔소?”

유흥고가 냉소 지으며 말했다.

“마찬가지로 사라졌소.”

“그 말은, 우리가 여기 온 이유가 같다고 보면 되겠군.”

사람들은 모두 연국을 바라보았다. 전복성이 코웃음을 쳤다.

“저 형, 이제는 뭐라 변명을 해야 할 것 같소!”

저풍평이 굳은 목소리로 말했다.

“지금 협박하는 것이오? 우리 연국이 그리 만만해 보이시오?”

이건 소요궁과 자금동의 사람들을 끌어들여 대항하려는 의도가 분명했다.

이때 엄입이 한쪽을 향해 눈짓하자, 그 즉시 엄입의 제자가 뒷짐 진 손으로 신호를 보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먼 곳에 있는 자금동의 제자가 빠르게 날아오며 급히 보고했다.

“장로님, 사해의 요마귀괴들의 행적을 발견했습니다. 우유도가 그들과 같이 있는 것 같습니다.”

대치 중이던 저풍평이 돌연 고개를 돌리더니 경악하며 소리쳤다.

“뭐라고 했느냐? 우유도가 그 사람들과 같이 있다고?”

그 제자는 함부로 입을 열지 못하는 것처럼 엄입의 눈치를 살폈다. 엄입이 즉시 엄히 말했다.

“망설이지 말고, 확실히 말하거라.”

그제야 그 제자가 저풍평에게 대답했다.

“그렇습니다. 우유도가 그들과 같이 있었습니다.”

“인원이 얼마나 되더냐?”

“구체적인 건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최소한 천 명은 넘어 보였습니다.”

저풍평의 얼굴이 어두워지며, 씰룩거렸다. 그 전에 우유도를 의심해 보기도 했었다. 어쨌든 채금제 등이 우유도를 뒤쫓은 것이니 말이다. 하지만 생각해 보면 말이 되지 않았다. 채금제가 수많은 고수를 이끌고 갔는데, 겨우 우유도가 어찌 혼자 다 상대한단 말인가. 하지만 이제, 지금까지 이해하지 못했던 모든 것에 대한 대답을 찾았다. 아마도 우유도와 사해의 요마귀괴들이 결탁을 한 것이리라.

“그 도둑놈의 계략에 걸렸구나!”

어찌 된 것인지 깨달은 저풍평은 분노에 발을 구르며 소리쳤다.

“내 손에 떨어지면 그놈을 천 갈래 만 갈래 찢어 버릴 것이다!”

엄입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 형, 그게 무슨 뜻이요?”

저풍평은 대답하지 않았다. 오히려 위국과 제국 사람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이제 목응고와 영무(寧無)에게 무슨 일이 생겼는지 알겠소. 아마도 우유도에게 당했을 것이오.”

사람들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 바라보았다. 그리고 요선정이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어째서 우유도라고 단정할 수 있는 것이오?”

“이제 와 여러분께 무엇을 숨기겠소. 일찍이 내가 우유도의 행적을 발견했었소….”

저풍평이 자신이 숨기고 있던 것을 사실대로 다 말해주었다.

“그전에는 아무리 생각해도 알 수 없었소. 하지만 이제 알겠군. 우유도가 아마 목숨을 구하기 위해서 사해의 그 개자식들을 돕고 있는 것 같소. 이제 모든 일의 원흉을 알 것 같소. 우유도는 아마 자신이 직접 미끼가 되어, 다른 수행자들을 유인했을 것이오. 그렇게 다른 수행자들을 끌어들여 사해 수행자들의 먹이가 되게 한 것이지. 그놈들을 도와 우리를 함정에 빠뜨린 것이오. 개자식, 우리 연국에 외부와 내통하는 쓰레기가 나오다니!”

저풍평은 우유도를 지적하기 전에 자신이 우유도를 어찌 대했는지 고려하지 않았다. 또 자신이 먼저 우유도를 죽이려고 사람을 보냈음을 생각하지 않았다.

산해가 이 말을 듣고는 흐흐 웃었다.

“아주 완벽히 잘났소. 어쩐지 지금까지 진실을 숨기고 있더라니, 처음부터 혼자 독식할 생각이었군! 눈앞에 고기는 먹어보지도 못하고, 이빨만 부러졌군. 그 기분이 어떻소?”

엄입이 비웃으며 말했다.

“돌을 들어 제 발을 찍은 것이지.”

엄입은 그저 불난 집에 부채질 한 것일 뿐이다. 그는 지금 여기 있는 사람 중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갔는지 가장 명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이었다. 이처럼 저풍평을 공격하는 것은 그저 다른 사람의 의심을 받지 않기 위해서였다.

저풍평이 사실을 이야기할 때, 이미 이 같은 대우를 받을 각오를 한 상태였다. 그러니 두 사람을 무시하고 제국과 위국 두 사람에게 물었다.

“그대들은 어떻게 생각하시오?”

요선정 일행이 뭘 어떻게 생각한단 말인가? 저풍평이 이미 사건을 명확히 해줬으니, 나머지 두 나라도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목응고와 영무 또한 아마도 저풍평처럼 저들 혼자 독식하겠다는 생각을 했을 게 분명했다. 그러니 우유도라는 미끼에 걸려들어, 같은 일을 당한 게 분명했다. 그렇지 않으면, 이처럼 다른 사람에게는 비밀로 하고 죽으러 가진 않았으리라.

요선정은 화가 나기도 하고, 우습기도 했다.

화가 나는 건 그전에 우유도와 만났을 때, 말로 좋게 타이르며 우유도를 난처하게 만들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그때만 해도 우유도 또한 예의 바른 태도를 보여주었다. 그런데 그렇게 예의 바른 태도를 보여준 게, 결국 뒤통수를 치기 위해서였다니! 나중에 자신들 위국 사람들에게 독수를 펼치기 위해서였다니! 진작 알았다면, 처음 우유도를 만났을 때 죽였어야만 했다!

우스운 것은, 이 일을 두고 완전히 우유도의 잘못이라고만은 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우유도가 영종으로 미끼를 자처했지만, 목응고가 만약 자신이 독차지하고자 하는 욕심만 부리지 않았다면, 죽지도 않았을 터였다. 그러니 말하자면 목응고가 제 발에 걸려 넘어진 것이라고도 할 수 있었다.

전복성이 냉소 지었다.

“뭘 어찌 생각한단 말이오? 당신들이 죽음을 자초하고 있는 거지!”

저풍평이 당부했다.

“여기 이미 두 문파가 저들 요마귀괴의 손에 죽었소. 저들 사해의 수행자들이 수집한 영종에 대구산과 영허부의 영종까지 더해졌을 테니, 아마 적지 않은 수량을 갖고 있겠지! 우리가 지금 알고 있는 것만도 이 정도니, 어쩌면 우리가 모르는 것이 더 있을 수도 있소. 외부와 내통한 우유도 그놈은 사해의 요마귀괴와 붙어먹고 칠 국의 수행자에게 손을 썼소. 그러니 어찌 이대로 놓아줄 수 있겠소!”

그전에는 아직 상황이 확실하지 않았으나, 이제는 상황이 확실해졌다. 그러니 당당하게 말했다. 체면을 되찾을 기회가 온 것이다.

사해의 수행자들도 인원이 적지 않았기에, 연국의 인원과 비슷했다. 혼자서 싸우는 건 꺼림칙했다. 엄입과 산해가 자신을 도와 저들과 정면으로 싸울 것이라고 확신하기도 어려웠다. 하지만 눈앞에 위국과 제국이 더해졌다.

사람들은 그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깨달았다. 연합해서 그들을 처리하고,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종을 빼앗기로 결심한 것이다.

조병이 말했다.

“사해의 수행자들이 처음부터 날뛰며 우리를 공격했었지. 대체 어디서 그리 큰 배짱이 나왔나 했더니, 처음부터 이런 계획을 했었나 보군. 이렇게 해서 일등을 할 생각이었나 보오.”

유흥고가 말했다.

“생각해 보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오. 아마 우유도는 그들이 이용하기 가장 좋은 대상이라 생각했겠지. 대체 누가 우유도와 그들이 결탁했을 것이라 생각했겠소. 지금 보니, 저 장로가 그전에 암중에 사람을 보내 우유도를 죽이려고 했던 것도 우유도가 다른 이들과 결탁했다는 걸 몰랐기 때문 아니오?”

저풍평이 얼굴을 일그러뜨리고는 대답했다.

“지금 그 이야기를 하는 것은 의미 없소. 묻겠소. 할 것이오, 말 것이오?”

엄입이 지지하며 말했다.

“외부 세력과 결탁한 놈이오. 절대 용서할 수 없소!”

산해 또한 그가 저풍평을 지지하는 것을 보고 반대하지 않았다. 연국 다른 사람들의 지지를 받은 저풍평은 활력이 돌았다.

결국,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다. 제국, 위국, 연국은 같이 연합해서 사해의 수행자들을 처리하기로 했다. 비록 다들 강도질을 하러 간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만, 이게 강도질이라고 그 누구도 말하지 않았다. 단지 우유도 그 쓰레기를 처리하고, 사해의 요마귀괴에게 복수한다는 명목을 내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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