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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003화 (101/1,000)

1003화. 처음부터 보통이 아니었다

천도비경 내부,

여섯 줄기 천검부의 검강이 운무를 할퀴고 나서야 저풍평은 손을 회수했다.

여기저기 휘날리는 흙과 돌들이 마치 비처럼 쏟아져 내렸다. 급격한 기류에 크게 뒤흔들리던 운무도 천천히 다시 집결해 원래의 모습으로 용솟음쳤다. 그곳에 마치 운무를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는 것 같은 모습이었다.

저풍평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리고 서늘한 얼굴로 그 괴이한 운무를 바라보았다. 이미 운무 속에 우유도가 들어간 후였기에, 그 자신도 우유도가 확실히 죽었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천검부를 모두 쏟아부었으니, 그저 처리할 수 있었을 것이라 믿고 있을 뿐이었다.

제국 쪽 사람들이 모여있는 나무 아래 서 있는 귀모는 멍한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았다.

엄입의 얼굴도 한껏 굳어서 부들부들 떨리고 있었다. 이것이 바로 우유도가 말한 그 방법이란 말인가?

그는 우유도가 무슨 대단한 방법이라도 가진 줄 알았다. 그런데 직접 두 눈으로 보고 나서야, 우유도가 단창필마로 저지선을 돌파하려 했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야말로 목숨 아까운 줄 모르는 미친 짓이었다!

우유도의 강행돌파라는 놀라운 일을 확인한 사람들은 다들 한참 동안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저풍평이 그 광폭한 공격으로 우유도를 처치할 수 있었는지 궁금할 뿐이었다.

이때, 한 표묘각의 인원이 외부와 연결된 쇠사슬이 저풍평의 공격으로 끊겨버린 것을 확인했다. 그는 저풍평을 돌아보았지만, 딱히 뭐라고 하진 않았다.

한편, 저풍평은 두 명의 제자를 불러 조용히 당부했다.

“너희들은 먼저 나가라, 나가는 중에 운무 안을 자세히 살펴라, 만약 중상을 당해 운무 안에 있는 우유도를 발견하면 즉시 죽이도록 해라!”

저풍평은 자신이 출수한 천검부의 검강이 우유도를 맞췄다는 느낌이 있었다. 단지 운무로 인해 제대로 보지 못해, 확신할 수는 없었다.

만약 적중했다면, 천검부의 공격력에 우유도가 죽지 않았다 해도 아마 크게 다쳤을 것이 분명했다. 하지만 운무가 뒤덮고 있었기에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러니 제자 두 명을 보내 혹시 모를 가능성을 근절하려 한 것이다.

우유도가 혼인을 거절한 것 때문에, 저풍평은 이미 극도로 분노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토록 많은 사람이 보고 있는 가운데 직접적으로 천검부를 사용해 우유도를 처리하려 했다. 만약 이대로 우유도가 도망친다면, 돌아가서 종문에 변명할 말이 없을 지경이었다.

두 제자는 명령을 받고, 빠르게 운무 안으로 들어가 수색을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도 대충 저풍평이 무슨 의도를 가졌는지 추측할 수 있었다.

저풍평이 몸을 돌려 주위를 둘러보더니, 한 제자에게 머물렀고, 곧 그에게 손짓해 불러들였다.

제자는 안절부절 못한 모습으로 가까이 다가와 예를 올렸다. 저풍평이 무표정한 얼굴로 물었다.

“오늘 외곽을 책임진 사람이 바로 너더냐?”

제자는 저풍평의 말을 이해했다. 만약 우유도를 일찍 발견할 수 있었다면, 가까이 다가오기 전에 이미 붙잡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상황이 이 지경까지 갈 동안 기다릴 필요도 없었다.

그 제자가 급히 변명했다.

“인원이 그물망처럼 분포되어 있습니다. 외부에서 누군가 들어 온다면, 발견하지 못할 리 없습니다. 우유도는 마치 멀지 않은 곳에서 불쑥 나타난 것 같았습니다. 제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갑자기 나타났단 말이냐? 과정 없이, 어찌 갑자기 나타날 수 있단 말이냐? 그게 바로 네놈의 이유인 것이냐?”

“그게….”

제자는 할 말이 없었다. 크게 분노한 저풍평이 참지 못하고 갑자기 손을 썼다.

짝! 제자의 뺨을 후려친 저풍평이 분노한 목소리로 소리쳤다.

“쓸모없는 놈! 꺼져라!”

뺨을 맞은 제자는 고개를 숙이고 묵묵히 물러났다. 연, 위, 제국 사람들이 다가왔고, 요선정이 물었다.

“무슨 상황이오? 우유도가 어떻게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단 말이오?”

“나도 답답할 뿐이오. 일반적으로 불가능할 것인데….”

저풍평은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해 주었다.

“어찌 그럴 수 있단 말이오?”

요선정이 중얼거리며 눈살을 찌푸리고 의아해하며 말했다.

“그 앞을 가로막았던 네 제자를 일격에 격살한 것을 보면, 우유도의 실력이 우리가 생각하는 것처럼 낮은 게 아닌 것 같소.”

천화교의 장로 전복성이 답답하다는 듯 탄식하며 말했다.

“그럼 대체 그를 뭐라고 생각한 거요? 설마 정말로 우유도의 실력이 연기기라고 생각한 것이오? 그의 실력은 처음부터 보통이 아니었소!”

그 말을 들은 사람들은 기억 하나를 떠올렸다. 우유도가 과거 천화교의 한 제자와 겨룬 적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그 당시, 그 제자는 천화교의 걸출한 신예였다. 하지만 결국 수많은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우유도에게 상처를 입었고, 하마터면 우유도의 손에 죽을 뻔하기까지 했었다. 당시 그 일 때문에 적지 않은 소란이 있었다.

하지만 한쪽에 있는 엄입이 더 관심을 가지는 일은 우유도의 생사였다.

“저 형이 천검부를 그리 휘둘렀는데, 우유도를 맞추지 못한 것이오?”

저풍평이 눈살을 찌푸렸다.

“저 운무가 참으로 괴이하오. 흩어지지 않으니 나도 자세히 보지 못했소.”

엄입이 ‘허허’ 웃었다.

“저 형, 지금 장난하시는 거요? 설사 보지 못했다 해도 직접 손을 썼는데, 공격이 적중했는지 안 했는지 느낌도 없는 것이오?”

저풍평이 한숨을 내쉬었다.

“정말로 확인하기 어려웠소. 공격이 적중한 것 같기도 하고, 적중하지 않은 것 같기도 하오!”

사람들은 할 말을 잃었다. 대악산의 장로 조병이 말했다.

“적중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다니?”

저풍평이 답답하다는 듯 손사래를 쳤다.

“나도 당신들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고 있소. 하지만 정말로 말로 설명하기 힘든 그런 느낌이오. 천검부가 상대방에게 적중한 것 같았는데, 그 반발력이 확실하지가 않았소. 그러니 적중한 것 같으면서도, 허공을 때린 것 같은 느낌을 받았소.”

사람들은 대략 저풍평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알아들을 수 있었다. 엄입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러니까, 정면이 아니라 빗맞은 것 같다는 말이오?”

저풍평은 그것도 확신이 안 선다는 듯이 말했다.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런 것 같소.”

그리고 운무의 깊은 곳을 바라보며 말했다.

“어쩌면 두 세계를 연결한 출입구의 간섭 때문에 착각한 것일 수도 있소.”

사람들이 다들 괴이한 운무를 돌아보았고,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있었다. 엄입이 잠깐 침음하다가 곧 수염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어쩌면 우리가 안보여를 오해한 것일 수도 있겠소!”

사람들이 고개를 획 돌려 바라보았다. 그중에 산해가 물었다.

“그게 무슨 소리요?”

엄입이 주위를 가리키며 말했다.

“이 일대는 이미 우리 사람들이 물 샐 틈 없이 감시하고 있소. 저 형의 말대로라면 우유도는 접근하기 전에 발견되었어야 맞소. 어쩌면 우유도는 처음부터 이 근처에 숨어 있었을 수도 있소!”

다들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돌아보았고, 이해할 수가 없었다. 저풍평이 말했다.

“알아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하시오. 처음부터 부근에 있었다는 것이 무슨 소리요?”

“아직도 모르겠소? 우유도는 이미 중립 세 문파와 결탁했고, 진작부터 부근에 숨어 있었던 것일 수도 있소. 예를 들어 지하가 있을 수 있겠군. 중립 세 문파와 가까운 곳, 땅속에 숨어 있던 걸지도 모르오. 그러니 세 문파가 떠나자마자, 우유도가 바로 나타날 수 있었던 것이지.”

현병종의 유흥고가 말했다.

“그건 말이 안 되지 않소? 만약 정말 세 문파와 결탁했다면, 그 안에 숨어 있다가, 저들 세 문파가 떠날 때 같이 가면 끝이오. 저들과 나뉘어 모험할 필요가 있겠소?”

“어떻게 같이 떠난단 말이오? 같이 떠나게 되면, 천도비경 밖에서 기다리던 자들에게, 세문파가 우유도와 편을 먹었다고 광고하는 것이나 다름없지 않소? 천도비경 밖에 무수히 많은 다른 문파가 있는 데다가, 표묘각이 밖으로 나온 문파들을 그 즉시 수색할 게 분명하니, 결국 공개적으로 세 문파가 우유도와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공표하게 되는 것이나 다름없소. 그러니 세속 권력 싸움에 중립 세 문파가 끼어들게 됐다는 게 공표되는 것과 같은데, 그들이 그런 미친 짓을 할 것 같소?”

“즉, 세 문파는 우유도와 손을 잡았다 해도, 손을 잡았다는 사실을 들키지 않아야 하오. 그러니 같이 나갈 수 없었던 게요.”

“하지만 어차피 세 문파가 영종을 우유도에게 준다면, 들키는 것이지 않소?”

“영종을 주는 건 순식간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이오. 게다가 영종을 주는 모습을 들키지 않을 수도 있지. 입구에서 한 사람이 잠깐 길을 헤매다 늦게 도착한 척, 우유도를 기다리고 있다가, 재빨리 영종만 주고 빠져나가면 되는 것이니 말이오. 중립 세 문파가 우린 모르는 일이라며, 우유도가 모은 것이지 우리가 준 게 아니라고, 오리발 내밀면 증거가 없다는 것이오!”

“흠, 아무리 그래도….”

“생각해 보시오. 설사 세 문파가 우유도와 결탁을 했더라도, 그 사실을 최대한 감추려 할 게 분명하단 말이오! 세 문파 또한 우유도와 결탁을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 좋을 게 없으니, 어떻게든 감추려 한 것이오.

게다가 이 사실이 드러나면 중립 세 문파에게 막대한 영종이 있다는 이야기가 되는데, 그들이 뭐 하러 그런 위험까지 감당하려고 하겠소? 일단 그런 사실이 알려지면 영종에 눈이 먼 자들이 자신들을 습격할 수도 있으니 말이오.”

“그러니, 우유도는 이 부근에 숨어 있을 수밖에 없었고, 또 저들이 떠날 때 우유도가 같이 나타나 갈 수도 없었소. 결국 그렇게 해서 우선 중립 세 문파가 떠나게 됐고, 이후에 우유도가 떠난 것이오!”

일리가 있는 말이었다. 사람들은 깊은 생각에 빠져들었고, 산해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그 전에 안보여가 무슨 약을 잘못 먹었는지 마침 의아해하던 참이었소. 감히 뛰쳐나와 저들 세 문파와 원한을 맺다니. 하지만 지금 보니 확실히 그럴만한 이유가 있었군. 지금 다시 되돌아보면,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안보여가 쓸데없는 소리를 했을 것 같지도 않소!”

엄입이 보충하며 말했다.

“그뿐만이 아니오! 우유도가 도망칠 때, 다들 보았겠지만, 그 몸 어디에도 대량의 영종을 가지고 있지 않았소. 우유도가 일등을 쟁취하지 못하면, 그러니까 충분한 영종을 가지고 나가지 않는다면, 이곳에서 나가봤자 죽은 목숨일 뿐이오!

그러니 확실히 일등을 할 수 있다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우유도가 그처럼 홀로 위험하게 천도비경을 빠져나가려고 했겠소? 그 전에 우리가 알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보면, 우유도는 사해의 요마귀괴들과 같이 있어야 했소. 만약 영종이 저들 사해의 일당에게 있었다면, 그들을 버려두고 우유도 혼자서 뛰쳐나온 건 또 어찌 된 일이오?”

저풍평이 이를 갈며 말했다.

“한 가지 가능성밖에 없소. 안보여의 말이 진짜라는 것이지, 저들 중립 세 문파는 아마도 암중에 우유도를 도와 대량의 영종을 가지고 나간 것 같소. 우리 모두 세 문파에 속은 것이오!”

사람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정말 그렇다면, 중립 세 문파는 연국이 일등을 차지하는 데 큰 위협이 될 터였다

이때, 요선정이 머뭇거리며 말했다.

“그게 말이 안 되는 것은 아니오. 하지만 본인이 이해할 수 없는 것은, 저들 중립 세 문파가 어째서 우유도를 돕는단 말이오?”

엄입이 즉시 반문했다.

“그럼 어디 당신이 한번 말해주시오. 사해의 요마귀괴는 어째서 우유도를 돕고 있는 것이오?”

사람들은 할 말이 없었다. 확실히 기이한 일이었다. 다들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그러니 다른 관점에서 중립 세 문파가 우유도를 도울 가능성을 증명한 것과 같았다. 분명 다른 사람들이 모르는 어떤 이유가 있을 것이다.

엄입은 조용히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는 남몰래 탄식을 내뱉었다. 그도 저풍평의 광폭한 공격에 우유도가 죽었는지 살았는지 알지 못했다. 아직 상황이 불확실한 상태였다. 하지만 우유도가 살아서 천도비경을 떠났을 가능성이 있는 한, 엄입은 계속 원래 계획을 이행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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