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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군-1090화 (188/1,000)

1090화. 고자질

얼마 지나지 않아 사람들이 모두 돌아갔다. 다들 준비가 덜 되어 있었다. 우유도는 이미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으니, 우유도를 곤란하게 하기 위해서는 합당한 이유를 찾아와야 했다. 아무 이유 없이 함부로 할 수가 없었다.

궁임책은 엄입을 남겼다. 다들 돌아간 후, 궁임책이 물었다.

“자네가 보기에 우유도가 정말 비법을 사여래에게 넘긴 것 같은가?”

엄입이 조용히 말했다.

“직접 이름을 언급했습니다. 조금도 어물쩍거리지 않고 직접 사여래를 지명했지요! 아무리 허튼소리를 한다 한들, 이런 일 가지고 허튼소리를 하겠습니까?”

궁임책이 잠시 침묵하더니 눈살을 찌푸렸다.

“이놈이 쉽게 굴복하지 않으려 하는군, 균형을 잘 잡아야 할 것 같네, 그렇지 않으면 분명 양쪽 사이에 싸움이 일어날 것이야!”

엄입은 궁임책이 무엇을 말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는 지금 우유도와 다른 장로들을 지칭한 것이다. 오늘 장로들은 ‘사여래’라는 패에 아무 말 하지 못했다. 하지만 분명 이대로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나중에 무슨 문제를 일으킬 것이고, 우유도가 또다시 굴복하지 않으면 소란이 일지 않을 리가 없었다.

엄입은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우유도는 절대 만만한 사람이 아닙니다. 속세에서 큰 권력을 손에 쥐고 있기도 하지요. 만약 양측이 싸우게 된다면, 얼마나 큰일이 벌어질지 모르겠습니다.”

“자네가 우유도의 일에 좀 더 관심을 두게.”

“알겠습니다!”

엄입이 포권을 하고 물러났다.

하지만 그가 대전 입구를 미처 다 나가기도 전에 한 제자가 급히 달려오더니 빠르게 안으로 들어와 말했다.

“장문인, 우 장로님이 크게 화난 얼굴을 한 채, 뒷산으로 향하셨습니다.”

마침 대전을 나서고 있던 엄입이 멈칫했다. 그리고 급히 뒤돌아보았다. 궁임책이 눈살을 찌푸렸다.

“우 장로님? 우유도를 말하는 것이냐?”

“그렇습니다!”

“화난 얼굴이라니, 그가 뒷산을 뭐하러 간단 말이냐?”

“종 사조님을 찾아가신 것 같습니다. 산을 지키고 있는 제자들이 장로님을 제지하며, 청정을 방해하지 말아달라 부탁했지만, 오늘 못 볼 꼴을 보았다면서, 제자를 밀치셨습니다. 장로님은 사부님께 하소연해야겠다고 산을 지키는 제자에게 안에 통보하라 고집을 부렸습니다. 지금 우 장로님이 ‘귀면각’(龜眠閣)에 이미 들어갔다고, 산을 지키는 제자가 급히 와서 보고했습니다.”

귀면각은 바로 종곡자가 폐관을 하는 곳이었다.

“터무니없군! 종 사백은 수명을 늘리기 위해 수원연수(守元延壽)를 하고 계신 데, 이처럼 쉽게 청정을 방해하다니!”

궁임책이 분노했다. 경악한 얼굴로 분노를 터뜨리며 말했다.

“하소연? 얼어 죽을 하소연은! 이건 그냥 고자질하러 간 것이 아닌가! 뭐 얼마나 큰일이라고, 자기 사부의 청정을 깨뜨리면서까지 그런단 말이냐! 이미 지나간 일을 가지고 어찌 이리 행패를 부린단 말인가?”

그는 말하면서 즉시 움직였다. 엄입이 급히 궁임책의 뒤에 따라붙었다. 엄입은 살짝 벌어진 입이었는데, 매우 애매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처음부터 우유도가 만만한 놈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결국, 그는 자신의 판단이 옳았다고 생각했다. 이쪽에서 살짝 그를 압박하니, 바로 판을 뒤엎었다. 아직 하루가 지나기도 전에 바로 반격에 나선 것이다.

* * *

관방의는 귀면각 아래에서 배회하고 있었다. 우유도는 의사 대전을 나선 후, 화가 머리끝까지 오른 모습을 하더니 이곳으로 곧바로 뛰어왔다. 그녀가 어찌 된 일이냐고 물었더니, 고자질하러 왔단다.

고자질? 뭘? 관방의가 미처 자세히 물어보지도 못했다. 아무튼, 우유도는 이곳에 와서 잠시 소란을 피우더니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 그녀는 들어갈 자격이 없었다. 이제는 그저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잠시 후, 그녀는 궁임책 등, 자금동의 고위층이 다들 한껏 굳은 얼굴로 날아오는 것을 보았다. 도대체 무슨 일이란 말인가?

귀면각의 내부는 텅텅 비어 있었다. 연로한 종곡자는 방석 위에 좌선하고 있었다.

우유도는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방금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고 있었다.

곧 밖에서 살짝 마르고, 수수해 보이는 남자가 빠르게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우유도를 살짝 보고는 종곡자 곁에 무릎을 꿇고 앉아 우유도의 이야기를 끊고 말했다.

“사조님, 장문인과 여러 장로가 찾아와 사조님을 뵙길 청하고 있습니다.”

그 남자의 이름은 거안(巨安)으로, 종곡자 제자의 제자였다.

과거 있었던 한 격렬한 전투로 인해서 종곡자 일맥은 대부분 사망했고, 얼마 남지 않은 사손들만이 그 곁에 남아 호법을 서는 일들을 하고 있었다.

종곡자가 말했다.

“기다리라 전해라.”

“알겠습니다!”

거안이 일어나 나갔다. 우유도가 계속 이야기했다. 우유도의 이야기가 끝나자 종곡자가 입을 열었다.

“내려놓는 것 또한 일종의 복이라 했느니라! 인제 보니, 내 말을 들은 척도 하지 않았구나. 너는 이미 자금동의 장로가 되었으니, 앞으로 생활에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수련자원도 모자라지 않겠지. 놓아 줄 것은 그냥 놓아주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

“사부님의 말씀이 실로 맞습니다. 저도 내려놓고 싶습니다. 하지만 저들이 저를 그냥 내버려 두겠습니까? 제자는 이미 큰 흐름에 올라탄 상태입니다. 내려놓을 자격이 없습니다. 한 번 내려놓으면, 제가 입고 있는 속옷까지 빼앗아가려 할 것입니다. 내려놓는 것이 좋다고 하지만, 속옷까지 빼앗길 수는 없는 노릇이지 않겠습니까!”

“네가 구배를 올리기 전에, 장문인이 나를 찾아왔다. 그리고 너와 관련된 상황을 내게 알려주었지. 거기에는 네가 거절했던 영검산 여제자와의 혼인 이야기도 포함되어 있었다.”

“소요궁, 자금동 또한 같은 방식으로 제자를 찾아왔었습니다. 사부님이 보시기에 제자가 승낙해야 했겠습니까?”

종곡자가 천천히 눈을 감았다.

“먼지는 먼지로 돌아가고, 흙은 흙으로 돌아가는 것이지. 내 수명이 거의 끝나가는구나. 만약 진원이 흩어지지 않도록 꽉 붙들고 있다면 앞으로 오 년은 더 살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네가 이렇게 자꾸 난리를 치며 나를 괴롭히면 아마 삼 년도 버티기 어려울 것 같구나. 너를 지켜줄 수 있는 날도 길지 않다.”

말을 마친 그는 옆, 땅바닥에 놓여있는 종을 들어 흔들었다.

우유도는 종곡자가 무슨 말을 하려고 하는지 알고 있었다. 이렇게 다른 사람들과 원한을 맺는다면, 앞으로 자금동에서 우유도의 생활이 편치 않을 것이라는 말이었다.

종이 울리자, 밖에서 거안이 빠르게 안으로 들어왔다. 종곡자는 종을 내려놓고 말했다.

“태상 장로 네 분을 모셔오거라.”

“알겠습니다!”

거안이 우유도를 한번 보고는 빠르게 빠져나갔다.

밖에 있는 궁임책 등 사람들은 그곳에서 안절부절못하며 기다리고 있었다. 곧 거안이 나오는 것을 보고 궁임책이 즉시 다가가 물었다.

“어찌 되었느냐?”

거안은 고개를 젓더니 별말 하지 않고 그대로 몸을 날렸다.

또 잠시 후, 사람들은 자금동의 다른 태상 장로가 연달아 도착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들은 즉시 하나둘 귀면각 안으로 들어갔다.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면서 내심 살짝 긴장하기 시작했다. 어째 일이 상당히 커진 느낌이었다.

비록 이들이 지금 세대의 자금동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이기는 하지만, 이들 태상 장로는 바로 이들의 사부님이고, 사숙이고, 사백이었다.

사람들이 그렇게 불안하고 있을 때, 얼마 지나지 않아 네 명의 태상 장로가 안에서 나왔다.

이들 춘신량(春信良), 도쾌(屠快), 견각환(甄覺歡), 배평(裴平)은 계단 위에 서서 아래 있는 사람들을 한참 노려보았다. 아무튼, 그들의 안색은 다들 별로 보기 좋지 않았다. 아무리 보아도 자금동 고위층에 대해 화가 나 있는 것 같았다.

곧 네 사람은 계단을 내려왔다. 그중에 도쾌가 툭 말했다.

“이제 그만 이곳을 틀어막고 청정을 방해하지 마시구려. 귀찮겠지만 다들 우리와 같이 어디 좀 가십시다.”

그리고 그들 넷이 먼저 움직였다. 궁임책과 장로들은 다소 어리둥절한 모습으로 어쩔 수 없이 고분고분 그들을 따라 움직였다.

잠시 후, 우유도가 귀면각에서 걸어 나왔다. 그리고 텅텅 비어 있는 밖을 보았다. 옆에 있는 거안이 그런 우유도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고, 우유도는 마주 보고 미소지어 주었다. 곧 그는 느긋하게 검을 지팡이 삼아 그곳을 떠나갔다.

거안은 곧 안에 들어갔다가 나오더니 다시 문을 닫았다. 그리고 그 옆에 있는 작은 방에서 가부좌를 틀고 앉아 그 앞을 지켰다.

* * *

우유도와 같이 산에서 내려온 관방의는 한 걸음 걸을 때마다 세 번은 뒤돌아보았다. 그렇게 계속 귀면각 방향을 돌아보며 조용히 물었다.

“방금 궁임책과 장로들이 조금 불안해 보이던데, 도대체 무슨 고자질을 한 거야?”

“별일 아니야, 그냥 저들이 너무 노골적인 태도를 보이길래…….”

그리고 우유도는 저들이 비법을 내놓으라고 자신을 압박한 일을 이야기해 주었다. 관방의는 의아해하며 말했다.

“이미 잘 대처해 놓고 왜 여길 찾아온 거야. 이건 그냥 저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일인 거잖아? 이렇게 하면 없는 원한도 생기겠다.”

“한 번 물어뜯지 못했다고 저들이 이대로 포기할 것 같아? 문파 내부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을 때, 저들이 우리를 난처하게 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운 법이지. 거기에 내게는 믿을 만한 뒷배가 있는데, 이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잖아?”

관방의가 애매한 얼굴로 말했다.

“뒷배라니, 넌 그냥 아무렇게나 들인 제자잖아. 네 사부라고 이게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를 리 없으니, 네 뒷배가 되어줄 리가 없지.”

“마침 변명거리도 있겠다. 상황을 알아보기 위해 한번 만나본 거지.”

“아하.”

관방의가 알았다는 듯이 끄덕이고는 말했다.

“그래도 저들과 원한이 생긴 건 맞잖아. 도야, 앞으로 여기서 오래 지내야 한단 말이야. 관계가 너무 경색되는 건 별로 안좋은 일이잖아.”

그녀의 얼굴에 걱정이 가득했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는 항상 분란이 있기 마련이지. 서로 마음이 다 맞아 화합하는 건 불가능한 일이야. 저쪽은 인원이 많고, 문규도 우리보다 익숙하지. 이치를 이야기해서는 저들을 이길 수 없을 거야. 피할수록 손해를 보겠지. 그러니 싸워야 하는 거야.”

“그래서 달려가 고자질을 한 거야?”

“일러바칠 사람이 있는데, 안 할 이유가 없잖아? 쉽게 말해서, 날 건드리지 말라고 그냥 단박에 경고한 거지. 내것을 단 한 푼이라도 건든다면 바로 달려가서 고자질할 거라는 걸 보여주는 게 좋아.

아무튼, 내게 불리하게 하면 바로 일러바칠 거야. 저들이 만약 그 정도는 감수하겠다고 하면, 나도 두려울 것 없지. 저들이랑 서로 힘겨루기하는 것에 정력을 소비할 시간이 없어. 그러니 우선 자금동 내부를 안정시켜야 해!”

이건 또 무슨 행패란 말인가? 관방의는 할 말이 없었다. 다만 우유도가 무슨 뜻으로 이런 이야기를 했는지는 알 수 있었다. 저렇게 몇 번 하다 보면, 저 사람들도 감히 사소한 일로 우유도를 건들지는 않을 것이다. 확실히 어느 정도 효과를 볼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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