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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006화 (104/1,000)

1006화. 육, 또 육

서문청공과 위충은 무조행 등 세 사람이 짊어지고 있는 큰 봇짐에 주목했다. 세 사람이 떠난 후, 서문청공이 담담히 말했다.

“그만 되었네, 우유도는 자네의 성의가 필요하지 않은 듯하군. 우유도는 자네와 같은 길을 가는 사람이 아니야. 저자는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있으니, 자네의 걱정은 쓸데없는 것이네. 이런 역경에서…. 확실히 보통 능력이 뛰어난 것이 아니군.”

서문청공은 봇짐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위충은 자신이 들고 있는 작은 주머니를 보았다. 그 안에 자신이 수확한 영종이 들어 있었는데, 저들이 짊어지고 가는 것에 비하면, 차마 내밀기 민망할 정도였다.

위충은 천도비경에서 영종을 정말 열심히 찾았다. 우유도가 필요로 할 때 그 미약한 힘이라도 최대한 보태기 위해서였다.

서문청공의 영종도 부탁해서 같이 우유도에게 가져다줄 생각이었다. 하지만 지금 보니, 온전히 자신의 쓸데없는 걱정이었다. 우유도는 처음부터 도움이 필요하지 않았다.

위충이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침울하고 상처받은 얼굴이었다. 확실히 가슴이 아팠다. 상청종이 우유도에게 정말 조금의 도움도 되지 않은 것이다. 마치 잘못을 인정하고 벌충할 자격조차도 없는 것 같았다. 정말 이렇게 상청종과의 관계가 철저하게 끊긴단 말인가?

“만약 위국 사람들이 순조롭게 나올 수 있다면, 그 영종을 위국에 바치는 것은 어떤가. 결국, 상청종은 위국 경내에 있지 않은가!”

서문청공은 위충의 어깨를 몇 번 두드리고는 그대로 몸을 돌렸다. 위충은 고개를 숙인 채 말이 없었다.

* * *

천곡 출구에 있는 사람들 모두, 천곡 내부에서 우유도가 다시 나타난 것을 보았다. 다들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우유도 일행이 짊어지고 있는 큰 봇짐을 빤히 노려보았다. 다들 저게 다 영종이라는 것을 믿을 수 없는 모습이었다. 우유도가 저렇게 많은 영종을 모았단 말인가?

용휴, 궁임책, 맹선은 서로를 돌아보았다. 이들은 아직 우유도가 어째서 저렇게 많은 영종을 모았는지 모르고 있었다!

다만 옥창은 알고 있었다. 지금 옥창의 두 눈에서는 이채가 나타나 있었다. 말로 형용할 수 없는 흥분된 감정이 가슴에 가득 차올랐다. 우유도의 봇짐을 바라보는 그 눈빛에 기대가 가득했다!

영종을 확인하는 곳 뒤, 서탁에 단정히 앉아 있는 백옥루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 우유도를 선두로 다가오는 일행을 바라보았다. 또 그들이 짊어지고 있는 큰 봇짐을 빤히 바라보았다!

봇짐을 땅에 내려놓은 무조행이 우유도를 가리키며 말했다.

“우유도의 것이오!”

“모두 우유도의 것이에요.”

운희 모자도 봇짐을 내려놓고 우유도를 가리켰다.

백옥루는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자신도 모르게 서탁에서 일어나 영종을 확인하는 사람들 뒤로 다가갔다. 그리고 만면에 미소 짓고 끄덕이고 있는 우유도를 보았다. 다시 시선을 돌려 봇짐을 풀어 안에 자색으로 반짝이는 수많은 영종을 바라보았다. 영종은 봇짐 안에서 마치 모래가 마찰하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확실히 확인해라!”

백옥루가 굳은 얼굴로 당부했다.

“알겠습니다!”

영종을 확인하는 책임자가 대답했다. 곧 사람을 불러 모아 자세히 수량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실수가 있어서는 안 됐다.

절벽 동굴 입구에 서 있는 만수문 등, 중립 세 문파의 사람들도 경악한 얼굴로 영종을 확인하는 곳을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세 문파의 장로 손장호, 매구개, 왕천지도 동굴에서 뛰쳐나와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수량을 확인하는 곳에서는 수많은 영종이 허공에서 마치 물줄기처럼 이리저리 오가고 있었고, 일부 사람들은 법력으로 영종을 걸러내며 그 수량을 확인하기 시작했다.

같은 행위를 세 번 반복하고, 수량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후에, 책임자가 백옥루에게 포권을 하며 보고했다.

“총 일천육백육십육만육천육백육십육(16666666) 알입니다!”

그 숫자를 듣고 사람들은 어이가 없었다. 그 전에 수량을 확인한 사람은 자신이 실수라도 한 줄 알고 반복해서 확인하고서야 이상이 없음을 알고 보고한 것이다.

이 또한 우유도가 숫자를 기억하기 편하게 하려고 맞춘 것으로, 사해의 사람들의 손에도 어느 정도 영종이 남아 있었다. 그렇지 않고 천도비경에 들어가서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 같은 모습은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우유도는 지금 확인한 영종을 제외한 나머지는 사해의 사람들에게 남겨주었다.

그 수량에 백옥루는 눈살을 찌푸렸다. 백옥루가 뭔가 말을 하고 싶어 우물쭈물했다. 하지만 수하들이 반복해서 확인한 결과였다. 그러니 다시 확인하라고 하는 등 쓸데없는 소리는 할 필요 없었다. 단지 우유도에게 확인차 물었다.

“확실히 이걸 자네 이름으로 올리겠는가?”

“그렇습니다!”

우유도가 끄덕였다.

백옥루는 속으로는 할 말이 많았지만, 겉으로는 그저 알겠다고 끄덕이며 수하에게 간단하게 지시했다.

“장부에 우유도의 이름을 적고 그 아래 수량을 기입해라!”

“알겠습니다!”

책임자가 대답했다.

우유도가 뒤로 물러났다. 무조행과 운희 모자도 각자 앞으로 나와 각자 작은 주머니를 내밀었다. 이들은 얼마 가져오지 않았다. 각자 오천 알의 영종을 확보한 모습이었다.

임무를 완수했으니, 우유도는 왔던 길을 되돌아갔다.

우유도가 직접 대량의 영종을 상납하는 것을 보고, 옥창은 크게 흥분했다. 하지만 아직은 너무 기뻐할 때가 아니었다. 아직 많은 사람이 나오지 않았으니, 우유도가 상납한 것이 꼭 일등이 아닐 수도 있었다!

대량의 영종을 직접 확인한 용휴, 궁임책, 맹선의 안색이 별로 좋아 보이지 않았다.

태숙비화는 연국 쪽을 살짝 곁눈질하며 무감정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상한 일이야. 우유도는 연국의 사람이 아니던가? 저 많은 영종을 연국과 같이 계산하지 않고, 어찌 자신의 몫으로 상납한단 말인가?”

옥창이 그런 태숙비화를 힐끗 보고는 내심 코웃음을 쳤다. 만약 연국 몫으로 남겼다면, 우유도의 목숨이 어찌 되겠는가?

용휴, 궁임책, 맹선도 그 일 때문에 화가 난 상태였다. 만약 연국의 이름으로 상납했다면, 연국이 일등을 할 수도 있었다!

궁임책은 내심 탄식을 내뱉었다. 우유도야, 우유도. 뭐라 해야 할까. 이 같은 행동을 자금동은 못 본 척해줄 수 있지만, 나머지 두 문파에는 뭐라 할 것인가?

대선산의 장문인 황열은 흠칫 놀라며 내심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확실히 대단한 사람은 대단한 사람이었다. 천도비경에서 살아 나왔을 뿐만 아니라, 만수문 등 중립 세 문파보다 더 많은 영종을 가져오지 않았는가!

비장류, 하화, 정구소는 내심 혀를 찼다. 확실히 도야는 도야라고 생각했다. 천도비경 안에서 저처럼 큰 능력을 발휘할 수 있다니, 온 남주에 저런 능력이 있는 사람은 아마 도야 한 명뿐일 것이다!

* * *

천곡 내부, 우유도가 돌아온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사해의 요마귀괴가 나타나 영종을 확인하는 곳으로 향했다.

그들이 상납한 영종이라고 해봤자 다소 궁상맞을 정도였다. 모두 더해서 하나의 봇짐이었고, 총 십만 개 정도였다.

그 모습을 보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뭔가 단서를 발견했다. 그 전에 우유도가 출구에서 나올 때 별다른 물건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을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알 수 있는 일이었다. 누군가 목소리를 냈다.

“설마 우유도의 영종을 사해의 수행자들이 모아준 것이란 말인가?”

다른 사람이 의문 가득한 목소리로 말을 이어받았다.

“사해의 사람들이 우유도를 도와 영종을 모았다고?”

용휴, 궁임책, 맹선의 얼굴에서 의문이 가득 떠올랐다.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다.

오히려 옥창은 깊은 생각에 잠긴 모습이었다. 설마 우유도가 사해의 수행자들과 연합을 해서 일등을 차지하기로 한 것이란 말인가?

옥창은 어느 정도 추측할 수 있었다. 천도비경에 들어간 후, 수많은 견제가 있을 것이니, 사해의 수행자들과 연합하는 것도 확실히 하나의 선택이 될 수 있었다.

하지만 천도비경은 아직 정식으로 끝나지 않았다. 이들은 지금 들어가서 방해할 수 없었다. 당연히 상세한 상황에 관해서 물어볼 수 없었고, 각종 추측이 난무했다.

아직 정식으로 끝나지 않았으니,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었다. 쓸데없는 추측은 소용이 없으니, 기다릴 뿐이었다. 그저 계속해서 결과를 기다릴 뿐이었다.

천도비경에 들어간 문파와 관련이 있는 사람들은 여전히 천곡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그중에 옥창도 포함되어 있었다.

비록 우유도가 살아 나왔고, 대량의 영종을 마련했지만, 직접 결과를 보지 않고는 안심할 수 없었다. 그러니 차라리 이곳에서 기다리는 것이 더 마음이 놓였다. 상황이 발생하면 바로 알 수 있으니 말이다.

그렇게 순식간에 하루가 지나갔다.

단지 두 명에 불과하지만, 중간에 개별적으로 나온 사람도 있었다. 이미 사흘이 지났다. 천도비경의 출입이 끝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었다. 그런데 어찌 다른 사람은 아직 보이지 않는단 말인가?

천곡 외부,

관련 문파의 사람들은 다들 불안한 마음이었다. 마지막 시간이 다가올수록 더욱더 불안했다.

백옥루는 출구 밖에서 뒷짐을 지고 배회하며, 수시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출구가 열린 시간은 삼일 전 정오였다. 그 말은 오늘 정오가 바로 삼 일의 시간이 끝나는 시간이라는 것이었다. 눈앞에 태양이 바로 머리 위에 걸리기 직전이었다. 길어야 반 시진의 시간이 남았다. 곧 끝나가는데 어찌 나오는 사람이 없단 말인가?

비록 내부의 하루가 밖의 이틀이라고 하지만, 백옥루는 안에 있는 사람들이 이 정도 시간 계산도 못 할 것이라 보지 않았다.

먼저 나온 사람들도 모두 천곡 내부에서 출구를 주목하고 있었다.

절벽 동굴 입구에 서 있는 우유도 또한 기다리고 있었다. 자금동의 사람들이 아직 나오지 않은 것이다.

우유도는 사해의 사람들이 나오면,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할 수 있으니 자금동에게 최대한 빨리 철수하라고 전했다.

물론, 당부의 말을 전할 때는 아직 진국의 영종을 손에 넣기 전이었다. 진국의 물건을 손에 넣은 이후에는 설사 자금동이 전멸을 당한다 해도, 결과에 대해서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그러므로 크게 걱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래도 우유도는 엄입에게 문제가 생기는 것을 바라지 않았다. 지금 우유도는 엄입과 어느 정도 친분이 생겼다. 엄입의 성품에 대해서 어느 정도 깨달은 것도 있었다. 나중에 자금동에 들어가게 되면, 엄입은 나쁘지 않은 협력 대상이었다!

자금동은 거대한 문파였다. 내부에서 무리를 짓는 상황을 피할 수 없었다!

* * *

천도비경의 출구 내부, 곧 기한이 다가왔다.

쉽게 철수할 수 있도록, 또 힘을 모아 예상치 못한 일에 대응할 수 있도록, 연, 위, 제의 사람들은 최대한 후퇴한 후, 인원을 모아 출구를 완전히 봉쇄하고는 주위를 단단히 경계했다.

그야말로 조금의 여유도 주지 않으려는 것이다. 사해의 사람들이 이미 나갔다. 이 안에는 한국과 송국, 그리고 진국 잔당이 남아 있었다. 그들 세 세력 모두 사람이 많지 않았다. 설사 그들이 연합한다 해도, 지금 이들보다 강하다 할 수 없었다. 지금 연, 위, 제는 천도비경 안에 있는 모든 세력을 압살할 수 있었다!

한편, 안보여는 이미 부근까지 다가와 있었다. 하지만 출구가 그처럼 꽁꽁 봉쇄되어있는 것을 보고 이를 갈았다. 좀 있으면 기한이 끝난다. 다만 차마 난입하지 못하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때, 일단의 사람들이 먼 곳에서 날아왔다. 숨어 있던 한국, 송국의 사람들이 드디어 버티지 못하고 나타난 것이다.

사실, 이미 시간이 끝나가는 상황에 나타나지 않을 수도 없었다. 그들이 나타나자, 당연히 연, 위, 제와 대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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