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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980화 (79/1,000)

980화. 절대 도망가게 해서는 안 된다

“저 두 집단이 싸우지 않고, 같이 움직이다니요!”

먼 곳에 있는 숲속에 숨어 관찰하던 만동천부의 제자가 기이해하며 말했다.

“언젠가는 벌어질 일이었다! 조국은 책임자와 핵심 인원이 없으니, 두려움에 한순간의 안위를 추구한 것이다. 단지 저들은 스스로 호랑이 굴에 들어갔다는 것을 모를 것이다.”

마찬가지로 이를 관찰하던 여무화가 코웃음을 치며 말하고는 이어 말했다.

“할 일을 다 했으니 움직이도록!”

일행은 신속하게 철수해, 우유도가 지정한 곳으로 급히 움직였다. 이로써, 만동천부는 우유도가 지시한 일을 모두 마쳤다.

우선 연국 쪽에 남아 있던 만동천부의 인원을 모두 동원했다. 그 후에는 장문인을 찾는다는 이유로 각국 세력과 우연을 가장해 만나, 우유도의 방식으로 각국 내부에 있는 효월각의 사람과 연락했다. 그렇게 우유도의 다음 계획을 위한 지시사항을 전달했다.

덕분에 한국과 송국이 연, 위, 제국의 사람들을 잡아들일 수 있었고, 그들 세 나라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 덕분에 진국이 마침 사정을 아는 사람을 붙잡을 수 있었고, 사해 수행자들의 손에 몇 개 문파가 모은 영종이 모여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우유도가 세심히 지시를 내렸고 이를 여무화가 충실히 실행했다. 그렇게 만동천부의 사람 중 일부는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각 세력을 만나고 다녔고, 일부분은 여기저기서 연락원을 담당했다. 동시에 조국의 배신자라는 신분으로 조국을 유혹했다.

한편, 효월각이 각 세력에 심어 놓은 밀정들이 우유도의 계획을 집행하며 우유도의 계획이 어긋나지 않도록 모자란 부분을 채워주었다.

자금동의 엄입 또한 마찬가지로 우유도의 계획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며 도왔다.

우유도가 판을 만들고, 수많은 사람이 협력해서 천도비경 내부 각국 세력의 움직임을 조정하고 있었다. 각국 세력은 그렇게 한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 * *

여무화는 예정된 곳에 가장 늦게 도착한 사람이었다. 나머지는 이미 먼저 도착해 있었고, 만나자마자 여무화가 물었다.

“사람들이 모두 모였느냐?”

“모두 모였습니다.”

한 사람이 대답했다. 여무화가 사람을 헤아려 보니, 한 명도 빠짐없이 모여 있었다. 모두 모인 것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리고 또 물었다.

“지시한 일은 모두 완수했느냐?”

“모두 완수했습니다!”

사람들이 끄덕였다. 여무화가 즉시 손을 저으며 말했다.

“가자!”

이들은 다시 다음 지점을 향해 움직였다. 사도요 등 일행과 만나기로 약속한 곳이었다.

* * *

사해의 수행자들은 잠시 정비 시간을 가지고 다시 출발했다. 우유도의 말에 따라 연국이 있는 곳에 가기로 한 것이었다. 이들은 내부에 있는 자금동과 협력해서 연국의 영종을 빼앗으려 했다.

사해의 수행자들은 살짝 들떠있었다. 만약 연국이 들고 있는 영종을 손에 넣을 수 있다면, 이젠 아주 확실하게 일등이라고 확신할 수 있었다.

날이 어두워지고, 경계하기 어려워지자, 다시 몸을 숨겼다.

날이 서서히 밝아올 때, 만동천부가 경계하는 방향에서 한 사람이 표식을 따라 다가오더니 몰래 접선을 시도했다. 한 가지 소식이 사도요의 손에 들어갔다. 사도요는 즉시 우유도를 찾았다. 가부좌를 틀고 앉아 있는 우유도 곁에서 조용히 말했다.

“저쪽에서 보내온 소식이네. 모두 잘 처리했다고 하는군.”

우유도는 눈을 뜨며 말했다.

“다른 세력에게 만동천부의 사람이 이곳에 있는 것을 들키면 안 됩니다. 날이 밝으면 변명거리를 만들어 철수하도록 하시지요.”

“자네도 같이 가세!”

“저는 갈 수 없습니다. 이들은 지금도 저를 경계하고 있습니다. 만약 저까지 이곳을 떠난다면, 즉시 우리를 의심할 겁니다. 제가 남아 있어야 이들이 안심할 수 있습니다. 저들 손에 제가 인질로 있어야만, 만동천부를 순조롭게 떠나도록 할 수 있습니다.”

사도요는 우유도가 확실히 의리 있는 사람이라는 걸 부정할 수 없었다! 사도요는 다소 감동하며 말했다.

“하지만 자네가 처한 환경이 너무 위험하네. 일단 각국 세력에게 포위당하면 날개가 있어도 도망가기 어려울 것이야. 정말 그때가 되면 저들 요마귀괴도 그저 자기 살기 바빠 도망칠 테니, 자네를 돌보지 못할 것이네.”

“위험해도 어쩔 수 없습니다. 저는 정말 떠날 수 없습니다. 제가 떠나도, 각국 세력에게 포위당한 걸 저들이 발견한다면, 분명 제게 문제가 있다고 의심할 겁니다. 영종이 저들 손에 있으니, 저는 반드시 저들의 신임을 얻어야 합니다. 저들은 나간 후에야 제게 영종을 줄 것입니다. 얻고 싶은 것이 있다면 내줘야 하는 것도 있습니다. 그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아이고!”

우유도는 여전히 일등을 하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사도요가 탄식했다. 결국 일등을 하기 위해 생명의 위협도 무릅쓰려 하는 것이었다.

“우선 철수하십시오. 가서 여무화와 만나십시오. 여기는 걱정할 것 없습니다. 제 목숨은 제가 잘 지킬 겁니다. 그 누구도 저를 쉽게 죽이지 못할 겁니다. 위기를 벗어날 방법이 없는 게 아니니, 걱정하지 마십시오.”

우유도가 의견을 굽히지 않으니, 사도요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알겠네, 그렇게 하도록 하지. 그럼 우리는 일단 자네를 신경 쓰지 않겠네. 자네가 찾아오는 것을 기다릴 테니 조심해야 하네.”

날이 밝자, 이미 의논한 대로 우유도는 거짓 변명으로 사도요 일행이 순조롭게 떠날 수 있게끔 배려했다. 우유도가 계속 남아 있으니, 저들 요마귀괴들 또한 별다른 의심을 하지 않았다.

그곳을 벗어난 사도요는 급히 움직였고, 계속 멀어졌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 여무화와 성공적으로 만날 수 있었다.

천도비경에 들어올 때 오십 명이었고, 여전히 오십 명이었다.

“좋아, 좋아!”

사도요는 연신 끄덕이며 흡족해했다. 다들 무사하니, 일행은 크게 기뻐했다.

“장문인, 도대체 우유도가 무엇을 꾸미고 있는 겁니까?”

여무화가 물었다.

“묻지 말게, 아직은 말할 때가 아니네.”

사도요는 자신이 온 길을 바라보며 탄식을 내뱉었다.

“우유도도 쉽지 않을 것이야. 자, 가지!”

“어딜 말입니까?”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다음 접선지로 가야 하네.”

사도요가 사람들을 이끌고 움직였다. 다음 접선지? 여무화 일행은 의아해했다.

이들은 이미 연달아서 몇 번이나 접선지를 옮겨 다닌 후였다. 다음 접선지가 어디인지, 지금 있는 사람 중에는 오직 사도요만이 알고 있었다.

* * *

연국을 향해 나아가던 우유도 일행은 머지않아 연국, 위국, 제국 연합을 만나게 되었다.

비록 사해의 수행자들이 척후를 활용해 각국 세력을 감시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이들 척후는 그저 감시만 할 뿐이었다. 게다가 이들이 각국 세력을 감시하며, 각국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사해 수행자들의 본부에 전달하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렸다. 그러니 자신들의 본부가 위험에 처했다는 것을 적시에 전할 수 없었다. 결국, 이러한 이유로 인해 연합 세력을 마주하게 된 것이었다.

사해 수행자들은 즉시 도주하기 시작했다.

이들은 우유도가 이끄는 방향으로 도망치다가, 또다시 진국과 조국 연합을 만났다. 이번에는 정말로 마른 장작에 불을 만난 것처럼, 만나자마자 타오를 수밖에 없었다. 진국 세력에 편승하고 있는 조국 사람들도 우유도를 보고는 흉악한 얼굴을 드러냈다.

두 집단이 뒤를 쫓았다. 삼국 연합 뒤에 있던 한, 송 연합도 혼자 있기 싫었는지 갑자기 튀어나왔다.

그전까지만 해도 일등을 할 수 있다는 꿈을 꾸고 있었는데, 눈 깜짝할 사이에 칠 국의 추격을 받게 되었다. 꿈은 박살 났고, 사해의 수행자들은 마치 비 맞은 개꼴로 도망칠 수밖에 없었다.

“자금동! 자금동이 동생과 같은 편이라고 하지 않았는가? 저들의 도움을 받을 방법이 없겠는가?”

도주하는 도중, 부화가 우유도에게 소리쳤다. 우유도 또한 마주 소리쳤다.

“이런 상황에서 자금동이 죽고 싶다고 우릴 돕겠습니까? 여러분 먼저 가십시오. 제가 저들을 다른 곳으로….”

두 개의 불길이 치솟고 있었다. 하나는 큰 산에서 타오르고 있었고. 하나는 작은 산에서 타오르고 있었다.

하심유는 큰 산에서 이는 연기를 보고는, 즉시 작은 산이 있는 곳을 향해 뛰어갔다.

그곳으로 향하는 사람이 하심유뿐만이 아니었다. 그 방향으로 계속해서 사람들이 모여들었다. 효월각에서 들여보낸 사람 중에 우유도의 신호를 확인한 사람이 그뿐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곳에 다녀온 하심유는 빠르게 복귀했다. 그리고 위국 쪽 사람들을 빠르게 따라잡고는 보고했다.

“우유도가 저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사해의 수행자들은 아마 미끼 같습니다. 영종을 모두 우유도에게 건네고, 우유도가 도망칠 수 있도록 돕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우유도의 당부를 기억해낸 엄입이 신속하게 일행에게 경고했다.

“저들 요마귀괴는 다른 세력이 붙잡고 있을 것이니, 도망갈 수 없을 것이네. 나중에 다시 찾아와도 늦지 않아. 지금 영종을 빼앗기 위해 간다고 해도, 혼전이 벌어질 테니 쉽게 차지할 수 없을 게야. 자칫하면 칠 국끼리 접전을 벌여야 할 테니, 흘릴 피가 적지 않을 터! 일단은 다른 집단끼리 세력을 소모하게 놔두고, 우리는 이 기회에 우유도를 잡도록 하는 게 좋겠소. 갑시다!”

삼국 연합이 즉시 방향을 바꿔 움직였다.

인원을 분산시키고, 우유도가 도망간 방향으로 추격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과연 우유도를 찾을 수 있었다.

우유도는 등에 수많은 작은 봇짐을 서로 묶은 채였고, 탁자만 한 거대한 짐을 짊어진 채였다. 우유도는 정말로 산 중에서 죽을힘을 다해 도망치고 있었다.

삼국 연합은 그 모습을 보고 흥분하더니, 추격 속도를 높였다.

뒤에 쫓아 오는 사람을 확인한 우유도는 궁지에 몰린 쥐처럼 갑자기 방향을 바꿔 산 중에 있는 협곡 방향으로 향하더니 그대로 몸을 날려 협곡 안에 흐르는 급류에 떨어져 내렸다.

“수면, 물속, 양쪽 뭍에 모두 사람을 보내거라. 또 일부는 하류로 내려가서 앞을 막도록 해라. 절대 도망가게 해서는 안 된다!”

저풍평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각종 원인이 얽히고설켜, 저풍평은 이미 우유도 때문에 크게 분노하고 있었고, 그는 우유도가 도망가는 걸 가장 보고 싶지 않은 사람이었다.

삼국 연합이 신속하게 모이더니 협력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강 하류로 내려가 앞을 가로막았고, 강 양쪽을 포위하고는, 수면을 오가며 수색하기 시작했다. 일부는 물 안으로 들어갔다. 또 뒤에 퇴로를 막고 있는 사람들이 있으니, 그야말로 천라지망이라 할 수 있었다.

검을 든 소여앵은 물 위에서 수색하고 있었는데, 그녀는 이번 추살에 아주 적극적이었다.

우유도에게 거절당한 일은 그녀에게 한이 되었고, 스스로가 다른 사람의 눈에 웃음거리가 됐다고 여겨지고 있었다. 이젠 마치 공짜로 줘도 원하는 사람이 없는 처지가 됐다고 느껴졌다.

그녀의 자부심이 커다란 치욕을 맛보았으니, 가능하다면 직접 우유도를 천 갈래로 찢어 버리고 싶었다!

급류에 뛰어든 우유도는 도망할 시간이 없었다. 사실 처음부터 도망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대로 계속 도망친다면 죽을 수밖에 없었다. 우유도는 가장 먼저 물속에서 법력을 사용해 등에 지고 있던 봇짐을 가루로 만들었다.

큰 봇짐 안에 영종이 있을 리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사해의 수행자들이 영종을 우유도에게 줄 리가 없었다. 여전히 의심이 가득했으니 우유도가 혼자 물건을 가지고 도망치도록 놔둘 리 없었다.

하지만 외부인은 그와 사해 수행자들의 관계를 알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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