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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068화 (166/1,000)

1068화. 유리한 이점

진흙탕 속으로 들어온 태상 장로의 얼굴에 냉소가 떠올랐다. 우유도의 잔머리를 비웃은 것이다.

한쪽 손을 펼친 그는 가슴 앞에서 한번 원을 그렸다. 그러자 물속에서 뚜렷이 보이는 빛의 원이 하나 생겨났다. 이후, 계속해서 같은 동작을 반복했다. 그 자세에 우아한 아름다움이 묻어날 정도였다.

그러자 노인 앞에 생겨난 빛의 원이 갈수록 뚜렷해지며 빛이 더욱 밝아지기 시작했고, 곧 사방으로 퍼져나가던 흙탕물이 마치 무슨 큰 흡입력을 만난 것처럼, 그 원으로 빨려들기 시작했다.

이 빛의 원은 마치 물속에서 작은 소용돌이를 일으킨 것 같았다. 흙탕물은 이 소용돌이 속으로 계속해서 빨려 들어갔다.

흙탕물 속에서 손님을 기다리던 우유도는 당연히 상황이 이상하게 돌아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얼마 지나지 않아 흙탕물이 모두 우유도 근처에서 다른 곳으로 이동되었고, 곧 깨끗한 물속에서 우유도가 모습을 드러냈다.

우유도가 나타나자, 사방팔방에서 그를 기다리던 수행자들이 우유도를 향해 공격해 들어왔다.

우유도는 감히 망설이지 못하고 다시 호수 깊은 곳을 향해 쏘아져 갔다.

하지만 우유도가 흙탕물 속에서 수행자들을 기다리는 동안, 이미 수행자들과 우유도의 거리가 매우 가까워져 있었다.

이에 선두에 선 수행자들이 우유도의 뒤쪽에서 그를 공격했다.

검광이 마치 유령처럼 번득이며 물속에서 우유도를 향해 날아왔다.

물속이라 검광의 속도가 허공에서 시전될 때와 달리 많이 느렸지만, 그렇다 해도 맞으면 무사할 리 없었다.

우유도는 검을 뽑아 검을 움직이며 검광을 빗겨 막아 다른 곳으로 흘러가게 내버려 두었다. 그렇게 각도가 비틀어진 수많은 검광이 주변으로 날아가며, 물고기들을 반으로 잘라버렸다.

한편, 우유도와 더욱 가까워진 수행자 몇 명은 발과 주먹으로 우유도를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마침내 손속을 겨룰 수 있었다. 하지만 그 순간, 귀원종의 사람들은 또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주먹과 주먹이 부딪혔건만, 느낌이 없었다.

검을 휘두른 자들도 있었는데, 그들도 마찬가지였다. 우유도의 검과 장법, 장력과 부딪혔는데도 뭔가 타격감이 매우 밋밋했다.

마치 미꾸라지를 맨손으로 잡는 기분이었다. 자신들이 공격이 계속해서 우유도 주변으로 부드럽게 흘려지고 있었고, 제대로 된 타격을 주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이들을 더 힘들게 한 것은, 다들 물속에서 움직이다 보니 어느 정도 물의 영향을 받아 느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우유도는 그런 영향을 받지 않는 것 같았다.

결국, 우유도의 일검에 한 명씩 몸이 꿰뚫렸다. 우유도의 서늘한 손속이 지나간 곳에는 뿜어져 나오는 핏물만이 남았다.

이는 우유도와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한 속도 차이 때문이었다. 우유도는 물속에서 전혀 압박을 받지 않는 듯했다. 다른 수행자들은 현저히 공격 속도가 느려졌고, 그 위력마저 반감된 상태였다. 그러나 우유도는 마치 땅 위에 서 있는 듯, 물의 저항을 아예 받지 않는 듯했다.

이 때문에 조국 수행자들은 우유도의 공격을 제대로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사람들은 크게 혼란스러워졌다. 어떤 사람은 피가 뿜어져 나오는 상처를 붙잡고 급히 수면으로 헤엄쳐서 올라갔고, 또 어떤 사람은 발버둥 치다가 조용해지더니 아무런 움직임 없이 물속으로 천천히 가라앉기 시작했다.

수면으로 올라가던 사람들 중에서, 다행히 물속을 빠져나가 탈출한 자들도 있었지만, 수면에서 버둥거리다 곧 잠잠해지더니, 다시 천천히 가라앉는 자들도 적지 않았다. 여덟 명 정도 되는 수행자가 그렇게 무력한 모습으로 당하자, 나머지 사람들이 깜짝 놀라 우유도에게서 경계하며 멀어졌다.

우유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수행자들이 자신들에게서 멀어지자마자 즉시 포위망을 벗어나 빠르게 도망쳤다.

귀원종의 다섯 태상 장로는 깜짝 놀랐다. 한 번의 충돌이었는데, 금단의 경지에 있는 귀원종의 제자 여덟 명이 치명상을 입거나 죽고 말았다. 이들은 우유도의 경지가 금단기에 올랐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없었다. 심지어 금단기 수행자를 이렇게 쉽게 죽이려면 금단기에서도 가장 높은 수준에 있어야 할 텐데, 우유도의 경지가 이미 그 정도까지 올라 있었단 말인가?

다른 수행자들은 더 이상 우유도의 상대가 되지 못할 듯했다. 결국, 다섯 태상 장로가 먼저 나서 우유도를 압박해야 할 듯했다. 이들은 전속력으로 우유도를 향해 쏘아져 나가며 직접 손을 쓰려 했다.

하지만 한참을 쫓아도 쉬이 따라잡을 수가 없었다. 이미 우유도와의 거리가 어느 정도 벌어진 데다가, 물속에서 우유도의 속도가 기이할 정도로 빨랐기 때문이었다. 심지어 다섯 장로도 따라잡을 수 없을 정도였다.

이들은 서로 손짓을 주고받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후, 두 사람은 계속 우유도의 뒤를 쫓았고, 나머지 세 사람은 빠르게 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그리고 수면 위에서 우유도가 향하는 방향으로 날아가다가 다시 뛰어들어 그 앞을 막아섰다.

이후, 다섯 장로의 뒤를 따르던 수백 명의 수행자 중에서 백 명 정도가 세 장로를 따라 수면으로 뛰쳐나갔고, 이들 또한 다시 물속으로 들어와 우유도의 앞을 막아섰다.

이들 태상 장로는 수십 년간 같이 지낸 동문으로 말하지 않아도 손발이 매우 잘 맞았다. 물 아래서 작은 소리만 울려도 나머지 사람들이 어디를 막아서야 할지 파악할 수 있을 정도였다.

곧 다섯 사람은 다시 우유도를 포위할 수 있었다. 주위와 물 밖에도 수많은 수행자가 나타나 호시탐탐 우유도를 노려보았다.

우유도는 저들 다섯 중의 한 명을 골라 뚫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걱정됐지만, 그렇다 해도 계속 같은 자리에서 시간을 끌고 있을 수 없었다. 즉시 우유도는 한 방향을 향해 쏘아져 나갔다.

그러나 우유도가 앞으로 움직인 순간, 다섯 사람이 동시에 양팔을 앞으로 밀어내었다. 그러자 물이 뒤틀리는 듯 기이하게 움직였고, 거대한 압력이 발생해 우유도를 덮쳤다. 순간 우유도는 폐가 찌그러지는 느낌을 받았고, 압력 때문에 몸속에 저장해뒀던 공기를 대부분 토해내게 되었다.

지금 그가 자리한 깊은 물 속이 마치 얼어버린 것처럼 느껴졌다. 우유도는 손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었다.

몸이 강한 압박을 받자, 화살이 우유도의 몸에 남겨놓은 상처에서 피가 쏟아져 나왔다. 아무리 천제단을 먹었다 한들, 그사이에 완전히 치료될 리는 없었던 것이다.

하지만 우유도가 수행한 건곤결은 보통 공법이 아니었다. 우유도는 즉시 기를 끌어올렸고, 내력을 주변으로 방출했다. 그러자 자신의 몸을 압박하던 기운을 순간적으로 흘려보낼 수 있었고, 다시 한 마리 유영하는 물고기처럼 빠르게 앞으로 쏘아져 나갈 수 있었다.

그렇게 다섯 명 중의 한 명을 향해 쏘아져 나갔고, 검을 빼 들어 즉시 공격을 감행했다.

다섯 장로는 대경실색했다. 다섯이 협공을 한 것이었다. 그들과 같은 경지에 있는 사람도 한 발짝도 못 움직이게끔 묶어 둘 수 있는 압력이었다. 그런데 우유도를 어찌하지 못하다니! 우유도의 경지가 그들 다섯보다 높지는 않을 것 아닌가? 대체 어찌 된 일인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생각할 틈이 없었다. 한 사람이 급히 소매를 휘둘렀고, 곧 손날에서 쏘아져 나간 장력이 물을 가르며 다가오는 우유도에게로 날아갔다. 하지만 이 때문에 우유도를 붙들고 있던 다섯의 협공이 완전히 깨어져 나가고 말았다.

우유도는 즉시 검을 들어 장력을 막아 냈다. ‘웅’ 하며 묵직한 충격파가 주위로 퍼져 나갔다. 우유도의 피풍도 물속에서 격렬하게 흔들렸다. 다만 우유도 자신은 크게 영향을 받지 않은 것 같았다. 여전히 빠른 속도로 움직일 수 있었고, 오히려 그 기회를 틈타 자신의 앞에 선 사람에게 검강을 날리기까지 했다.

보통 검강이 아니었다. 뒤에 있는 제자들이 맞고 죽을 수 있었다. 결국, 태상 장로가 직접 그 검강을 막아 내야 했다.

웅!

우유도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았다. 앞에 있는 태상 장로가 검강을 막느라 움직임이 둔해진 순간, 그의 아래쪽으로 깊이 잠수하며 포위망에서 벗어나려 했다.

손속을 겨룬 태상 장로들은 우유도가 어째서 목숨 걸고 호수로 뛰어들었는지 철저하게 깨달을 수 있었다. 아마도 우유도는 물속에서 특수한 능력을 사용할 수 있는 듯했다.

우유도가 포위망을 벗어나자, 귀원종의 제자들이 우유도를 쫓기 시작했다. 그들은 수적 우위를 믿고, 여전히 우유도를 상대할 수 있을 거라 믿고 있었다. 그러나 이는 우유도가 노리고 있던 것이었다.

깊이 잠수한 우유도가 호수 아래쪽으로 검강을 날렸다.

퍼억.

진흙에 검강이 박히더니, 호수 지하의 진흙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며 주위가 진흙탕이 되어버렸다. 이미 그 안에 들어간 수행자들이 적지 않았고, 사람들은 크게 혼란스러워졌다. 도대체 우유도가 어디에 숨어있는지, 누구를 공격해야 하는지 몰라 혼란스러워하고 있었다.

하지만 우유도에게는 공격 대상을 분간하는 일이 너무 쉬웠다. 자신을 제외한 모두가 공격 대상이었다!

폭발음과 충격파가 끊이지 않았고, 서서히 진흙탕물 속에서 핏물이 뿜어져 나왔다. 흙탕물에 섞여 있는 핏물이 갈수록 많아졌다. 아무리 보아도 한 사람의 피가 아니었다.

다섯 태상 장로가 급히 물 속에서 법력을 사용해 손을 크게 휘둘렀다. 이전에 시전했던 것과 같이, 빛나는 원이 물속에서 그려졌고, 다섯 장로가 손을 반복해서 돌리며 원을 계속해서 그리자, 아까 전과 마찬가지로 진흙탕이 빛의 원 안으로 빨려 들어가며 서서히 물이 맑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물속에서 진흙을 걸러내는 것과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속도가 느렸다. 귀원종의 제자들 또한 혼란과 두려움 속에서 미친 듯이 장력과 검강을 출수해댔고, 이것들 중에 일부가 호수 아래쪽에 닿아 폭발하며, 더욱 많은 진흙을 피어오르게 했기 때문이었다. 결국, 진흙탕과 핏물이 다시 맑아지기까지는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었다.

마침내 물이 대부분 맑아졌다. 하지만 결과는 참혹했다. 이미 십수 명의 귀원종 제자들이 물속에서 중상을 입고 발버둥 치고 있었다. 그들의 몸에서 핏물이 끊임없이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주변을 살펴보니, 우유도가 흉악한 얼굴을 한 채 검을 휘두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느릿느릿 움직이는 수행자들 사이로 빠르게 움직이며, 수행자들의 몸을 연신 베고 있었다. 마치 느릿느릿 헤엄치는 거북이들 사이로 빠르게 유영하는 한 마리 미꾸라지 같았다.

하지만 그렇다 해도, 백 명이 넘는 수행자들이 우유도를 협공하는 와중이었다. 다들 두려움과 공포에 닥치는 대로 검을 휘둘러댔으니, 눈먼 칼이 없을 수 없었다. 그리고 눈먼 칼은 상대를 가리지 않았다. 즉, 우유도 또한 멀쩡할 수는 없었다.

누가 그었는지, 이미 우유도의 등에는 기다란 검상이 하나 생겨 있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유도의 속도는 전혀 줄어들지 않은 상태였다. 다시 핏물이 퍼져 나가며 수행자들의 눈을 가리기 시작했고, 우유도의 칼이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우유도 자신의 칼은 눈먼 칼이라도 상관없었다. 그게 우유도에게는 지금 가장 유리한 이점 중 하나였다.

그렇게 눈 깜짝할 사이에 또다시 열 명이 넘는 금단기 제자들에게서 핏물이 왈칵 뿜어져 나왔고, 사상자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었다. 다섯 태장 장로는 가슴이 철렁했다.

핏물이 계속 시야를 가리니, 우유도의 위치를 정확히 알 수 없어 다섯 장로는 핏물을 제거해야 했다. 하지만 핏물을 제거하는 와중에 제자들은 계속 죽어갔다. 그러니 애써 핏물을 걸러내도 또 핏물이 적지 않게 생겨났다. 하지만 핏물을 제거하지 않으면 우유도를 볼 수 없었다. 뭐 이런 거지 같은 경우가 있단 말인가!

이대로라면 그 손실이 너무 컸다. 한 태상 장로가 물속에서 연신 손뼉을 쳐서 제자들을 주목시키고는 양팔을 휘둘러 물러나게 했다. 자신들이 나서겠다는 말이었다.

우유도와 얽혀 있던 제자들이 즉시 흩어졌다. 그 모습을 확인한 우유도는 물속에서 떠다니는 시신 사이를 빠르게 헤엄쳐 그 자리를 벗어났다.

다섯 장로가 급히 뒤를 따랐고, 정예 제자로 이뤄진 열 명 남짓 되는 사람들만이 우유도의 뒤를 쫓기로 했다. 나머지는 물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와 우유도의 앞을 막아섰다.

다섯 장로는 다른 제자들에게 직접 손을 쓰게 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우유도가 시선이 미치지 않는 곳으로 도망치지 못하도록 계속해서 포위망을 형성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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