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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79화 (78/1,000)

979화. 사랑스러운 모습

엄입이 자신에게 보고한 제자에게 물었다.

“우유도가 어디 있었느냐?”

“우유도를 만났을 당시, 저는 혼자였기에 숨어 있었습니다. 그리고 돌아와서 보고해야 했기 때문에, 뒤를 쫓지 못했습니다. 그렇기에 우유도 일행이 북쪽으로 향하는 것을 보기만 했습니다.”

가는 방향을 보았으면 되었다. 삼국은 수색 계획을 의논했다. 인원이 충분했기 때문에, 그물처럼 퍼져서 수색하기로 한 것이다.

인원을 배치하고 보니, 그 규모가 적지 않았다. 적지 않은 소란이 일어났고, 황금환이 소요궁의 조등현(趙登玄)이라는 제자를 찾아가 물었다.

“삼국의 사람들이 어째서 이리 모여들었나요? 이 소란이 다 무엇인가요?”

그녀는 조등현과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고, 막말로, 이미 조등현에게 몸을 준 사이였다.

그녀뿐만 아니라, 안묘아, 임비연 등, 유선종, 부운종, 영수산의 세 여제자는 다들 자신이 의탁할 뒷배를 찾은 후였다.

세 문파는 모두 여제자를 들여보냈는데, 우유도를 쫓아낸 후, 이들은 철저하게 의탁할 곳을 잃어버렸다. 짧은 시간 동안은 상관이 없었지만, 시간이 길어지자, 여자의 몸으로 이 세계에서 살아 남아야하는 불안과 공포는 말로 할 수 없을 정도였다.

어떤 때는 아름다움이 별로 좋은 것이 아니었다. 유선종 등 세 문파가 특별히 아름다운 여제자를 골라 우유도를 시중들게 했으니, 당연히 출중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일단의 남자들은 이곳에서 오랫동안 외롭게 지내고 있었으니, 당연히 이 세 사람이 눈에 들어올 수밖에 없었고, 이들 세 사람의 미색이 나쁘지 않았으니, 이들을 찾아 외로움을 달래려고 시도하는 게 이상할 것도 없는 일이었다.

처음에 이들 세 사람은 반항했다. 하지만 이들 세 사람이 싫다고 하면 그만인 것이 아니었다. 그녀들을 위해 나서주는 사람이 없었다. 그렇게 그녀들이 거절하자, 위험한 일, 힘든 일이 전부 그녀들에게 주어지게 되었다.

그렇게 한동안 힘든 일을 겪은 세 여자는 견디기 힘들어했다. 경지가 높은 것도 아닌 이들은, 자신들이 허리띠를 푸는 것이 가장 쉽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그녀들은 각자 자신들과 말이 잘 통하는 제자를 찾아 허리띠를 풀러, 의탁할 뒷배를 만들었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결국 허리띠는 풀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러니 당연히 신분이 높은 사람에게 의탁하고자 했다.

처음에 이들 세 명은 책임 장로에게 의탁하고 싶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럴 생각이 있다 해도, 주위에 영향을 줄까 봐 주의해야 했다. 가림막도 변변찮은 이런 곳에서 남녀가 관계를 한다면 숨길 수 있을 리 없었다. 그렇게 이들 셋은 삼대 문파 아래 있는 제자 중에, 그나마 말이 통하는 제자들에게 몸을 의탁해야 했다.

누군가 그늘이 되어 주니, 당연히 훨씬 더 지내기 편해졌다. 여기저기 다니며 위험을 무릅쓸 필요도 없었고, 연국 중추를 따라다니며 잡일만 하면 그만이었다. 그렇게 평안하게 지내왔다.

“우유도를 찾았소….”

조등현은 대략적인 상황을 알려 주었다. 황금환이 대경실색했다.

“백 명이 넘는 채금제 일행을 우유도가 죽였단 말인가요? 우유도가 영허부와 대구문의 그 많은 사람을 전멸시켰다고요?”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두려운 기색을 드러냈다. 우유도가 이런 지경에 처하고도 이처럼 큰 능력을 발휘할 줄은 생각지도 못한 것이었다.

그 대문파의 수많은 사람을 죽이는 일은, 이들에게는 감히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다. 등에 식은땀이 흘렀다. 우유도가 초려산장에서 검을 짚고 유아독존하던 그림이 떠올랐다. 마음속에 억제할 수 없는 공포감이 솟아올랐다.

조등현이 좌우를 살피고는 장난스럽게 말했다.

“어째? 무서운 것이오?”

황금환은 적극적으로 그의 품에 안기며, 연약한 모습으로 그 품속에서 서럽다는 듯이 말했다.

“조랑, 당신은 모르겠지만, 그는 남주에서 정말로 그 권세가 하늘에 닿은 사람이었어요. 수행계에서도, 속세의 권력 관계에서도, 감히 그 누구도 그에게 대항할 수 없지요. 저희 장문인조차도 그를 보면 예의 바르게 ‘도야’라고 부르곤 했지요. 그가 일단 살아서 나간다면, 입 하나 뻥끗할 필요 없이, 저는 참혹하게 죽고 말 거예요! 그때가 되면 그가 저를 어떻게 괴롭힐지 모르는데, 어찌 두렵지 않겠어요?”

조등현이 하하 웃었다.

“걱정할 것 없소. 지금 삼국이 연합해서 그를 처리하려고 하니, 이곳에서 살아나갈 수 있을 것 같소?”

“하지만 저는 정말로 불안하고 두려워요. 예전에도 그가 막다른 길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지 않았나요? 그가 남주를 제패한 것만 보아도, 그 수단이 범상치 않은 것을 알 수 있어요. 저는 혹시라도 예상치 못한 일이 있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에요!”

조등현이 그녀의 허리를 툭툭 치며 말했다.

“그가 밖으로 나가면 또 어떻소? 지금 그대는 내 여인이오. 우리 소요궁이 당신을 보호하고 있으니, 그가 감히 당신을 건드릴 수 있겠소? 여기서 나가서, 남주에서 하늘을 찌르는 권세가 있으면 또 어떻소? 그래 봤자 우리 소요궁의 안색을 보며 몸을 사려야 할 것이오! 한발 물러나서, 정말 그자가 요행으로 이곳에서 나간다고 해도 걱정할 것 없소. 내가 나서면 우유도라고 해도 내 체면을 무시하지 못할 것이오. 당신 사문은 더욱더 당신을 건들지 못하겠지!”

조등현이 위로하며 이처럼 확언까지 해주니, 황금환은 불안한 마음을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녀는 곧 부드러운 얼굴로 말했다.

“조랑, 저는 당신의 사람이에요. 이번 생은 오직 당신에게 달렸어요.”

“내 사람인 걸 알았으면 됐소. 걱정하지 마시오. 설사 당신을 아내로 맞이하는 게 어렵다 해도, 당신 사문에 당부해 그곳에서 다른 사람 머리 위에서 살게 하는 건 어려울 것 하나 없소.”

조등현이 하하 웃었다. 그리고 그녀의 희고 부드러운 턱을 들어 올리며 말했다.

“아무튼 지금은 이러고 있을 때가 아니오. 곧 출발해야 하니 당신은 가서 짐을 정리하시오. 만약 기회가 된다면, 당신이 직접 우유도의 시신을 거둘 기회를 만들어 보겠소. 그러면 나중에 사문에 돌아가서도 할 말이 있지 않겠소?”

“네!”

황금환이 연신 끄덕였다. 아주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소식을 듣고 두려워하는 사람은 그녀뿐만이 아니었다. 안묘아, 임비연도 긴장했고, 당연히 자신을 위로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았다.

* * *

삼국의 병력이 연합해서 수색을 벌였다. 하지만 찾으려는 우유도와 사해의 수행자들은 찾을 수 없었고, 오히려 한국과 송국의 사람들을 연달아 만났다.

만나지 않기도 어려웠다. 한국과 송국도 장문인을 찾고 있는 만동천부의 제자와 만났고, 만동천부 제자가 알려준 방향으로 연국을 찾아온 것이다.

연국, 위국, 제국의 사람들은, 그제야 사해의 사람들이 털어먹은 곳이 위국과 제국뿐만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들은 한국 천녀교와 송국 혈신전에게도 손을 뻗었으니, 지금 그들이 가지고 있는 영종은 이들의 상상을 초월할 지경이었다.

협력하고 있는 삼국은 그 즉시 크게 흥분했고, 사해의 수행자를 찾을 생각이 더욱 강렬해졌다. 사해의 수행자들과 붙어먹은 우유도는 부차적인 문제가 되었다.

연국, 위국, 제국은 한국과 송국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으려 했다. 삼국 연합으로 사해의 수행자들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었기 때문에, 영종을 나눠 먹을 다른 세력을 추가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미 상황은 이들이 좌우할 수 없었다. 누군가 암중에 수작을 부리고 있는 게 분명했다. 덕분에 공교롭게도 연국, 위국, 제국의 수색 인원이 마침 한국과 송국 손에 떨어지게 되었고, 그 두 나라도 진실을 알게 되었다.

밖의 전장에서는 서로 죽고 죽이는 한국과 송국이었으나, 지금은 연합해서, 이들의 뒤를 따르며 어부지리를 얻을 계획을 세우고 있었다.

“사해의 수행자들이 천녀교, 혈신전, 영허부, 대구문에게서 영종을 모두 강탈했단 말이냐?”

공교롭게도, 연, 위, 제국이 수색을 위해 파견한 인원이 진국의 손에도 떨어졌다. 제자의 보고를 들은 기운종의 장로 태숙산악은 즉시 사람을 불러와 직접 확인했다.

공교롭게 붙잡혀온 수행자는 연신 빌며 말했다.

“어찌 거짓을 말하겠습니까! 장로님, 저는 그저 산수에 불과합니다. 어느 쪽에 속한 사람이라고 할 수 없지요. 이처럼 부림을 당하는 것도 원한 것이 아닙니다. 장로님께서는 제발 자비를 베풀어 저를 살려 주십시오!”

“좋다. 네 말이 사실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면, 죽이지 않고 살려주마. 노부는 약속을 지킬 것이다!”

태숙산악이 약속했다. 그리고 손을 내저어 다시 끌어내게 했다. 그는 눈을 치켜세우고 흰 수염을 쓰다듬으며, 두 눈을 반짝이며 냉소 지었다.

사해의 수행자들이 대량의 영종을 취했다는 이야기가 각국에 빠르게 퍼져나갔고, 그들의 손에 있는 영종을 빼앗기만 하면, 강도질을 몇 번 하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소식이 여기저기서 들려왔다.

이제 일등을 하기 위해서 다른 이들을 공격할 필요가 없었다. 사해 수행자들이 모은 영종을 강탈하기만 하면, 그 강탈한 세력이 즉시 일등이 된다는 것이 기정사실이 되었다. 거대한 이익이 눈 앞에 펼쳐진 것이다.

태숙산악은 자리에 앉아 있을 수 없었다. 심지어 진국에서 우유도를 처리하라는 지시를 내리지 않았던가. 당연히 놓칠 수 없는 기회였다. 그는 즉시 진국 인원을 이끌며 대대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진국 인원은 이동 중에 공교롭게도 조국 사람들과 정면으로 마주쳤다. 그리고 그 자리에서 멀지 않은 곳에 만동천부의 제자들도 있었다.

기묘한 위치에서 서로 대치하게 된 진국과 조국, 만동천부의 사람들은 잠시 멈칫했다. 이들은 움직임을 멈추고 서로를 노려보았다.

“가자!”

두 집단 사이에 끼어있던 여무화가 소리치며 열 명의 만동천부 제자들을 이끌고 신속하게 방향을 바꿔 그 자리를 벗어났다.

진국과 마주치기 전까지, 조국 일행은 우연히 만동천부를 만난 이후, 만동천부를 계속 쫓고 있었다. 이들은 조국의 배신자나 다름없었다. 게다가 만동천부의 인원이 적었으니, 놓아줄 리 없었다. 그렇게 만동천부 인원을 계속해서 쫓아 온 것이었다. 하지만 재수 없게도 만동천부 수행자들을 쫓다가 진국과 마주치고 말았다.

진국 사람들은 이런 곳에서 진국과 정면으로 마주칠 것이라고 상상도 못 했었다. 진국이 어떤 집단인지 모르는 사람이 없었다. 조국 사람들은 다들 솜털이 곤두섰다.

진국도 다소 의외였다. 천곡에서 핵심 인원이 모두 죽어버린 조국을 이곳에서 만날 줄 예상하지 못했다.

태숙산악이 눈을 때구루루 굴리더니 앞으로 나서며 크게 소리쳤다.

“적이냐, 아군이냐?”

아주 대단한 물음이었다. 그 말을 듣고, 조국 일행은 다들 멍해졌다. 뭐라 대답해야 할까? 만약 적이라고 말하면 자기 무덤을 파는 것이 분명해 보였다.

“가자!”

조국은 적도 아니고 아군도 아닌 상태로 그 자리를 벗어나고자 했다.

하지만 진국은 그들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 태숙산악이 두 손을 휘두르자, 몇 명의 고수들이 튀어 나가 조국 사람들의 길을 막아섰다. 그들이 쉽게 떠나지 못하게 막아선 것이다.

태숙산악이 다시 소리쳤다.

“적이냐, 아군이냐?”

조국이 대답했다.

“적도 아니고, 아군도 아닙니다!”

“아군이 아니면 적이고, 남겨놓으면 분명 후환이 될 것이다. 그러니 네놈들이 알아서 결정하거라!”

“아군이라면 어떻습니까?”

“아군이라면 당연히 연맹을 맺고 적에 대항해야지!”

결국, 조국은 진국과 동맹을 맺을 수밖에 없었다.

이 또한 강요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아군이 아니라면 적이라고 이미 말했으니, 세 번째 선택지를 주지 않은 것이다. 승낙하지 않으면 손을 쓸 것이니, 싸울지 말지 결정하라는 말이었다.

조국은 진국과 목숨 걸고 싸우고 싶지 않았다. 동맹도 일종의 대응 방식이었다. 나중에 반목할지 어떨지는 일단은 두고 보기로 했다. 어쩌면 진국이 진심으로 동맹을 맺은 것일 수도 있지 않겠는가? 만약 나중에 정말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온다면 그때는 목숨을 걸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들은 일행이 되었고, 같이 목표지점을 향해 움직였다. 바로 진국의 목표지점으로 말이다. 조국은 발언권이 없었고, 진국이 가자고 하면 그곳으로 움직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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