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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075화 (173/1,000)

1075화. 막을 수 없다

궁임책은 고민에 빠져, 자신의 군막 안을 배회했다. 자신이 보낸 경고를 우유도가 보았는지 걱정이 되었다.

궁임책이라 할지라도, 지금 우유도에게 소식을 전하기가 쉽지 않았다.

우유도가 있는 곳에는 현재, 삼대 문파와 연관이 있는 그 누구도 접근할 수 없었다. 삼대 문파를 경계하는 것이 마치 강도를 대하는 것 같았다.

그렇다고 소란을 일으켜 용휴와 맹선의 주의를 끌 수도 없었다. 이런 시기에 남몰래 우유도와 접촉한 것이 탄로 난다면, 나머지 두 문파의 의심을 불러일으킬 것이다. 상조종과 직접 만나는 것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어쩔 수 없이, 사람을 통해 상조종에게 올라가는 보고서에 수작을 부렸다. 다만 상조종이 늦지 않게 발견하고 우유도에게 전해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장문인.”

제자가 휘장을 젖히고 용휴와 맹선이 찾아왔다고 알렸다. 궁임책은 그들 둘을 안으로 들어오게 했다.

그들이 찾아온 것은 다름 아니라, 우유도를 치기 위해 세 문파가 어떻게 협력할지 의논하고 조율하기 위해서였다.

궁임책이 보낸 경고를 상조종과 몽산명은 이미 확인한 바 있었다. 그 서신에는 누군가 우유도를 죽이려 한다며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니, 비밀리에 혼절한 우유도를 이동시키고는 만약 삼대 문파가 어디 갔냐고 묻는다면 어제 이미 떠났다고 말하라고 권하고 있었다.

상조종과 몽산명은 심장이 철렁했고, 이 서신에 대해서 의논을 하고 있었다.

누가 보낸 것인지 알 수 없는 서신이었다.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발생할 것인지, 어떻게 우유도를 공격할 것인지 알려주지 않았다.

우유도를 비밀리에 이동시키라고? 몽산명조차도 석연치 않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왕야, 혹시 의병지계(疑兵之計: 공연한 의심을 불러일으켜 혼란을 부르는 전략)를 쓴 것은 아닐까요? 도야를 저 안에서 끄집어내 손을 쓰기 편하게 말입니다!”

그렇군! 상조종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그 또한 비슷한 걱정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다’라는 말이 마음에 걸렸다. 또 정말로 마음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 있었다. 사실, 삼대 문파가 마음먹고 우유도를 암살하고자 한다면, 병사들로 막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러니 삼대 문파의 뜻이 정말로 그렇다면, 피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그렇게 망설이고 있을 때, 상숙청이 들어왔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이 없는 것을 보고 다가와 인사했다.

상조종이 물었다.

“청아야, 도야의 상태가 어떠시더냐?”

상숙청은 다소 굳은 얼굴로 말했다.

“도야께서 깨어나셨어요.”

“호오!”

상조종은 크게 기뻐했다. 마찬가지로 기뻐하는 몽산명과 눈빛을 교환했다. 마침 도야가 깨어났다니, 지금 그들이 망설이는 것을 우유도가 직접 결정하면 되겠다고 생각했다.

“왕야, 도야를 만나 뵈러 가보시지요.”

몽산명이 입을 열었다. 상조종이 끄덕였다. 마침 둘이 군막을 나서려고 할 때, 상숙청이 입을 열어 말했다.

“오라버니, 몽 어르신, 가실 필요 없으세요. 도야는 이미 떠나셨어요.”

“떠났다니?”

두 사람이 의아해하며 이구동성으로 물었다. 상숙청이 끄덕였다.

“도야는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하셨어요. 단지 그분께서 떠나신 후에 오라버니께 전하라고 하신 말씀이 있어요…….”

그리고 그녀는 우유도가 당부한 상황을 자세히 전해 주었다.

위험을 피해야 한다고? 상조종과 몽산명이 어리둥절한 얼굴로 서로를 바라보았다. 상숙청이 설명해준 상황을 보면, 우유도는 돌아와서 잠시 정신을 차렸을 때 위험을 감지한 것 같았다. 단지 그때 곧바로 혼절했고, 어떻게 해야 할지 당부하지 못했다. 그렇지 않았다면 진즉에 도망쳤을 거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두 사람은 자신들이 받은 경고를 떠올렸다. 도야의 반응이 그 밀서의 내용이 사실임을 증명하고 있었다. 심지어 도야는 그 서신을 받기도 전에 떠나버렸다. 상조종이 한숨을 내쉬었다.

“도야는 정말 보통사람이 아닌 것 같습니다. 반응이 이리 빠르다니….”

몽산명이 수염을 쓰다듬으며 끄덕였다.

“도야는 비바람 속에서 수없이 뒹굴었습니다. 지금과 같은 뛰어난 위험감지 능력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살아 있지도 못했을 겁니다.”

* * *

“사도 장문인, 지금 어딜 그리 가시오?”

만동천부의 제자들은 그 수가 적지 않았다. 그들은 우유도의 비밀스러운 지시를 받고 조용히 철수하기 시작했지만, 인원이 적지 않으니 다른 사람의 눈에 조금도 띄지 않고 움직일 수는 없었다. 당연히 연국 삼대 문파의 경각심을 불러일으켰고, 삼대 문파는 만동천부의 앞을 가로막은 것이다.

삼대 문파의 장문인은 소식을 듣고 급히 다가와 어찌 된 일인지 파악하고자 했다. 세 사람은 언덕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있었고, 그중에 용휴가 입을 열었다.

사도요가 고개를 들고 물었다.

“방금 문중의 제자가 금주 병력이 있는 곳에서 문제가 발생했다는 소식을 전해 왔습니다. 곧 큰 전투가 벌어질 참이니, 급히 가서 처리하려 하는 것이지요.”

그리고는 앞을 가로막고 있는 삼대 문파의 제자들을 가리키며 물었다.

“지금 저희 앞을 가로막는 것은 무슨 뜻입니까. 설마 용 장문인은 저희를 못 가게 막으시는 겁니까?”

용휴가 유쾌하게 웃었다.

“그게 무슨 말이오. 곧 큰 전투가 있을 것이니, 오가는 사람을 모두 확인할 필요가 있는 것이오. 아주 당연한 조치일 뿐이니, 너무 마음에 담아 두지 마시오.”

“뭘 더 어떻게 확인할 것이 남아있습니까?”

이때, 맹선이 용휴 옆에서 가볍게 이야기했다.

“떠나는 것도 좋소. 일이 발생한 후에 저들의 방해가 없다면 좀 더 덜 번거롭지 않겠소. 우리 쪽 사람들도 좀 더 쉽게 신분을 숨길 수 있을 것이오.”

용휴와 궁임책은 우유도가 있는 군막을 슬쩍 바라보았다. 대군이 여전히 물 샐 틈 없이 층층이 보호하고 있었다.

“사도 장문인과는 같은 배를 탄 사이니, 안심하지 못할 것이 무엇이겠소. 급한 일이 생겼다고 하니 어서 가서 처리하시오. 곧 전투가 있을 것이니, 그 문제가 전투에 영향을 끼치게 해서는 안 될 것이오.”

말을 마치고 용휴가 손을 내젓자, 만동천부의 앞을 가로막고 있던 사람들이 모두 물러섰다. 사도요가 포권을 하며 말했다.

“그럼 이만!”

“멀리 나가지 않겠소!”

용휴가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사도요는 아래 제자들을 불러 모으더니, 빠르게 대군영을 가로질러 멀어져 갔다.

* * *

저녁 시간,

두 마리 대형 날짐승이 연군의 공중 방어 인원을 피해 대군이 넓게 퍼져있는 연군의 중심지역으로 향했다. 그 위에는 조국 삼대 문파에서 파견한 태상 장로가 몇 명 타고 있었고, 또 양팔이 잘려나간 신길규도 타고 있었다.

신길규가 있는 것을 발견하자, 공중에서 순찰을 돌고 있던 연국 삼대 문파의 인원들이 이들을 통과시켰다.

아래 상황을 잠시 살펴본 신길규는 아래 꽂힌 깃발을 보고 별다른 이상이 없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저건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는 의미였다. 신길규는 뒤돌아 뒤에 있는 조국의 손님들과 잠시 소통했다. 그리고 그는 그대로 날짐승에서 뛰어내렸고, 날아가는 도중 조국 손님들을 위해 우유도가 있는 군막을 가리켰다. 하지만 그 자신은 허공을 날아 다른 곳으로 향했다.

조국 인원들은 서로 눈빛을 교환했다. 세 명의 태상 장로는 그대로 날아올라 신길규가 가리킨 곳을 향해 쏘아져 나갔고, 날짐승을 조종하는 자는 빠르게 날짐승을 타고 하늘로 높이 날아 올라갔다.

“죽여라…!”

고함이 들리고, 천지를 흔드는 전투 소리가 들려오더니, 곧 주위가 매우 혼란스러워졌다.

소란이 일자 상조종이 가장 먼저 군막에서 뛰어나왔다. 륜의를 탄 몽산명과 상숙청이 그 뒤를 쫓았다.

일단의 수행자들이 빠르게 다가와 이들 세 사람을 보호했다. 엄중하게 보호받고 있는 세 사람은 소란이 일어난 곳을 빤히 바라보았다. 우유도가 머무는 곳이었다. 대병력이 보호하고 있는 그곳은 이미 난장판이 되어 있었다.

상조종은 분노로 얼굴이 붉어졌고, 몽산명은 무표정했다. 반면 상숙청은 심장이 철렁했다. 불행히도 도야의 추측이 맞았다. 만약 그때 떠나지 않았다면, 어떻게 됐을지 상상하기도 싫었다!

군막에서 뛰어나온 맹선이 돌아온 신길규를 보고 대경실색했다.

“두 팔이 어찌 된 것이냐?”

여전히 창백한 얼굴을 한 신길규는 비통한 얼굴로 말했다.

“우유도가 장만루 제자의 손을 자른 것 때문에, 제가 그곳에 도착하자마자, 아무 말도 듣지 않고 저의 두 팔을….”

그는 대략적인 상황을 설명해주었다.

그는 자신의 사부가 위로의 말을 건넬 줄 알았다. 하지만 맹선은 별말 하지 않고 이미 싸우는 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이 돌아가 있었다. 신길규는 사부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었는지도 확신이 서지 않았다. 그저 비통한 마음으로 입을 다물 뿐이었다.

자객이 갑작스럽게 하늘에서 떨어졌다. 허공을 방어하는 수행자들이 많지 않았기 때문에 자객들은 그야말로 별다른 저항 없이 우유도가 있는 군막의 지붕을 그대로 뚫고 들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군막 안에 들어간 세 명의 태상 장로는 대경실색했다. 군막 안에 우유도가 어디 있단 말인가? 사람의 그림자도 없었다!

속았다! 세 사람의 머릿속에 동시에 떠오른 생각이었다. 주위를 포위하고 있던 대군은 이미 안으로 공격해 들어오고 있었고, 이들은 병사들과 곧바로 얽혀들어 가기 시작했다.

중앙에 전투가 벌어지자, 군막을 둘러싼 대군의 방어 배치가 흔들렸고, 그때 어디서 나타났는지도 모를 일단의 흑의 복면인들이 전투에 끼어들었다.

조국 삼대 문파의 태상 장로들은 그 모습을 보고 신속하게 그곳을 벗어났다. 처음부터 오래 머물 생각도 없었고, 그저 대충하는 척만 하고 빠질 생각이었기 때문에, 신속하게 철수할 수 있었다.

상당한 병력이나 뛰어난 고수들을 동원하지 않는 이상, 이들 태상 장로들이 일단 하늘에 날아오르기만 하면 저지하기 어렵다고 봐야 했다.

그들은 철수하면서도 여전히 싸움이 벌어지고 있는 곳을 돌아보았다. 이들 셋은 도대체 상황이 어찌 되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연국 삼대 문파는 약속한 대로 움직인 것 같았다. 하지만 군막 안에는 우유도의 그림자도 없었다. 그리고 정말로 이들의 앞을 막아서지도 않았다. 이들 셋은 도대체 연국 삼대 문파가 무슨 꿍꿍이속인지 파악할 수 없었다.

용휴, 궁임책, 맹선은 이미 빠르게 상조종 곁으로 다가왔고, 맹선이 손을 내저으며 말했다.

“빨리, 왕야를 피신시켜라!”

일단의 수행자들이 즉시 상조종을 둘러싸고 혹시나 있을 수 있는 위험에 대비했다. 하지만 상조종이 팔을 들며 소리쳤다.

“필요 없습니다!”

그는 도망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사방팔방에서 소란이 이는 곳을 신속히 포위하고 지원하기 위해 달려드는 부대에 명령을 내렸다.

“공격 중지 명령을 내리고, 안에 있는 병력을 즉시 뒤로 물려라. 자객이 그 안에서 무슨 짓을 하든 그냥 내버려 두어라!”

“알겠습니다!”

전령이 빠르게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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