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도군-1067화 (165/1,000)

1067화. 추격

우유도는 입술을 깨물고는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그렇다고 검을 휘두르는 것을 멈출 수도 없었다. 그렇게 하면 오히려 소탐대실이었다. 호체법강으로 막을 수 있는 건 열 발 정도에 불과하니, 순식간에 고슴도치가 되어 버릴 터였다.

퍼억!

두 번째 화살이 한쪽 팔에 꽂혔다. 다행히 왼쪽 팔이었기에, 우유도는 여전히 검을 휘두를 수 있었다. 그렇게 필사적으로 검을 휘두른 끝에 두 번째 화살비를 모두 막아낼 수 있었다.

그때, 세 번째 화살비가 쏟아져 내렸다. 하늘이 검게 물든 것이, 마치 해가 진 듯한 모양새였다.

그러나 다행히, 우유도는 거의 호수에 떨어져 내리기 직전이었다. 수면에 거의 도달한 우유도는 수면을 향해 일장을 내리쳤다.

쾅!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올라, 다시금 쏘아져 온 화살비의 위력을 크게 감소 시켰다. 대부분의 화살이 물기둥에 맞고 그대로 떨어져 내렸다.

그러나 몇 개의 화살이 물기둥 옆으로 통과한 것이 있었고, 우유도는 급한 마음에 몸을 틀어 요혈을 피했다.

퍽퍽!!

우유도는 두 눈 뜨고 자신의 몸에서 혈화가 피어오르는 것을 지켜보았다.

연달아 화살을 두 대나 더 맞았다. 그러나 다행히 몸을 회전시키는 바람에 중요 혈맥은 피할 수 있었다. 허벅지에 한 대, 종아리에 한 대를 추가로 맞았다. 그 상태로 우유도는 빠르게 물속으로 잠겨 들었다.

화살이 물에 박히는 소리가 끝없이 들려왔다. 호수 안에 들어온 화살은 마치 비가 내리는 것처럼 거품을 달고 호수에 하나둘 박혀 들었다. 하지만, 물속에 들어오자마자 금방 힘을 잃어버렸고, 물속에 잠기거나, 가벼운 나무로 만들어진 화살들은 부력에 의해 하나둘 떠올랐다.

우유도는 마치 고기가 유영하듯 호수 안에서 급히 도망갔다. 하지만 여전히 수십 개의 화살이 우유도의 몸을 두드렸다. 다만 이미 힘을 잃은 화살은 우유도에게 천천히 다가와 부딪히기만 했을 뿐, 그의 몸을 뚫지는 못했다.

물속에서 위험한 순간을 넘긴 우유도는 빠르게 검을 검집에 집어넣고는, 오른팔로 화살이 꽂힌 곳에 가져다 대었다.

물속이라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곧 물속에서 네 줄기 핏줄기가 뿜어져 나왔다. 고통에 잠시 몸을 비튼 우유도는 내심 속으로 쌍욕을 퍼부었다. 그렇게 많은 수행자도 우유도 자신을 어쩌지 못했는데, 범인에게 이런 꼴을 당하다니! 이건 마치 개미가 코끼리를 먹은 꼴이었다.

하지만 더 생각하고 있을 틈이 없었다. 혈을 짚어 피가 흘러나오는 것을 막고는, 즉시 품속에서 천제단을 하나 꺼내어 입안에 넣고 우물우물 씹어 삼켰다. 평소 같으면 그냥 치유되게 내버려 뒀겠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몸을 최상의 상태로 만들어두는 게 중요했다.

우유도는 즉시 화살을 뽑은 곳의 상처에서 통증이 줄어드는 것을 느꼈고, 천검부 6장을 쓰느라 어느 정도 소모됐던 내력 또한 신속히 회복되는 것을 느꼈다. 6장이라 해도 기존 것으로 생각하면 육십 장이었으니, 아무리 천검부가 내력을 별로 소모하지 않는다 해도, 어느 정도 내력이 사용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우유도는 몸을 틀어 신속하게 호수 깊은 곳으로 움직였다.

“멈춰라!”

다섯 장로가 장군에게 명령했고, 장군은 화살을 쏘는 것을 멈췄다. 이미 우유도가 호수 속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다. 더 이상 화살이 소용없으니 쏠 필요가 없었다.

게다가 다섯 장로 또한 우유도가 뛰어든 물속으로 들어가서 추적해야 했으니, 화살비를 계속 쏘면 장로들 또한 다칠 수 있었다.

“천검부가 다 떨어진 것 같네!’

다섯 장로 중 한 사람이 판단을 내리고는 소리쳤다. 너무나 명확한 상황이었다. 만약 천검부가 더 있었다면, 무수히 많은 화살비가 자신을 덮치는 상황이었으니, 천검부를 쓰지 않았을 리가 없었다.

그러니 다섯 장로는 망설일 필요 없었다. 즉시 하늘로 높게 뛰었고, 우유도가 뛰어든 호숫물 근처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 * *

우유도는 더욱 깊은 곳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고수라 해도 깊은 물 속에서는 공격의 위력이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어차피 우유도의 공격은 그들에게 잘 먹히지 않았으니, 그들의 공격력이 낮아지는 게 우유도에겐 더욱 유리했다.

“장로님들을 따르자!”

“와아아!!”

첨벙첨벙!

물보라가 무수히 생겨났다. 다섯 태상 장로를 뒤따르던 수백의 수행자들이 하나둘 물속으로 따라 들어간 것이다. 그렇게 물속에서 대대적인 추격전이 펼쳐지기 시작했다.

호수 밖에서도 수십 명의 수행자들이 호수 근처를 둘러싸고 섰다. 혹시나 우유도가 다시 호수 밖으로 나와 도망칠 것에 대비한 것이었다.

* * *

쾅!

땅이 터지고, 땅속으로부터 운희가 튀어나왔다. 상숙청을 붙잡고 나온 운희는 자신들이 지하의 공동으로 빠져나온 것을 확인했다. 근처에 쏴 하고 물줄기가 흐르는 소리도 들렸다.

부드러운 빛이 뿜어져 나왔다. 운희가 월접을 불러냈다. 월접은 지하 공간에서 춤추듯 날아다녔다.

월접의 빛을 비추자, 일행은 자신들이 지하에 있는 지하수로로 빠져나온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운희가 머리를 흔들자, 또다시 흉악한 뱀 머리로 변하더니, 웩 하며 강보에 싸인 아이를 뱉어내었다. 상숙청은 몇 번 봐도 익숙해지지 않는지, 얼굴이 불편한 모습이었다. 하지만 아이를 보고 금세 표정이 밝아졌다. 운희의 얼굴이 다시 여인의 모습으로 돌아왔고, 아이를 상숙청에게 건네주었다.

상숙청이 즉시 받아들여 살펴보니, 그 전에 시끄럽게 울던 꼬맹이가 지금 세상모르고 잘도 자고 있었다. 모습이 너무나 사랑스러웠고, 상숙청은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돌연 정신을 차린 상숙청이 고개를 치켜들더니 운희에게 물었다.

“도야는요?”

운희의 안색이 굳어졌다.

“우리가 철수하는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남았어요. 만약 그의 엄호가 없었다면, 이렇게 순조롭게 빠져나오지 못했을 거예요.”

“그러면 여기서 도야와 만나기로 한 건가요?”

“여기서 뭘 만나겠어요? 이곳은 땅속 깊은 곳이니, 도야의 능력으로는 이곳을 찾아오지도 못할 거에요. 군주님, 아직도 모르겠어요? 도야는 군주님과 소왕야를 살리기 위해, 또 우리가 무사히 벗어날 수 있도록 엄호하기 위해서, 혼자서 적진에 갇힌 거예요!”

상숙청의 안색이 창백해졌고, 매우 놀란 듯 물었다.

“도야는 항상 주도면밀하게 일을 처리하셨어요. 설마 지원군을 데려오거나, 다른 준비를 하지 않은 건가요?”

“이런 상황에서 뭘 어떻게 준비할 수 있겠어요? 사람들을 많이 데려오면 저들이 마음을 놓을 수 있겠어요? 그랬다면 군주와 우리가 순조롭게 접촉해 이렇게 도망쳐 나올 수 있었겠어요? 유일한 방법이 바로 위험을 감수하는 것이었어요. 배후의 일은 좀 더 복잡해요. 도야도 여러 가지 고민이 있었던 것이지요. 좌우지간 지금은 다 설명할 수 없어요.”

상숙청은 갑자기 다급해졌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나요?”

그녀는 멍청이가 아니었다. 지금 우유도가 어떤 처지에 놓여있고, 얼마나 위험한 상황인지 충분히 추측할 수 있었다. 자신이 있던 곳은 조국의 가장 강한 고수들이 운집해 있었던 곳이었고, 천군만마에 둘러싸인 곳이었다!

다만 운희는 여전히 냉정했고, 상숙청과 계속 시간을 죽이지 않았다. 코를 킁킁거리며 주위 기운을 감지하고는 뒤돌아보고 말했다.

“아마 부근에 위험한 짐승은 없어 보여요. 아주 안전한 곳일 거예요. 지금 도야가 아주 위험한 상황에 있으니, 두 사람을 돌려보낸 후에 돌아온다면 시간이 부족할 것 같아요. 지금 가서 도야를 데려와야겠어요. 군주님, 소왕야와 같이 이곳에서 기다리세요. 함부로 돌아다니지 말고요. 나중에 제가 두 사람을 찾을 수 없을 수도 있어요.”

상숙청이 연신 끄덕이며 말했다.

“알겠어요. 어서 가세요.”

운희가 소매를 휘두르자, 세 마리 작은 뱀이 쏘아져 나가 바닥에 떨어졌다. 운희는 세 마리 뱀에게 쉭쉭 몇 번 소리를 냈다. 그리고 다시 상숙청을 보고 말했다.

“무서워하지 마세요. 큰 문제가 아니면, 이들 세 마리 뱀이 두 사람을 보호해줄 거예요.”

운희는 손을 저어 월접을 불러들여, 부근에 있는 벽에 자리를 잡게 해서, 상숙청을 위해 불을 밝혀 주었다.

상숙청은 이미 이런 것들은 아무래도 좋았다. 그녀가 초조한 목소리로 말했다.

“도야는 반드시 무사해야 해요. 반드시 그분을 데려오셔야 해요.”

운희는 침묵했다. 확답을 주기 어려웠다. 혼자서 도망가는 건 당연히 아무 문제 없었다. 실력으로 보나 경지로 보나, 그 늙은이들과 한번 싸워볼 만했다. 거기에 도망가는 건 운희가 가장 잘하는 것이었다. 스스로를 지키기에는 충분했다. 하지만 우유도와 같이 움직인다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다.

다만 생각할 시간이 없었다. 운희는 더는 지체하지 않았다. 지체할 수도 없었다. 그대로 몸을 뒤틀더니 몸이 비틀리며 길어지고, 순식간에 은은한 푸른빛이 도는 대청사(大靑蛇)로 화했다. 몸통이 두껍기가 사람 몸통만 했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상숙청이 깜짝 놀랐다.

쾅!

대청사는 갑자기 벽에 머리를 박더니 그대로 구멍을 만들고는 마치 흙에 쏘아져 들어가듯이 순식간에 사라져 버렸다.

진동이 또다시 아이를 깨웠다. 깊고 깊은 지하동굴에서 다시금 아이의 울음소리가 울려 퍼졌다. 그 소리가 동굴 깊은 곳까지 계속해서 울려 퍼졌다.

상숙청은 급히 아이를 진정시켰다. 그 얼굴에는 초조함이 가득했다.

* * *

물속에 들어간 수많은 수행자들은 얼마 지나지 않아 깊은 곳에서 계속 더 깊이 잠수하고 있는 그림자 하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수행자들은 즉시 빠르게 그의 뒤를 쫓았다. 하지만 한참 뒤를 쫓고 나서야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물속에서 도망치는 속도가 너무나 빨랐던 것이다. 자신들이 감히 우유도를 쫓아갈 수 없을 정도였다.

어쩐지 연군이 있는 곳으로 가지 않더라니! 이들은 왜 우유도가 이쪽으로 목숨을 걸고 도망쳤는지 그제야 알 수 있었다. 처음부터 우유도가 도망치는 방향이 이상하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제야 깨달은 것이었다.

다섯 늙은이는 뭔가를 깨달았다. 우유도는 어떠한 확신도 없이 죽을 곳을 찾아온 것이 아니었다.

그것을 깨달은 이들은 후회했다. 이럴 줄 알았다면 우유도의 발목을 최대한 붙잡았어야 했다. 병사들이 더 많이 죽더라도, 계속해서 병사들 속에 숨어있던 우유도를 향해 일장을 날렸어야만 했다.

이대로 우유도가 도망간다면, 체면이 크게 손상될 참이었다.

그전에는 병사들을 너무 많이 죽여 병사와 장군들에게 원한을 살까 봐, 또 우유도가 갖고 있는 천검부가 대체 몇 장인지 알 수 없었기에, 그런 이유로 인해 맹공을 가하기가 꺼려졌었다.

어차피 우유도가 도망칠 수 없을 거라 생각했었다. 그렇기에 손실을 줄이고자 한 것이었다. 하지만 이럴 줄 알았다면, 그전에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붙잡았어야 했다. 심지어 병사 수천 명이 더 죽더라도, 그런 걸 생각하지 말았어야 했다!

다만 이제 와 후회할 시간은 없었다. 물속에서 사람들은 전속력으로 뒤를 쫓았다. 다행히 이들은 인원이 많았기 때문에 우유도가 아무리 빨리 움직여도, 이들이 만들어 놓은 포위망이라는 우위를 극복하기 어려웠다.

우유도는 슬쩍 돌아보고는, 이제 호수 위로 올라가는 게 완전히 불가능해졌다는 걸 깨달았다. 호수 위쪽이 수백의 수행자들로 인해 가려졌고, 햇빛조차 가릴 정도였다. 다만, 어차피 우유도는 호수 위로 올라갈 생각이 없었다. 그러니 필사적으로 어떻게든 호수 바닥의 가장 깊은 곳으로 잠수하려 했다.

이때, 다섯 장로 중에 한 사람이 우유도를 향해 장력을 쏘아 보냈다, 유독 수영을 잘하는 자였는지, 가장 빠르게 우유도 근처에 도달한 것이었다.

우유도는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장력을 몸을 비틀어 피했다. 법력이 바닥에 부딪히면서 진흙이 크게 일어났다. 곧 우유도 주변이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진흙탕으로 변해버렸다.

우유도는 손에 검을 들고 적들을 죽이기로 마음먹었다. 마침 우유도 또한 갈증을 느끼고 있었다. 자신의 몸은 이미 천제단으로 인해 최상의 상태로 회복된 상태였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