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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061화 (159/1,000)

1061화. 연락을 취하다 (1)

하지만 우유도는 오히려 한숨을 쉬고는 반문하며 말했다.

“혹시 여러분은 제가 일찍 죽기만을 바라시는 겁니까?”

“어…….”

몽산명이 말했다.

“그게 무슨 말씀입니까?”

“제가 말씀드렸습니다. 절대 삼대 문파가 알게 해서는 안 됩니다. 사실 어떤 일들은 여러분도 잘 알고 있을 겁니다. 삼대 문파는 저를 처리해서 후환을 없애고 싶어 합니다. 하지만 지금은 저들이 손쓸 시기가 아니어서 참고 있을 뿐이지요. 큰일이 눈앞에 있으니, 아군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바라지 않는 것입니다.

왕야와 몽 사령관님이 지금 큰 전투를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그러니 저를 죽이면 왕야와 몽 사령관님이 삼대 문파의 명을 따르지 않고, 전쟁을 망칠 수도 있습니다. 결국, 삼대 문파는 이걸 걱정하여 저를 죽이지 못하고 있는 것뿐입니다. 하지만 제가 적들의 본진에 들어가서 그들 손에 죽는다면, 그건 저들이 바라마지 않는 일입니다.”

“여러분이 보기에 양군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제가 포위 공격을 받는다면, 저들이 목숨을 걸고 저를 구하겠습니까? 설사 여러분이 지켜보고 있어, 삼대 문파가 손을 쓴다 해도 분명 패배할 것입니다. 패배한 이유에 대해서는 수없이 많은 핑계를 댈 수 있지요.

제 손에 아무리 많은 천검부가 있어도 조군의 손에서 벗어날 수 없어, 죽을 때까지 조국 수행자들의 추격을 받을 것입니다! 그러니 이번 일은 절대 저들이 알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가 장담하는데, 저들은 분명 차도 살인을 해서 후환을 없애려 할 것입니다!”

이들은 굳은 얼굴로 입을 다물었다. 우유도가 계속 이야기했다.

“그리고 양군이 대치하는 상황에서, 적군이 군주님과 소왕야의 감시를 소홀히 할 리 없습니다. 방심하지 않고있는 절정 고수들이 둘을 붙잡고 있으면, 저는 그 두 사람을 데리고 도망칠 수 없습니다.”

말을 마치고, 걸려 있는 지도에 다가가 수많은 병력에 둘러싸인 중군의 대군영 위치를 짚었다.

“이게 바로 제가 저들과 사전에 밀담을 나누고자 한 이유입니다. 밀담은 목적이 아닙니다. 목적은 연국 삼대 문파의 사람을 피하여 이곳에 들어가기 위해서입니다. 제가 만약 사전에 적진으로 건너간다면, 이곳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고수가 구름처럼 많고, 대군이 주위를 철통같이 지키고 있으니, 우리 두 사람 정도는 저들에게 어떠한 위협도 되지 못합니다. 그러니 저들이 우리 두 사람을 들어가지 않게 할 리 없습니다. 저들 또한 두 사람인 것을 보고는 경각심을 늦출 것이고, 그것만이 유일한 기회입니다.

아무리 고수라 해도, 방심한다면 빈틈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게 해야만, 제가 두 사람을 잠시나마 저들의 통제에서 벗어나게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도망칠 기회를 만들 수 있습니다.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합니다!”

관방의가 초조해하며 말했다.

“설사 네 말이 다 맞다고 치자고! 그런데 너는 운희가 두 사람을 데리고 도망치도록 엄호해야 하잖아. 나중에 혼자 어떻게 도망칠 거지? 저쪽에 고수가 얼마나 많아. 조국 삼대 문파의 태상 장로들까지 전부 저기에 모여 있어, 네가 도망칠 방법이 없단 말이야!”

“그게 바로 내가 얼마 전에 몽 사령관님에게 호수의 깊이를 물어본 이유야.”

우유도가 손을 들어 지도의 호수를 가리켰다.

“이곳은 적군의 대군막과 2리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운희가 저들을 데리고 도망간 후, 나는 즉시 천검부를 갖고 이쪽으로 갈 거야. 내가 호수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저들은 절대 나를 어쩌지 못할 거야. 그리고 운희가 군주와 소왕야를 안전한 곳으로 이동시키고 즉시 호수로 나를 마중 나오면, 호수 아래에서 둔지로 도망칠 수 있지.”

손을 내린 우유도가 상조종을 보며 말했다.

“이게 바로 제가 왕야께 대군을 움직여 공격하라고 한 이유입니다. 제 손에 천검부가 많지 않습니다. 시간을 오래 끌지 못하지요. 어쩔 수 없이 호수 쪽으로 도망쳐야 합니다. 왕야의 대군이 수행자들을 많이 끌어들여야 도망칠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그렇지 않고, 수천수만의 수행자가 호수로 저를 쫓아 온다면, 저 혼자의 힘으로는 아마 운희가 마중 나올 때까지 버티지 못할 것입니다.”

“그러니, 잊지 마십시오. 일단 저쪽이 소란스러워지면, 대군이 빠르게 공격을 해야 합니다. 너무 빠르면 타초경사 하여, 인질을 더 엄중히 감시할 것이니 빨라서는 안 됩니다. 그렇게 되면 계획은 실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늦으면 제가 목숨을 부지하기 어려우니, 늦어서도 안 됩니다!”

사람들은 멍한 얼굴로 우유도를 보며 크게 동요했다. 어떤 상황이 펼쳐질지 충분히 상상할 수 있었다. 천군만마와 구름처럼 몰려오는 고수들의 포위 공격을 도야 혼자서 뚫고 나가는 광경이 머릿속에 그려졌다.

관방의가 붉어진 눈으로 말했다.

“평소에 싸우고 죽이는 걸 안 좋아한다면서?”

관방의는 인제야 일전에 호수가 상숙청을 구하는 것과 상관이 없다고 했던 우유도의 말이 무슨 말인지 깨달을 수 있었다. 확실히 상숙청과는 상관이 없었다. 호수는 우유도 자신의 목숨을 보호하기 위해 물어본 것이었다. 하지만 정말 가능할까?

“안 좋아하는 것은 안 좋아하는 것이고, 이 길에 올라선 이상, 피할 수 없는 순간도 있는 거야.”

“만약 삼대 문파 사람들을 믿을 수 없다면, 무조행을 보내는 건? 무조행을 대신해서 보내는 건….”

관방의는 그 말을 하면서도 이게 옳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있었다. 너무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관방의는 즉시 말을 바꿔 자신의 의견을 수정했다.

“내 말은 무조행의 경지가 너보다 높으니까, 성공할 확률이 더 높지 않겠어?”

“홍랑, 그건 말도 안 되는 거야.”

우유도가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또 미소지었다.

“무조행이 간다면, 상대방이 그를 믿지 못할 거야, 그에게 협상할 자격이 있다는 것을 말이야. 그러면 그는 기회를 얻지 못하겠지. 문제에 따라서 가야 하는 사람이 다른 거야. 경지는 중요하지 않아. 얼마나 적합한지가 가장 중요한 거지.

비록 경지가 높다곤 하나, 가면 죽을 수밖에 없어, 도망칠 기회조차 없겠지. 하지만 내가 가면 달라, 난 도망칠 가능성이 있어. 홍랑, 그만하자. 이미 결정을 내렸으니, 나를 막을 수 없어. 이건 이미 결정된 일이야.”

상조종의 눈이 붉어졌다. 도야가 이렇게 목숨을 걸었다. 상조종의 마음에 격동이 일지 않을 수 없었다.

“도야, 되었습니다. 구하지 않겠습니다. 정말입니다. 구하지 않겠습니다!”

그러나 우유도가 더 단호히 고개를 저었다.

“이 일은 제게 계획이 있습니다. 더는 지체하지 말고, 즉시 사람을 보내십시오. 소식을 기다리겠습니다.”

우유도는 그 말을 하고 그대로 몸을 돌렸다.

운희는 이쪽을 한번 보고, 저쪽을 한번 보고는 허리를 살짝 숙여 인사하고는 그대로 몸을 돌려 우유도를 따라갔다. 관방의는 묵묵히 그 뒤를 따랐다.

그들이 떠난 후, 몽산명이 천천히 말했다.

“왕야는 도야를 막지 못하실 겁니다. 도야의 뜻대로 하시지요! 지금은 무엇보다 도야의 계획에 잘 협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상조종은 크게 고민하며 말했다.

“제가 이렇게 하는 것이 너무 이기적이지 않습니까?”

몽산명은 답하지 않은 채, 뒤돌아보며 말했다.

“대안, 모두 들었을 것이다. 가서 척후인 척 변장을 해라. 네가 직접 움직여야겠다. 네가 가면 그쪽에서 더욱 믿을 것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내가 도저히 마음이 놓이지 않는구나.”

“알겠습니다!”

륜의를 밀고 있던 나대안이 대답했다.

* * *

군막으로 돌아온 우유도는 다시 지도 앞에 서서 지도를 바라보며 사색에 잠겼다. 혹시 어떤 허점은 없는지 점검해보는 것이었다.

우유도에게 사건은 항상 단순했다. 이번 일도 마찬가지였다. 사건이 복잡해 보이는 건, 그저 핵심을 파고들 능력이 없기 때문이었다.

이번 계획은 겉으로 보기엔 분명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사실 핵심은 단순했다! 십오 초를 벌고, 살아남는다!

우유도는 최대한 단순하게, 핵심을 파고들 수 있는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려 했다.

“천곡에서 조국 삼대 문파의 장로를 죽이고, 조국이 멸망할 수 있는 전쟁을 일으켰지. 이제는 알아서 저들에게 가다니, 저들이 너를 그냥 내버려 둘 것 같아?”

등 뒤에서 한참 침묵하던 관방의가 중얼거렸다. 여전히 우유도를 보내고 싶어 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너무 위험했다.

지도를 보며 관방의를 등지고 있던 우유도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이익을 좇는 사람들이야, 뭐가 중한지 홍랑보다 더 잘 알고 있을 거야. 생사존망을 앞에 두고 과거의 일은 그들에게 이미 더는 중요하지 않지. 정확히 말하면, 내가 그들에게 포위되었다는 걸 그들이 깨달은 순간, 그들에게 나를 죽이는 건 더는 중요한 일이 아니게 돼.

나를 죽인다는 건, 저들의 희망이 완전히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지. 그러니 나를 쉽게 죽이지 못할 거야. 즉, 군주와 운희가 탈출하고, 만약 내가 거기서 탈출하지 못한다 해도, 저들은 나를 쉬이 죽이지 못해. 나를 상숙청 대신으로 생각할 테니까.”

“그럼 달라지는 게 아무것도 없잖아!”

“모두 무사히 나올 가능성이 있으니, 시도해보는 것뿐이야!”

“저들 손에 인질이 있는데, 저들이 방심할까? 정말로 저들이 네게 인질을 데리고 도망칠 기회를 준다고 장담할 수 있어?”

“만약 정말로 저들이 방심하지 않는다면, 한 치의 기회조차 주어지지 않는다면, 협상하는 척하다가 안 되겠다고 말하면 그뿐이야. 다시 돌아가 왕야와 의논해 보겠다고 말하면 그뿐이지. 그러니 대충 둘러대기만 하면 안전하게 돌아오는 건 일도 아니지.

만약 내가 돌아가려고 하는데, 저들이 갑자기 나까지 붙잡으려 한다면 오히려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거야. 조국 삼대 문파의 장문인이 한 입으로 두말하는 꼴이 돼버리는 거니, 체면이 말이 아니겠지. 당연히 상조종과 몽산명은 망설임 없이 조국을 멸망시킬 테고 말이야. 그러니 저들은 나를 안전하게 돌려보낼 거야. 걱정할 필요 없어.”

아무리 말해도, 결국은 가겠다는 말이다. 관방의는 자신도 모르게 발을 동동 굴렀다. 결국은 직설적으로 말했다.

“도야, 나도 군주를 구하고 싶어, 하지만 그것도 상황을 봐가면서 구해야지! 이번에 갔다가, 자칫하면 목숨을 잃을 수도 있어. 그걸 알면서도 이런 위험을 감수하는 게 정말 가치 있을까? 최소한 우리 초려산장의 사람들이 보기에, 군주와 소왕야를 합쳐도 도야만큼의 가치는 없어!”

우유도가 뒤돌더니, 깊은 눈으로 조용히 관방의를 바라보았다. 그러더니 갑자기 한마디 물었다.

“그럼 초려산장의 사람 눈에는, 너와 나 사이에 누구의 가치가 더 높을까?”

관방의가 눈을 치켜뜨더니 말했다.

“나보다 도야가 더 높아. 됐어? 도야가 그 정도로 가치가 크기 때문에, 이런 모험을 해선 안 되는 거야.”

“하지만 만약 홍랑이 인질이 된다면, 나는 마찬가지로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홍랑을 구하러 갈 거야. 믿을지 모르겠지만 말이야!”

“…….”

관방의는 말문이 턱 막혔다. 관방의는 믿었다. 조금의 의문을 표하지 않았다. 우유도는 분명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그녀를 구하러 갈 것이다. 우유도를 지금까지 따랐기에, 그 부분에 대해서 관방의는 확실한 믿음이 있었다.

우유도가 천천히 말했다.

“해야 할 일이 있고, 하지 말아야 할 일이 있는 거야. 왕야가 광의군에서 병력을 빌렸을 때부터, 얼마나 많은 어려움을 겪었어. 내게도 더 쉬운 길을 갈 기회가 여러 번 있었지. 왕야보다 더 큰 세력이 나를 부른 일도 적지 않았어. 수많은 위험을 대부분 피할 수 있었어.

하지만 나는 이 어려운 길을 골랐어. 왜 그랬는지 알아? 일부종사(*一夫從事: 평생 한 남자만 섬긴다는 뜻으로, 충직한 신하를 표현할 때도 쓰인다) 같은 의미가 아니야. 그런 고상한 각오는 내게 없어. 이건 도의(道義)야!”

관방의가 다소 복잡한 얼굴로 우유도를 바라보았다.

한쪽에 있는 운희도 이쪽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녀 또한 자신에 대해서 생각하고 있었다.

그녀가 우유도의 지시에 따르는 것은 우유도에게 약점이 잡혀있기 때문만이 아니었다. 그녀라고 우유도라는 사람에 대해서 어찌 모를까. 사실상 우유도가 그녀의 약점을 쥐고 있어도, 그녀는 한 번도 협박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적이 없었다. 우유도를 따르면 오히려 심적으로 안전감이 들었고, 든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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